총선 공약은 언제나 ‘빈말’에 그쳤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국민 앞에 내건 약속 대부분이 ‘현실성 없는 공약空約’이었기 때문이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내놓은 경제 공약은 과연 어떨까. ‘22대 4ㆍ10 총선 기획: 공약의 기록’, 이번엔 ‘4년 후를 위한 기록’ 편이다.[※참고: 총선이 끝나면 공약은 이내 잊힌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두 거대정당이든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겠다면서 출사표를 던졌던 제3지대 정당이든 그들의 공약은 대부분 공언空言에 그쳤다. 더스쿠프가 통권 591호(4월 1일 발간)에서 기록
상점의 간판, 기업의 로고…. 이런 표식表式들은 대체 언제부터 유행한 걸까. 관련 서적을 살펴보면, 중세시대부터 현대식 ‘마크(Mark)’가 나타났다. 물론 로마시대에 술집 가게들이 ‘관목가지’를 문 앞에 걸어두긴 했지만, 그걸 현대식 마크의 기원으로 보긴 어렵다. 그렇다면 마크는 어디서 나왔을까. 답은 ‘길드(Guild)’에서 찾을 수 있다.11~16세기 유럽에서 번성한 길드는 경제적ㆍ사회적 구조의 핵심을 차지했다. 장인匠人의 집합체였던 길드는 지역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국왕의 허가를 받고 거래의 독점체제를 수립하는 한편
지금도 그렇지만, 중세에도 사회를 지배한 중심축 하나는 ‘상인 집단’이었다. 이를 유럽 사람들은 ‘길드(Guild)’라고 불렀는데, 이 모임은 지역의 상거래를 독점하고 시장을 통제했다. 하지만 길드가 ‘권력집단’ 노릇을 한 건 아니다. 그들은 교회를 짓고 지역을 성장시키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수익에만 집착하는 오늘날 기업이 벤치마킹할 부분이다. ‘상인조합 길드의 탄생’ 첫번째 기사에서 봤듯, 길드의 기원은 고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로마 시대, 동업자들이 일정 구역에 모여 ‘콜레기아(Collegia)’란 이름의
1095년부터 1291년까지 거듭한 십자군 전쟁으로 중세 유럽엔 새로운 풍경이 나타났다. 돈이 필요해졌다는 사실이다. 자급자족을 기본으로 하면서 물물교환하던 방식이 사라지고, 돈을 매개로 온갖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들이 생겨났다. 길드였다. 공병훈의 맥락, 이번엔 길드 이야기다.고대 로마는 가도街道(viae Romanae)를 통해 제국을 관리했다. 가도의 허브와 같은 지역엔 도시가 만들어졌다. 따라서 동업자들은 일정 구역에 모여 ‘콜레기아(collegia)’란 이름으로 조합을 결성했는데, 대략 고대 로마 말부터 그랬다. 이런 콜레기아
자신이 일하는 자동차대리점 정비부에서 일하는 인디언 ‘빅 풋’에게서 소개받은 청부업자 게어 그림스루드(Gaear Grimsrud)와 칼 쇼월터(Carl Showalter)를 만나본 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rgaard)는 못내 찝찝하다. 게어는 영혼이 가출한 듯한 눈빛으로 아무 말 없이 죽어라 담배만 피워댄다. 과묵한 건지 아무 생각이 없는 건지, 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반대로 쇼월터라는 인물은 입에 모터라도 달아놓은 듯 쉬지 않고 신경질적으로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아무리 짧은 문장도 f***이 안 들
제리 룬드가드는 청부업자들에게 “아내 ‘진’을 납치해서 몸값으로 8만불을 요구해 달라”는 황당한 의뢰를 한다. 장인에게 몸값 8만불을 받아서 그들에게 수임료 4만불 주고 자신이 4만불 갖겠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제리 룬드가드는 왜 이러는 걸까.청부업자들도 자기 아내를 납치해 달라는 기상천외한 의뢰가 황당해서 그래야 하는 이유를 물어본다. 제리도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없는 청부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려는 듯 생각을 가다듬는 것 같더니 이내 ‘내가 당신들한테 그런 것까지 설명해야 하느냐’고 버럭한다.아마도 돈 4만불을 마련하
어제 저녁 5회 ‘죽비 문화 다 평론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집 앞에서 머뭇거렸습니다. 아내는 이런 저를 벤치에 앉아 조용히 기다려 줍니다. 문학상에 대해 생각합니다. 동시대에 존재하는 너무나 많은 문학상을 떠올립니다. 며칠 전에는 함께 글 쓰는 동료가 문학상의 종류를 카톡으로 보내주며 문학상의 쓸모 없음에 대해 이야기한 것도 떠오릅니다. 어느 한 시인은 시비와 문학상을 비판하며 자신의 글이 독자에게 읽히지 않는 것이 작가로서의 죽음이라며 상징적인 기표가 부질없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도 기억납니다. 문단에서 ‘문학상’을
중국이 흑연의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흑연은 2차전지 핵심 원자재다. 그러자 정부와 2차전지 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별 영향이 없을 거란 분석도 있지만, 업계에선 수입 통제 자체가 악재란 주장도 적지 않다. 이번 조치의 배경엔 윤석열 정부의 대중對中 외교가 영향을 줬을 거란 얘기도 나온다. 지금 우리 정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지난 10월 20일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세관)가 ‘흑연 품목의 임시 수출 통제 조치 최적화 및 조정에 관한 공고’를 발표했다. 이 공고엔 고순도ㆍ고강도ㆍ고밀도 흑연(인조흑연+천연흑연
#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무너진지 5개월 만에 GS건설이 구체적 금액을 제시한 보상안 초안을 내놨다. LH와 협의를 거쳐야 최종안이 나오긴 하지만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보상안 수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서다.# GS건설이 검단 아파트의 전면 재시공을 결정한 탓에 12월 입주를 꿈꿨던 입주 예정자들은 앞으로 수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입주예정자들은 “잘못은 자기들이 해놓고 애먼 우리에게 추가 대출을 받으라고 강권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인천 검단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 붕괴 이후 5개월 만에
메이브·한유아·루시…. 인터넷 문화에 밝은 이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본 이름들일 겁니다. 이들은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들여 만든 ‘버튜버’들로, 대중의 관심 속에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어째서인지 이들의 활동 소식을 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더스쿠프(The SCOOP)가 버튜버의 한계점이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우리는 ‘버튜버를 아시나요?’ 첫번째 편에서 버튜버(버추얼 유튜버·Virtual YouTuber)가 무엇인지, 어떤 강점이 있고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버튜버는 첨단 기술로 무장
세계 최고수 킬러들이 이런저런 사연으로 탄환열차에 동승한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발군의 킬러들은 ‘탠저린’과 ‘레몬’이라는 환상의 2인조 킬러다. 그들은 볼리비아에서는 ‘하얀 사신’의 야쿠자 조직을 박살내고, 홍콩에서는 중국의 삼합회를 초토화한다. 그들이 펼치는 사람 죽이는 환상적인 호흡은 거의 예술의 경지다. 영화 속에서 살벌한 영국 출신 킬러로 나오는 ‘탠저린’과 ‘레몬’의 코드네임은 조금 ‘깬다.’ 탄환열차에 모여든 다른 킬러들의 코드네임은 킬러답게 살벌하다. ‘하얀 사신死神’도 있고, ‘늑대’와 ‘말벌’도 있다. 그럴
2021년 3월 시장을 떠들썩하게 한 뉴스가 있었다. 국내 최대 플랫폼 네이버와 유통공룡 신세계가 동맹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들 동맹은 ‘반反쿠팡 연대’라 불렸다. 하지만 한참이 지난 지금 두 기업의 시너지는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로부터 1년 9개월여 후, 또 다른 뉴스가 시장을 달궜다. ‘신세계’와 최대 통신사 ‘KT’의 협업 뉴스였다. 수많은 미디어는 두 회사가 밝힌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그대로 전했다. 정말 그럴까.“골리앗과 골리앗이 만났다.” 국내 대형 통신사(KT)와 유통공룡(신세계)이 손을 맞잡았다. 2022
2인조 킬러 ‘탠저린’과 ‘레몬’은 삼합회 조직에 납치당한 ‘하얀 사신’의 외아들을 구출하고 몸값으로 지불했던 1000만불 돈가방까지 회수하는 미션에 성공해 교토행 탄환열차에 탑승한다. 이제 교토역에서 ‘하얀 사신’에게 아들과 돈가방을 넘기기만 하면 된다. 모두 끝났다고 생각하는데 차츰 분위기가 이상해진다.열차 안에서 ‘하얀 사신’의 아들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고, 돈가방까지 사라진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열차 안에 누군가 만만치 않은 ‘나쁜 놈’이 타고 있다. 2인조 킬러는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직감한다.‘탠저린
잠깐만 생각해보자. 희생과 참사엔 책임 소재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같은 사건을 사망이나 사고로 명명하면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게 어려워진다. 권력자들은 이태원 참사를 대체 어떤 눈으로 보고 있을까. 이번 편에선 영화 불릿 트레인 속 주인공들의 ‘무책임론’부터 얘기해봐야겠다. 탄환열차 속에서 살인청부업자들이 좌충우돌한다. 그러던 중 흥미로운 장면이 하나 나온다. 환상의 2인조 킬러 탠저린과 레몬은 삼합회에 납치된 ‘하얀 사신’의 아들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처치한 삼합회 조직원이 16명이었는지 17명이었는지를 놓고 다툰다.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겨간 지 두달째다.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약속은 용산 공원 개방으로 이뤄지는 듯했지만 ‘시범 개방’ 결정은 두차례 뒤집혔다. 대신 올 하반기까지 토지 피복 등의 과정을 거쳐 ‘임시 개방’을 하겠다고 밝혔다. 인조 잔디 등으로 오염된 땅을 일단 덮어두겠다는 건데, 대통령 집무실 앞 공원은 어떤 모습일까. 용산 국방부 건물이 대통령 집무실이 된 지도 두달째에 접어들었다. 대선 당시 ‘청와대 개방’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인수위 시절 “용산 국방부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
‘once upon a time…’이란 문장은 대개 그 옛날의 신화나 전설을 퍼올리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 우리 할머니들이 손주들을 무릎에 앉히고 풀어내는 이야기 대부분이 ‘옛날 옛날 한 옛날에…’로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단 이야기가 ‘옛날 옛날 한 옛날’이나 ‘once upon a time’으로 시작하면 ‘이건 구라구나’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역시 그렇다.영화의 배경은 1969년 여름 할리우드에서 발생한 ‘맨슨 패밀리(Manson Family)’라는 광기 어린 범
SNS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쓴 틱톡이 또 한번의 변신을 준비하는 듯합니다. 최근 틱톡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변모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틱톡이 이커머스 업계 1위인 알리바바를 넘어설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틱톡이 아무리 대단하다지만 수년째 1인자 자리를 지켜온 알리바바와 어떻게 경쟁할 수 있다는 걸까요? 더스쿠프(The SCOOP)가 틱톡의 팔색조 경영학을 짚어봤습니다.여기 출시한 지 5년 만에 ‘대세 SNS’로 떠오른 동영상 플랫폼이 있습니다. 중국의 바이트댄스가 서비스하는 ‘틱톡’입니다. 지금이야
그동안 광주전남지역에선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타워크레인 조종 일감을 독점했다. 하지만 2019년 부터 한국노총에 타워크레인 노조가 조직돼 이 지역으로 진출했다. 그러자 민노총은 타워크레인 임대업체에 “한노총 조합원을 쓰지 말라”고 압박하고 으름장을 놨다. 왜 이러는 걸까. 우리나라 건설현장의 생태계는 비상식적이다. 건설업계에서 노동조합이 일감을 따내기 위해 건설현장을 압박하는 일은 관행처럼 굳어진 지 오래다. 건설공사의 외주화로 비정규직으로 전락한 건설노동자들이 노조에 생존을 의지하면서다. 여기에 정해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장애인을 위한 ‘높낮이 조절 싱크대’를 출시했다. 다리가 불편한 이들에겐 꼭 필요한 제품이었다. 하지만 제품은 잘 팔리지 않았다. 무명의 브랜드, 부족한 마케팅 능력 탓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가톨릭대 학생들과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이 제품의 홍보 방안을 찾아 나섰다. 성과는 알찼다.“우리 모두는 잠재적 장애인이다.” 장애인 정책이 거론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명제다. 누구나 질병이나 사고로 장애가 생길 수 있으니 이 명제는 언제나 참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를 망각한다. 수많은 장애인이 여전히 계단
우리의 일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 같던 ‘유연탄’. 하지만 유연탄의 파급효과는 무시무시하다. 요즘 가장 뜨거운 이슈인 요소수에 영향을 미친다. 그 때문에 디젤차의 운행에 제동이 걸리고, 물류시스템이 꼬인다. 화학비료 생산에도 영향을 미쳐 식료품값이 상승한다. 여기서 끝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 하다 하다 집값 상승과 전기요금 인상의 변수로도 작용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유연탄의 보이지 않는 가치사슬을 분석했다. 아울러 정부가 ‘유연탄 대란’에서 힘을 쓰지 못한 이유도 체크했다. 유연탄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