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는 종종 질투를 유발한다. 친구 혹은 직장동료의 사진 한장에 좌절하고, 아무것도 아닌 SNS 속 일상에 절망한다. 질투는 SNS를 또다른 질투로 엮는다. 질투를 유발하기 위해 SNS 속 일상을 과대 포장하는 식이다.송정섭(songsuv) 작가는 그런 질투의 본질에 주목한다. 질투란 부정적 감정이 어디서 기인했는지, 또 질투를 건설적으로 전환할 방법은 없는지 탐구한다.송 작가는 되묻는다. “질투는 상실된 자존감의 단면이다. 자신의 능력이나 가치를 믿지 못하는 불확실성이 커질 때 질투는 강해진다. 사회가 비교를 강요하고, 사회의
이젠 관심 장르로 자리 잡은 ‘아카데미물’의 인기는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뜨겁다. 하지만 전교 1등 이야기, 기상천외한 동아리 스토리, 테러리스트와 싸우거나 세계를 구하는 극단적인 설정을 답습한 천편일률적인 작품들이 잇따른 탓에 “또 아카데미냐?”는 빈축도 숱했다.속칭 ‘또카데미’가 범람한 와중에 등장한 웹소설 「지잡 아카데미와 폐급 히로인들(이하 지잡아카)」은 아카데미물 전성기의 끝무렵을 장식하는 작품으로 독특한 차별점을 갖췄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품의 배경은 ‘지잡’ 아카데미다. ‘지잡’은 지방의 잡스러운 대학교란
이혼이 예능 프로그램의 소재가 될 만큼 이혼을 둘러싼 사회적 인식이 달라졌다. 하지만 이혼은 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린 자녀에게 부모의 이혼은 큰 충격과 함께 스트레스를 준다. 이 때문에 이혼의 이유를 자녀에게 설명하는 것도 부모의 의무일지 모른다. 이번엔 위기의 가정 속에서 아이들이 겪는 ‘이혼 스트레스’를 살펴봤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이혼’을 금기시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결혼처럼 이혼도 더 행복한 삶을 위한 하나의 선택이란 인식이 확산했다. 그 과정이 여전히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결혼이든 이혼이든 인생의 큰
# 2023년 3월 눈을 감은 작가 오에 겐자부로. 일본인으로선 두번째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그를 불편하게 여겼다. ‘제국 일본’의 잘못을 끈질기게 직시하면서 일본의 ‘재무장’을 반대하는 운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작가 오에는 역사를 숨기지 않고 바라보는 용기를 가져야 희망을 품을 자격이 있다고 여겼을지 모른다. 보수든 진보든 집권만 하면 역사를 바꾸려 하는 우리네 권력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2023년 연말, 한 작가를 다시 기억한다. 지난 3월 3일,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사망했다. 오에는 가와바타
올해 수능일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도, 이들을 뒷바라지해온 학부모도 긴장되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다. 긴장감을 넘어선 우울감에 시달리는 학생들도 수없이 많을 게 분명하다. 이럴 때 부모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서늘한 바람이 불면 어느덧 수능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직감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일(11월 16일)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청소년 인구가 줄면서 수능 응시생 수가 매년 감소하고, 진로 선택의 폭도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대학 진학은 어려운 과업이다. 지금도 50만4588명의 수능 응시생들
매일 흉흉한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중에서도 마음이 아린 이야기들이 있다. 자녀로부터 폭력을 당한 부모들의 이야기다. 많은 부모가 자녀의 치명적 잘못을 묻어두려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제 자녀의 폭력을 용인하는 이들은 더 많을 수 있다. 문제는 자녀의 폭력성을 참고 쉬쉬하는 건 더 큰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프랑스의 심리 상담가이자 작가 카트린 르블랑의 「그래도 너를 사랑해」란 그림책이 있다. 그림책 속 주인공인 ‘아기곰’은 ‘엄마곰’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사랑을 확인한다. “내가 말썽을 부리거나 엄마 말을 듣지
# 코로나19를 전후로 우리의 삶은 크게 변화했다. 강도 높은 거리두기로 사회 곳곳에서 신음소리가 터져나왔고, 고환율ㆍ고물가ㆍ고금리 등 ‘3고高’ 현상까지 덮치면서 침체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다. 신조어도 갈수록 독해졌다.# 더스쿠프는 ‘코로나19 신조어 시리즈’ 1편과 2편을 통해 2019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어떤 신조어가 우리의 시대상을 대변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그렇다면 과거엔 어땠을까. 2020년 1월 보도했던 ‘오렌지족부터 흙수저까지… 1990~2020년 신조어 천태만상(더스쿠프 통권 373호)’을 다시 꺼내 그때의
아이에게 사춘기가 찾아온 건 알겠는데 말끝마다 틱틱거리고 짜증을 낸다. 좋은 말로 다독여도 반항하고, 야단을 쳐도 통하지 않고 반항한다. 이럴 때면 많은 부모가 “위엄은 고사하고 자존감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며 하소연한다. 부모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언젠가부터 아이가 숙제하기 싫어하고 학원을 가려 하지 않는다.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즐거워하며 나가지 말라거나 일찍 들어오라고 이야기하면 버럭 화를 낸다.엄마는 더 많은 제재를 가하기 시작한다. 집에 오면 휴대전화를 보지 못하게 한다거나, 주말에는 몇시까지
우린 거의 매일,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 저녁 메뉴를 고르는 사소한 일부터 진로를 결정하는 문제, 기업의 사활이 걸린 중대 사안까지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고민에 빠진다. 문제는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문제의 대부분이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두가 성공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싶어 하지만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결정하는 마음」은 의사이자 오랜 시간 인공지능(AI)을 연구해온 저자가 AI의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인간의 의사결정 문제를 분석한다. 선구적인 AI 연구자들의 최신 결과물과 논리를 소
청소년기에는 할 수 있는 일도, 해야 할 일도 많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시간의 주인이 되기보다 되레 시간에 쫓기는 주객전도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혼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나만의 사소한 목표를 세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볼 것을 권한다. 얼마 전 필자는 부산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편은 오후 3시 20분에 출발하는 열차였는데, 필자가 용무를 마치고 부산역 버스정류장에 내린 시각은 3시 17분이었다. 열차를 놓칠까 급한 마음에 부산역 앞 신호등까지 헐레벌떡 뛰었더니 숨이 차서 쓰러질 것만 같았다. 숨을
[Econopedia]스킴플레이션‘인색하게 굴다’라는 뜻의 스킴프(skimp)와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물가가 상승했지만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은 되레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가격은 올랐는데 상품의 용량은 줄어드는 것, 제품을 주문했으나 배송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등이 스킴플레이션에 해당한다. 스킴플레이션의 원인은 돈이다. 기업들이 물가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료비와 인건비를 아낀 게 제품ㆍ서비스의 품질 저하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얌체 상술’에 소비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아이가 온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선 가정뿐만 아니라 많은 사랑과 관심, 정성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서은지(가명·23)씨는 중·고등학교 친구들과의 추억이 많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어느 날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간호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은 점심시간에 볕 좋은 운동장 구석에 모여 한바탕 수다를 떨고, 수업이 끝나면 분식집으로 몰려갔지만, 은지씨는 집으로 달려가 엄마의 손과 발이 돼야 했습니다.저시력 장애가 있는 김주완(가명·22)씨는 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백화점 명품매장에 들러 “여기부터 저기까지 다 주세요”라고 말하는 영화 속 주인공. 사회에 위기가 들이닥쳤을 때 전재산을 털어 기부하는 사람. 어떤 부류가 더 많을까. 죽음과 위기 앞에 한낱 ‘물질’이 뭐가 중요하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실제론 전자의 사례가 더 많다는 게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른바 ‘공포관리이론’이다.경제·사회적으로 한차례 위기를 겪고 나면 새로운 기준이 생긴다. 우리는 이걸 ‘뉴 노멀(new normal)’이라고 부른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11~2012년 유럽 재정위
[정철동 LG이노텍 사장]그의 약속, 빈말 아니었다“2022년 매출 10조원대 수준, 2025년 영업이익 1조원, 2028년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 2018년 취임한 정철동(61) LG이노텍 사장이 2년여 후인 2020년 10월 임직원들에게 했던 약속이다. 그의 약속은 빈말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1월 26일 LG이노텍이 발표한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4조9456억원, 영업이익은 1조2642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6.6%, 영업이익은 85.6% 늘어난 수치다. 큰 변수가 없다면, 매출 목표는 1
1990년대생 평범한 직장인이 감자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누적 판매 640만개라는 히트작을 만들어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누구라도 부러워할 만한 성과다. 20대에 빠른 성공을 이뤘으니 그를 두고 혹자는 ‘금수저’나 ‘엄친딸’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걸어온 길이 반짝이는 성공 체험으로 가득한 건 아니다. 젊은 나이지만 숱한 도전과 실패, 좌절과 일어서길 반복해 얻어낸 결실이었다. 「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는 춘천의 명물 ‘감자빵’을 만든 ‘감자밭’ 이미소 대표의 이야기다. ‘감자밭’은 2021년 코로나 팬데믹이란
-행복은 덧셈인가 뺄셈인가-사이코패스가 아닌 병적 나르시시스트-앞으로의 출판 계획은?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는데?/한번 구체적으로 얘기해봐/행복한 순간을 하나씩 더해가면/그 인생은 결국 행복한 거 아닌가/아니,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불행의 가능성을 없애는 거/p113올해 6월 신작 『완전한 행복』으로 돌아온 신유정 작가는 ‘2021 서울 국제도서전’에서 개최한 작가의 시대에서 책을 집필하기까지의 과정과 앞으로의 출판 계획에 대해 조심스럽게 밝혔다.국내외 출판산업 발전과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대한출판문화
영국에선 2018년부터 체육시민사회부 장관이 ‘외로움 담당 장관’을 겸하고 있다. 고독사를 국가 정책 의제로 다뤄 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 대책을 수립한다. 그렇다면 우린 어떤가. 지난해 서울시에서 사망한 6697건의 사망자 관련 자료 중 1029건은 고독사로 확인됐다(고독사 확실 51건, 고독사 위험 978건). 꼭 고독사가 아니더라도 코로나19는 이런 외로움을 더 깊은 곳으로 밀어 넣고 있을 게 분명하다.등교 제한으로 학교 담장 밖에서 생활해야 하는 아이들이라고 상황이 다르지 않다. 학교에 가면 선생님의 보살핌
성프대에 가면오래 잊은 듯한 좋은 일이 있을 듯하네.꽃을 사랑하는 디디미스포츠맨 아도니스식단 차려주는 거북이분위기 띄우는 봉노선생한마음으로 만난 도반선생들.서로 만나 악수하면 외로움은 저만치 달아나네.오고가는 정담 속에 사랑은 피어나고세월이 흘러모든 것이 안개처럼 사라져도이 순간 보석 상자에 담아두고 싶네.사랑하는 이들이여,우리가 함께했던 시간지리산 둘레길 떠도는 바람은 알고 있으리.-이ㅇ원, ‘만남[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노숙인들을 위한 인문학 대학이 만들어졌다. 2005년 9월 개교 이래 올해로 1
이정식은 1987년 대전에서 출생하여 서울에서 시각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텍스트를 쓴 후 이를 출판, 영상, 설치 작업 등으로 제작한다. 지금은 군피해치유센터 어머니들을 인터뷰 중이다. 그중 일부가 2021년 여름호에 실렸고, 향후 이 주제로 전시를 열 예정이다. PL(People Living with HIV/AIDS)이라는 상황에 놓인 그는 “사회적 소수자와 같이 통속적이고 전형적이기 쉬운 소재들에 구심의 강도를 더하고 호소력을 얻는” 작품들을 선보인다고 평가받는다. 가출 청소년, 빈곤, 동성애 혐오, 교도소, HIV
장정희 소설가는 전라남도 영광에서 출생하여 1995년 신춘문예에 당선되었고, 2004년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 후 소설집 , 느림에 관한 여행 에세이 , 청소년 소설 등을 출간했다.장 작가: 혹시 ‘시를 몸에 두르고 물에 빠져 죽은 여인’의 이야기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어요? 게다가 중국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여인의 시가 우리나라에 알려졌다면요? 소설 은 조선의 천재 시인 이옥봉의 드라마틱한 삶을 소재로 한 역사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