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소개어쩌다 작가 에세이 시리즈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서 작가의 꿈을 꾸고있는 많은 분들을 응원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이 작가님들이 어떤 시련과 즐거움을 거쳐왔는지 들여다보고 기운을 얻어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획자 윤여경- #1. 그날의 아침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한다. 드디어 조금만 있으면 그것이 나간다. 이후에 내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대전의 호텔 침대에 누워 몸을 뒤척인다. 간밤에 잠을 설쳤다. 이 상황에서 잠이 올까. 말도 안 되지.약속했던 시간이다. 들고 있던 휴대폰에 접속한다. 그리고 기사를 확인한다
액체로 변환한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LNG선에는 특별한 저장탱크가 필요하다. 천연가스를 영하 163도 이하로 유지해야 액체가 기체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한 단열재’가 필요한데, 이를 생산하는 기업 중 한곳이 한국카본이다. LNG선의 발주량과 수주량이 함께 늘고 있는 지금, 이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다.한국 조선업이 LNG선 수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9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2368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기록
창신동 마을 속 한옥 해체공사 현장, 벽에 박제된 듯 박혀있는 ‘커피자판기’를 발견했다. 마지막으로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마셨던 게 언제였는지 생각해본다. 아마도 꽤 오랜 시간 자판기 커피를 잊고 살아온 것 같다. 반가운 마음에 자판기와 그 주변을 살펴본다. 길걷수다, 길에서 만난 커피자판기 첫번째 편이다.길에서 만난 커피자판기. 자판기 하나 들어갈 벽과 벽 사이에 기가 막히게 자리를 잡고 있다. 옆의 문과 대칭돼 하나의 세트인 양 자연스럽다. 한옥의 돌벽, 붉은 벽돌, 목재와 배수홈통, 시멘트 바닥과 자판기까지…. 재료와 크기,
최근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 유례없는 투자 열풍이 불었다는 걸 감안하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얘기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증권사 PB는 투자환경이 많이 바뀐 건 사실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유튜브나 주식 리딩방을 통해 직접 정보를 얻는 투자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증시 활황에 묻힌 증권사 PB의 고민을 들어봤다.2020년 우리나라를 관통한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주식투자였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영화의 배경음악은 우리로 하여금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몇 마디의 음으로 주인공들의 첫 만남, 이별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그들이 느끼는 설렘, 슬픔, 우울감 등의 감정이 천천히 흘러 들어온다. ‘비포 선라이즈’부터 ‘이터널 선샤인’, ‘라라랜드’까지 다양한 로맨스 영화들에서 영화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모든 소리는 아직까지도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영사기의 빛과 어둠을 조절하여 만들어진 환상의 매력에 빠진 오성은 작가는 영화에 등장하는 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해석을 풀어나간다. 작가는 영화와
발음해봐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그는 미사일이 날아오는 모스크바에서전화기와 이 세계의 마지막 운명을 들고 있었지기계와 회로의 정확성보다 자신의 예감을 믿었던 사람5에는 50으로 대응하는 마음이 아니라대양을 건너오는 다섯 발의 죽음을 기다려보기로 결정한 사람죽음을 나누지 않으리라는사람의 마음을 믿었던 사람어쩌면 1983년 9월 26일에 끝나야 하는 날들그의 손자와 손자의 자손은 유예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지그는 2017년 5월 19일, 자신이 지킨 세계를 두고 떠났다중령이 잠시 미뤄둔 종말, 정말죽는 날까지 후회하지
고가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개통까지 했다. 그런데 계약 조건이 판매점에서 들었던 것과 너무 달랐다. 이런 경우 고객이 할 수 있는 건 청약을 철회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통3사는 “개통한 스마트폰은 청약 철회 대상이 아니다”면서 “근거 규정도 있다”고 잘라 말한다. 과연 그럴까. 다른 가전제품은 구입 후에도 청약 철회가 가능한데 왜 스마트폰만 안 되는 걸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이통사의 이상한 청약 철회 거부 논리를 취재했다. 직장인 김태형(가명·36)씨는 최근 큰맘 먹고 휴대전화를 바꿨다. 4년간 쓴 휴대전화가 자꾸 말썽을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시와 희곡, 동화와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삶의 내밀한 모습들을 그려내는 박상률 시인의 시집 “길에서 개손자를 만나다”가 발간됐다. 때로는 눈물을, 때로는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길에서 개손자를 만나다”는 추석 연휴 따듯한 위로와 기쁨은 물론 풍자와 해학의 통쾌함 역시 담뿍 안겨준다.시집 “진도아리랑”, “하늘산 땅골 이야기”, 소설 “봄바람” 등 유수한 작품을 남긴 박상률 시인은 추상적이고 어려운 언어 대신 위트있는 장면 묘사와 친근감 있는 언어 사용 등을 통해 생생한 삶의 찰나들을 포착했다
족발과 피자를 다른 가게에 주문했는데 알고 보니 같은 가게다. 이른바 ‘야식집 꼼수’다. 전문점 간판을 내걸었지만 맛과 서비스가 나쁜 데다 위생까지 형편없다는 이유로 질타를 받았던 영업방식이다. 이런 야식집 꼼수가 배달앱으로 넘어왔다. 배달앱 안에서 호프집이 떡볶이 전문점으로, 파스타 가게가 국밥집으로 둔갑하는 이유다. 배달앱은 왜 말 많은 야식집 영업방식을 별다른 규제 없이 받아들였을까. 답은 간단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배달앱 샵인샵 논란을 취재했다. # 서울시 구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민영(가명·27)씨는 주말을
낙차심아진 춘자 씨는 입술이 부르트고 입안이 헐었다. 신종 폐렴이 나라를 휩쓸고, 마침내 강남 유명 백화점마저 문을 닫은 여파였다. 확진자와 같은 시간대에 백화점에 있었던 홍 여사가 집에만 머물자, 대기업 부럽잖았던 춘자 씨의 근무 환경이 중소기업 하청 업체만도 못한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주인 부부가 나간 후 텔레비전 앞에서 원격조종기를 눌러대며 막대기 커피를 마시던 때의 평화를 더 이상 누릴 수 없었다. 새터민 출신인 춘자 씨에게 홍 여사는 까다로운 고용주가 아니었다. 입주 도우미로 일한 지 일 년이 넘었지만, 춘자 씨는 홍
“쿵!” 별안간 신영의 몸이 앞으로 곤두 박혔다. 반사적으로 운전대를 쥔 손에 힘을 주었건만 워낙 충격이 커서 가슴께가 얼얼했다. 정신을 차려 목부터 움직여보니 악 소리가 절로 났다. 늘 다니는 퇴근 길 네거리에서 파란 불을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달려오던 뒷 차에 받힌 듯싶었다. 뒷거울에 푸른 소형 택배 트럭 한 대가 꽁무니에 바짝 붙어 서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그 차에서 뛰어내린 남자가 황급히 다가왔다. 한 손으로 뒷목을 붙든 채 차 유리를 내리자 꾀죄죄한 작업복 차림의 중년 남자가 안을 기웃거리며 걱정스러운 듯이 물었다. “어디
[뉴스페이퍼 = 유승원 기자]지난 22일 노원문고가 운영하는 문화 플랫폼 ‘더 숲’이 주최·주관한 제3회 헝가리 부다페스트 해외레지던스 프로그램 선정 공식행사가 ‘더 숲’ 지하 1층 전시관에서 열렸다. 이번 선정자는 김혜나 소설가이다.김혜나 소설가는 장편 소설 ‘제리’로 제34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작품으로는 장편 소설 ‘정크’,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산문집 ‘나를 숨 쉬게 하는 것들’, 소설집 ‘청귤’이 있다.‘더 숲’의 해외레지던스 사업은 선정된 국내 작가에게 해외 집필 공간, 왕복 항공료, 소정의 생활비를
신의 대리인을 자임하며 인간의 7가지 죄악을 대신 정죄하는 연쇄살인마 존 도가 ‘Pride(자부심)’의 죄목으로 선택한 대상은 젊은 여자 모델이다. 이 모델은 평소 자기 외모에 대한 자부심으로 못생긴 여자들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행적으로 존 도의 레이더망에 걸린다. ‘자신의 가치, 지위, 성취’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자부심이다.존 도가 여자 모델을 처단하는 방식은 대단히 독특하다. 우선 이 모델의 생명이라고 할 만한 ‘반반한’ 얼굴을 난도질해 버린다. 그리고 그녀의 한 손에는 수면제 한 통을, 또 다른 한 손에는 전화기를 강
삐에로쑈핑 실패정말 임대료 탓이랴위기에 처한 이마트가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놨다.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전문점을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이마트 기존점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일 이마트는 “연간 900억원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전문점 사업을 효율화해 수익성을 제고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첫번째 부메랑은 ‘삐에로쑈핑’이 맞았다. 지난해 7월 처음 선보인 삐에로쑈핑은 일본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만물상 콘셉트의 잡화점이다. 당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홍보할 만큼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시장에
[ 뉴스페이퍼 = 조은별 기자 ]독서의 계절 가을을 풍성하게 채워줄 문학 잔치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지난 10월 13일을 끝으로 성료되었다. 지난 10월 5일 개막한 서울국제작가축제는 6일부터 본격적인 행사에 돌입해 각국의 작가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문학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곁을 찾아갔다. 7일 오후 동대문역사공원 내 DDP 살림터에서 진행된 “시 듣는 시간” 역시 서울국제작가축제의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었다.“시 듣는 시간”은 시인이 직접 낭송하는 시와 그에 맞추어 준비된 시 음악으로 준비됐다. 현장에는 한국의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대학교 1, 2학년 때는 민주화가 되면 모든 것들이 해결된다고 배웠어요. 하지만 여성운동이 필요했죠. 졸업 후 자연스럽게 여성운동의 영역으로 들어왔어요.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면서, 여성이기 때문에 당하는 차별과 폭력을 일상적으로 깨달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운동이 해답이라 생각했습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조직국장에서 사무국장 그리고 대표로, 매 자리를 지키며 여성 인권을 위해 노력해온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 대표의 회상이다.사적 영역에서 공적 영역으로한국여성의전화는 1983년에 창립
아빠는 대장암에 눈을 감았다. 수술 59일 만의 사망. 날벼락이었지만 끝이 아니었다. 병마는 대를 물고 딸을 찾아왔다. 이번엔 유방암이었다. 생명의 소중한 젖줄인 가슴을 자신들의 ‘숙주宿主’로 만든 셈이었다. 딸은 아빠와 달랐다. 암에 무릎을 꿇지 않았다. 몹쓸 병마를 애써 이겨냈고, 유방암 환우들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 벌써 10년째 헌신獻身이다. 이런 딸을 두고 사람들은 “웃음이 많고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에 무거운 외로움이 숨어 있다는 걸 아는 이는 드물다. 암을 이기지 못하고 숨을 거둔 아빠
[4조5000억원 순유출]외투 Sell Korea글로벌 증시가 무너진 10월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2013년 이후 가장 많이 빠져나갔다. 한국은행의 ‘2018년 10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출된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투자금은 40억3000만 달러(약 4조5450억원)에 달했다. 2013년 6월 47억3000만 달러(약 5조3344억원)가 유출된 이후 5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미국의 금리인상,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자 국내 주식시장도 하락했기 때문이
[추천 소설]장희태 소설가의 미리 죽는 인간, 제 7장 누구나 약해지고 싶다유년시절 큰아버지가 집을 떠나는 꿈을 자주 꿨습니다. 큰아버지를 내쫓겠다는 엄마의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들으며 자랐으니까, 그게 저의 진짜 마음인지 엄마의 주문이 각인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때 스스로 잘 안다고 믿었던 저는 제가 아니었습니다. 대부분 환경의 잔해, 엄마의 잔여물 같은 것들이었죠. 여하튼 큰아버지는 수백 수천 번의 꿈속에서 단 한 번도 차를 타지 않았습니다. 버스나 기차도 이용하지 않았고, 날거나 뛰지도 못했지요. 큰아버지는
단정한 유서 나는 아버지가 남긴 말을 천천히 되뇌어본다. 유언이 주문처럼 입속을 맴돈다. ‘세상 무서운 줄 알고 살아라.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전해주면 고맙겠다. 부디 남은 형을 잘 돌봐주길 바란다.’ 아버지는 죽기 전에 정말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아버지의 유언을 다시 보니, 아버지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이 종이를 들여다볼 사람이 이 세상에 나 하나뿐이라는 걸 말이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정작 나에게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다. 아버지가 내게 남긴 건 엄마에게 대신 사과를 해달라는 염치없는 부탁과, 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