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올 1~3월 개최한 민생토론회에서 국민들과 만나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다주택자 규제를 완화하고 재건축을 활성화하며, 부동산 민간기업엔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시행령’을 발빠르게 개정해 바꾼 것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면 야당과의 협치가 선행해야 한다는 거다. 선택은 윤 대통령에게 달렸다.“다주택자 규제는 풀고, 부동산 공급은 늘리겠다. 재건축은 활성화하고 부동산 기업은 지원하겠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정부가 부담금 정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2002년 부담금관리기본법 도입 이후 최초의 전면 정비”라면서 “32개 부담금을 폐지ㆍ감면해 연간 2조원 수준의 국민ㆍ기업 부담을 경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 부담을 줄여준다니 고마운 일이다. 문제는 세금이 모자라 고민인 정부가 펼 만한 정책이냐는 거다.‘특정한 공익사업에 필요한 경비(일부 또는 전부)를 해당 사업과 특별한 이해관계를 가진 자에게 부담 지우는 금전적 의무.’ 부담금의 사전적 의미다. 책임 있는 이에게 부과하는 의무인 셈이다.예컨대 상대적으로 더 많은 환경오염을 유발
# “1400만명 이상 국민에게 연간 5300억원 수준의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정부가 밀어붙여 추진한 ‘중간요금제’에 가입한 5G 소비자의 숫자가 600만명을 넘어서자, 정부가 꺼낸 호언장담이다. 지금 추세대로 중간요금제에 가입하는 소비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면 연 5000억원이 넘는 가계통신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 그러자 몇몇 미디어는 ‘이통3사 연간 매출이 5300억원 빠질 것’이라면서 느닷없이 통신사 걱정을 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정부의 공언과 미디어의 우려는 맞아떨어질까. 그들의 생각대로 중간요금제에
어떤 경제정책이든 요지는 ‘잘 먹고, 잘 살자’다. 다만 정당별로 제시하는 방법론은 다르다. 국민의힘이 내세운 방법론은 ‘큰 기업을 주로 지원해서 이윤을 남기면 그게 사회 밑단으로 흘러간다’는 거다. 그럼 이런 방법론을 토대로 만들어진 그들의 공약들은 잘 지켜졌을까. 지금의 현실과 비교해봤다. 더스쿠프의 22대 4ㆍ10 총선 기획 ‘지키지 않은 약속➊ 국민의힘-경제 일반’ 편이다. [※ 참고: 22대 4·10 총선에서 가장 어린 유권자는 2006년 4월 11일생이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두 거대 정당은 이들이 첫 선거권을
# 우리는 視리즈 ‘요지부동 영화 관람료’ 1편에서 좀처럼 떨어질 것 같지 않은 영화 관람료를 꼬집었습니다. ‘1000만 관객’ 영화과 줄지어 나오고, 극장에 사람이 붐비는 등 영화관이 활기를 되찾았는데도 어째서인지 관람료는 수년간 그대로입니다.# 이를 두고 영화관 관계자들은 “관람료를 인하해도 기대효과가 높지 않다”는 반론을 내놓습니다. 또 다른 한쪽에선 “팬데믹 때보다 좋아지긴 했지만 어쨌거나 영화관 산업이 쇠퇴기를 맞은 건 비싼 관람료 탓이 아니라 OTT 때문”이란 주장을 내놓습니다.# OTT가 영화관 산업의 경쟁 플랫폼 중
한국 커피시장에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블루보틀커피(2019년), 인텔리젠시아(2024년) 등 글로벌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속속 국내시장에 깃발을 꽂으면서다. ‘커피계 에르메스’라 불리는 싱가포르 ‘바샤커피’도 한국행 티켓을 끊어놓은 상태다. 흥미로운 점은 2014년 스타벅스 리저브란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 뛰어든 스타벅스의 기세가 약해졌다는 거다. 국내 커피시장이 양극화하고 있다. 스타벅스(SCK컴퍼니)를 필두로 한 고가 커피전문점과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등 저가 커피전문점 두 부류만 살아남은 시장
일본이 2035년까지 영국·이탈리아와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해 수출한다. 신냉전 시대를 맞아 전투기 시장은 1980년대 이후 다시 다국가 생산 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전투기 시장은 앞으로 5년간 매년 3%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동북아 무기 수출 경쟁시대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일본이 3월 26일 국무회의에서 ‘방위 장비·기술 이전 3원칙’ 규정을 완화하기로 하고, 현재 개발 중인 6세대 첨단 전투기 수출을 승인했다. 일본 헌법 9조에 담긴 평화주의 원칙에 어긋나지만, 예견된 결정이다. 일본은 2022년에 영국·이
# 우리는 視리즈 ‘사라진 구독 해지 버튼’ 1편에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거친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구독 해지를 막은 사례들을 살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불법입니다. 정부는 이런 행위를 제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현행법 체계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처밖에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인지 정부의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고 버젓이 영업을 진행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우린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요? 더스쿠프 視리즈 ‘사라진 구독 해지 버튼’ 2편입니다.구독이 일상인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우리가
청년들의 주거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 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21~2023년) 서울의 월세 가격은 크게 상승했다.보증금이 5000만원 이하면서 전용 33㎡(약 10평) 이하인 주택의 월세는 2021년 평균 54만6000원에서 지난해 63만2000원으로 2년간 15.8% 올랐다. 보증금 5000만원 이하, 전용면적 33㎡ 이하 월세 계약 총 35만2534건을 분석한 수치다.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청년 삶 실태조사’에서 국내 청년(19∼34세)의 월평균 임금이 252만원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월 수
블루칼라(생산직에 종사하는 육체 노동자)와 화이트칼라(사무직에 종사하는 노동자). 일견 상반된 듯하지만, 이는 직업군의 성격을 분류한 것에 불과하다. 일에 대한 자부심과 대가와 성취감은 다를 바 없어야 한다. 하지만 위험한 업무 환경과 고강도의 육체적 노동 등을 놓고 보면, 블루칼라 작업 현장이 훨씬 더 ‘거칠고, 험한 일터’임에 분명하다.남녀 성비에도 차이가 보인다. 실제 남성이 다수인 블루칼라 직종에서 여성이 자리를 잡고 일을 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화물차 기사·용접 노동자·목수·철도차량 정비원·주택 수리 기사 등 ‘힘 좀
서울지하철 5호선을 김포까지 연장하는 사업이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선심성 정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로 자신들의 공으로 돌리고 싶은 거다. 주목할 건 수조원의 예산을 투입해야 할 이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방법론의 차이만 있을 뿐, 여야 모두 예타 면제에 동의하고 있어서다. 정치권이 예타 제도를 유명무실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건데, 그 실태는 더 갑갑하다.“기획재정부 장관은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 중 ▲건설공사가 포함된
# “저작권자가 저작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도용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저간의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그런 거 없이 무조건 저작권 침해 피해만 주장하는 건 합의금 장사일 뿐이다.” 저작권자의 ‘과도한 저작권 지키기’로 선의의 피해를 입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회복지사 A씨의 주장이다. # “내 창작물을 동의 없이 가져다 쓴 이들에게 합의금을 요구하거나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잘못인가. 그럼 저작권법은 왜 있는가?” 정당한 저작권 지키기를 ‘과도한 저작권 지키기’로 오해해선 안 된다는 일러스트
# 1980년대에도 2000년대에도 사람들은 한강이 ‘출퇴근길’이 되는 걸 상상했다. 하지만 그 시도는 번번이 물거품으로 끝났다. 한강을 이용해 내달리는 수상택시나 수상버스는 빠를지 몰라도, 한강 선착장까지 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2024년 리버버스 도입을 선언했다. 리버버스 선착장을 늘리고 자전거도 ‘리버버스’에 싣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렇다면 자전거는 접근성을 해결할 수 있을까. 2024년 9월이면 한강에 ‘리버버스’가 뜬다. 지하철 대신 배를 타고 출퇴근이 가능해진다. 여의도에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시민단체로부터 배임 혐의로 고발까지 당했다. 핵심은 클린스만의 계약 내용상 발생할 위약금이다. 경제학의 계약 이론에서 발생하는 도덕적 해이, 위임자와 대리인의 문제는 결국 기업 혹은 단체의 지배구조와 맞닿아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10일 통보 없이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알려진 후 경질 여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0일 폐막한 아시안컵에서 직전 대회보다 한 단계 높은 4강에 진출했지만, 경기력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꼽은 ‘2023년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는 견리망의見利忘義였다. ‘이익을 탐내어 의로움을 망각하다’란 뜻으로 출세와 권력을 좇는 사회 지도층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이순신이 살아가던 엄중한 시대에 ‘견리망의’의 처신을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은 원균이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견리망의’의 늪에 빠진 인물은 누구일까.원균은 세력이 있는 사람을 대하면 우대하고 아첨하지만, 그 사람의 세도가 막히면 배척하고 괄시했다. 애당초 원균은 이순신에게 붙어 있었다. 임진왜란 초기에 왜적과 싸워볼 엄두도 못 내고 도주한 죄에서 벗어
1594년 10월 조선 조정이 거제도 일대에서 진행한 ‘왜적 소탕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조선 최초의 수륙합동작전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지도자들의 결함에 있었다. 총사령관을 맡은 윤두수, 현장 사령관 권율은 전쟁터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주둔하는 우愚를 범했다. 예나 지금이나 리더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 총선을 앞두고 ‘국민’을 입에 달기 시작한 정치꾼 중에서 현장에 있었던 이들은 몇이나 될까.좌의정 윤두수가 선조를 움직이게 한 배경에는 원균이 있었다. 원균은 자신의 상관인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을 건너뛰고 바로 사
전통시장은 민심과 바닥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최적의 척도다. 서민층이 주로 찾고, 영세상인도 꽤나 많아서다. 정치인들이 철만 되면 시장을 찾아 떡볶이를 먹는 등 이상한 쇼잉을 해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설 명절을 앞둔 시장의 분위기는 어떨까. 모처럼 찾아온 대목에 숨죽였던 활력이 움트고 있을까. 더스쿠프 취재팀이 지난 1월 30일 영등포시장을 찾아가봤다. 1956년 문을 연 서울 서남권 최대 규모의 시장. 영등포전통시장(이하 영등포시장)이다. 한때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물건을 사러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영등포시장은 예전
정부 정책금융은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비난받았다. 정부는 올해 정책금융상품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규모도 대폭 줄였다. 이 정도라면 정책금융상품이 가계대출을 자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우려스러운 부분은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주담대 증가세다. 신생아 특례 주택 대출 신청 첫날인 1월 29일 많은 신청자가 몰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주택도시기금 기금e든든’ 사이트의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 메뉴는 오전 한때 접속 대기시간만 1시간 이상 걸렸다. 29일 오후 12시 20분 현재 대기자 수는 741명, 예상
자신이 일하는 자동차대리점 정비부에서 일하는 인디언 ‘빅 풋’에게서 소개받은 청부업자 게어 그림스루드(Gaear Grimsrud)와 칼 쇼월터(Carl Showalter)를 만나본 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rgaard)는 못내 찝찝하다. 게어는 영혼이 가출한 듯한 눈빛으로 아무 말 없이 죽어라 담배만 피워댄다. 과묵한 건지 아무 생각이 없는 건지, 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반대로 쇼월터라는 인물은 입에 모터라도 달아놓은 듯 쉬지 않고 신경질적으로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아무리 짧은 문장도 f***이 안 들
“서울의 저층노후주거지를 새롭게 만들겠다.” 2021년 4월 시작한 모아타운 계획의 취지다. 10만㎡(약 3만평)보다 작은 면적에 소규모 재건축을 할 수 있는 사업지가 3곳이 있다면 묶음 개발을 가능하게 해주겠다는 게 핵심이었다.엄밀히 말해 모아타운은 완전히 새로운 법에 기초한 정책은 아니었다. 이미 있었던 소규모도시정비사업을 약간 손본 제도에 가까웠다. 다만,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소규모도시정비사업을 통합했다는 점에서 전면 철거의 필요성이 사라졌다.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주차장 등을 포함할 수 있다는 점도 달랐다. 최대 2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