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 체첸과 러시아는 전쟁과 테러를 반복했다. 러시아 탐사기자 안나 폴릿콥스카야는 이때 민간인까지 학살한 푸틴의 만행을 고발했다. 폴릿콥스카야는 2006년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 그로부터 18년이 흐른 2024년. 푸틴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교도소에서 사망했다. 아직도 대통령은 푸틴이다. 러시아는 22년 전 걷던 길을 아직까지 맴돌고 있다.1991년 냉전이 종식되고 소비에트연방의 공화국들은 차례로 독립을 선언했다. 연방의 맹주였던 러시아는 냉전 후 소비에트연방을 유지할 힘을 상실했다. 그나마 옛 소련의 국토와
아르헨티나에서 ‘뎅기열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 뎅기열 백신 접종 계획은 비싼 가격으로 횡보하고, 모기약은 환율·물가 폭등으로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 이면에는 밀레이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있다. 아르헨티나의 심각한 경제난을 뎅기열과 모기약을 통해 알아봤다.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가 이번에는 모기로 고통받고 있다. 남미 전역에는 올해 들어 엘니뇨로 인한 고온 현상과 집중 호우가 겹치면서 뎅기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 개체 수가 급증했다. 아르헨티나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까지 뎅기열 감염자가 18만명,
#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들어선 이통3사를 상대로 “휴대전화 단말기 지원금 경쟁 강도를 높이라”고 촉구하고 있다. 고객이 번호이동할 때 지원금을 추가로 얹을 수 있도록 시행령도 손질했다. # 하지만 이통3사가 정부의 요구를 순순히 따를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시행령까지 개정하면서 판을 깔았지만, 이통3사는 지원금 규모를 찔끔 올렸다. 다만 이통3사 중 한 회사라도 지원금 규모를 늘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땐 가입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 3사 모두 이동통신 시장에 돈을 뿌려대야 한다. # 그렇다면 이동통
# 정치적 선동은 쉽다. 그게 거짓이라도 논리적으로 반박하려면 몇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반박에 설득력이 있어도 선동을 부추긴 쪽은 불리하지 않다. 반박과 재반박이 거듭할수록 ‘거짓 이미지’만 남기 때문이다.# 이런 선동은 나치 선전장관인 요제프 괴벨스가 주로 썼던 전략이다. 그런데 적대적 사고와 언어가 판치는 대한민국 총선 정국에서 여야 정치권이 ‘괴벨스의 선동 전략’을 꺼내 들고 있다.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4년. 독일 라인란트 출신의 한 청년은 애국심에 불타 군대에 자원했지만 참전할 수 없었다. 어린 시절 골수염을 앓아
물가를 자극하는 변수 중 가장 복잡한 건 기후다. 기후 위기도, 기후를 지키려는 친환경 정책도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어서다. 가령, 기후가 너무 춥거나 더우면 농산물의 작황에 영향을 미쳐 물가가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선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는 경우가 잦다. 더스쿠프 ‘경제학 스터디카페’에서 기후플레이션과 그린플레이션의 함의를 살펴봤다.스티키인플레이션(Stickyinflation)은 물가가 좀처럼 하락하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스티키’의 뜻을 직역하면 ‘끈적끈적하다’다. 물가가 끈적끈적하게 천장
원·달러 환율이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발 고금리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미 국채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번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그 이유를 세가지 관점에서 살펴봤다. 미국에서 고금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3일(현지시간) 4.81%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4일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4.2원 오른 달러당 1365.50원을 기록했다. 지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느닷없이 환경 정책을 뒤집고, 상속세 폐지카드를 꺼내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경제가 경쟁력을 되찾지 못하면서 집권 보수당의 지지도가 떨어지자 조기 총선으로 정권을 연장하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의문이 나돈다. 영국의 보수당 정부가 잇달아 예상치 못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9월 셋째주 친환경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주엔 수낵 총리가 들고 나온 상속세 단계적 폐지계획의 밑그림이 드러났다. 하나씩 살펴보자. 수낵 총리는 지난 9월 20일 탄소중립 정책을 대거 폐지하거나 연기하겠다
지난해가 올해 같고, 어제가 마치 오늘인 것처럼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이니셰린’ 섬. 조용한 마을에서 경천동지할 변고가 발생한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똑같을 것만 같았던 ‘절친’ 파우릭과 콜름 사이에 균열이 발생한다.콜름이 어느 날 ‘절친’ 파우릭에게 던진 절교 선언은 황당할 정도로 극단적인 갈등으로 치닫는다. 황당하긴 하지만 어디에선가 많이 본 듯한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자동차끼리 충돌하면 대개는 ‘쌍방 과실’이지만, 운전자들은 결코 자기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당사자끼리 해결하라고 내버려둔다면 몸싸움까지 벌어질지
일본은행이 최근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상한을 1%까지 확대했다. 시장은 이를 ‘사실상의 긴축’으로 받아들였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를 종료하는 시점을 예측하려면, 환율이나 물가보다는 임금 상승률을 봐야 한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인 상황에서도 2016년 이후 최저임금을 3%대 이상으로 밀어붙인 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 세번째 ‘사실상 긴축’=지난 7월 28일 일본이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한 지 10년 만에 세번째 ‘사실상의 긴축’을 선언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정부와 여당(국민의힘)이 ‘근로자 대표제’를 손볼 예정이다.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6월 15일 열린 6차 회의에서 근로자 대표의 활동을 법으로 보장하고,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개입이나 방해를 금지하는 내용의 근로자 대표제 개선 방안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얼핏 보면 근로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근로자 대표제 개선 방안을 두고, 일부에선 우려를 내놓는다. 왜일까. ‘근로자 대표제’가 노동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노동계와 대립관계를 형성해온 정부와 여당이 갑자기 친노동 정책이라 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근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됐다. 조사기관마다 구체적 수치는 조금씩 차이나지만, 공통적인 사항은 한국·미국·일본의 안보협력 강화 등 외교안보 분야는 괜찮은 점수를 받는 반면 살림살이가 나빠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국민이 체감하는 민생 악화의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 여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외생 변수로 인한 고물가·고금리 상황도 있지만, 장기화하는 수출 부진에 따른 한국 제조업의 위기 및 고용 둔화를 빼놓을 수 없다. 4월 고용통계에서 전체 취업자 수가 늘었다지만, 공공 알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았다. 평가는 엇갈린다.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성과를 칭송하고, 야당 의원들은 날선 비판을 내놓는다. 그런데 돌아봐야 할 건 ‘대통령의 1년’만은 아니다. 민생을 위한다는 ‘금배지의 1년’도 짚어봐야 한다. 이들은 과연 지난 1년간 민생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을까.“뉴스 보기가 싫다”는 사람들이 많다. 전세사기, 주식사기…. 서민 등쳐먹는 온갖 사기꾼이 판을 친다. 어디 그뿐이랴. 치솟은 물가에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취약계층, 연일 터지는 안전사고, 스스로 목숨을 내던지는 청소년들, 14개월 연속 이
# 취임선서“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 문화의 창달에 노력해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2022년 5월 10일 대통령 윤석열.” 오전 11시 11분. 새 대통령이 엄중한 말투로 ‘취임선서’를 마쳤다. 이내 팡파르가 울리고, 박수가 터졌다. 포털뉴스 섹션에선 기다렸다는 듯 ‘순간 시청률 17%’란 제목의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환호, 찬사, 갈채, 약간의 기대, 그 이면에 깔려 있는 근심과 걱정, 그리고 역대 최고치라는
알로이시우스 수녀원장은 플린 신부가 ‘남아 소아성애자’라고 의심한다. 확실한 증거는 없다. ‘비행非行’ 했다는 플린 신부의 자백도 없고, 증인과 증언도 없다. 정황 근거라고 해봤자 ‘플린 신부를 만나고 돌아온 흑인 학생 도날드의 입에서 술 냄새가 났다’는 게 전부다. 그 정도만으로 플린 신부를 ‘소아 성애자’로 단정하려면 판타지 소설이나 막장드라마 작가급의 상상력이 필요하다.알로이시우스 수녀원장에게 수사권이 있다면 아마도 플린 신부 주변 수십 수백 군데를 ‘압수수색’해서 없는 증거를 만들어내기라도 할 텐데, 안타깝게도 그녀에겐 압수
2002년 대선자금 차떼기 사건이 불거졌다. 10년 후인 2012년 그 당에서 2008년 전당대회에서 오간 것으로 보이는 ‘돈봉투 사건’이 터졌다. 우연히 상대적 우위를 점한 반대편 당은 ‘부패한 보수 깨끗한 진보’란 프레임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2023년 바로 그 당에서 ‘돈봉투 사건’이 터졌다. 여기나 저기나 똑같이 부패한 정치권을 보면서 국민은 염증을 내기 시작했다. 지체 높은 정치인들은 역사의 무서움을 알기나 할까.선조는 평소에 믿어오던 류성룡을 면직시키기 난처했다. 하지만 동인의 잘못된 판단으로 전쟁이 발발했다는 서인의 주
4월 5일 실시된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진보당 후보가 당선됐다. 직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함에 따라 치러진 재선거에서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이던 두 후보가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 점퍼를 입고 선거운동을 했지만 선택받지 못했다. 국민의힘 후보는 5위로 낙선했다. 사회의 갈등을 조정하고 해소하는 국회의 역할을 방기한 채 사사건건 충돌하는 양당 체제의 폐해에 대한 유권자의 경고로 해석된다. 투표율 26.8%는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2014년 이후 치러진 국회의원
# 윤석열 정부의 ‘주 69시간’ 노동시간 개편 정책이 흔들리고 있다.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자’는 게 정부의 당초 취지라지만, 몰아서 일하는 것과 달리 몰아서 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 반발이 적지 않아서다.# 그러자 대통령이 “60시간 이상은 어렵다”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가 하면 정부가 소규모 사업장에 근무시간을 체크할 공공앱을 개발하겠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를테면 정책을 툭 던져놓고 땜질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정책 결정은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문제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그 전례다
[내연기관차 예외 허용한 EU]CO2 없는 합성연료가 뭐기에 전기차를 미래 먹거리로 삼은 자동차 업계의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던 유럽연합(EU)이 일부 기종을 예외로 두면서다.EU는 지난 3월 25일(현지시간)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합성연료(E-Fuel)를 쓰는 내연기관차는 판매를 금지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는 세계 3위 자동차 수출국인 독일의 입장을 배려한 결정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 일본도 이런 EU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7일 미국과 한국의 중앙은행장이 각각 카메라 앞에서 대중의 심리를 자극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구두개입을 하는 건 중앙은행장의 중요한 업무다. 제롬 파월의 기준금리 발언은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내뱉은 부동산 발언의 여파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트레버 노아는 지난해 5월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 초청받아 조 바이든 대통령 옆자리에서 풍자 코미디를 선보인 유명 코미디언이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당신이 흑인 혼혈 남성 옆에 있으면 지지율이 높아져서 나를 초청한 것 같다”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소
# 자영업자 손실보상 법제화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고 각을 세웠다. 보상을 충분히 하면 나라곳간이 텅 빌 것이란 우려였다. 결국 이 법은 ‘과거의 손실’은 뒷전으로 미룬 채 법을 공포한 이후의 손실만 보상하기로 했다. 4명만 받으라면 4명만 받고, 9시에 문을 닫으라고 하면 닫았던 자영업자는 회한의 눈물을 삼켰다.# 올해 1월, 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놓고 정부와 국회는 치열한 갑론을박을 벌였다. 기재부가 자영업자 지원과 방역 예산 확보를 위해 14조원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