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Seek한 종목분석
5만 달러 넘어선 비트코인
2021년 이후 2년 2개월만
미 SEC 현물 ETF 승인 호재
반감기 이슈에 가격 치솟아
쏟아지는 장밋빛 전망들
큰 변화 없는 블록체인 기술
비트코인 혁신성 부여했지만
비트코인과는 전혀 다른 모습

비트코인 가격이 2년 2개월 만에 5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크립토 스프링(Crypto Spring)’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시장에선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50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파다하다. 하지만 비트코인에 혁신성을 부여했던 블록체인의 현주소는 달라진 게 없다. 비트코인의 상승세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비트코인 가격이 2년 2개월 만에 5만 달러를 넘어섰다.[사진=뉴시스]
비트코인 가격이 2년 2개월 만에 5만 달러를 넘어섰다.[사진=뉴시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가격이 5만 달러를 돌파했다.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장중 5만368.61달러를 기록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개당 6700만원을 웃돈 셈이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5만 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1년 12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참고: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난 15일 개당 5만2000달러까지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1일 2만4901달러였던 비트코인은 10월 3만 달러, 12월 4만 달러를 차례로 돌파했고, 두달 만인 올 2월 5만 달러 고지를 점령했다. 5개월 만에 비트코인의 시세가 두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4만5000달러(4월)에서 1만5000달러(11월)로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한 2022년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 비트코인 긍정론 = 비트코인의 상승세를 이끈 요인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소식이다. 미 SEC는 1월 10일 그레이스케인, 비트와이즈, 해시덱스 등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승인했다.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투자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거다.

비트코인 ETF를 향한 투자자의 관심도 뜨거웠다. 월스트리저널(WSJ)은 비트코인 ETF 승인 첫날 총 거래금액이 46억 달러(약 6조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더블록은 비트코인 ETF 출시 후 28억 달러(약 3조7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고 밝혔다(2월 9일 기준).

둘째는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비트코인의 반감기다. 전체 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된 비트코인은 4년마다 채굴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앞선 2012년과 2016년, 2020년 세차례의 반감기를 지났고, 올해 4월 22일 4번째 반감기를 앞두고 있다. 반감기엔 채굴을 통해 시장에 공급하는 비트코인의 물량이 줄어 희소성이 커진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 때문인지 비트코인의 미래엔 장밋빛 전망이 가득하다. 시장에선 비트코인의 가격이 최소 6만 달러부터 최대 50만 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미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비트코인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며 “시장의 예상보다 높게 나온 미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의 악재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향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시세는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사의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를 금지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 여전한 위험요인 = 천정부지로 치솟는 비트코인 가격에 투자자는 환호성을 지르고 있지만 위험요인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의 핵심인 ‘블록체인’이 뒷전으로 밀려났다. 비트코인이 투자자의 관심을 받은 계기는 ‘탈중앙화’와 ‘변경불가’란 혁신성 덕이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등장한 2008년 이후 16년이 흘렀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분야는 많지 않다. 아울러 트랜잭션(transaction ·처리하는 작업의 단위)의 양이 많아지면 처리 속도가 떨어지고 구동하는 데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블록체인의 단점도 아직 해소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등장한 지 16년이나 흐른 블록체인 기술은 여태껏 대중성을 갖추지 못했다. 

홍기훈 홍익대(경영학) 교수는 “블록체인을 여기저기 쓸 수 있다는 말은 결국 용도가 명확하지 않은 모호함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며 말을 이었다. “의자의 용도는 앉는 것이다. 화폐는 재화를 구입하는 도구라는 명확한 용도가 있다. 블록체인은 그렇지 않다. 블록체인의 용도가 무엇이냐고 묻었을 때 간단명료하게 답할 수 있는 건 없다. 블록체인의 사용처로 꼽히는 사례는 굳이 블록체인이 없어도 사용하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은 분야다. 무엇보다 블록체인의 끝에 자산과 투자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결국 또 다른 가상화폐나 투자처를 만들려는 시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블록체인의 사용처 중 가장 주목받는 곳은 투자시장이다. 문제는 변동성이 심한 데다 관련 산업의 거품이 쉽게 생기고 꺼지길 반복한다는 점이다. 이를 보여주는 사례는 숱하다. 한때 투자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NFT(대체불가능토큰·Non-fungible token)는 잊힌 지 오래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NFT 중 95.2%의 가치는 ‘0원’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고(2023년 9월 댑갬블), 블록체인 게임 1322개 중 30.7%가 지난해 운영을 중단했다는 보고서(2024년 1월 빅블록체인게임리스트)도 있다.  

변동성이 큰 건 비트코인도 마찬가지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1월 12일 601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던 비트코인 거래량은 14일 355억5000만 달러로 40.9% 감소했다. 한달 만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의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을 향한 장밋빛 전망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물론 반론도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NFT는 한때 투자자의 관심을 받았다. 블록체인과 게임을 결합,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P2E(Play to Earn)’란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최근엔 블록체인 기반으로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거래 이력이 쉽게 추적되는 티게팅 서비스도 출시됐다. 블록체인의 활용 가능성이 아직은 남아있다는 거다. 

박수용 서강대(컴퓨터공학) 교수는 “가상화폐와 연관 지을 만한 새로운 기술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꾸준히 개발 중”이라며 “실제로 조폐공사에서 ‘디지털자산 신뢰검증 서비스’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형 토큰(STO·토큰증권)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며 “음악 투자에 블록체인을 접목한 사례도 나오고 있어, 엔터테인먼트와 자신이 합쳐지는 방향으로 블록체인이 발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쨌거나 비트코인에 활력이 감돌면서 시장 안팎엔 ‘크립토 스프링(Crypto Spring)’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이 기대감은 현실화할 수 있을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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