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찬의 프리즘] 과감한 규제개혁만이 살 길이다
[양재찬의 프리즘] 과감한 규제개혁만이 살 길이다
  • 양재찬 대기자
  • 호수 300
  • 승인 2018.07.30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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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0%대 성장… 소득주도 성장론의 실패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광화문 호프집에서 시민들과 대화했다. 이 자리에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유증이 거론됐다. 여론을 청취한 대통령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궁금하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광화문 호프집에서 시민들과 대화했다. 이 자리에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유증이 거론됐다. 여론을 청취한 대통령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궁금하다.[사진=연합뉴스]

너무 덥다. 그러나 경제는 냉골이다. 2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7%에 그쳤다. 투자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소비 증가세도 부진한 탓이다. 버팀목인 수출마저 근근이 증가세를 유지했다. 투자와 소비, 수출 등 주요 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낮춰 잡은 연간 2.9% 성장도 버거워 보인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통계에서 특히 주목할 대목은 투자 감소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둘 다 큰폭으로 뒷걸음쳤다. 기업 경영자의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월 90.7로 17개월 만에 최저치인 점도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기 힘든 환경임을 말해준다.  

 

민간소비 또한 2분기에 0.3% 늘어나는 데 그쳐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소비의 주체인 가계 형편을 보여주는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1.0으로 전달보다 4.5포인트 하락하며 탄핵정국 때와 같아졌다. 경제는 상당 부분 심리인데, 경기 기대감이 약화되면 경제주체들이 지갑을 닫아 경기둔화의 골이 깊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J노믹스의 핵심인 소득주도 성장론은 저소득층의 임금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면 소비가 늘어나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실험 결과 소비심리는 위축되고, 설비투자가 감소하고, 일자리마저 축소됐다. 소득주도 성장의 실패가 통계로 입증된 것이다. 

게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여건은 악화될 전망이다. 금리가 더 오르고 글로벌 무역전쟁이 격화돼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반도체의 슈퍼 호황이 끝나가고 있고, 조선ㆍ자동차 등 주력 산업들이 흔들리는 판이다.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실패를 솔직히 인정하고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것이다. 정책 슬로건을 두루뭉수리 ‘포용적 성장’으로 포장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과감한 규제개혁으로 기업의 투자의욕을 살려 혁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고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산업과 신기술 관련 규제부터 시범적으로 완화하자. 일각에서 의료 민영화의 폐해를 걱정하지만,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원격진료는 이미 일본ㆍ중국도 도입한 세계적 흐름이다.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를 제한한 은산분리 규제는 인터넷은행 등 핀테크 분야에 한정해 완화하면 재벌의 사금고화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청와대가 조직을 개편하면서 자영업 비서관을 신설했다. 친노동정책을 펴온 문재인 정부가 이제라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인식한 것은 다행이지만, ‘청와대 정부’라는 지적이 제기될 정도로 청와대 조직이 비대해지는 것은 경계해야 마땅하다. 해당 부처가 충분히 예견하고 해낼 수 있는 일조차 청와대가 나선다면 내각은 왜 존재하는가. 

일상적인 국정은 총리를 비롯한 장관들이 책임지고 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관료조직도 기민하게 움직인다. 지금처럼 대통령만 보이고 청와대가 모든 것을 틀어쥐는 식이어선 곤란하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3개월째다. 협업은커녕 팀워크를 깨거나 제 앞가림도 못하는 장관들은 교체해 내각에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저녁 서울 광화문 호프집에서 시민들과 대화했다. 이 자리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유증이 집중 거론됐다. 여론이 이렇다면 대통령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재심의를 검토하라고 지시해야 할 것이다. 

 

어느 나라든 경제상황이 나쁘면 국민 여론이 등을 돌리기 마련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6월 셋째주부터 6주 연속 하락했다. 그 주된 이유가 ‘경제ㆍ민생 문제 해결 부족’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 이슈다. 지금처럼 경제상황이 계속 악화하면 문재인 정부의 업적으로 평가되는 남북 대화 및 한반도 평화 구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제가 탄탄해야 외교안보 정책도 추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가 대선공약 이행 이벤트에 그쳐선 곤란하다. 문 대통령과 정부는 생맥줏집에서 들은 생여론을 국정 수행에 어떻게 반영할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양재찬 더스쿠프 대기자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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