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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서프라이즈 넥슨
메이플스토리 다시 떠올라
신작들도 국내외서 승승장구
2분기 넘어 하반기까지 강세 지속
3N 중 독주하는 넥슨, 1N 될까

올 1분기 3대 게임사 중 넥슨이 유일하게 알찬 성적표를 거뒀다. 기존 게임들과 신작들이 골고루 호평을 받으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신작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넥슨의 독주는 2분기는 물론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인지 게임업계 안팎에선 ‘넥슨이 나머지 둘을 제치고 1N 시대를 여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새어나온다. 이른바 넥슨발 3N통일설이다. 

넥슨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메이플스토리 쇼케이스.[사진=넥슨 제공]
넥슨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메이플스토리 쇼케이스.[사진=넥슨 제공]

넥슨이 호실적을 밑거름 삼아 국내 1위 게임사 지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3조3946억원, 영업이익 9952억원으로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서 국내 게임 산업이 침체에 빠졌던 걸 고려하면 넥슨의 호실적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어닝 서프라이즈는 올 1분기까지 이어졌다.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3% 늘어난 1조1720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406억원으로 46.2%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넥슨과 함께 ‘3N’으로 불리며 국내 3대 게임사로 분류되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든 걸 견줘보면 넥슨의 질주는 더 두드러진다. 엔씨소프트는 올 1분기 매출 4788억원, 영업이익 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4%·66.5% 줄었고, 넷마블은 영업손실 28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가 이어졌다.


넥슨이 ‘블루 아카이브’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데이브 더 다이버’ 등 흥행 신작을 줄줄이 낸 반면,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그러지 못한 게 3N의 희비를 갈랐다. 

두 업체의 차기작 반응도 뜨뜻미지근하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5월 자사의 최대 기대작인 ‘쓰론 앤 리버티(TL)’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런데 상당수 이용자가 “기존작인 리니지와 다를 게 없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남기면서 TL 흥행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넷마블도 지난 1일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만든 ‘신의 탑: 새로운 세계’를 필두로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 ‘세븐나이츠 키우기’ 등 신작 3종을 공개했지만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 때문인지 업계에선 ‘3N’에서 ‘1N’으로 넥슨 독주체제로 게임 시장이 재편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비약은 아니다. 넥슨은 2분기는 물론 하반기에도 승승장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간판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론칭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인기가 뜨겁다는 건 커다란 장점이다. 이 게임은 지난 15일 여름 시즌을 맞아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해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14일 기준 3.6%로 8위에 머물렀던 메이플스토리의 PC방 점유율이 18일에 10.2%를 기록하며 2위까지 치솟은 건 이를 잘 보여주는 통계다(PC방 통계서비스 더로그). 

메이플스토리의 재흥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게임은 ‘던전앤파이터’와 함께 넥슨 실적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효자 게임’이지만, 한때 ‘아픈 손가락’이기도 했다. 메이플스토리를 두고 매년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해서다.

2021년 초 메이플스토리가 확률형 아이템의 등장 확률을 조작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건을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메이플스토리에서 이용자는 유료 재화인 ‘큐브’를 통해 자신의 아이템에 이로운 효과를 부여할 수 있다. 총 19가지 효과 중 3가지가 무작위로 부여되는 방식이어서 원래는 모든 효과의 발현 확률이 동일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효과의 발현 확률이 낮게 설정돼 있다”는 소문이 이용자들 사이에서 돌았고, 넥슨이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 사건에 공분한 일부 이용자는 넥슨 본사 앞에 확률 조작을 비난하는 문구가 담긴 트럭을 보내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넥슨 실적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2021년 2분기 매출이 584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0% 감소했다. 이런 과거를 생각하면 메이플스토리의 재흥행은 넥슨에 고무적인 일임에 분명하다. 

다른 넥슨 게임들의 항해도 순조롭다. 중국 론칭을 준비 중인 블루 아카이브가 대표적이다. 16일 중국 현지에서 열린 시범 서비스에서 사전등록자 수 270만명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중국 모바일 시장이 역성장한 와중에도 캐릭터를 모으는 ‘수집형 게임’의 실적은 견조했다”면서 “수집형 게임인 블루 아카이브가 정식 론칭하면 매출 기준 15~20위권 성적은 충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도 28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6월 베타 테스트 당시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서 ‘인기 게임 1위’를 기록한 바 있어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넥슨은 하반기에도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넥슨은 다양한 신작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고, 이들 게임 역시 대체로 호평을 받고 있어 3분기에 수익성이 지금보다 더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폐쇄적인 중국 게임 시장이 전면적으로 개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넥슨에 호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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