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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에 드리운 그림자
금감원장 카카오 시세조종 언급
“실체 규명할 자신감 있어”
사실로 밝혀지면 주가엔 악재
겨우 5만원대 들어선 주가
시세조종 언급 이후 다시 하락
2분기 실적 전망치도 어두워
증권사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
주가 5만원대 유지할 수 있을까

힘겹게 4만원대를 탈출한 카카오의 주가에 또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의 칼이 카카오를 향하고 있어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7일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주가의 시세를 조종한 의혹의 실체를 밝혀낼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에 금융당국의 시세조종 조사까지 겹친 카카오의 미래는 과연 어떨까. 

국내 증권사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내 증권사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사진=뉴시스] 

“수사·조사 영역은 말하기 조심스럽고 여러 제약 요인도 있다. 역량을 집중해서 여러 자료를 분석하고 있고, 생각보다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 11일 5만원대를 회복한 카카오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주가 시세조종 의혹을 둘러싼 수사를 언급해서다. 

이 원장은 지난 17일 한 행사에 참석해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의) 실체를 규명할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위법행위를 발견하면 가능한 한 제일 높은 수준의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 끝나지 않은 SM엔터 논란 = 금감원이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을 들여다본 건 지난 4월부터다. 발단은 SM엔터의 경영권 분쟁이었다. SM엔터 창업주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PD)의 황제경영에 반발한 SM엔터 경영진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카카오를 2대주주에 올려놓을 계획을 세웠다.

그러자 SM엔터 이수만 전 PD가 자신이 갖고 있던 SM엔터 지분 14.8%를 또다른 엔터테인먼트업체 하이브에 넘기면서 지분 경쟁이 본격화했다. 이후 하이브가 공개매수(2월 10~28일·매수가격 12만원) 방식으로 SM엔터의 지분을 높이려 했지만 0.98%를 확보하는 데 그치면서 SM엔터 인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이브가 주춤하는 사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3월 7일부터 24일까지 SM엔터 주식 833만3641주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했고, 39.91%(카카오 20.78%·카카오엔터테인먼트 19.13%)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카카오가 경영권 분쟁의 승기를 잡은 셈이었다. 이를 기점으로 하이브와의 갈등을 봉합하는 데도 성공했다. 카카오가 SM엔터의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카카오·SM엔터와 플랫폼 차원에서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렇게 끝날 줄 알았던 카카오의 SM엔터 인수전이 시세조종 의혹이란 암초를 만났다. 하이브가 합의를 맺기 전인 지난 2월 “특정세력이 SM엔터의 주가를 끌어올려 자신들의 공개매수를 방해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금감원에 제출한 게 또다른 불씨를 제공했다. 

하이브는 진성서를 통해 “SM엔터 주식 공개매수기간인 2월 16일 IBK투자증권 판교지점에서 SM엔터 발행 주식의 2.9%에 달하는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언급했듯 금감원은 지난 4월 이 진정서를 근거로 카카오와 SM엔터를 잇달아 압수수색했다. 그 중간 결과를 이 원장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셈이다. 

■ SM엔터 변수 = 이 의혹은 갈 길 먼 카카오의 주가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일 4만8850원까지 하락하며 ‘4카오’란 불명예를 얻은 카카오의 주가는 최근 5만원대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시세조종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카카오의 주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 

실제로 이 원장의 발언 이후 카카오의 주가는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던 주가는 이 원장의 발언이 있었던 지난 17일 0.19%(5만2800원→5만2700원) 하락했다. 다음날인 18일에는 1.71% 떨어진 5만1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 원장의 시세조종 수사 발언 이후 2거래일 사이 주가가 1.89% 떨어진 셈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카오의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전망이라는 점도 악재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1710억원) 대비 40.1% 감소한 1023억원으로 전망했다. 

다른 증권사도 비슷하다. 유안타증권은 1168억원(-31.6%·이하 전년 동기 대비), 메리츠증권은 1136억원(-33.5%), 키움증권은 1173억원(-31.4%)을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로 제시했다. 시장의 전망치 1353억원보다 훨씬 적은 전망치다. 

실적 부진 전망에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도 줄줄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8만원이던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낮췄다. 키움증권도 7만8000원에서 7만원으로 10.2% 하향조정했다.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를 7만2000원에서 6만3000원,  삼성증권은 기존 7만9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18.9%(1만5000원) 낮췄다. 

지난해 1월 남궁훈 전 대표는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매도 사태 탓에 휘청이던 카카오의 구원투수로 내정됐다. 그는 목표 주가를 15만원으로 내걸고 혁신의 고삐를 당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카카오의 주가는 지금 5만원선을 유지하는 것도 힘겨워 보인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19일에도 전일 대비 2.7% 빠진 5만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는 과연 어디로 가는 걸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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