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금융사건해결사
비상장주식 사기사건 3편
61.3% 기록한 상장주 수익률
비상장주식 투자 관심 높아져
장외주식시장 관심 받는 이유
투자자 노리는 비상장주식 사기꾼
수법 간단하지만 과정은 복잡해
사기꾼이 기업 포장하는 수법

비상장 사기꾼들이 기업을 유망한 투자처로 포장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상장 사기꾼들이 기업을 유망한 투자처로 포장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비상장주식을 비싼 값에 팔기 위해선 해당 기업의 투자가치를 그럴듯하게 부풀려야 한다. 이를 위해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기업을 사칭하거나 망해가는 법인과 결탁하는 건 기본이다.

# 최근엔 유령법인을 직접 차린 다음에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으로 둔갑시키는 꾼들까지 나타났다. ‘금융사건 해결사-비상장주식 사기’에서 꾼들의 수법을 취재했다. 


61.35%.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51개 종목(재상장·이전 상장·스팩 상장 제외)이 상장 당일 기록한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이다. 100만원을 베팅한 투자자라면 61만원을 벌었다는 거다. 

여기서 한가지 가정을 해보자. 만약 상장 전 액면가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야말로 대박이다. 기업이 발행한 주식의 액면가는 고작 100~5000원,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 입성한 기업의 상장일 종가를 액면가와 비교하면 수익률은 8293.19 %로 치솟는다. 단순 계산으로 100만원을 투자하면 8293만원을 벌 수 있었다. 비상장주식을 액면가보다 10배 비싸게 샀다고 가정해도 남는 장사다.
   
물론 일반투자자가 액면가로 비상장주식을 매입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장 가능성이 있는 비상장기업의 주식을 상장 전에 투자하는 건 가능하다. 주식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 아니더라도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방법은 다양하다. 금융투자협회가 일정 요건을 갖춘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K- OTC가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을 활용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증권사 중에서도 비상장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곳이 있다. 이를 흔히 장외주식시장이라고 부른다. 

비상장주식의 장점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미리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공개(IPO)를 노리고 비상장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투자자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2021년 8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주식이 상장 전 장외주식시장에서 주당 10만원이 넘게 거래됐던 것도 상장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였다. 

비상장주식 투자로 대박을 터트린 사례도 있다. 1999년 일반공모로 주주를 모집한 강원랜드가 대표적이다. 당시 강원랜드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일반공모에 나섰다. 주당 가격은 1만8500원이었다. 액면가(5000원) 대비 3.7배 비쌌지만 시장이 평가한 적정주가(4만3000원)보다 56% 쌌다. 당시 개인은 2만5000주까지, 법인은 60만주까지 청약이 가능했다. 

만약 일반투자자가 2만5000주(4억6250만원)를 사는 데 성공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 투자자가 2년 4개월 뒤 올린 투자수익은 38억1250만원에 달했을 것이다. 2001년 10월 상장한 강원랜드의 주가가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7만1000원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수익률을 따져보면 924.3%에 이른다. 주식투자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상장대박’을 노리는 걸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런 기대감을 호시탐탐 노리는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수법은 간단하다. 곧 상장이 된다는 말로 투자자를 속여 비싼 값에 비상장주식을 팔고 잠적하는 것이다. 수법이 간단하다고 해서 과정까지 단순한 건 아니다. 

사기꾼들은 투자자를 속이기 위해 비상장주식을 투자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포장하는 데 엄청난 공을 들인다. 그렇다면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은 어떤 방법으로 투자가치가 없는 기업의 주식을 상장이 기대되는 유망주로 탈바꿈하는 걸까.  

■ 비상장주식 사기➊ 기업사칭 = 비상장주식을 갖고 사기를 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기업 사칭이다. 유망한 기업이나 스타트업, 벤처기업을 물색한 후 투자자에 접근한다. 사기꾼들은 자신들을 기업의 의뢰를 받아 IPO 준비를 함께하는 투자전문업체라고 설명한다. 때론 사칭한 기업이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국내 주요증권사의 계열사 혹은 협력사라는 말로 투자자의 의심을 피한다. 


이후부턴 비슷한 패턴이다. 상장 준비 중인 기업의 주식을 공모 예정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비상장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고 유혹한다. 이 말에 속은 투자자가 비상장주식을 사기 위해 투자금을 입금하면 그 돈을 들고 잠적한다.

대포폰·대포통장을 이용하니 사기꾼을 특정하는 건 쉽지 않다. 실제로 비상장주식 거래가 이뤄질 때도 있지만 기업을 사칭한 경우에는 대부분 돈만 받고 잠적하는 경우가 많다. 

■ 비상장주식 사기➋ 공모 = 다만, 기업을 사칭한 비상장주식 사기에는 한계가 있다. 사기꾼들이 사칭 기업의 주식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실제 주식 거래까지 이뤄지는 건 힘들다는 것이다. 주식투자자가 늘어나고, 주식리딩방 등의 투자사기가 알려지면서 비상장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돈을 입금하라는 말을 의심하는 투자자도 많아졌다. 

게다가 투자금만 받고 잠적하면 오랜 기간 사기를 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피해자가 사기를 당했다는 걸 알고 경찰에 신고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투자자를 속이기 위해 사기꾼들은 실제로 거래가 가능한 비상장주식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사기꾼들은 어떤 방법으로 비상장주식을 구했을까. 사기꾼들이 사용하는 기상천외한 수법은 다음편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 본 기사는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