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視리즈] 2023년 직장인별곡➐
팬데믹 후 업종별 분석-통신장비
코로나19로 수혜 본 통신산업
모든 업체가 활짝 웃은 건 아냐
중소 통신장비·부품업체 쓴웃음

통신장비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설비투자가 줄면서 실적이 감소했다.[사진=뉴시스]
통신장비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설비투자가 줄면서 실적이 감소했다.[사진=뉴시스]

코로나19로 통신업계는 울고 웃었다. 이통3사는 실적 잔치를 벌였지만, 통신장비업체들은 줄어든 설비 투자 탓에 눈물을 흘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업황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곧이어 인플레이션이란 악재를 맞닥뜨렸다. 이같은 상황은 통신산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근무여건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국내 이동통신산업은 팬데믹 기간 수혜를 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온라인 산업이 급성장한 덕분이다. 여기에 새로운 이동통신 인프라인 5G에 가입자가 쏠리면서 통신 산업의 성장속도는 한층 더 빨라졌다.

그 덕분인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는 ‘실적 잔치’를 벌였다. 11년 만에 합산 영업이익 4조원을 돌파했던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4조원을 넘기면서 2년 연속 호실적을 일궜다.

다만, 이런 알찬 과실이 이동통신 후방산업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통신장비 전문 업체들은 지난해 불똥을 맞았다. 이통3사가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설비 투자를 조금씩 축소해서다.

실제로 이통3사의 설비투자비(CAPEX)는 2020년 총 9조468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점 감소해 지난해 8조636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통신장비 업체들의 일감이 줄었단 얘기다.

통신업계의 또다른 축인 휴대전화부품 제조산업도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 무엇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선 게 나쁜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2억50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5% 줄었다. 10년 만에 최저치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 수요가 쪼그라든 게 출하량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은 관련 기업에 종사하는 직원의 근무여건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더스쿠프는 코스닥 시총 300대 기업(2019년 말 기준) 중 통신 관련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 11곳의 2022년 근무여건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분석했다.

여기엔 통신장비 제조업체, 휴대전화부품 제조업체 등 이통3사의 후방협력업체가 주를 이루고 있어 앞서 언급한 산업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기업들이 많다.

직원들의 평균근속연수는 5.43년(2019년)에서 6.22년(2022년)으로 0.79년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연봉도 5097만원에서 5560만원으로 463만원 늘었다. 평균근속연수만큼 일해서 벌 수 있는 수입을 뜻하는 평균총괄수입도 2억7811억원에서 3억5926억원으로 8115만원 커졌다.

이렇게 보면 근무여건이 꽤 괜찮아진 듯하지만, 300대 기업 전체 평균값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 있다. 지난해 통신기업들의 평균근속연수는 전체 평균값(5.72년)보다 0.5년 길었지만, 평균연봉은 483만원 더 적었다.

평균연봉이 줄어든 업체는 총 6곳으로, 통신장비 업체가 3곳, 휴대전화부품 제조업체가 3곳이다. 한쪽은 코로나19의 잔재에서, 다른 한쪽은 인플레이션이란 악재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엔 이통3사가 아닌 통신업체들도 모두 웃을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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