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같이읽다

초전도체 테마주로 묶인 기업들의 주가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단기 급등락을 반복하면서다. ▲파워로직스, ▲신성델타테크, ▲덕성, ▲서남 등 초전도체 관련주는 지난 4일 증시 개장과 동시에 주가가 수직상승했다. 

가장 큰폭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건 신성델타테크였다. 이 회사의 주가는 4일 오전 9시 4만2000원에서 오전 10시 30분 5만700원으로 1시간 30분 만에 20.7% 뛰었다. 다음으로 덕성(10.2%), 서남(13.4%), 파워로직스(7.0%) 순이었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5~6일 다시 요동쳤다. 5일 종가 기준 전거래일 대비 8.6% 상승한 신성델타테크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덕성ㆍ서남ㆍ파워로직스)의 주가하락률은 평균 4.2%였다. 기업별로는 덕성이 –4.0%, 서남과 파워로직스가 각각 –5.3%, -3.3%의 주가하락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6일 초전도체 관련주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에너지부의 에너지 첨단연구프로젝트사무국(ARPA-E)이 자국의 초전도체 개발 프로젝트에 1000만 달러를 지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6일 파워로직스, 신성델타테크, 덕성, 서남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13.3%에 달했다. 

초전도체 관련주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이유는 초전도체의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의견이 분분해서다. 과학기술 전문 웹사이트 탐스하드웨어는 우리나라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초전도 실험에 쓰인 물질 LK-99에 힘을 실어주는 아티클을 게재했다. 탐스하드웨어가 인용한 건 아이오와주립대 재료공학부 교수인 리준과 치안의 실험이다.

연구진은 사전인쇄 논문(동료 검토가 승인되지 않은 상태의 논문)을 통해 “고대칭 단계에서 LK-99 샘플을 합성하면 상압ㆍ상온에서 초전도체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다”고 밝혔다. LK-99가 초전도체가 될 수 있는 이론적 가능성을 인정한 거다

지난 9월엔 스위스 취리히대 연구팀이 새로운 유형의 초전도 물질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티투스 노이페르트 취리히대 물리학과 교수는 독일의 막스플랑크 미세구조물리학연구소와 협력해 연구를 진행한 후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에 결과를 발표했다.

티투스 교수팀은 “새로운 초전도 단계를 생성하기 위해 원자를 어떻게 배열해야 하는지 이론적으로 예측했고, 독일팀이 이를 외형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실험을 수행했다”면서 “초전도 니오븀 표면에 크롬 원자를 증착함으로써 연구팀은 두가지 새로운 유형의 초전도를 생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주장은 LK-99를 비롯한 초전도체의 실제 구현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에겐 희소식이다. 

반면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와 국제학술지 ‘네이처’ 등 국내외 상당수 연구기관은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고 공언한 상태다. 네이처는 “LK-99는 강자성, 반자성과 같은 초전도 특성이 있지만 부양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초전도체가 아닌 수백만 옴의 저항을 가친 절연체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유수 연구기관의 ‘초전도체 회의론’은 초전도체 관련주의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초전도체 관련주의 주가 흐름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LK-99가 상온초전도체가 아니더라도 반도체 공정 등에 쓸 수 있는 신물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아울러 LK-99 실험을 주도한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추가 검증 절차도 남아 있어 초전도체 관련주의 주가가 다시 한번 들썩일 여지가 있다. 초전도체 관련주의 주가 그래프는 과연 어디로 향할까.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