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s infographic
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새 스마트워치 선보인 삼성전자
광고서 손흥민 앞세워 애플 저격
하지만 나쁜 이슈 없는 애플워치
삼성은 왜 또다시 애플 도발했나

삼성전자가 애플을 저격한 스마트워치 광고를 선보였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삼성전자가 애플을 저격한 스마트워치 광고를 선보였다.[사진=더스쿠프 포토]

“당신의 하루는 전날 밤, 갤럭시워치6와 함께 시작됩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8월 출시한 ‘갤럭시워치6’의 광고 영상을 선보였다. 이 광고에 업계가 주목한 건 세계적인 축구선수 손흥민을 광고 모델로 발탁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영상 말미에 손흥민이 사과를 한 입 베어 물고, 그것도 모자라 믹서기에 갈아 주스로 만드는 장면이 나와서다. ‘한 입 베어 문 사과’는 스마트워치 업계 1위인 애플의 로고다. 언뜻 봐도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애플을 도발한 셈이다.

사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저격하는 광고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엔 ‘아이폰X’의 디스플레이를 대놓고 조롱한 바 있다(표➊). 당시 삼성전자는 M자 모양인 애플의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M자형 탈모’에 빗댄 광고를 선보여 인터넷에서 화제를 끌었다. 이렇듯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싫어할 만한 애플 제품의 단점을 꼬집어 자사 제품을 부각하는 마케팅 전략을 꾸준히 펼쳐왔다.

하지만 손흥민을 앞세운 광고는 그때와는 결이 다르다. 아이폰X과 달리 애플워치엔 이렇다 할 부정적인 이슈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삼성전자가 애플을 걸고 넘어간 이유는 뭘까. 먼저 삼성전자의 현 상황부터 살펴보자.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삼성전자 갤럭시워치의 시장점유율(이하 출하량 기준)은 9.0%로 애플워치(27.0%)에 이어 업계 2위를 차지했다(표➋).

하지만 해가 바뀐 올해 2분기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조금 줄긴 했어도 애플워치는 20%대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갤럭시워치는 통계에서 아예 빠졌다. 카운터포인트는 보고서에서 “갤럭시워치 점유율이 전년 대비 1.8%포인트 줄어들어 ‘기타(58.0%)’ 항목으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감소폭 1.8%포인트를 적용하면 올해 2분기 갤럭시워치 점유율은 7.2%란 계산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스마트워치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갤럭시워치만 역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3500만대를 기록했다(표➌). 이 때문인지 하위권에 머물러 있던 중국 기업 화웨이의 스마트워치도 같은 기간 7.0%에서 10.0%로 점유율이 올랐다. 신생 브랜드인 인도의 ‘노이즈’ 역시 2분기 10.0% 점유율을 달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타’로 분류될 정도로 점유율이 빠졌으니, 삼성전자로선 당황스러웠을 법하다. 지난 8월 론칭한 갤럭시워치6에 삼성전자가 거는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월드스타’ 손흥민을 앞세워 ‘애플 저격 마케팅’을 펼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갤럭시워치6는 전작보다 성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사진=삼성전자 제공]
갤럭시워치6는 전작보다 성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사진=삼성전자 제공]

그럼 갤럭시워치6는 삼성전자를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광고에서 내세운 건 한층 더 강화한 ‘수면관리 기능’이다. 이 제품은 사용자가 자고 있을 때 뒤척임 정도, 코골이 여부 등을 판단해 ‘수면 점수’를 매긴다. ‘질 좋은 수면’을 취할수록 수면 점수가 높아진다. 이를 통해 갤럭시워치6는 사용자에게 ▲수면 시간, ▲수면 주기, ▲깨어 있는 시간 등을 제공하고, 수면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조언을 제공한다.

기기 성능도 업그레이드했다. 갤럭시워치5보다 화면이 20% 커지고 해상도도 더 높아졌다(표➍). 배터리 성능도 284mAh(이하 40㎜ 모델 기준)에서 300mAh로 10.0%가량 끌어올렸다. 1.5GB였던 메모리 용량은 2GB로 늘렸다. 이밖에 심전도 측정 기능으로 불규칙한 심장 리듬을 파악해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전 모델엔 없었던 신기능이다. 전체적으로 스펙을 개선한 만큼 삼성전자는 가격도 29만9000원에서 32만9000원으로 올려잡았다.

하지만 갤럭시워치6가 ‘혁신적’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 광고에서 상당 시간을 할애해 소개했지만 수면 관리는 대부분의 스마트워치가 갖춘 기능이다(표➎). 심전도 측정은 지난해 출시한 ‘애플워치8’에도 있는 기능이다. 따지고 보면 삼성전자가 한발 늦은 셈이다. 애플워치9(59만9000원)과 비교했을 때 갤럭시워치6(32만9000원)의 가격경쟁력이 좋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했다고 보긴 어렵다.

이은희 인하대(소비자학) 교수는 “스마트워치를 살 때 소비자는 가격보단 개인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다”면서 “가격이 더 싸다는 이유로 애플에서 삼성전자로 갈아탈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새 광고와 새 스마트워치로 ‘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까.

[일러스트=더스쿠프 포토, 게티이미지뱅크]
[일러스트=더스쿠프 포토, 게티이미지뱅크]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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