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의 3고高 상황이 ‘더 심각하게,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의 ‘홀로 호황’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중동 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4ㆍ10 총선 전에 억제됐던 식품·외식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원ㆍ달러 환율은 16일 장중 한때 1400원을 넘어섰다. 이튿날 한국과 일본 재무장관이 공동 구두 개입에 나서자 1380원대로 내려갔지만, 고환율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1400원대 환율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
[생성형 AI 열풍의 그림자]챗GPT, 유튜브 100만 시간 봤어?미국 빅테크가 저작권 규정을 무시하고 AI 학습용 데이터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내부 사정을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오픈AI가 GPT-4 모델을 한창 개발 중이던 2021년에 AI 학습용 데이터가 바닥을 드러내자 유튜브 영상을 무단으로 학습했다는 거다. GPT-4는 100만 시간이 넘는 유튜브 콘텐츠를 학습했는데, 문제는 이게 유튜브 규정을 어기는 행위
전쟁은 누군가 ‘미사일 스위치’를 눌러야만 벌어지는 건 아니다. 벌과 풀이 사라지는 시대. 꽃이 피지 않고 과일이 열리지 않고 곡식이 영글지 않는 시대. 그리고 그 모든 멸종은 인간이 스스로 자초한 결과다. 불안해진 식량 수급에 그간 쌓아왔던 민주주의와 공동체주의는 사라지고 인간들은 서로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스스로 불러온 전쟁이다.코로나19가 휩쓴 시대에 ‘인류의 절멸’을 다룬 두편의 소설을 다시 펼친다. 이 소설들은 인간이 멸망하기 전에 앞서 사라지는 것들을 응시한다. 노르웨이 작가 마야 룬데(1975년~)의 디스토피아 소설 「
영화 ‘파고’에는 2명의 진정한 ‘빌런’이 등장한다. 한명은 장인에게 몸값을 뜯어내기 위해 자기 아내를 납치해달라고 청부하는 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rgaard)다. 또 한명의 ‘빌런’은 노르웨이계로 보이는 청부업자 게어 그림스루드(Gaear Grimsrud)다. 영화 속에서 대사도 몇마디 하지 않는 그는 누구라도 신경을 건드리면 닥치는 대로 죽여버린다.코언 감독은 영화 ‘파고’에 빌런 2명을 등장시킨다. 한명은 청부살인업자에게 아내 진(Jean)을 죽여달라고 부탁하는 제리 룬더가드다. 제리는 자동차대리점 판매사원답게 상
언젠가부터 경쟁에서 이긴 자가 모든 걸 독식하는 구조가 자연스러워졌다. 이긴 자들은 그 승리를 공정ㆍ합리ㆍ효율이란 이름으로 포장했다. 어쩌면 이 포장술은 19세기 말 유럽에서 펼쳐졌던 우생학적 논리의 연장선일지 모른다. 이런 사회는 괜찮은 걸까. 새 기획물 ‘전쟁과 문학’ 첫번째 편 ‘나치의 혈통관리로 본 우생학의 위험성’을 펼쳐보자.19세기 말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의 팽창주의 저변에는 특정 종족이 다른 종족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었다. 유럽 제국은 이 사고를 ‘과학’으로 포장했다. 우수한 유전자를 보존하고 열등한 유전자를
코언 형제 감독은 영화 속에 그들다운 매우 짧지만 무척이나 흥미로운 시퀀스를 배치한다. 미네소타주의 브레이너드(Brainerd)라는 작은 시의 여자 경찰서장 마지(Marge)는 고속도로 살인사건을 추적하면서 용의자들과 하룻밤을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2명의 나이 어린 창녀를 찾아가 용의자의 정보를 수집한다. 그런데 그 장면이 매우 신선하다 못해 코믹하기까지 하다.군더손(Gunderson)이란 성姓을 보면 마지는 노르웨이계 이민자다. 통통한 어린 창녀들도 영화 속에서 성을 밝히진 않지만 특유의 억양으로 짐작건대 노르웨이계임이 분명하다.
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rgaard)는 아내를 납치해서 장인에게 몸값을 받아내려는 창의적인 사기극을 벌인다. ‘전대미문’의 일인 만큼 이 사건을 맡은 미네소타의 한적한 소도시 브레이너드(Brainerd)시의 순박하고 임신 7개월에 몸도 무거운 ‘아줌마’ 여자경찰서장 마지 군더슨(Marge Gunderson)에게 조금은 버거워 보인다. 선입견과 편견이 발동한다.경찰관 1명이 사살당하고, 그 자리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남녀 2명이 역시 사살당한 ‘강력사건’의 유일한 단서는 경찰관이 죽기 직전에 남긴 이 말뿐이다. “임시번호
「인류의 종말은 투표로 결정되었습니다」위래·유권조·천가연·이아람·김도연·백승화 지음 | 황금가지 펴냄세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망한다. 이 책은 여섯가지 종말 이야기가 담은 단편집이다. ‘제2의 종말 문학 공모전’ 당선작인 ‘죽이는 것이 더 낫다’는 살의를 느끼는 특정 사상이 책을 매개로 빠르게 전염되는 세계를 그렸다. ‘제4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이야기 부문 수상작인 ‘침착한 종말’은 인류의 종말이 인공지능의 투표로 결정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삼았다. 지구의 운명을 두고 외계인과의 한판 가위바위보 대결 이야기를 담은 ‘가위바위보 세이브
신용평가회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지만, 그 여파가 크지 않다. 미국 경제계 주요 인사들은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을 무시하거나 오히려 비난하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이 신용등급 하락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된 지난 2일 경제 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강등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며 “미국과 미군이 만들어준 안정성에 의지하는 나라들의 신용등급이 우리보다 높다(they depend on the stability created by the U.S.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의 한국어판이 문학동네 출판사를 통해 독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문학동네는 6일, 저작권자측으로부터 "다수의 출판사들의 제안을 신중히 고려한 결과, 문학동네를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결정은 금액만이 아니라, 출판사의 전체적인 가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판권은 그의 전작 '상실의 시대'의 성공 이후로 매번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노르웨이의 숲'은 그의 작품 중에서도 특
[아디다스 중국서 휘청이는 이유]중국 MZ ‘애국심’ 사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를 인용, 독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의 중국 시장점유율이 2020년 19.0%에서 2024년 11.0%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중국 스포츠 브랜드 ‘리닝’과 ‘안타스포츠’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15.0%에서 22.0%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중국 화장품 시장에서도 자국 브랜드들이 약진하는 모양새다. 중국 화장품 브랜드 ‘퍼펙트다이어리’와 ‘플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국민연금은 ‘믿을 수 없는 보험’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제도를 운영하는 정부가 “보험료를 낸 국민이 연금을 못 받을 일은 없다”면서도 툭하면 “기금이 고갈돼 연금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고갈론을 꺼내 드는 양면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기금운용 수익률마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기가 떨어져도 연금을 개혁하겠다던 윤석열 대통령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8.28%. 지난해 국민연금기금의 수익률이다.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다. 기획재정부는 23일 이런 내용이 포함된 ‘2023년 기
‘일은 많고, 제대로 쉬지는 못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2개의 통계를 보면 우리의 모습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먼저 4월 24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NABO 경제동향 4월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1915시간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의 평균(1716시간)보다 199시간 더 많았다. 멕시코(2128시간), 코스타리카(2073시간), 칠레(1916시간)에 이어 4위다. 정책처는 “2008년에 OECD 평균보다 440시간 더 많았지만, 2021년에는 그 격차가 199시간으로 줄
삼일절을 맞아 우리 문학의 반성과 분발을 촉구한다ㅡ한국과 일본의 문학을 비교하며 이승하 한국 현대문학은 태생이 아주 불행하였다. 고전문학에서 근대문학으로, 근대문학에서 현대문학으로 이행이 되는 과정에 일본의 식민지 지배 시대가 관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외교권이 빼앗긴 것은 1905년이었고 조선총독부에 의한 식민지 지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10년부터였지만 이미 갑신정변(1884)과 갑오경장(1894)과 을미사변(1895) 때부터 일본의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즉, 60년 동안 우리는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고
[흔들리는 FAANG]3조 달러 증발 … FAANG 저무나 과거 뉴욕증시를 호령하던 ‘FAANG(메타ㆍ애플ㆍ아마존ㆍ넷플릭스ㆍ구글)’가 2022년 주식 시장에서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2022년 3조 달러(약 3789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주가 흐름이 가장 부진했던 기업은 메타다. 이 회사의 주가는 2022년 12월 30일 120.34달러에 마감했다. 1년 전과 비교해 64.45% 꺾였다. 같은 기간 아마존의 주가는 50.70%, 넷플릭스의 주가는 50.64% 하락하면서 반토막이 났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이 2022년 4분기에 호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2023년에는 호실적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수주잔고도 넉넉하게 채웠고, 북미시장 호재도 있어서다. ‘K-배터리’가 날개를 달았다는 거다. 하지만 기대감에 취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은 커지지만 국내 제조사들이 설 자리는 좁고, 인플레이션 여파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장밋빛 전망과 우려를 살펴봤다. 증권업계에서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2022년 4분기 실적이 양호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액체로 변환한 천연가스를 운송하는 LNG선에는 특별한 저장탱크가 필요하다. 천연가스를 영하 163도 이하로 유지해야 액체가 기체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한 단열재’가 필요한데, 이를 생산하는 기업 중 한곳이 한국카본이다. LNG선의 발주량과 수주량이 함께 늘고 있는 지금, 이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다.한국 조선업이 LNG선 수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9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2368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기록
영화 ‘브로커’는 아이를 판매하는 "아기 판매 브로커"에 대한 영화다. 이 영화에서 아이는 중고나라에서 판매되는 하나의 상품처럼 거래 대상이다. 영화는 아이를 판매하기 위한 거래의 여정을 그려낸다. 아이를 출산한 여성, 나이를 먹어 상품 가치를 잃은 아이, 가정이 해체된 아버지, 고아원에서 성장해 어른이 된 이가 아이를 판매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영화에서는 아이가 판매되기 전 일련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거래가 무산된다. 그 과정에서 아이를 출산한 여성은 엄마로 성장을 하게 된다. 영화는 아이를 출산한 여성이 어떻게 어머니가 되는
# 시민단체 납세자연맹이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옷값을 포함한 의전비용에 특수활동비(특활비)가 쓰였는지를 알려 달라고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한 건 2018년 6월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만 1년이 지나는 시점이었다. 납세자연맹 측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 여사의 명예를 깎아놓을 의도는 전혀 없었다. 정부 부처의 특활비 폐지를 위한 활동은 이전부터 해오던 거였고, 점검을 해볼 만한 시기였다. 때마침 당시 영부인의 옷값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이를 연관 지어 정보공개를 요청한 것뿐이었다. # 평소 ‘투명성’을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였기에 별
전기차 시장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럽에서는 전기차 판매량이 디젤차(경유차)를 앞질렀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영국을 포함한 18개 유럽 국가에서 판매된 신차(85만대 추정) 가운데 20.7%(17만6000대)가 순수 전기차였다(하이브리드전기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 제외). 반면 디젤차 판매량은 전체의 18.8%(약 16만대)에 머물렀다. 유럽에서 전기차가 인기를 끈 데는 유럽 국가들이 2020년부터 전기차 구입에 각종 장려책을 제공한 덕분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