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 도시의 밤, 네온사인 불빛은 자동차에 맺혀 번진다. 흐르는 빛은 물감이 번지듯 창에 스며든다. 택시를 모는 사내의 눈동자는 불빛을 따라 좌에서 우로 흔들리고. 불면증으로 잠들지 못하는 사내는 택시를 운전하며 중얼거린다. “쓰레기는 밤에 쏟아져 나온다. 매춘부, 깡패, 남창, 게이, 마약중독자 등등, 인간 말종들이다. 언젠가 저런 쓰레기를 씻어내 버릴 비가 쏟아질 것이다.” 22대 총선을 치른 날, 학생들과 함께 마틴 스코세이지가 1976년 연출한 영화 ‘택시드라이버’를 봤다. 굳이 총선을 염두에 두고 본 영화는 아니었다.
영화 파이트 클럽의 주인공(에드워드 노튼)은 이름도 없는 화자話者로 등장한다. 그는 자동차 리콜 전문가로 일한다.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1년 중 족히 300일쯤은 비행기를 타고 전국의 사고현장을 찾아 자동차 결함을 조사한다. 어쩌면 최악의 직업이다. 태평양을 건너 아예 낮과 밤이 통째 바뀌는 게 차라리 낫다. 서너 시간의 시차 변화는 정말 고약하다. 주인공은 당연히 만성 불면증에 시달린다.그는 불면증에 시달리다 의사를 찾아가 고통을 호소하고 수면제 처방을 부탁한다. 의사는 불면증 정도의 고통은 약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의 고통은 아
요즘 부모들에겐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생겼다. 바로 ‘마약’이다. 우리 사회를 파고든 마약이 호기심 강한 청소년들에게까지 유통되고 있어서다.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환각·환청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다이어트 보조제 ‘디에타민’을 아무렇지도 않게 복용하는 청소년들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부모는 뭘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마약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이제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란 말이 무색해졌다. 일상을 파고든 마약이 청소년들에게 손을 뻗친 지 오래여서다. 지난 4월에는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 성분이 들어간
믿을 수 없는 일이 또 발생했다. 꽃다운 청춘이 스러졌고, 유가족은 물론 전 국민이 충격과 고통에 빠졌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한달이 다 돼간다. 누군가는 고통에서 빠져나오고 있지만, 누군가는 더 깊은 어둠으로 빠져들고 있다. 만약 내 아이가 이번 참사로 트라우마(심리적 외상)를 겪고 있다면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다. 그래서 어떤 이별이든 사람들에겐 힘겹게 다가온다. 그 이별이 납득하지 못할 사고 때문이라면 받아들이는 게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8년 전 봄 300여명의 목숨을 앗아
‘민생경제사범’. 금융사기·불법다단계·불법도박·취업사기 등의 범죄를 지칭하는 말이다. 용어에서 추정할 수 있듯, 민생경제사범 탓에 피해를 입는 이들 중 상당수는 서민이다. 민생경제사범을 두고 ‘서민을 울리는 범죄’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점에서 ‘주식 리딩방’과 여기에서 파생한 ‘사이버피싱’은 민생경제사범에 가깝다. 더스쿠프가 주식 리딩방과 레버리지 사기를 당한 피해자 두 명의 얘기를 들어봤다. ✚ 주식투자에 뛰어든 시기는 언제인가.정미진(가명·49) :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폭락한 이후다. 그 이전에 주식시장이 호황이었
자! 뇌혈관 질환 통계를 하나 보자. 인구 10만명당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40대는 7.5명, 50대는 17.7명이다. 심근경색을 포함한 심장질환도 50대부터 급증한다. 이를 달리 말하면, 40대부터 건강관리를 시작하지 않으면 50대 들어 ‘큰일’을 치를 수 있다는 의미다.40대 직장인 김건강씨는 요즘 두통에 시달릴 때가 많다. 진통제 2~3알을 먹어도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혹시나 해서 병원에 찾아갔더니, ‘담배와 술을 끊지 않으면 뇌혈관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지금 관리하지 않으면 50대 때 정말 큰일 날 수
코로나19에 확진된 당신. 혹시 우울하거나 불안 증세가 나타나진 않았는가. 몇몇은 ‘맞다’며 무릎을 칠 것이다. 특히 젊은층과 여성 중에 그런 증상이 나타난 이들이 많을 게다. 많은 이들이 이를 ‘코로나 블루(corona blue)’쯤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현상을 콕 집어 ‘코로나 우울’이라고 명명했다.40대 직장인 김건강씨는 얼마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에 먼저 감염됐던 이들 중 몇몇은 ‘독감보다 더 아팠다’면서 혀를 찼지만, 건강씨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열이 조금 오르는
자취-한소리오피스텔을 빌려 처음으로 밖에 살았다. 원하는 방식으로 방을 계획할 수 있었다. 좋아하는 항목들로 채울 수도 있었다. 나는 암막 커튼이었다가 액자 프레임. 구석에는 납작하게 엎드린 고양이. 올해 제사는 숨죽여 지나갔다. 말다툼도 안 했다. 사람이 죽어서 이름을 날리는 세상은 얼마나 우스꽝스럽나? 고통은 연결되어 있지 않고, 나는 가족을 만족시킬 만큼 용감하지 않다. 익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는 과일은 없나. 턱 아래로 복승아 즙이 흐른다. 냉장고 불빛, 썩은 과일, 가득 쌓인 술. 앞집 사람이 또 파티를 열었지만 나는 초
스마트폰으로 명상을 할 수 있는 ‘명상 앱’이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마보’가 대표 주자인데,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일종의 신新트렌드다. 실제로 마보의 가입자 수는 가파르게 늘어났고, 가입자 수는 25만명(12월 기준)을 넘어섰다. 하지만 마보가 넘어야 할 산은 숱하다. 무엇보다 불모지에 가까운 국내 명상 앱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명상앱을 알려야 하는 건 마보의 큰 숙제다.최근 명상앱 ‘마보’가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지 4년 만인 지난해 가입자 수 25만명을 넘어섰고,
우리나라의 범죄 중 2014년까지는 절도가 1위를 차지했다(2018 범죄 현황·대검찰청). 하지만 2015년부터 사기 발생 건수가 25만7620건을 기록, 절도 발생 건수(24만6424건)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이후 2017년 사기는 24만1642건으로 18만4355건의 절도와 더 큰 차이를 보였다. 「금융회사, 그들의 사기」는 최근 발생한 대한민국 금융사기 범죄의 진실을 파헤친다. “지난 5년 동안 나와 나의 단체(약탈경제반대행동)가 제일 많이 연대하고 있는 사건은 대부분 금융사기 범죄였다. 이전에는 자본이 기업을 매개로 저지른
국립과천과학관과 한국sf어워드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SF어워드 수상작이 발표되었다.장편 부문으로는 대상에 "테세우스의 배" 이경희 작가가, 우수상에는 각각 "무너진 다리"의 천선란 작가와 "유령해마"의 문목하 작가가 수상하였으며 중단편 부분 대상으론 "라비"의 아밀 작가, 우수상으로 "고래고래 통신" 전삼혜 작가, "유도선" 이서영 작가,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 이산화 작가가 수상하였다.또한 웹소설 대상은 "피자 타이거 스파게티 드래곤"의 흉적이, 우수상은 "거대 인공지능 키우기"의 FromZ 와 "함장에서 제독까지"의 Hav
잊을 만하면 라돈 이슈가 터져 나온다. WHO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탓에 그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지나치기 일쑤다. 그때마다 김경태(38) 글라글라 대표의 머릿속엔 수많은 제품들이 펼쳐진다. 모두 라돈안심 생활밀착형 제품이다. “정부가, 시장이 먼저 나서지 않으면 제가 먼저 나서면 됩니다.” ‘내 사전에 라돈이란 말은 없다’고 외치는 듯하다.늘 맨 마지막에 나왔다.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해 불면의 밤을 보낼 때도, 몰려드는 주문 전화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지금도 건물의 마지막 불을 끄고 나오는 건 언제
한국인 대부분은 대출금을 끼고 집을 산다. “화장실만 내 것이고 나머지는 은행 것”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대출금을 갚을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집을 계속 갖고 있어야 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때에 따라선 집을 처분하는 게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대출금으로 고민에 빠진 싱글맘을 도왔다.지난해 남편과 이혼하고 싱글맘이 된 박화영(가명·35)씨. 두 자녀를 혼자서 키우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그렇다고 전 남편이 양육비를 지급하는 것도 아니었다. 처음 2개월은 양
이직 직장인 50% 회사 옮겨도 후회이직한 적 있는 직장인 50% 이상이 이직 후 다시 퇴사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이직 경험이 있는 직장인 633명에게 ‘이직했지만 후회해 퇴사한 경험이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52.6%가 ‘있다’고 답했다.이들(333명)은 후회한 이유로 ‘업무가 생각과 달라서(47.1%·복수응답)’를 1위로 뽑았다. 그외에 ‘근무환경이 좋지 않아서(34.2%)’ ‘조건이 기대에 못 미쳐서(33.3%)’ ‘회사 비전이 불투명해서(32.7%)’ ‘기업 내실이 생각보다 부실해서(30.
직장인 선호 1위복지 좋은 회사 직장인 절반은 회사에 만족하지 못한 채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2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50.2%가 ‘불만족’이라고 답했다. 이들(1013명)은 직장이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로 ‘낮은 연봉(63.8%·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부실한 복리후생(53.9%)’ ‘불통·꼰대 경영진(51.6%)’ ‘과중한 업무(38.2%)’ ‘마음 맞는 동료 부재(19.7%)’등의 이유도 있었다. 그렇다면 일하고 싶은 회사는 어떤 곳인지 묻자 ‘복지제도 잘
면접 3~5회 탈락때 “후유증 가장 심해” 취업준비생 10명 중 4명은 면접 탈락으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취업준비생 3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 후유증’ 설문조사 결과, 44.1%(175명)가 면접에서 탈락한 뒤 불안감 등을 느꼈다고 답했다. 면접 후유증 중엔 ‘자기비하ㆍ무력감 등 심리적 불안감(49.1%)’이 가장 많았다. 이어 ‘다른 곳에 지원하기 두려움(22.3%)’ ‘불면증ㆍ소화불량 등 신체적 문제(18.3%)’ ‘심한 짜증ㆍ신경질 등 성격 변화(9.1%)’ 등도 있었다. 면접 탈
뇌를 다친 채 태어났다. 의료사고 탓이었다. 아이의 몸은 갈수록 뻣뻣해졌다. 먹는 것도 앉는 것도 쉽지 않은데, 옷 입는 것까지 괴로움이 됐다. ‘뇌병변(뇌문제로 나타나는 장애)’의 무서운 후유증이었다. 장애인 옷 전문업체 ‘베터베이직’의 박주현(48) 대표. 눈물도, 곡절도 숱했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아이에게 편한 옷을 입히기 위해 ‘재봉틀’을 손수 돌렸다. 해외 장애인용 보디슈트를 참조해 옷의 앞·옆·뒤를 터봤다. 이렇게 만들어진 ‘트임방식’은 놀랍게도 국내특허로 이어졌다. 2018년엔 장애아를 둔 엄마들과 함께 ‘장애인옷
갱년기장애는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질환이 아닙니다. 나이가 들면 남성도 거쳐야할 관문입니다. 남성 갱년기장애는 노화에 따른 남성 호르몬의 감소로 나타납니다. 몸이 쉽게 피곤해지고 근력과 뼈가 약해지며 발기력이 떨어져 성생활에 지장을 받기도 합니다. 세계 공통으로 쓰는 의학용어는 ‘LOH(Late-OnsetHypogonadism)’입니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갱년기장애가 나타나는 속도가 더딘 편입니다. 처음에는 몸이 나른하고, 잠자리가 불편한 정도의 막연한 증상뿐이지만 몸이 마음같이 움직이지 않고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증상이 점점 악화됩
“5년 전 운전 중 뒤에 오던 차에 의해 추돌하는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큰 사고가 아니라서 며칠 입원하고 끝냈습니다. 하지만 목 언저리와 오른발이 저려 아직도 고생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재활운동도 꾸준히 했는데 큰 차도가 없어 고민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저림 현상이 더 심한데 한방으로 고칠 수 있을까요?”이분처럼 교통사고를 당한 후 한참 지나서 한의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교통사고 직후부터 약 1개월간을 ‘급성기急性期’로 분류하는데, 그 시기에는 ‘저림’이나 ‘심한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아시아 문학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아시아의 소통과 연대를 이야기하는 ‘2018 제2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이 오는 9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7일 오전 10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지하2층 ACC 국제회의실에서는 개막식이 개최됐다.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지난해 처음 시작한 아시아 규모의 문학행사로, 광주 5.18민주화항쟁의 정신을 표방하고 있다. 민주화에 대한 가슴 아프고 상징적인 사건인 5월 항쟁의 민주화를 향한 열망을 아시아 전체적 차원에서 공감하고 연대하여 가꿔나가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