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각이란 인물이 있다. 임진왜란 때 한강을 지키던 부원수였다. 그는 왜군이 경상ㆍ충청ㆍ경기 3도를 장악하는 동안 조선 장수 중 내륙에서 승리를 얻은 최초의 인물이다. 1592년 5월 16일 양주전투에서였다. 그런데 신각은 승리를 거둔 지 3일 만에 어명을 받은 선전관으로부터 죽임을 당했다. 어찌 된 일이었을까.용인전투에서 5만 대군이 무너지기 앞서 조선 관군의 입장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 ‘한성’의 수성대장 이양원, 한강을 지키던 도원수 김명원, 부원수 신각, 그리고 우의정 유홍 등 네 사람이 얽힌 충격적인 사건이었
# 사진을 찍을 때 고민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새롭게 찍을까” “남다른 시선으로 접근할 방법은 없을까”… 뭐 이런 것들입니다. “난 전문가니까 달라야 해, 좀 더 특별해야 해”란 강박도 있습니다. 내공이 깊은 고수는 마음을 비운다는데 아직까지 잡념이 많은 전 하수인 듯합니다. 갈 길이 멉니다.# 며칠 전입니다. 아버지를 모신 수목장에 온 가족이 모였습니다. 산속에서 간소한 상을 차리고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려던 참이었습니다. “어! 저기~” 둘째가 입을 뗐습니다. 어머니부터 막내까지 10명 가까운 온가족이 둘째가 가리킨 곳을 봤
과거든 지금이든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는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은 드물다. 혹자는 꽁무니를 빼거나 남의 탓으로 돌리기 일쑤다. 아들의 볼썽사나운 학폭 문제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를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문제는 그를 국가수사본부장에 추천했던 경찰청장도, 그의 1차 인사검증을 맡았던 법무부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거다. 고위 공직자의 태도는 언제쯤 바뀔까. 신임 부산첨사 정발은 부하들과 용감하게 싸우며 대항했으나 왜군 조총 10여발을 맞고 장렬하게 전사했다. 이렇게 부산진의 3000여 장병들은 최후의 1인까지 싸우다 모두 전사했
[코로나19 이후 富의 지도]부의 63%, 상위 1%가 먹었다 늘 그렇듯 위기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가혹하다. 가진 사람들에게 위기는 곧 기회다. 코로나19 팬데믹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린 지난 2년(2020~2021년)간 새롭게 창출된 부富의 63%를 상위 1% 부자들이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5일(현지시간)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슈퍼리치의 생존(Survival of the Richest)’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1년 전세계에서 42조 달러(약 5경2017조
유토피아의 시대는 끝났다. 육체적 욕구는 한계가 있다. 한번에 12끼를 먹을 수는 없기에유토피아, 1516년 유토피아 출간 이후: 공산주의 이론과 물질주의의 근간이 된 이상세계. 서양의 연금술같은 물질적인 욕구 충족이 중심이었다. 유크로니아의 시대는 시작이다. 정신적 욕망은 한계가 없다. 콘텐츠의 밝은 미래 유크로니아, 현재: 메타버스시대(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공존) 온라인에서는 정신적 욕망이 중심. 끝없이 다양한 욕망이 창출되는 사회. 외부의 물질이 중심이 아니라 내부의 정신이 화두인 시대. 포스트휴먼시대, 스스로를 '일신우
“기존 정치권에 숟가락 얹지 않고 완주하겠다.” 현 정권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는 지난해 8월 일찌감치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승자독식 기득권 공화국’을 무너뜨리고 ‘기회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그에게 청년들이 20개(공통질문 17개+개별질문 3개)의 질문을 던졌고, “최선을 다해 제 길을 뚜벅뚜벅 가겠다”던 약속을 지키며 외로운 경주를 하고 있는 그가 꼼꼼하게 답했다.Q1. 코로나19로 인한 아동의 돌봄 공백·학업능력 저하 문제가 심각합니다. 공적·사적 지원체계로 건강한 성장을 도모해야 할 텐데, 지
“청년은 미래의 주역이 아니라 현재의 중심이어야 한다.” 청년들로부터 도전의 기회를 빼앗은 기성세대 정치인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위기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공정한 기회를 되찾아주겠다고 다짐했다. 청년 15명이 이재명 후보에게 20개 질문을 던졌다. 이재명 후보의 답에 청년들의 얼어붙은 마음이 움직일 수 있을까. Q1. 코로나19로 인한 아동의 돌봄 공백ㆍ학업능력저하 문제가 심각합니다. 공적ㆍ사적 지원체계로 건강한 성장을 도모해야 할 텐데, 지역자원을 활용한 지원 방안이 있을까요? - 김왕은 학생(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정치판에선 뉴페이스였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단숨에 이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건 기성 정치권을 향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 때문이었다. 윤 후보가 청년층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어쩌면 그런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윤석열 후보는 변화와 새 정치를 원하는 청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청년이 윤석열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은 “시일 내에 답하겠다” “답할 수 있는 것만 하겠다” “답변을 작성 중이다”면서 수차례 말을 바꾼 끝에 더스쿠프가 전달한 청년 질의서에 답
“지금 청년들의 삶은 그 자체가 도전입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왔다. 그가 내놓은 다섯번째 공약은 ‘청년의 6대 권리’를 보장하는 ‘청년미래보장사회’였다. 청년들이 분노하는 ‘가짜 공정’에 공감하는가 하면, 결혼이 아닌 친구ㆍ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새로운 가족을 택하는 청년들을 지지했다. 그렇다면 심 후보는 청년들이 던진 20개의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놨을까. Q1. 코로나19로 인한 아동의 돌봄 공백·학업능력저하 문제가 심각합니다. 공적·사적 지원체계로 건강한 성장을 도모해야 할 텐데, 지역자원을
“10년 전 청춘콘서트를 통해 청년들과 많은 공감을 했다. 하지만 대학교수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청년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다.” 세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청년공약 1~5호를 내리 내놓고, 청년들이 직접 청년 공약을 검증하고 제안하는 ‘청년내각’을 출범했다. 예나 지금이나 그를 가장 지지하는 세대는 청년이다. 안 후보는 청년들의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놨을까. Q1. 코로나19로 인한 아동의 돌봄 공백·학업능력저하 문제가 심각합니다. 공적·사적 지원체계로 건강한 성장을 도모해
# 평소 남을 돕는 것에 관심이 많은 오예원(23) 학생은 사회복지사를 꿈꿉니다. 2021년 사회학과에 편입할 정도로 간절합니다. 크고 작은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란 걱정도 많습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타인의 어려움’을 마주할 때마다 무력감과 좌절감도 느끼곤 합니다.# 배우 허석김보성(56)은 이런 예원 학생에게 “두려워하지 말라”며 어깨를 다독였습니다. “무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하늘에 맡기자고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러
# 대학을 수없이 떨어졌습니다. 배우 오디션도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장벽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좌절도, 포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걱정 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될 거야.” 청년이었던 허석김보성(56)은 그렇게 꿈을 키워갔습니다.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한국의 ‘의리’를 대표하는 배우가 됐습니다.[※참고: 허석김보성은 2021년 8월 20일 본명인 ´허석´에 예명 ‘김보성’을 추가해 개명했습니다. 그는 “28년을 허석으로 살다가 연예계에 입문해 28년을 김보성으로 살았기 때문”이라고 개명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를
서언 자, 나는1) 이미 김수영을 “서구의 합리적 이지와 동양의 고전적 소양, 송곳style같이 날카로운 모던한 감각을 지녔으면서도 고유의 민중적 전통의 뿌리를 깊이 있게 의식했던 한국의 보기 드문 문화 검투사a cultural gladiator”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내가 결코 그냥 한 헛소리가 절대 아닙니다. 나의 연륜과 학문과 철학적 예지라 할까요, 머 그런 이미지의 연쇄작용에서 어느 날 운이 닿아 터져 나온 것입니다. 이것은 머 음악의 황제 베토벤이“짜자자 잔~”하고 ‘운명’이 지닌 영웅적 삶의 본질에 대한 음악적 리듬을 읽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소개할 상품은 무신사에서 자체 제작한 남성 재킷입니다.” 스마트폰 세로 화면에 겨우 들어갈 크기의 공간에서 2명의 셀러(판매자)가 상품을 소개한다.“안감을 자세히 보여달라”는 채팅이 뜨자 카메라를 클로즈업해 옷을 확대해 보여주는 등 채팅창과의 소통에도 열심이다. 연예인, 유명 인플루언서 하나 없는 방송이었지만 20분 만에 1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라이브방송(라방)이 유통업계에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라방을 상품 판매에 활용하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
박 시인 : 저는 인천 숭의초등학교 13회로 나왔어요. 학교를 가려면 한 10분 정도 과수원길을 거쳐서 가는데, 수봉산 자락에 하얗게 핀 배꽃이 만발했어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거든요. 그런데 1학년 때 6.25가 나서 오빠가 학도병으로 나갔었거든요. 그래서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돌아왔는데 시들시들 앓다가 내가 4학년 때 하늘 나라로 갔어요. 그래서 그때 생각에는 '내가 의사가 되면 고쳐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꿈이었어요. 박 시인의 첫 시집 에는 우리네 기억 속에서 멀어져
이현우(25) 학생은 사회 변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법과 사회정의가 전공이지만 졸업한 뒤에는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재단에서 일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도 있습니다. 로스쿨, 대기업을 준비하는 주변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자신이 맞는 길을 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어서입니다.가수 인순이(55)는 두려워하는 현우 학생에게 “괜찮다”며 따스한 눈빛을 보냈습니다. “실패하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계속 준비하다 보면 언젠가 때를 만날 겁니다.” 기나긴 슬럼프를 딛고 일어섰던 인순이의 말은 평범했지만 그 속엔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지금부
김상환 교수가 김수영을 유교의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읽었다(한겨레신문, 5월 31일). 그는 시인이 서구의 모더니즘뿐만 아니라 동양의, 아니 우리 고유의 '선비정신Confucian gentlemanship'을 지녔던 대쪽같이 곧은 지식인이었다는 것이다자, 올해는 머 김수영 탄생 100주년이라 하니 너나 없이 김수영에 대해 한 마디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평가의 세계가 주관적인 만큼 매우 '주의 깊은close' 접근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그는 김수영의 시에 공자, 선비 등 유교 관련 시구가 적지 않
홍콩 누아르 영화가 풍미한 1980년대 후반, 단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은 주윤발·장국영 주연의 ‘영웅본색’이다. 비극적인 영웅들의 이야기를 현란한 총격전, 슬로모션, 분위기 있는 음악 등으로 그려내 국내에 홍콩 누아르 열풍을 일으켰다.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영웅본색’은 역동적인 구성과 강렬한 선율, 환상적 캐스팅으로 원작 영화의 가치를 이어간다. 배신과 증오, 의리가 뒤섞인 홍콩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자호·자걸·마크 세사람의 서사를 통해 우정과 가족애를 다룬다. 원작의 스토리 라인을 유지하면서 영화 1·2편의 내용을 적절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서울공화국’은 정치부터 경제, 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가 서울에 집중되는 것을 비꼬는 말이다. 고도성장 시기, 개발은 대부분 서울을 중심으로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서울=중앙’과 ‘지방=주변’이라는 틀은 공고해졌다. 지역은 중앙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예비 지역이나 특수성을 탈색되어버린 공간, 중앙에 연료를 공급해주는 소비재가 되어버렸다. 바야흐로 ‘서울공화국’의 시대에 집중은 정치, 경제, 사회뿐 아니라 문화에서도 나타나고 있고, 문학이나 국어 또한 예외는 아니며, 문학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OLED 패널의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LCD를 고집했던 애플도 전면 OLED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제는 LG디스플레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LCD에서 OLED로 미처 전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율은 여전히 낮고, 생산능력도 부족하다. 삼성디스플레이를 뒤쫓긴커녕 중국 업체에도 밀리게 생겼다. LCD를 납품받았던 애플이 의리를 지킬 가능성도 없다. LG디스플레이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LG디스플레이의 OLED 속앓이를 분석했다. “중소형 OLED가 회사의 주요사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