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캠핑카 튜닝 세금의 모순
[김필수의 Clean Car Talk] 캠핑카 튜닝 세금의 모순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호수 390
  • 승인 2020.05.28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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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산업 성장 막는 규제

국내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에 불을 지핀 캠핑카 튜닝문화가 다시 수그러들 위기에 놓였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이상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 때문이다. 이 법에 따르면 튜닝을 하려면 각종 세금을 물어야 한다. 자동차를 구매했을 때 냈던 각종 세금을 또 내라는 거다. 캠핑카 튜닝 세금의 모순을 살펴보자.
 

국토부는 차량을 캠핑카로 개조할 시 추가 세금을 물도록 법을 개정했다.[사진=연합뉴스]
국토부는 차량을 캠핑카로 개조할 시 추가 세금을 물도록 법을 개정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50여 년간 자동차 선진국으로 새롭게 발돋움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하지만 그에 비해 자동차 문화나 애프터마켓은 여전히 후진적이다. 그중에서도 심각한 건 튜닝산업이다.

튜닝산업은 신기술을 개발하고 차량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한다. 모터스포츠 산업을 활성화하고, 글로벌 강소기업의 탄생에도 기여하는 등 부가적인 효과도 크다. 선진국에 이미 수십조원에 이르는 시장이 형성된 것도 이런 장점 때문이다. 튜닝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미래형 먹거리로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서도 튜닝산업을 선진형 먹거리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 10년여간 정부는 튜닝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선언해왔다. 그럼에도 아직 튜닝산업이 크지 못하고 있는 건 법적ㆍ제도적 기반이 튼튼하지 않아서다.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마련에 힘써야 할 국토교통부가 이해관계에 얽매여 규제 강화에만 골몰한 탓에 튜닝산업의 성장길이 막혀있다.

최근 국토부가 캠핑카에 세금을 부과한 건 단적인 예다. 2018년께부터 우리나라엔 오토캠핑 바람이 불었다. 오토캠핑이란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다니며 캠핑을 즐긴다는 뜻이다. 자연스럽게 자동차를 캠핑카로 개조하려는 수요도 늘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캠핑카 관련 부품과 구조물로 성장하는 중소기업이 하나둘 나타났고, 일부는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튜닝산업이 활성화할 거란 기대의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국토부 정책이 또 걸림돌이 됐다. 국토부는 지난 2월 승합차만 캠핑카로 개조하는 게 가능했던 자동차관리법을 승용차ㆍ화물차ㆍ특수차도 구조를 변경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캠핑카 튜닝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였지만 문제는 캠핑카로 구조를 변경할 경우 개별소비세ㆍ교육세ㆍ부가가치세 등의 추가 세금을 물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취사시설ㆍ개수대ㆍ세면시설ㆍ탁자ㆍ화장실 등 5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자동차에 설치하면 캠핑카로 간주한다. 그중 구조변경 비용이 차량 가격(잔존가치)의 절반을 넘으면 과세 대상이 된다. 개소세법 기본통칙의 세금부과 규정이 그렇다는 이유에서다. 

개소세ㆍ교육세ㆍ부가가치세 등은 일반적으로 신차를 구입할 때 내는 세금이다. 자동차 구조를 바꿨다고 신차를 구매했을 때와 똑같은 세금을 매긴다는 건 이중과세나 다름없을뿐더러 캠핑카 튜닝을 활성화하겠다는 본래 취지와 크게 어긋난다.

캠핑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보다 원리원칙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게 먼저라는 정부의 발상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거다. 안전과 배기가스, 소음 문제만 제외하곤 규제를 완화하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발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통상 자동차는 몇 년만 몰아도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다. 그 때문에 상대적으로 차량 가격 대비 구조변경 비용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 차량 가격 대비 구조변경 비용에 의미를 둬선 안 되는 이유다. 사실 자동차가 정부의 세수 확보를 위해 악용된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많았다. 자동차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임에도 여전히 사치품으로 간주해 각종 세금을 부과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는커녕 이젠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의 핵심동력으로 떠오른 캠핑카도 돈벌이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그 탓에 빠르게 활성화하던 캠핑카 튜닝시장이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캠핑카 튜닝은 부가가치세 이외에는 부과하지 말아야 한다.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 정책, 하나부터 제대로 다듬어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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