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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악화로 급등했던 채소값
최근 배추·무·상추 가격 하락세  
시금치 등 시설채소 가격도 안정 
폭염-태풍, 기상이변 가능성 여전   
추석 성수품 물가 과연 괜찮을까 

8월 중순 들어 채소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사진=뉴시스]
8월 중순 들어 채소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집중호우와 폭염, 태풍 등 기상 악화로 가파르게 상승했던 채소류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파악한 주요 원예농산물 소비자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중순 기준 배추 가격은 포기당 5928원으로 지난해(6738원) 대비 12.0% 낮았다.

배추 작황이 양호하고 봄철 저장물량에도 여유가 있어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 가격은 개당 2925원으로 1년 전(3144원)과 비교해 7.0% 저렴했다.


시금치ㆍ오이ㆍ애호박 등 시설채소는 주산지 침수 피해와 호우ㆍ태풍으로 인한 일조량 부족에 따라 생육이 더뎌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가 하락세로 전환하고 있다. 청상추(100g) 가격은 8월 상순(2371원)보다 14.2% 떨어진 2034원으로 나타났다. 시설채소 대부분이 일조량 회복에 따른 생산량 증가로 가격이 점차 안정될 전망이다.

양파는 생산량(중만생종)이 102만5000톤(t)으로 지난해와 비슷해 가격에도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늘 생산량은 31만8000t으로 1년 전보다 16.7% 증가해 가격은 지난해보다 낮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변수는 남아 있다. 폭염이 이어지는 데다, 태풍 등 기상이변이 속출해 병해의 발생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는 채소류 가격이 더 치솟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익명을 원한 학계 전문가는 “개인의 경제 사정과 관계 없이 ‘먹는 것’은 모든 소비자의 가장 기본적 행위라서 명절 특수나 인플루언서의 홍보 같은 단기적 이벤트를 제외하면 채소류 수요는 통상 큰 변화가 없는 편”이라면서 “결국 채소 가격을 움직이는 결정적 요인은 공급인데, 기상 여건은 채소의 생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급량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추석 성수품의 가격이 어느 정도에서 결정되느냐도 중요하다. 일단 사과와 배는 재배면적 감소와 저온ㆍ서리 등 기상재해의 영향으로 생산량뿐만 아니라 상품성도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쓰가루(아오리) 품종 10개 기준 사과의 소비자가격은 8월 중순 2만355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낮지만, 8월 상순보다는 4.2% 높았다. 배는 10개당  가격이 3만397원인데, 마찬가지로 전년 동기 대비 26.6% 저렴하지만 8월 상순에 비해선 3.0% 비쌌다. 추석이 다가올수록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농식품부는 계약출하 물량을 지난해보다 확대해 명절 성수기 수요 증가에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채소ㆍ과일 중 가격이 높은 품목을 매주 선정한 뒤 1인당 1만원 한도로 20%(전통시장 30%) 할인을 지원한다. 하지만 이 지원책이 고물가 속 민생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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