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視리즈] 돌연변이 테슬라 2편
G2 대립에 위태로운 국제정세
노골적 친중 드라이브 테슬라
전기차는 거들 뿐 큰그림 있어
미래 먹거리 재생에너지 산업
핵심인 ESS 시장 주도권 위해
상하이 전진기지로 삼으려 해

# ‘굿바이 중국’.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신新냉전 체제로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하나둘씩 중국 시장을 떠나고 있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까지 ‘차이나 엑소더스’를 행동으로 옮긴 기업의 면면도 화려하다.

# 그래서인지 중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는 테슬라의 행보가 유독 튄다. “아첨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 섞인 비판에도 테슬라는 왜 중국행을 고집할까. 視리즈 ‘돌연변이 테슬라’ 두번째 편이다.

테슬라는 탈중국을 서두르는 글로벌 기업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사진=테슬라 제공]
테슬라는 탈중국을 서두르는 글로벌 기업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사진=테슬라 제공]

‘일론 머스크, 방중 기간 아부와 연회로 환대하다(Elon Musk greeted with flat tery and feasts during China trip)’. 영국의 통신사 로이터가 지난 5월 중국을 찾아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향해 날린 일침이다. 미중 갈등으로 기업들이 몸을 사리는 상황에서 되레 노골적인 친중親中 행보에 나선 머스크를 비꼰 거다.

視리즈 ‘돌연변이 테슬라’ 첫번째 편에서 살펴봤듯, 머스크가 중국과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려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비즈니스 확장의 출발점인 중국에서의 성공은 글로벌 마켓에서 주도권을 거머쥐는 것과 다름없어서다.

크레이그 앨런 미중비즈니스협의회장은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중국의 리더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G2(미국ㆍ중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 선다는 건 위험과 비판이 따르는 일이다. 


미국의 시사매거진 디 애틀랜틱(The Atlantic)은 중국 정부에 동조하는 미국 기업을 겨냥해 “중국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중요한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미국 대기업은 본질적으로 적을 돕고, 국가의 이익을 희생하면서 이윤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대립, 미국을 향한 공산당의 적대감 고조, 중국의 인권 상황 악화와 같은 문제가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상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결국 중국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일부 기업은 탈脫중국을 택하기도 했다. 미국의 IT기업 애플은 그중 하나다. 애플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도ㆍ베트남으로 아이폰 생산기지를 넓히는 중이다. 특히 인도에선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4에 이어 올해 내놓을 신작 아이폰15의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머스크는 위험회피 전략은커녕 거침없는 친중 노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머스크가 시장의 주류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머스크가 중국 시장에서 성취하려는 목표가 단지 전기차 산업에만 있는 게 아니라서다. 머스크의 ‘차이나 플랜’은 이미 테슬라의 미래 사업인 에너지 분야와 위성통신 산업으로 뻗어 있다. 이 두가지는 머스크가 훨씬 더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시장에 접근하도록 만드는 핵심 요인이다. 머스크의 빅픽처엔 과연 어떤 계산이 깔려 있는 걸까.

메가팩을 중심으로 한 ESS 사업은 테슬라의 미래 전략 사업이다.[사진=테슬라 제공]

지난 4월 테슬라의 중국 본거지인 상하이에선 메가팩토리 프로젝트 협약식이 열렸다. 이날 테슬라는 상하이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인 메가팩(Mega Pack) 전문 생산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상하이 메가팩토리는 테슬라가 미국이 아닌 지역에 건설하는 첫번째 메가팩토리다. 2024년 완공 후에는 연간 1만개 규모의 메가팩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테슬라가 전기차란 본업 외에 ESS 사업을 확장하는 건 ESS가 미래먹거리인 재생에너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테슬라는 2015년 ESS 사업에 뛰어들어 2019년 메가팩을 정식 출시했는데, 지금은 없어서 못 팔 만큼 메가팩 수요가 넘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메가팩토리의 경우 2025년 1분기까지 주문이 밀려 있어서 상하이 메가팩토리가 세워지면 이곳에서 캘리포니아 공장의 수주량을 분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쯤에서 한가지 질문이 떠오를 거다. 왜 굳이 ‘중국’에 메가팩토리를 짓느냐는 거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올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테슬라가 메가팩토리 신축부지로 상하이를 선택한 건 중국이 신에너지(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선두 대열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몇년간 ESS 산업을 대대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지난해 중국 국가에너지국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ESS 산업 발전 관련 정책을 수차례 발표하고, 신에너지 저장 시범 사업을 통합해서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22년 중국의 신형 ESS 사업 설비 규모는 870만㎾를 기록하며 2021년 대비 110% 성장했다(대외정책연구원).

더구나 메가팩토리를 설립하는 상하이 린강특구는 풍력ㆍ태양광ㆍ수소 등의 신에너지 활용에 특화한 산업망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외정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린강특구에는 신에너지 및 ESS 산업과 관련된 주요 기업과 중대 프로젝트가 집중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린강특구가 신에너지 저장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ESS를 무기로 에너지 시장의 패권을 거머쥐려는 테슬라 입장에서 중국 상하이는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인 거다.

이뿐만이 아니다. 상하이는 ESS의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고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세한 분석은 다음 편에서 이어가보자. <다음 편에 계속>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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