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마켓톡톡
상장기업 172곳 중 103곳
올해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우리보다 경제 좋은 미국도 불안
모건스탠리, 美 기업 실적 악화 전망

한국 기업의 실적이 올 하반기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3분기 상장사들 영업이익 전망치를 대거 하향 조정했다. 기업의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5대 시중은행들의 기업대출은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하반기 기업들의 실적 악화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대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업대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증권사 세곳 이상이 실적을 전망한 상장사 174곳 중에서 103곳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25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174곳 중에서 실적 전망치가 6월 말보다 내려간 상장사는 103곳이었다. 그중 96곳은 영업이익 추정치가 감소했고, 5곳은 적자폭이 커졌다. 2곳은 적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9월 13일 발표한 ‘2분기 기업경영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기업의 상반기 성장성‧수익성‧안정성이 모두 악화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외부감사대상 법인 2만2962곳의 경영 상황을 분석한 결과, 2분기 매출 증가율이 1분기 0.4%에서 -4.3%로 전환했고, 총자산 증가율도 1분기 2.3%에서 1.1%로 둔화했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수익성도 악화일로를 걸었다.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7.1%에서 3.6%로 반토막 났다. 부채비율은 2분기 90.8%로 전분기 대비 4.2%포인트 하락했지만, 차입금 의존도는 26.0%로 전분기와 같았다.

기업들의 차입금 의존도는 2022년 2분기 24.5%, 3분기 25.2%, 4분기 25.3%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기업 부채비율은 2022년 102.4%보다는 내려왔지만, 여전히 세계경제포럼(WEF)이 제시한 기준인 80%를 상회하고 있다.

[자료 | 한국은행]
[자료 | 한국은행]

그런데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기업을 위주로 기업대출을 늘리고 있다. 최근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시하면서 일시적으로나마 부채축소 의지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47조5000억원이었다. 올해 들어 40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1년 전보단 60조원 이상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은 1년 동안 33.75% 증가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5일 한국과 미국의 100대 기업 경영 실적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고 “미국 100대 기업 총매출이 올해 상반기 2.4% 증가했는데, 한국 100대 기업 총매출은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모든 면에서 한국보다 상황이 좋은 미국에서도 기업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9월 18일 ‘경기 회복 혹은 침체?(Early Cycle or Late?)’란 보고서에서 기업들의 실적 회복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순환 이론에서 경기의 저점에서 다음 저점까지의 기간을 주기(사이클)라고 한다. 경기 주기는 회복기‧확장기‧후퇴기‧수축기로 나뉜다. 미국 금융계에서 초기 주기(Early Cycle)는 회복기를 뜻하고, 후반부 주기(Late Cycle)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경기침체를 뜻한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저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뉴시스]
모건스탠리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저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뉴시스]

모건스탠리는 지금이 경기침체기에 속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하면서 물가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자 미국이 고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과 관련이 깊다. 

모건스탠리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7월 내구재 주문이 5% 감소하면서 재고가 장기 추세보다 여전히 10% 높은 점도 기업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가계 소비가 소득 감소, 저축 감소, 이자율 상승 여파로 위축되고 있는 점도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