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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라면 선보인 삼양식품
올해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맞아
불닭 흥행에 연매출 1조원 전망
그룹명 바꾸고 새로운 비전 선포
후발주자 농심 · 오뚜기에 밀려나
삼양라운드스퀘어 대반전 시작할까

삼양식품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다.[사진=연합뉴스]
삼양식품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다.[사진=연합뉴스]

단돈 10원에 라면을 판매해 1970년대 재계 순위 20위권에 오른 기업이 있다. ‘삼양식품’이다.  1963년 국내 최초 라면인 ‘삼양라면’을 론칭한 이 회사는 ‘농심’에 라면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 채 오랜 시간 ‘만년 3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삼양식품의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발판은 불닭볶음면이다. 삼양식품은 과거의 위상까지 되찾을 수 있을까. 

국내 최초로 라면을 선보인 ‘삼양식품’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올해 ‘삼양라면’ 출시(1963년) 60주년을 맞아 그룹명을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바꾸고 대대적인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새로운 그룹명 삼양라운드스퀘어에는 ‘음식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복합적 사고로 한단계 진화한 식품을 만든다’는 포부를 담았다. 

지난 9월 14일 열린 비전 선포식에선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통한 맞춤형 식품, ▲식물성 단백질, ▲콘텐츠 플랫폼 및 글로벌 커머스, ▲탄소 저감 사업 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1일부터 대규모 광고 캠페인도 시작했다. 둥근 ‘라운드 행성’과 각진 ‘스퀘어 행성’의 만남을 영화적으로 표현한 이 광고는 TV‧유튜브뿐만 아니라 포털사이트로 송출됐다.

삼양식품이 이렇게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배경엔 ‘불닭볶음면’의 흥행이 있다. 2012년 출시한 불닭볶음면은 이른바 ‘매운맛 챌린지’로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올해 라면 사업의 해외 매출액은 전체 매출의 70%(8553억원 중 6026억원)를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

해외에서 올린 괄목할만한 성적은 농심‧오뚜기 등 경쟁사에 가려져 있던 삼양식품을 변방에서 중심으로 올려세웠다. 이 회사는 올해 사상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설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 기회를 살려 삼양라운드스퀘어그룹은 ‘불닭볶음면’을 글로벌 브랜드로 확실히 만들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은 비전 선포식에서 “‘불닭’을 K-문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불닭볶음면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월 밀양 신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2025년까지 밀양 2공장을 신설한다. 투자 규모는 1643억원에 이른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밀양 2공장 신설시 생산량이 기존 연간 20억개에서 26억개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삼양식품은 국내 최초 라면으로서의 위상까지 되찾아올 수 있을까. 삼양식품은 농심(56.3%‧이하 닐슨IQ코리아)‧오뚜기(23.5%)에 밀려 라면 시장 3위(11.2%)에 머물러 있다. 불닭볶음면이 인기몰이에 성공하긴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국내 라면 시장점유율엔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이는 라면 시장이 어느 정도 고착화했다는 방증이다. 

[자료|금융감독원‧네이버증권, 참고|2023년은 전망치]
[자료|금융감독원‧네이버증권, 참고|2023년은 전망치]
[자료|금융감독원, 참고|2023년 상반기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참고|2023년 상반기 기준]

이런 단단한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삼양식품은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8월)’을 론칭하고, ‘삼양라면’을 리뉴얼(9월)하는 등의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체 중인 국내 라면시장에서 파이를 빼앗아 오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은희 인하대(소비자학) 교수는 “소비자는 익숙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찾는 경향이 있다”면서 “불닭볶음면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가장 즐겨 먹는 국물라면 카테고리에 히트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부활의 발판을 마련한 삼양식품, 과연 국내 1위 자리도 되찾을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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