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원자잿값, 자본조달비 등 비용적 측면에서 찾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찾아온 고물가 국면을 ‘비용 인플레’라 일컫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엔 비용이 아닌 다른 변수가 작동한 결과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름 아닌 기업의 탐욕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는 거다. 스텔스플레이션(Stealthflation), 번들플레이션(Bundleflation)은 이를 잘 보여주는 신조어다.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각국은 ‘인플레이션의 덫’에 빠져들었다. 공급망 마비, 지정학적 위기, 넘치는 유동성
어묵 한 개 2000원, 탕후루 5000원, 랍스터구이 2만원…. 명동에서 팔고 있는 길거리 음식 가격이다. 바가지요금 논란에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한차례 가격을 내렸다지만, 여전히 혀를 내두를 만큼 비싸다. 몇년 동안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발걸음이 뚝 끊겼던 탓에 ‘이참에 본전 뽑자’는 심리가 꿈틀대는 걸까. “6년 5개월의 기다림 끝에 유커가 돌아왔다.” “한중 수교 31주년 기념 ‘유커 맞이’ 총력.” 최근 면세ㆍ관광업계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유커맞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8월 11일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 비
# 정부의 압박에 식품업체들이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면서 “밀 가격은 떨어지는데 치솟은 라면값은 왜 안 내리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시시때때로 ‘가격을 내리라 마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가격 결정은 식품업체의 의지에 달려있다. 그럼 지난 10년간 대표 서민식품인 라면과 소주 가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식품업체들에 가격 인상은 ‘히든카드’다. 제품 가격을 올리면 정체 중인 매출이 증가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데다, 경우에 따라선 주가까지 끌어올릴
# 물가는 늘 속절없이 치솟았고, 그때마다 민생은 괴로웠다. 가벼워진 지갑으로 할 수 있는 건 점점 줄어들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식료품ㆍ가공식품 가격을 비롯해 외식비ㆍ교통요금 등 서민들의 삶과 밀접한 50개 품목의 물가를 분석한 결과를 보자. 현재의 물가를 2010년과 비교해보니, 13년 새 50개 품목의 물가는 46.2% 상승했다. 체감물가와 밀접한 가공식품은 61.7%나 치솟았다. 물가지수 상승률 28.7%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물가를 치솟게 만든 원인이 무엇이냐는 거다. 전통적 경제학을 그대로 따르면
면세점에 드리운 그림자가 걷힐 듯하더니, 이번엔 안개가 내려앉았다. 수익성을 갉아먹던 ‘따이공代工(중국 보따리상)’ 의존도는 조금씩 낮추고 있지만, ‘매출 감소’란 필연적인 부작용이 면세점을 괴롭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중 관계까지 악화하면서 면세점 업계는 더 큰 혼란을 마주했다. 더스쿠프가 면세점의 웃픈 현주소를 들여다봤다.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면세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었다. 전통의 유통 채널인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성숙기에 접어들며 주춤하는 동안 면세점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덕에 훨훨 날았다. 2013년
국내 면세점 업체들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3년간 굳게 닫혀 있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치열한 경쟁이 전개 중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롯데면세점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이 경쟁에서 발을 뺐다. 무슨 복안일까. 롯데면세점(호텔롯데)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22년 만에 철수한다.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가장 낮은 입찰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0일 면세점 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관세청에 전달했는데, 여기엔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 신라면세점(호텔신라), 현
무섭게 치솟는 물가 탓에 매달 카드결제일이 다가오는 걸 두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가공식품 오름세는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고, 신선식품 가격도 예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올랐다. 외식비는 또 어떤가. 지갑 열기가 머뭇거려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2분기부터 5%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표➊).40대 주부 김윤정(가명)씨는 요즘 장을 보며 놀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남편과 아이까지 3인 가족인 그의 가계부를 1년 전과 비교해보면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김씨가 장을 볼 때마다 빼놓지 않고 사는 품목들을 중
추석이 지나자마자 가격표가 바뀌는 물건이 많아졌다. 15일부터 라면과 과자 값이 줄줄이 올랐다. 농심이 라면 값을 평균 11.3% 인상했다. 한 봉지에 900원이던 신라면 편의점 판매가격이 1000원으로 높아졌다.새우깡값(6.7%)도 올랐다. 9년 동안 오르지 않았던 초코파이값도 12.5% 인상됐다. 편의점에서 한 개 400원이던 것이 450원으로, 12개들이 한 상자 가격은 4800원에서 5400원이 됐다. 비빔면 등 팔도라면값도 10월부터 평균 9.8% 인상이 예고됐다.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배경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
#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두차례 대형 사고가 터진 후인 7월 ‘키’를 잡았다. 이후 시공 품질을 깐깐하게 챙기는 등 혁신을 거듭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HDC현산을 향한 비판은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 ‘라면 1위’ 농심이 올 2분기 적자 전환했다. 1998년 이후 24년 만이다. 이 때문인지 1년여 만에 다시 라면 가격도 끌어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시장에 초점을 맞춘 ‘신동원식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2021년 6월 광주 학동 붕괴사고, 2022년 1월 화정동 아이파크 붕
7월 1일이면 신동원(64) 농심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3월 창업자인 부친 신춘호 회장이 91세로 타계하자 가업을 승계받아 ‘인생을 맛있게, 농심(Lovely Life, Lovely Food)’이란 새 슬로건을 내걸었다. ‘뉴 농심’ 구축에 뛰어든 그가 한국 라면 업계의 지존, 농심 수성守成에 성공할지 주목된다.“캘리포니아 제2공장을 기반으로 일본을 제치고 미국 라면 시장 1위에 오르고 글로벌 NO.1의 꿈도 이루자.” 신동원 회장은 지난 4월 29일(현지 시간) 미국 제2공장 준공식 축사를 통해 참석한 임직원들에게
언제부턴가 카드결제대금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번 달엔 충동구매를 했나’하고 명세표를 들여다보면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늘 가던 곳을 가고, 먹던 걸 먹었다. 그런데도 결제대금이 자꾸만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안 오른 게 없는 물가 때문이다. 그렇다면 서민들의 부담은 얼마나 무거워졌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주부 지나씨의 가계부를 들여다봤다.5년차 주부 한지나(가명·38)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장을 본다. 맞벌이 부부라 장볼 시간이 많지 않아 일주일
시장 경쟁력이 가장 우위에 있는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린다. 그러자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던 나머지 업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하나둘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 ‘누적된 고통’을 이유로 들지만,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 안에 업체들의 꼼수가 똬리를 틀고 있어서다.“육계 신선육 시장 점유율 77%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자들이 약 12년에 걸쳐 광범위한 수단을 동원해 담합, 온 국민이 이용하는 닭고기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 지난 3월 1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16개 육계 신선육 제조·판매사업자에 총
종합식품업체로 거듭난 하림이 개당 2000원을 훌쩍 넘는 프리미엄 라면을 출시했다. 시장에 ‘라면은 저렴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견고함을 알면서도 하림은 정면돌파에 나섰다. 사실 하림처럼 시장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도전한 업체는 숱하다. 빠르게 돌아가는 유통업계에서 소비자들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깨고 판을 흔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감히, 라면 주제에’ ‘인스턴트에서 빼달라는 욕심’…. 과감한 문구 뒤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 이정재가 젓가락을 들고 씩 웃는다. 또 다른 영상
지난해 1월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7월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영업자는 신음하고, 저소득층의 살림살이는 더 쪼그라들었다. 소득은 줄었는데 장바구니 물가는 치솟으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또다른 감염병 ‘메르스(MERS)’가 전국을 휘감았던 2015년엔 어땠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메르스가 휘감았던 2015년과 코로나19로 얼룩진 2021년의 물가를 비교해봤다.폭염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내가 기억하는 2015년 여름은 그랬다. 당시 나는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 며칠간 머물렀다
한국 최초의 봉지라면부터 한국 최초의 컵라면까지…. 라면의 ‘최초 기록’은 삼양식품이 갖고 있다. 그런데도 삼양식품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불닭볶음면’의 전세계적 인기로 ‘글로벌 수출기업’으로 거듭났다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라면시장 점유율이 농심에 이어 오뚜기에도 밀린 3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삼양식품이 최근 60주년을 맞아 삼양라면을 리뉴얼했다. 달라진 삼양라면은 시장점유율까지 끌어올려 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라면 원조의 변신과 도전을 취재했다. 한국의 ‘대표 라면’ 하면 어떤 제품이 떠오
# 모두가 동네슈퍼의 몰락을 얘기했다. ‘터치’ 한번에 주문ㆍ배송이 되는 온라인 시대에 올라타지 못한 건 동네슈퍼뿐이기 때문이다. 숱한 앱에 손님을 빼앗긴 동네슈퍼 사장들은 고개를 숙였다. 온라인에 편승하지 않고선 ‘답’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규모가 작은 가게일수록 더 절망적이었다. 배송ㆍ물류시스템은커녕 온라인 인프라를 갖추는 것도 그들에겐 버거운 일이었다. # 이런 상황에서 최근 동네슈퍼를 연결하는 ‘앱’이 론칭돼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토마토(토마토솔루션)란 앱인데, 이를 내려받은 소비자는
올해 호텔신라는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2020년의 악몽’을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비용 절감 덕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흑자를 달성했기 때문이었다. 기세는 2분기까지 이어졌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면서 호텔신라에 주식시장의 관심이 쏟아졌다. 하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발생하면서 호텔신라는 또다시 미래를 걱정하게 됐다. 호텔신라가 중국 하이난海南성의 신생 면세점과 MOU를 체결한 이유다. 변수는 ‘백신’이었다. 국내에 코로나19 백신이 본격 보급화한 지난 5~6월 유통가엔 ‘보복소비(외부요인으로 위축됐던 소비가 폭발
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연초부터 시작된 가격 인상 퍼레이드는 봄을 지나 여름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가격 인상을 기다리는 업계도 있다. 과자업체와 우유업체는 8월부터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고, 수년째 눈치싸움을 벌여온 라면업계에선 오뚜기가 총대를 멨다. 원재료 가격이 오른 탓도 있다지만,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시작은 150g짜리 작은 캔이었다. 지난 5월 동원F&B는 참치캔 3종(동원·고추·야채참치)의 편의점 가격을 올렸다. 150g 캔은 3600원에서 4000원으로 11.1%, 100g 캔은 2
“루이비통, 시내면세점서 짐 싼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면세점 업계에 또 하나의 ‘나쁜 뉴스’가 전해졌다. 영국의 면세 전문매체 ‘무디데이빗리포트(Moodie Davitt Report)’는 지난 2일(현지시간) “루이비통이 한국 시내면세점 매장을 철수할 전망이다”면서 “따이공代工(중국 보따리상) 의존도가 높아진 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으로선 따이공 위주로 돌아가는 시내면세점이 고객 타깃이나 이미지 면에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셈이다. 실제로 면세점 매출에서 따이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
오뚜기가 ‘가정간편식(HMR)’을 표방한 프리미엄 라면 ‘라면비책’을 내놨다. 첫번째 제품은 ‘닭개장면’이다. 레토르트 파우치에 닭가슴살·대파 등 원물을 담은 프리미엄 라면으로, 가격은 개당 2000원에 육박한다. 13년간 가격을 동결해 소비자의 호감을 샀던 ‘진라면’과는 다른 ‘고가제품’을 론칭한 거다. 오뚜기의 저가·고가 투트랙 전략은 라면시장서 통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오뚜기 라면비책의 성공가능성을 살펴봤다. 지난 1월, 오뚜기가 프리미엄 라면 브랜드 ‘라면비책’을 론칭했다. 라면비책은 오뚜기의 숨은 라면비법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