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대학생 기사취조단
서경대 ‘금융투자연구회’의
MZ세대 실제 투자 보고서
건전한 투자 위한 지침서
‘멘토’ 서기수의 投資一針 

투자자에겐 혹독한 시절이 왔다. 대내외적 악재에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기준금리, 인플레이션 등 어느 하나 안정적인 게 없다. 이럴 때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항상 그렇듯이 답은 가까운 곳에 있다. 분할매수로 대응하고, 분산투자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대내외 악재의 영향으로 투자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졌다.[사진=뉴시스] 
대내외 악재의 영향으로 투자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졌다.[사진=뉴시스] 

# 잊을 만하면 날아오는 SMS(문자)가 하나 있다. “교수님, 삼성전자를 지금이라도 매수할까요?” SMS를 전송한 이는 필자가 10여년 전 진행했던 투자 강연회에 참석했던 수강생이다. 그는 10년째 삼성전자를 매수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이런 물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삼성전자의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있었으니, 그럴 법도 했다. 하지만 계속 그런 건 아니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2017년 11월 1일 최고가인 286만원을 기록했다. 그가 필자에게 처음 투자 여부를 물었던 2013년에 주식을 매수했다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이후에도 기회는 있었다. 2018년엔 50대 1의 액면분할을 단행해 주가가 5만원대로 떨어지면서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그는 기회만 엿볼 뿐 투자를 단행하진 않았다. 

# 최근엔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코로나19가 끝났으니 화장품주가 제일 먼저 올라가야 하는 것 아닌가요?” 맞는 말이다. 엔데믹(풍토병·endemic) 시대가 열리면 큰폭의 상승세를 기록할 종목으로 꼽힌 게 여행·레저·화장품·항공 관련주였다. 

그런데 화장품 주는 상승은커녕 되레 하락하고 있다. 대표적인 화장품주인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올 1월 20일 77만2000원에서 지난 10월 30일 31만1000원으로 떨어지며 반토막이 났다. 아모레퍼시픽의 사정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이 회사의 주가는 14만8500원에서 11만3800원으로 23.4% 하락했다. 매출 비중이 컸던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게 주가 하락의 원인이다. 기대와 달리 다른 악재가 터진 셈이다. 

삼성전자와 화장품주 두 사례를 언급한 것은 투자의 두가지 원칙을 얘기하기 위해서다. 첫째는 ‘실천하는 투자’다. 지금 ‘9만 전자’에 물려 있는 투자자가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분할매수를 통해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조금씩 매수하는 ‘실천투자’에 나섰다면 나름의 수익을 거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둘째는 ‘분산투자’의 중요성이다. 기대감만 갖고 화장품주에 올인했다면 큰 손실을 떠안았을 게 분명하다. 화장품 관련주만 그런 게 아니다. 최근 급등 후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 중인 2차전지주도 분산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실 분산투자는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방법이 아니다. 투자 리스크로 발생할 수 있는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는 투자방법이다. 

분산투자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투자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 워낙 많아서다.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전쟁도 격화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팔 전쟁이 미국과 이란의 분쟁으로 확산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서 200달러 이상까지 상승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쏟아진다. 

국내 상황이 좋은 것도 아니다. 올해 한국경제를 괴롭힌 가계부채와 경기침체 리스크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시기엔 안정성과 수익성에 투자기간, 투자성향까지 감안한 분산투자가 필요하다. 위험을 최소화하고 시장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다. 

누군가는 ‘너무나 당연하고 이론적인 조언 아니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필자는 되묻고 싶다. 기본도 지키지 않는 투자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런 원칙을 알고 있는 것과 투자를 단행하는 건 또다른 문제다. 올바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지 매번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투자를 뒷전으로 미루라는 건 아니다. 투자업계에서 30년간 일했던 필자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그때 투자할 걸…’이란 후회다. 침체 뒤엔 반드시 회복세가 찾아오니 지금은 리스크를 줄이는 투자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실천투자와 분산투자가 지금 딱 맞는 방법이다. MZ세대도 예외일 순 없다. 

서기수 서경대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moneymst@naver.com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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