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IT 언더라인
올해 초 조단위 이익 낸 삼성
반도체 한파 속 스마트폰 활약상
수익성 개선된 삼성 MX사업부
3분기 연속 두자릿수 이익률
8월 출시한 갤럭시Z 흥행 주효
둔화 기조 속 폴더블폰 성장 중
4분기 이익률 유지할지가 관건

삼성전자가 올해 첫 조 단위 영업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이 3분기 연속 두자릿수 이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수익률을 개선했다는 건데, 삼성전자 갤럭시가 4분기에도 실속 있는 장사를 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2조원대를 회복했다.[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2조원대를 회복했다.[사진=뉴시스]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7조4047억원, 2조4336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77.6% 줄었다. 언뜻 형편없는 성적표 같지만, 시장의 평가는 다르다.

시장 관계자들은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2.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64.0% 급증했다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둔다. 애초에 시장이 예상한 영업이익은 1조원대였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조 단위 이익을 낸 것도 올해 들어 처음이다. 

■ 뜻밖의 선전과 갤럭시 = 삼성전자의 예상 밖 선전의 배경엔 ‘갤럭시’가 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올 3분기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폭락해 적자를 기록한 반도체 사업부와 달리 MX사업부는 수익성이 우수했다. 영업이익률이11.0%나 됐다. 

1분기(12.3%), 2분기(11.9%)에 이어 두자릿수 영업이익률(11.0%)을 달성했다. MX사업부가 1~3분기 연속 두자릿수 이익률을 기록한 건 2년 만의 일이다. MX사업부의 이익률을 끌어올린 1등 공신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시리즈다. 

특히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Z 플립5’와 ‘갤럭시Z 폴드5’가 올 3분기 두자릿수 이익률을 달성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에서도 고가에 속한다. 당연히 평균판매가격(ASP)이 높고,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다. 

■ 갤럭시Z의 함의 = 이는 두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첫째, 필생의 라이벌 애플과 매출ㆍ이익에서도 승부를 겨룰 수 있다는 거다. 둘째는 폴더블폰의 성장 가능성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사실 삼성전자 갤럭시 입장에서 이익률은 ‘치부’에 가깝다. 갤럭시보다 덜 팔리는 애플의 아이폰 매출과 이익이 삼성전자 MX사업부의 실적을 압도해 왔기 때문이다. 

삼성 갤럭시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인데도 1위 타이틀을 자랑스럽게 내세우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아이폰이 중저가폰을 주로 파는 삼성보다 높은 평균판매가격(ASP)을 유지하고 있는 데서 기인한 간극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갤럭시는 2018년 3분기부터 2019년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한자릿수 영업이익률에 머무른 적이 있었다(사업부 개편 전 IM사업부 실적 기준). 하지만 삼성 갤럭시는 ‘갤럭시Z’를 통해 ‘많이 팔지만 실속이 없다’는 한계를 떼버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은 침체한 가운데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체 스마트폰 시장은 침체한 가운데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번엔 폴더블폰의 성장 가능성을 살펴보자. 글로벌 경기 둔화로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하고 있지만 폴더블폰만은 나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은 210만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이 9.0%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던진 폴더블폰의 승부수가 통하고 있다는 거다. 

■ 또다른 숙제 = 관건은 삼성전자 MX사업부가 4분기에도 두자릿수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가장 큰 문제는 신제품이 없다는 점이다. 상반기엔 S시리즈, 하반기엔 Z시리즈의 신제품을 내놓는 삼성전자의 특성상 연말까진 흥행을 주도할 신작 출시가 어렵다. 

더구나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4분기는 수익성이 낮아지는 특성이 있다. 지난 2년간 삼성전자 MX사업부의 4분기 이익률이 9.1%(2021년), 6.3%(2022년)에 그쳤던 것도 이 때문이다. 반도체 업황 사이클 주기가 확실하게 반등하지 못한 지금, 삼성전자는 갤럭시를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