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 4500원짜리 ‘구독 서비스’를 구입했다고 치자. 같은 골목에 있는 펍, 카페 등에서 각각 1잔씩 주류나 커피를 무료로 마실 수 있다. 이 구독 서비스는 골목상권 사장님들에게도 유리하다. 월 구독료가 들어왔으니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 남은 건 자신들의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만이다. 이 역시 마케팅이다. # 이는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구독경제를 도입한 일본 신주쿠新宿에 있는 작은 쇼핑몰의 실제 사례다. 어떤가. 팬데믹, 경기침체, 고물가 등이 이어지면서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우리 골목상권에 도입할 만한 서
12월 12일은 도쿄여행의 마지막 날이었다. 그리고 미리 약속되어 있던 인터뷰를 하는 날이기도 했다. 필자는 캐리어를 이끌고 신주쿠로 향했다.한국 문화원을 지나 도착한 어느 빌딩. 고지받은대로 7층을 누르고 사무실로 들어가자, 푸근한 인상의 사내가 필자를 맞아 주었다.“어휴, 어서 오십시오. 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인기리에 연재되었던 웹소설 「도굴왕」, 「전지적 독자 시점」, 「나노 마신」등 의 웹툰화를 주도한 웹툰 제작사, 주식회사 레드세븐의 이현석 대표였다.■ 대학 시절부터 시작한 만화업계 입문일본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이
흔히들 일본을 '만화의 왕국'이라고 한다. 실제로도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에 관련된 물품들을 구입하려 일본에 방문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세상에선 그런 사람들을 '오타쿠'라고 부른다.하지만, 아직 일본을 방문하지 못한 오타쿠들이 많다. 대개는 일본어를 배우며 일본 여행을 준비하고, 목표를 도쿄로 잡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모은 지식으로 당당하게 아키하바라를 향해 가는 경우가 많다.그러나 아키하바라는 넓다. 블로그에 나온 대로 유명한 샵들을 방문해 보지만, 어쩐지 해외 직구로도 구할 수 있는 물건
다자이 오사무 특별전시회(2부 3편 참조)를 순회하고 미타카를 떠나기 전, 필자는 코랄 빌딩에 서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본의 서점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 필자는, 곧바로 같은 빌딩에 있는 3층으로 향했다. 케이분도 서점(啓文堂書店)이었다.케이분도 서점은 케이오 전철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기업집단에 속해 있다. 케이오 그룹(京王グループ)에 속한 43개사 중 ‘케이오 서적판매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서점이 바로 케이분도 서점으로써, 1975년에 설립하여 현재 일본 전국에 22개 체인점을 거느리고 있다.케이분도 서점은
코마바 공원을 나온 뒤, 다음 행선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분쿄 구에 위치한 모리 오가이 기념관을 가기 위해서였다.모리 오가이(森鷗外, 1862~1922)는 소설가이자 평론가, 의사로서, 동시대에 살았던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그는 츠와노(津和野, 현재 시네마 현의 지망)번주의 전속 의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의사였지만 하급 무사라는 사회적 계급에 콤플렉스를 안고 있었던 모리의 아버지는, 아들 모리의 교육을 철저히 시키는 데 집중했다.네덜란드어, 영어, 독일어를 배우는 등 고등 교육을 받은
12월 10일. 도쿄에 도착한 바로 다음 날 아침. 호텔에서 나와 전차에 몸을 실었다. 여행 계획을 취재 목적으로 바꾸게 되면서, 이미 첫 번째 목적지는 정해둔 상태였다. 바로 일본 근대문학관(日本近代文学館)이었다.언젠가 현지 친구에게 일본 근대 문학관에 대해 물어보았더니, “그곳은 일본인들에게도 문학을 좋아하지 않는 이상, 상당히 마니악한 곳인데...” 라는 대답이 돌아온 적 있었다.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가장 먼저 떠올랐을지도 모른다.일본근대문학관에서 가까운 고마바토다이마에(駒場東大前)역에서 내리자마자, 문학관의 위치를 알려주
일시 : 2019년 7월참석자 : 김지윤(인터뷰어, 문학평론가, 시인), 한정현(소설가)에릭 홉스봄은 말했다. 역사가란 같은 시대 사람들이 잊고 싶어 하는 것을 전문적으로 기억하는 사람이라고. 그렇다면 역사를 소설로 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기억을 남겨 다른 사람들에게도 읽히는 것, 그래서 지워지지 않도록 하는 것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인 것일까. 한정현 소설가를 만나러 가는 길에 나는 ‘기억을 쓰는 사람’이란 과연 무엇일까 생각했다. 201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역사적인 것, 기억, 언어에 대한 지속적인 성찰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사인)은 2019년 2월, 아랍어권과 일본어권에서 한국문학 행사를 잇달아 개최한다. 우선 아랍어권에서는 2월 16일(토)부터 2월 21일(목)까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2019 카이로 문학축제(Cairo Literature Festival 2019)에 김승희 시인과 함께 참가한다. 또한, 일본에서는 2월 19일(화)에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출간 기념 문학행사를 일본 출판사 지쿠마쇼보(筑摩書房), 하쿠스이샤(白水社)와 공동주최하여 일본 독자와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한다. 카이로 문학축제는 올해로 5
전통의 소매유통업체들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 과열경쟁, 임금인상 등. 원인을 찾자면 한도 끝도 없다. 하지만 유통업체의 실적 부진이 오로지 외부환경 탓만일까. 위기를 돌파할 만한 혁신책을 만들지 않은 탓은 아닐까. 그래, 직면한 위기를 돌파할 가장 강력한 무기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경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고객을 발굴해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유통의 미래, 먼 곳에 있지 않다.경기침체 장기화로 매출 부진에 허덕이던 일본의 백화점들이 임대사업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백화점 기능은 건물 아래쪽에
홍대ㆍ합정의 밤거리를 수놓은 네온사인이 화려하다. 이곳을 오가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은 경쾌하다. 여기저기 생긴 일본풍 점포 덕분인지 거리는 정갈하고 예쁘다. 하지만 여기에 새드 스토리(Sad Story)가 숨어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 지갑이 얇아져 혼자 술 먹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창업하는 시대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일본풍에 깃든 새드 스토리를 경제로 풀어봤다.트렌드의 바로미터로 손꼽히는 홍대ㆍ합정 상권에 ‘일본 열풍’이 불고 있다. 이자카야居酒屋부터 일본식 가정식까지 한집 건너 한집이 일본어 간판을 내걸고 있다. 한
일본 신주쿠에 있는 이세탄伊勢丹 백화점. 해마다 2억명이 찾고, 연매출은 1조2000억엔에 이른다.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에 빠져 있을 때도 ‘나홀로 성장’을 거듭해 ‘일본 유통업계의 자존심’으로 불렸다. 이 백화점의 성공 비결은 ‘다름’이다. ‘매장賣場(물건을 파는 곳)’을 ‘오카이바お買い場(고객이 물건을 사는 곳)’라고 부를 정도다. # 이 백화점에
파티김밥 전문가인 김락훈(46) 셰프는 김밥 세계화의 기수를 자처한다. 그는 김밥을 한식 세계화의 첨병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밥은 쓰레기를 줄이자는 세계적인 저탄소 이슈에도 부합한다는 그를 만나 ‘김밥 세계화’론을 들어 봤다. “한 분야를 세계화하려면 간단명료한 이미지의 아이콘이 필요합니다. 한식의 경우 김밥이 이 조건에 최적화돼 있죠. 김밥은
한 고비를 넘기면 또 다른 고비가 찾아온다. 외부 공격이라면 그나마 낫겠다. 적敵은 지척에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가족이 걸림돌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내 각종 사건, 볼썽사나운 형제간 갈등으로 1년여 동안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3일 한 달여 만에 해외 출장길에서 돌아온 신 회장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경찰 조사에 성실히
일본 AV업체가 한 명문대학에서 채용박람회를 개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일본 4대 어덜트비디오(AV) 제작회사는 일본 명문 와세다早ㆍ田대학에서 박람회를 공동으로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7일 중국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일본 언론을 인용해 “6월 27일 이들 회사가 와세다대 신주쿠新宿 캠퍼스에서 ‘섹스산업설명회’라는 이름의 박람회를 개최했다”며 “약
옷과 스마트폰을 동시에 판다. DVD와 CD를 파는 레코드가게형 편의점도 있다. 일본 유통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연일 마이너스 성장곡선을 그리며 장기불황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유통업체는 장기불황의 돌파 솔루션으로 ‘콜라보레이션’을 택했다. 아예 다른 업종끼리의 결합이다. 일본 유통업계는 포화상태에 다다른지 오래다. 일본 도시 대부분의 번화가에
엔저시대가 열리면서 국내 관광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에 의존하던 명동상권이 위태롭다. 한편에선 왕서방들이 돈을 펑펑 쓰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엔저현상을 통해 국내 관광업계의 현주소를 읽어봤다. #지난해 11월 새롭게 단장한 명동 지하상가. 한 보세 구두 가게에서 일본 손님과 상인이 계산기를 든 채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