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의 회초리는 매서웠다. 4ㆍ10 총선은 야당 압승과 여당 참패로 귀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75석, 여기에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진보당까지 포함하면 192석의 ‘거야’가 탄생했다.총선에서 표출된 민의는 안정보다 견제와 변화였다. 선거기간 내내 정권심판론이 다른 이슈를 압도했다. 국민의힘이 ‘이(이재명)ㆍ조(조국) 심판론’으로 맞서며, 각종 초대형 공약을 쏟아냈지만 통하지 않았다.여당의 참패는 집권세력 전체에 대한 심판 성격이 짙다. 국민은 소통과 타협을 외면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통
#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업공개(IPO) 시장의 기대주였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IB업계에선 카카오모빌리티의 몸값을 8조원 이상으로 점쳤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상황이 180도 변했다. 시장 곳곳에선 “카카오모빌리티의 IPO가 무기한 연기됐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카카오모빌리티를 향해 칼을 빼들면서다. # 최근엔 윤석열 대통령이 “카카오의 독과점 문제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11월 1일ㆍ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고 말하면서 택시호출앱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직장인들이 가장 만족하지 못하는 상사는 어떤 모습일까.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직장인 767명에게 현재 소속된 부서나 팀의 직속상사에게 만족하고 있는지를 묻자, 10명 중 3명(34.0%)이 대체로 만족스럽지 않거나 매우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런 상사의 특징을 묻자 자신의 업무 책임을 회피하는 ‘미꾸라지형’이 10명 중 2명(25.7%) 수준이었다. 이어 본인 기분에 따라 팀 분위기를 바꾸는 ‘이기주의형(17.2%)’, 자신과 코드가 맞는 직원에게는 자율권을 주고 그렇지 않은 그룹은 간섭하는 ‘편 가르기형(13.8%)’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55년 만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이름을 바꿨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한경협으로 흡수 통합했다. 이에 따라 2016년 전경련을 탈퇴한 뒤에도 한경연 회원으로 남아 있던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계열사들이 한경협 회원으로 승계돼 한경연에 가입하게 됐다.[※참고: 한경협 명칭은 정부가 정관 개정을 승인한 9월 이후 공식 사용한다.]4대 그룹의 전경련 탈퇴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 때문이다. 전경련이 청와대 요구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회원사들이 거액 출연금을 내는 데
‘우울계’ 자신의 우울함을 드러내는 콘텐츠를 올리는 SNS 계정을 뜻하는 신조어다. 이런 계정에 접속하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현실을 어렵게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문제는 ‘우울계’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부모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왜 우울계에 빠져드는 걸까. 이런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우울증을 겪는 청소년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4월 10대 여고생이 서울 강남의 한 고층건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면을 SNS에 생중계하면서다. 세상을 떠난 이 여고생은 이
영화는 뉴욕시 브롱크스 교구에 주임 신부로 새로 부임한 플린 신부의 첫 강론으로 시작한다. 모두 새로 부임한 주임 신부의 첫 강론에 귀를 기울인다. 플린 신부는 “하늘의 별자리를 의심하지 말아야 하듯 하나님의 말씀도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당연하면서도 훌륭한 말을 남긴다. 경청하고 있던 신도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지만, 유독 한 사람만 다르게 행동한다. 다름 아닌 알로이시우스 수녀다.알로이시우스 수녀는 플린 신부의 강론을 듣지 않는다. 그저 예배석을 돌아다니며 자세가 불량하거나 딴짓하는 학생들을 단속하고 쥐어박을 뿐이다. ‘진보적인
# 기울어져 가는 공항에 혈세 수백억원을 들여 신新청사를 지었다. 경제 전문가들이 나서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뜯어말렸지만, 지역 정치인과 관료는 숱한 경고를 귓등으로 흘려보냈다.# 결과는 예견된 그대로였다. 공항은 ‘신청사’를 준공한지 9개월 만에 운휴運休에 들어갔고, 그로부터 3년 후 문을 닫았다. 그런데도 ‘신청사’를 밀어붙였던 이들 중 일말의 책임이라고 지겠다며 나선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 이 사례는 2000년대 초반 경북 ‘예천공항’에서 벌어진 일이다. 누군가는 ‘너무나 아득한 시절의 이야기’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 취임선서“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 문화의 창달에 노력해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2022년 5월 10일 대통령 윤석열.” 오전 11시 11분. 새 대통령이 엄중한 말투로 ‘취임선서’를 마쳤다. 이내 팡파르가 울리고, 박수가 터졌다. 포털뉴스 섹션에선 기다렸다는 듯 ‘순간 시청률 17%’란 제목의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환호, 찬사, 갈채, 약간의 기대, 그 이면에 깔려 있는 근심과 걱정, 그리고 역대 최고치라는
우리는 설전이 오가는 현장을 자주 목도한다. 시사토론 방송이나 인사청문회처럼 중대한 사회적 의제를 다루는 자리는 물론, 집이나 학교·직장 등에서도 사적 논쟁이 적잖게 벌어진다.SNS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이들이 옳고 그름을 따지겠다며 시작한 말싸움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그중엔 논리적인 싸움도 있지만 우기기, 윽박지르기가 난무해 소모적인 말다툼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숱하다. 소통의 공간이 다양해졌음에도 감정적 대응과 극단적 의견들로 갈등이 심화하는 일이 늘고 있다.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제대로 피력하는 토론의
시인 최승호가 최근 어른을 위한 우화 『마지막 눈사람』을 출간하였다. 최승호는 이 책을 “우리 은하계의 한구석에 있는 어느 별의 죽음에 관한 짧은 이야기”라고 소개하였다.『마지막 눈사람』은 고통, 우울, 불안, 고독, 절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독자들은 끊임없이 엄습해오는 고통과 좌절을 고독으로 버텨내는 눈사람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감정들이 담긴 가슴 속의 공허함, 비애, 우울, 불안, 고독, 그리움 등을 솔직하게 직시하면서, 어떤 거짓된 위로도 거부하고, 고독을 직시하는 법을 알려준다.류신 중앙대
거대 야당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누렸다. 그를 지지하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당당하게 영장실질심사를 받아라’란 말이 나왔지만, 야당 대표는 따르지 않았다. 이 선택이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나 반대하는 사람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진 알 수 없다. 어차피 지도자의 선택은 후대가 평가하는 법이다. 1590년 3월 일본을 다녀온 조선통신사의 의견은 엇갈렸다. 서인 쪽 황윤길은 ‘풍신수길’이 도발할 것이란 의견을 피력한 반면, 동인 측 김성일은 일본의 새로운 수장 풍신수길은 위협적이지 않은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좌고우면하던 선조는 결국 김성일의
# 2차 대전 중 미국 해군 분석센터의 연구원들은 생환한 전투기의 기체를 뚫은 총탄 자국을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투기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었죠. # 그때 연구팀 소속 에이브러햄 왈드가 정반대의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총탄 자국이 없는 부분을 보강하는 게 더 긴요합니다.” 그에게 이유를 물으니 설득력 있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 부분을 타격당한 전투기는 돌아오지 못했으니까요.”# 많은 이들이 ‘유대인 학살’ 하면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떠올릴 겁니다. 하지만 실제론 벨제크, 소비보르, 트레블린카 등의 수용소에
언어는 사람의 사고, 심리, 내면세계를 나타낸다. 그런 언어가 갖는 힘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말 한마디가 한사람을 무너뜨릴 수도, 일으켜 세울 수도 있다.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부모들이 ‘대화의 기술’을 익혀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를 향하는 부모의 대화법은 몇번을 강조해도 모자랄 정도로 중요하다. 부모가 언어를 바꾸기만 해도, 영영 멀어질 것만 같았던 아이와의 관계를 다시 시작할 수 있어서다.얼마 전 비행非行 문제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던 아이의 부모와 만남을 가졌다. 처음 필자를 찾아왔을 때 아이는 소위 ‘일진’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강원국 지음 | 더클 펴냄전작 「대통령의 글쓰기」로 유명한 강원국 작가가 이번엔 말하기 책을 냈다. 상대를 받아들이고 내 생각을 확장하려는 경청의 태도부터 정확하게 적절하게 전달하는 말하기 기술, 그리고 관계를 다루는 말하기 연습 등 실질적인 말하기 기술을 가르친다. 그 어느 때보다 자기표현이 중요해졌지만 그 표현이 반대로 자신의 내면으로만 향하는 시대. 강원국 작가는 결국 우리에게 소통의 중요성을 조언한다. 「켄-축구와 종말에 관한 조용한 이야기」 오수완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세계를 무너뜨린 건 좀비
나라가 또다시 혼돈의 시대를 맞고 있다. 정치도, 경제도, 나라밖 상황도 어지럽다. 이 때문인지 시대와 대중은 현재의 버팀목이자 미래의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이순신 같은 리더를 원한다. 더스쿠프가 새 기획으로 ‘통찰·열정·소통의 리더 이순신’을 다시 꺼내든 까닭이다. 이남석 발행인이 직접 펜을 들었다. 2018년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던 「원칙」의 저자 레이 달리오(Ray Dalio). 그는 얼마 전 자신의 두번째 역작 「변화하는 세계질서: The Changing World Order」를 통해 이렇게 진단
[英, 감세책 철회]이 시국에 부자 감세라니…영국 정부가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줬던 ‘부자 감세’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3일(현지시간) 쿼지 콰텡 영국 재무부 장관은 “고소득자가 납부하는 최고 소득세율 45%를 폐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감세 논란을 알고 있고, 이를 경청했다”고 설명했다. 리즈 트러스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는 지난 9월 23일 경기 침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450억 파운드 규모의 감세 방안을 담은 예산안을 공개했다. 15만 파운드(약 2억4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게 적용하는 최고 세율 45%를
지난 30일 출판사업자의 저작인접권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전재수 의원 주최, 출판저작권법선진화추진위원회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출판사들의 권익을 강화하고 작가의 저작권에 준하는 권리를 출판사에게 부여하는 것에 대해 논의한 자리였다.이날 행사에 참석한 홍익표 의원은 축사에서 오늘 토론회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주제”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출판사의 저작인접권 인정은 출판업계의 오랜 숙원"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 출판업계에서는 논의가 충분하게
날씨도 무덥지만, 정치권과 정부의 국민 무시 행태는 사람들을 더 지치게 한다.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한 물가가 서민 생활을 위협한다.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해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한 젊은이들이 늘어난 이자 부담에 한숨을 쉰다.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무역수지가 4~7월 넉달 연속 적자를 냈다. 불어나는 무역적자는 원화가치 하락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당국이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나서자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 미국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
아버지 아우렐리우스 황제를 죽이고 ‘셀프 황제’ 자리에 올라 돌아온 코모두스를 맞은 로마의 ‘민심民心’은 변덕이 죽 끓듯 한다. 민심은 천심天心이라는데, 민심이 그리도 변덕스러운 것이라면 천심도 그렇게 변덕스러운 것인가 보다. 로마로 입성하는 코모두스를 시민들은 침묵 속에 잔뜩 미간을 찌푸리고 못마땅한 얼굴로 맞는다. 찬바람이 싸하다. 그랬던 로마 시민들은 코모두스 황제가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폐지해버렸던 콜로세움 검투경기를 부활시켜 신나는 ‘즐길거리’를 제공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얼굴을 펴고 환호한다.손을 흔들며 콜로세움 경기장에
최근 ‘사는 것(living)’과 ‘여행(travel)’의 경계가 모호해진 ‘여행으로서 살아보기’가 인기다. 일정 기간 한곳에 머물면서 탐색하는 여행은 기존 여행, 특히 패키지 여행으로 채워지지 않는 특별한 경험의 깊이를 선사한다. 아울러 낯선 지역살이를 꿈꾸는 이들에게 새로운 곳에서의 자기 탐색과 일거리, 볼거리를 미리 체험하고 고민해보는 예행연습으로서의 의미도 갖는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이뤄진 재택근무의 경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결합한 워케이션(Worcation)이라는 개념의 등장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