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안정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들였던 매입임대주택은 한동안 ‘고가 매입’ 논란에 휩싸였다. 시세보다 훨씬 비싼 값을 주고 미분양 주택을 사들인 사례가 숱하게 적발되면서다. 이 때문에 LH가 매입임대주택에 적용하는 가격 산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됐고, 최근 개편안의 골자가 나왔다. 감정가 대신 원가로 주택을 매입하겠다는 건데, 문제점은 여전히 적지 않다. 주거 안정을 위해 정부가 꺼내들 수 있는 정책 중 하나는 공공임대주택을 만드는 거다. 정부가 보유한 땅에 나랏돈으로 주택을 건설하고 주거 약자에게 임대하는
# 2022년 대선에서 여야 대통령 후보는 국민의 ‘내집 마련’을 돕겠다면서 ‘토지임대부 주택’ 카드를 꺼내 들었다. 모두가 같은 단어를 사용했지만 속 내용은 조금씩 달랐다. # 대선이 끝난 지 9개월여가 흐른 2022년 12월 28일 새로운 ‘토지임대부 주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을 통해서다. 골자는 분양자의 시세 차익을 보장하고 개인 거래를 허용하는 것이다. # 이를 통해 토지임대부 주택의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이 개정안이 정말 무주택자에게 유리한 것인지는 따져
102대 1. 청년 매입임대주택 경쟁률이다. 이처럼 공공임대주택을 원하는 사람은 많고 주택은 적다. 정부가 모두 지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모든 도심에서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이미 만들어진 주택을 사들이는 ‘매입임대주택’은 공공임대의 수요를 충족해줄 좋은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림자도 있다. 정부가 쓸 수 있는 돈이 무한하다고 가정해보자. 주택 문제쯤은 단번에 해결할 거다. 땅이 없다면 땅을 사고, 그 위에 건물을 지어 분양하거나 임대하면 그만이어서다. 하지만 이는 행복한 상상일 뿐이다. 현실 속 정부가
# 20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여야 후보들은 한결같이 ‘토지임대부’ 주택을 입에 담았다. 토지를 팔지 않고 임대(렌트)하는 방식으로 주택의 분양가격을 낮추겠다는 게 취지였다. 당시 가격 급등을 막지 못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화두에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토지임대부’ 주택은 여야 후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해결책이었다. # 치열했던 대선이 끝난 지 7개월이 흐른 지금, 공언했던 ‘토지임대부’ 주택 관련 정책은 탄력을 받고 있을까. 진영에 관계없이 모든 후보들이 동의한 정책이라면 당장 시행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결론
여의도 국회 앞 주유소는 기름값 비싸기로 유명하다. 땅값이 비싸니 임대료가 높기도 하겠지만, 주유소 이용객 중 상당수가 기름값에 연연해하지 않을 분들, 국회의원인 측면도 있을 게다. 그도 그럴 것이 의원에게는 매달 차량 기름값 및 유지비로 146만원씩 지원된다. 국회가 개점휴업 52일째인 7월 20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위해 문을 열었다. 여야 충돌로 상임위원회 구성은 못한 채 본회의만 열었다. 마침 그날은 의원 월급날, 50일 넘게 일을 하지 않고서도 세비 1285만원은 어김없이 받았다.[※참고: 여야는 22일 후반기 국회 원院
얼마 전 은퇴했다는 A씨는 제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귀농할 생각입니다. 집부터 마련해야겠죠?” 시골에 내려가 농사를 짓기로 했으니, 집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거였죠. 아마도 그는 아름다운 전원생활을 꿈꿨을지 모릅니다. 필자는 단호하게 답했습니다. “안 됩니다. 집을 마련하기 전에 생활부터 하세요.” 필자가 A씨의 꿈을 꺾어놓은 덴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나의 시골집 짓기 1편입니다. “살 집 또는 살 집?”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이나 땅값이 급등한 현실을 꼬집는 질문이 아닙니다. 오늘 이야기
홍대 지도가 변하고 있다. 만남의 장소였던 프랜차이즈 식음료 업체들은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체험 공간을 강화한 패션 브랜드 플래그십스토어가 홍대 구석구석을 꿰차고 있다. 누군가는 치솟는 공실률에는 아랑곳 않는 높은 임대료가 문제라고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변화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변화의 전환점에 서 있는 홍대 상권에 가봤다.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로 나오면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있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KFC 앞이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만나 저마다의 목적지로 이동한다. 홍대 인근에는 KFC 말고도 버거킹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난해 말 시작한 ‘분양원가 공개’는 함의含意가 상당하다. 분양가에 ‘땅값’이 얼마인지 알아야 ‘땅값을 뺀’ 토지임대부 주택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원가 공개는 중요한 단추다. 김헌동 SH 사장은 더스쿠프와의 인터뷰에서 “토지임대부 주택을 활성화하면 품질 좋고 값은 저렴한 주택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면서 “새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능히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원가를 공개한다고 했는데 정확한 의미가 뭔가요?“첫번째 취지는 아파트 분양가에 포함되는 비용을 구분하자는 겁니다
새 정부 출범의 의미는 그저 집권세력 교체만이 아니다. 실현하지 못했던 국정과제를 새롭게 이슈화할 수 있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이를 부동산에 적용하면, 새 정부는 ‘분양 원가 공개’ ‘토지임대부 주택’ 등 혁신적이지만 의미 있는 부동산 정책을 국정 기조로 밀어붙일 수 있다. 그렇다면 윤석열 당선인은 이를 해낼 수 있을까. 더스쿠프가 SH의 사례를 통해 분양 원가 공개와 토지임대부 주택의 실현 가능성을 짚어봤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4월 6일 ‘주택공급 태스크포스팀(TFT)’을 소집했다. 임기 내 250만호를 공급하겠다
# 공기업의 자산은 공기업의 것이다. 공기업의 주인이 국민이란 점을 감안하면, 결국 공기업의 정보는 국민 것이다. # 아쉽게도 공기업의 모든 정보는 국민에게 공개된 적이 없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같은 공기업들은 민간기업처럼 데이터를 어디엔가 숨겨왔다. 대표적인 예가 분양 원가다. # 그러던 2021년 상황이 바뀌었다. SH 수장에 오른 김헌동 사장이 ‘분양 원가’를 차례대로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다. ‘분양 원가’ 공개가 가져올 기분 좋은 파문은 작지 않다. SH가 공개한 분양가 정보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부동산 세금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종합부동산세는 폐지까지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재건축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 집 가진 사람은 부담을 덜고, 무주택자에겐 거기서 발생하는 집을 값싸게 주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실제로 대통령선거가 끝난 이후 땅값이 비싼 서울 일부 지역에선 재건축 아파트가 고가에 거래되는 일이 발생했다. 잠시 냉랭했던 부동산 시장에 벌써 훈풍이 불어온 걸까, 아니면 과열 부작용이 나타난 걸까.대통령선거 후 부동산 시장의 향방에 이목이 쏠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공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어렵지만 꼭 풀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집니다. 국민건강보험은 그중 하나입니다. 국민들의 부담은 덜어내고 혜택은 높이면서 건강보험 재정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문케어(문재인 케어)’를 통해 이 어려운 과제를 해냈다고 자화자찬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더스쿠프가 사실관계를 확인해봤습니다. 건강보험 재정 논쟁, 마지막 편입니다.“문재인 케어를 우리 정부의 대표 정책으로 강력히 추진하며 지출을 대폭 확대했는데도 건강보험 재정 상황은 오히려 양호해졌다. 건보 재정 악화니 부실이니
바쁘게 영업을 준비하는 점포들,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 북적이는 인파…. 명동의 과거는 그랬다. 지금은 어떤가. 향긋한 냄새를 풍기던 화장품 로드숍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위기를 버티다 못한 이들은 그곳을 떠났다. 혹한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명동거리 속으로 더스쿠프(The SCOOP)가 들어가 봤다.희뿌연 미세먼지와 영상의 낮기온이 봄기운을 알리던 지난 11일. 바쁜 출근 시간이 조금 지난 오전 10시 30분, 지하철 4호선 명동역 6번 출구 앞에 섰다. 밀리오레호텔의 장기투숙(호텔 한달 살기) 안내 입간판을 지나면 대한민국
주택이나 아파트를 지을 땅이 없다면, 새 건물을 만들 때 ‘더 높게’ 지으면 괜찮지 않을까. 이게 최근 새로운 공급 수단으로 떠오른 ‘용적률 제한 완화’다. 하지만 용적률을 완화하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교통환경, 일조권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는 것도 일이지만, ‘더 높게’ 지을 만한 부지가 얼마나 있는지도 관건이다. 그럼 서울엔 ‘용적률 완화’를 적용할 만한 땅이 얼마나 있을까.흔히 알려진 대규모 주택 공급 방식은 크게 두가지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신도시’ 개발과 민간에서 주로 요구하는 ‘아파트 재건축ㆍ재
수많은 지자체가 ‘신청사’를 만들기 위해 기금을 쌓는다는 걸 아는 이는 드물다. 하지만 그 바람에 지역민이 정책적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회비용을 날린다면 문제이지 않을까. ‘우리 지자체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신청사 건립을 위한 기금을 운용하는 지자체는 전국 지자체 243개 중 57개에 이른다(2020년말 기준). 이 지자체들이 적립한 청사건립기금은 2조원이 훌쩍 넘는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은 효율적으로 집행돼야 한다. 재정을 활용할 때 돈이 많이 남아서도, 모자라서도 안 된다. 돈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새 사장은 토지임대부 아파트로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처음 시도하는 일은 아니다. 2012년 강남에선 땅값이 빠진 ‘반값 아파트’가 공급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땅값 빠진 효과’는 사라진 지 오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반값 아파트로 공급됐던 강남브리즈힐(강남구 자곡동)을 찾아가봤다. 지난 6일 월요일 오후, 서울 강남구 양재 뱅뱅사거리에서 남쪽으로 가는 버스 440번을 탔다. 헌릉로까지 달리자 앞 유리로 세곡동이 뿌옇게 보였다. 헌릉로를 따라가는 버스는 일반적으로 내곡동
# 토지임대부 주택. 말 그대로 토지는 빌리고 집은 소유하는 주택이다. 땅도 사고 집도 사야 하는 일반 아파트와는 다르다. 집값에서 땅값이 빠지니 반값 아파트가 가능하다. 땅값이 비싼 지역일수록 아파트값은 더 싸질 가능성이 높다. # 조금은 낯선 개념인 토지임대부 주택이 요즘 화두다. 서울도시주택공사(SH)의 키를 잡은 김헌동 신임 사장이 “건물만 분양하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다. 언뜻 반값 아파트가 도처에 들어서 주거난이 단숨에 해결될 것 같다. #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있다. 그렇게 좋은 주택공급방식을 활발하게 사
땅값을 뺀 채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이 우리나라에서 중심에 섰던 건 10년도 더 된 과거다. 2007년 제정된 법으로 처음 시도됐던 토지임대부 주택은 이런저런 문제를 노출하면서 미분양으로 끝났다. 그로부터 4년 후 조성된 강남권 토지임대부 주택은 ‘로또 아파트’란 지적에 시달렸다. 이런 토지임대부 주택을 최근 SH 수장에 오른 김헌동 신임 사장이 화두로 삼았다. 그에겐 이전 문제들을 해소할 만한 솔루션이 있는 걸까. “땅 파는 시대는 지났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신임 사장이 더 이상 땅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1월
책을 가득 실은 작은 버스가 아파트 단지에 조용히 멈춰 선다. 이동도서관이다. 아파트 복판에 자리를 잡은 이동도서관은 언제나 슈베르트의 ‘송어’를 틀었다. 아파트 단지 사람들에게 ‘도서관이 왔어요’라고 알려주는 신호였다. 그럴 때면 가방에 책을 잔뜩 넣어온 할아버지나 아이의 책을 대신 빌리러 온 아주머니, 같은 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모두 책을 빌리러 온 사람이었는데, 어렸을 때 기자도 거기에 있었다. 그래서 기자는 슈베르트의 송어가 흘러나오면 이동도서관이 오버랩되곤 한다. 하지만 많은 이에게 이동도서관은 생
한국 진출 22주년을 맞은 ‘스타벅스(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올해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미국 본사와 함께 스타벅스를 운영해온 신세계그룹이 독자 운영을 시작하게 됐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를 직접 들여온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정용진식 전략’은 스타벅스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신세계그룹(이하 신세계)을 이끄는 정용진 부회장은 경영자와 ‘셀럽(celeb)’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가 SNS에 남긴 글 한 줄, 사진 한 장은 그 자체로 ‘기사’가 된다. SNS를 통한 계열사 마케팅에도 열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