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 이른바 ‘순살아파트’ 사건이 터진 지 5개월이 흘렀다. 원인은 규명됐고 관련 회사들의 현장 점검도 끝났지만 모든 일이 끝난 건 아니다. 민간 건설사가 시공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의 점검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검단 아파트 입주예정자를 위한 지원책이나 재시공 계획 논의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국토교통부가 준비 중인 건설산업 혁신안은 밑그림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다.4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무너져 내렸다. 해당 아파트를 시공하던 GS건설은 전국에 있는 모든 현장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GS건설은 총 83개
“HDC현대산업개발에 내려진 행정처분에 실효성이 없다.” 최근 서울시가 HDC현산에 내린 2건의 영업정지 처분을 두고 쏟아져 나온 지적이다. 1건은 HDC현산이 신청한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이 인용돼 행정처분이 언제 이뤄질지 기약할 수 없게 됐고, 다른 1건은 과징금 4억원으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서울시와 법원이 대기업을 봐주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여기엔 다른 허점이 숨어 있다. 서울시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에 내린 행정처분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해 6월 발생한 광주 학동 재개발현장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는 고질적 병폐다. 최근엔 한동안 잠잠하던 건설사의 부실시공 논란까지 겹치면서 ‘안전문제’가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건설현장의 고질병을 ‘처벌 강화’로만 해결하려 한다는 점이다. ‘적정 공사기간ㆍ공사비용 산정 의무화’란 근원적인 문제를 뒷전으로 미뤄놓고 보여주기식 대책만 양산하고 있다는 거다. # 사례❶ 올해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다. 중대한 인명 피해를 유발하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에게 가해지던 형사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러면 사업주가 현장의 안전에 좀 더
우리나라에는 건설업 등록 제도가 있다. 일정 조건을 갖춘 건설사만 ‘건설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연이어 대형 사고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의 건설업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과연 그게 능사일까. 해외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국내에서 건설하려면 필수조건이 있다. ‘건설업 등록’이다. 국민의 안전과 재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업인 만큼 자격 조건이 갖춰진 사업자에게만 건설을 허락하기 위해서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업자는 ‘건설업’에서 퇴출당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후진국에서나 일어날 법한 사고다.” HDC현산의 신축 아파트 벽면 붕괴사고를 두고 나오는 말이다. 그 때문인지 파문도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정몽규 HDC현산 회장은 이 사고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정치권은 건설업계의 반발에 묵혀놨던 건설안전특별법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렇다면 이를 계기로 건설현장은 뭔가 달라질까. 아니다. 건설현장이 안전할 수 없는 구조적 원인은 따로 있어서다. 건설사 CEO들이 취임식에서 한결같이 강조하는 말이 있다. ‘안전’이다. 그들이 사고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이번에야말로 건설현장을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을 주고 구입하는 아파트. 입주민들은 새 아파트에 들어간다는 기대감에 들뜬다. 하지만 몇몇 입주민은 새 아파트에 둥지를 틀기 전부터 화병을 앓는다. 누수ㆍ균열 등 각종 하자 때문이다. 이런 문제가 갈수록 늘어나자 국토교통부는 새 주택법을 만들어 ‘입주 전 하자 문제’를 잡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새 주택법에도 문제가 많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개정 주택법의 문제를 냉정하게 취재했다. 4290건. 2019년 기준 국토교통부 하자심사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하자분쟁’ 접수 건수다. 지난해 상반기
건설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비가 오는 날에 콘크리트를 타설하지 않는다는 건 상식입니다. 건물의 강도나 내구성을 약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건설사는 이런 상식을 외면한 채 비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에도 콘크리트 타설을 강행합니다. 공사기간을 줄여야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함에도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는 건 콘크리트가 벽 속에 묻히는 순간 모든 진실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건설사들의 부실공사는 어느 정도일까요. 더스쿠프(The SCOOP)가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한전이 올 1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6299억원의 영업적자, 역대 최악이다. 그러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나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과 진단이 잇따른다. 과연 그럴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문재인 정부 집권 전후 원전가동률, 신재생에너지 거래량 등 통계를 분석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탈원전 정책→한전 적자→전기요금 인상’ 프레임엔 오류가 가득했다. “국민들의 하계 요금부담 완화와 함께 재무여건에 부담이 되지 않는 지속가능한 요금체계 마련을 위해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제도의 합리적 개선, 주택용 계절별ㆍ시간별
주 52시간 단축 근로의 첫 시작일. 건설업계는 “현장을 모르고 만든 정책”이라고 날을 세웠고, 정부는 “공공기관의 현장부터 적용해 나가겠다”며 대수롭지 않게 대응했다. 그로부터 6개월, 주 52시간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현장은 수두룩하다. 24시간 가동되는 돌관공사는 주 52시간을 무력화시키는 나쁜 요인 중 하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건설업계의 고질병 ‘돌관공사’의 문제점을 취재했다. 지난 1월 30일 건설기업노조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 52시간 단축 근로 현장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7월 1
[박정호 SK텔레콤 사장]SKT 단순 이통사 아니다 박정호(56) SK텔레콤 사장이 5G 시장 전략으로 ‘초超시대의 도래’를 선언했다. 거리 한계가 사라지고, 모든 기기가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사회를 앞두고 있는데, 이에 걸맞은 IT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박 사장은 2월 25일(현지시간) ‘MWC 2019’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기존의 기술과 서비스를 초월해 현재를 뛰어넘는 새 시대를 연다는 뜻이 담긴 초시대라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모바일을 초월하는 ICT 복합 기업이자 서비스 혁신 기업이 될 것”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나섰다. 2008년 첫 매각 시도 이후 10여년 만이다. 그런데 그때와 비교하면 조건이 부실하다. 매각대금이 3분의 1토막 났을 뿐만 아니라 그 대금을 당장 손에 쥘 수도 없다. 산은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플랜에 의문부호가 붙는 이유다. 산은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2019년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절차를 2008년 때와 비교해봤다. 2008년 3월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한다는 공고를 냈다. 매각 방식은 공개경쟁입찰. 현대중공업과 포스코, GS
GS건설은 지난해 9월 ‘클린 수주 선언’을 발표했다. 깨끗하게 경쟁하고 구태는 털어내겠다는 거였다. 경쟁업체의 불법적 영업활동을 언론에 알리고, “수사를 의뢰하겠다”면서 엄포를 놨다. 6개월이 훌쩍 흐른 현재, GS건설은 수사를 의뢰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GS건설 측은 “조합원이 먼저 경찰에 고발했다”면서 발을 뺐는데, 수사의뢰를 차일피일 미룬 이유
73세 아파트 경비원 허모씨. 수년간 일했어도 근로계약서는 쓴 적이 없다. 작업을 할 때는 제대로 장비를 지급받지도 못했다. 결국 그는 안전장비 없이 정화조 청소 도중 바닥이 붕괴되면서 질식사했다. 산업재해다. 하지만 책임을 질 만한 사람이 없다. 왜일까. 지난 4월 27일. 서울시 서대문구 H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허모(당시 73세)씨가 2인 1조로
한강 재건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세빛섬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개장 이후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기는커녕 막대한 손실만 기록하고 있다. 머리가 복합해진 건 운영주체 효성이다. 거액을 들여 투자했건만 추가 비용만 더 들게 생겼기 때문이다. 효성은 “공익사업이라 적자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연 그럴까.해가 가볍게 내리쬐는 봄날. 서울 잠수교 위를 달리던
에쓰오일(S-OIL) 전임 노조위원장이 최근 회사가 발주한 공사현장의 식당 운영권 등을 주겠다면서 십수억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문제는 회사도, 노조도 “나몰라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면서 선을 그었고, 노조는 “전임 노조위원장의 개인비리”라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에쓰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급 재난은 악령 같은 테러리스트나 외계에서 들이닥친다. 난데없이 혹성이 지구를 향해 돌진하거나 온갖 비행물체들이 달려든다. 9ㆍ11 테러를 비롯한 크고 작은 테러를 경험하고, 전세계 모든 테러 위험인물과 집단들을 24시간 감시하는 미국은 목성ㆍ토성ㆍ명왕성까지 탐사선을 띄우고 관찰한다. 하지만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 했던가. 테러나 외계에 대
건물이 있는 토지를 경매로 샀다. 그런데 건물주가 법정지상권을 주장하며 철거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토지사용료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건물주는 3년 넘도록 사용료를 내지 않았다. 토지 매입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A씨는 자신 소유의 토지 위에 3층 빌라를 짓고 있었다. 그런데 건설사가 부실공사를 하면서 분쟁이 발생했고, 급기야 공사는 멈추고 말았다. 완성된
‘방만경영, 공금횡령, 불공정 계약, 비정규직 갑질, 일감 몰아주기, 성추행….’ 올해 국감에서 드러난 주요 공기업, 공공기관들의 갑질이다. 공조직의 기강 해이와 모럴 해저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 준다. 문제는 이런 갑질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직을 워낙 잘 감싸기 때문이다. 슈퍼甲 공공기관이 숨기고 싶은 이야기를 세상
그는 ‘의인義人(참여연대 선정)’이다. 구린내 풀풀 나는 건설비리를 소신껏 세상에 알린 후 받은 훈장이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건 좌절뿐이다. 건설업계엔 발을 붙이기 어렵다. 일을 맡기는 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전북 군산시 M타워의 전직 감리단장 유영호. 그의 눈에 비친 ‘사고공화국’은 어떤 모습일까. 5년 전인 2010년 초. 전북 군산시 복판에서 ‘
해병대캠프 실종사고, 경주리조트 붕괴사고, 세월호 침몰사고. 이 사고의 공통점은 인재人災다. 그런데 여기엔 또 다른 공통분모가 있다. ‘작은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는 거다. 공무원들은 주민의 ‘민원’을 흘려들었고, 정부는 문제점을 담은 ‘보고서’를 방치했으며, 회사는 출항 전 배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경고’를 무시했다. 대한민국이 흔들린다. 올 5월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