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다. 많은 이들이 ‘창조성’도 이젠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AI의 글이든 그림이든 결과적으론 인간의 작품을 학습한 결과물이다. 일종의 모방행위라는 건데, AI가 모방을 넘어 ‘창조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더스쿠프의 새 연재물 ‘공병훈의 맥락’ 1편에서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가는 기점을 뜻하는 ‘싱귤래리티’를 논해봤다.강렬하면서도 마음을 사로잡는 색채, 거친 붓의 터치, 뚜렷하면서도 애매하기도 한 인상적 윤곽의 그림을 통해 위대한 창조성의 화가로
2021년 3월 걸그룹 ‘이터니티(ETERNITY)’가 세상에 공개됐다. 한해 60~70팀의 아이돌이 데뷔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이터니티의 데뷔는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AI) 기술로 탄생한 아이돌, 이를테면 가상인간 아이돌이었기 때문이다. 이터니티를 만든 박지은(40) 펄스나인(PULSE9) 대표는 가상인간 아이돌로 어떤 세상을 꿈꾸는 걸까.펄스나인은 AI 그래픽 전문 회사다. 2017년 이 회사를 창업한 이는 평범한 직장인이던 박지은 대표다. 9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대학원
1980년대만 해도 인사동에 나가야 미술계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갤러리들이 그곳에 둥지를 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르다. 교통체계가 발달하면서 전시회가 열리는 곳이 다양해졌다. 디지털 문화가 진화를 거듭한 덕분에 온라인이나 SNS까지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부엔 MZ로 대표되는 젊은 컬렉터가 있다. SNS나 NFT(대체불가능한 토큰·Non Fungible Token)로 무장한 이들은 다소 보수적인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전하고 있다. 이런 MZ 컬렉터가 관심을 보이는 갤러리 중
로이스 파티뇨(Lois Patiño)는 아마도 풍경을 가장 급진적인 방식으로 다루는 예술가 중 한 명일 것이다. 영화감독이자 아티스트인 그의 작품에는 아름다운 풍광이 있고, 빛이 있고, 바다와 바람이 있고, 광활한 땅이 있다. 인간 중심의 시선이 아닌 자연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펼쳐진다.8월 18일~8월 26일까지 개최된 제22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네마프2022)에서는 로이스 파티뇨 감독의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전작품이 ‘작가특별전’으로 초청상영되었다. 그의 단편영화 은 오버하우젠 국제 단편영화제(독일), 클레
미술계에서 주목할 만한 전시공간이 속속 재개관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갤러리 중 하나인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이 올가을께 재개관을 앞두고 있는 건 대표적 사례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가라앉았던 전시계가 기지개를 다시 펴는 조짐으로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오늘 소개하려는 전시는 ‘언더그라운드 인 스페이스’에서 진행하는 ‘저녁의 시간전展’이다. 전시소개에 앞서 재개관을 준비 중인 ‘아라리오’란 아트조직이 한국 아트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나 의미를 살펴보면 더욱 흥미로울 것 같다. 우선 언더그라운드 인 스페이스는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
갤러리엔 ‘큐레이터(curator)’가 있다. 큐레이터의 역할은 좋은 작품을 관람객이나 컬렉터의 취향에 맞춰 소개 또는 추천하는 것이다.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머릿속에 상당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 않다면 작품을 소개하거나 추천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큐레이터 중 몇몇은 전시회를 기획하고 사업화하는 업무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우리는 이들을 디렉터(director)라고 부른다. 관점에 따라 의견이 다양할 순 있지만, 디렉터급 큐레이터는 경력이 많고, 전문성을 갖는다. 예술품 쇼핑 중독자 찰스 사치의 최초 문답집
지난 18년 을 통해 데뷔한 서요나 시인의 첫 시집 이 '파란시선'에서 지난 21년 12월 21일 출간되었다. 페이퍼이듬은 이듬 시인이 운영하는 '이듬 책방'에서 발간한 독립문예지이다. 은 200페이지가 넘는 시집이다. 보통 시집과는 달리 두꺼운 편이다. 이 시집은 여느 시집들과는 달리 독자에게 이야기를 건내는 형식을 취하는 것들이 많다. 특히 '민율아', '서영아', '소이야' 처럼 사람들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부르는 시어들
추상표현주의抽象表現主義(abstract expr essionism)는 1940년대 후반부터 1950년대까지 미국의 미술계에서 주목받은 미술운동의 동향이다. 이는 뉴욕이 파리 대신 예술의 중심지가 되는 계기가 됐다. 당시 미국에선 유럽의 피카소에게 필적할 만한 예술인이 등장하길 염원하고 있었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액션페인팅의 대가 잭슨 폴록이었다. 세계적인 컬렉터들과 후원자들은 잭슨 폴록을 대대적으로 후원해 뉴욕이 글로벌 미술시장으로 자리잡는 데 영향을 줬다. 이런 역사를 가진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하는 국내 작가는 김향희다. 김향희
숲은 다양성을 포용하는 하나의 생명체다. 서로 다른 생명체들이 서로에게 의존하며 숲에 모습을 드러낸다. 미술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현대미술’ ‘동시대 미술’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작가의 작품 속에 생명력을 드러낸다. 다양한 세대·국적·예술관을 가진 작가들과 이색적인 작업을 이어온 아라리오갤러리가 아트바젤 홍콩과 프리즈 뉴욕 온라인 뷰잉룸(OVR)에 출품된 작가들을 중심으로 ‘숲 Foret’ 그룹전을 연다.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이 됐던 작가들의 1970년대 초기 작업부터 1980년대생의 감수성을 담은 작품, 일본과 독일 출신 작가의 작
제주 문학의 집(운영위원장 강덕환)이 도민들을 대상으로 ‘2021 도민문학학교’ 작가초청 북토크를 5월 28일 오후 6시 30분에 개최한다.이번 초청 작가는 자연주의적 세계관과 리얼리즘 정신을 바탕으로 “그의 시는 간결하지만 웅숭깊은 맛이 있고, 일부러 지어 화려하거나 고통스럽지 않으며 자연스럽다.”는 평을 받으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상국 시인이다.1946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난 이상국 시인은 1976년 '심상'에 '겨울 추상화' 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 시집 '동해별곡'
직관적이면서도 강렬한 필체를 화폭에 담아 온 권순철 작가가 4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흔적(Trace)’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선 지난 50년 한국인의 삶과 역사에 관여했던 사건과 인물을 형상화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오랜 시간 한국의 산과 강, 한국인의 얼굴을 반복적인 덧칠로 표현해왔다. 겹겹이 쌓인 오일페인트로 탄생한 얼굴은 누군가의 얼굴이 됐다가 모두의 얼굴이 되기도 한다. 그것은 마치 흔적 같기도 하다. 작가는 사라져가는 형상들의 흔적을 남기며 그들의 존재를 생각하고, 또 기억한다. 제1전시장에선 한국전쟁과 분단
[뉴스페이퍼= 송진아 기자]지난달 30일, 문화예술 웹진 아는사람이 주최한 ‘빈 터의 배우들’이 진행되었다. ‘빈 터의 배우들’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었던 낭독회로, 당시 아트비트 갤러리에서 전시되던 전종대 작가의 전시명이기도 하다.이날 진행된 낭독회에는 웹진 아는사람의 ‘문학 스트리밍’으로 작품을 선보였던 여섯 명의 시인들이 참여했다. 참여한 시인으로는 류휘석, 김미리, 정재율, 이유운, 박규현, 차도하 시인 이다. ‘문학 스트리밍’이란 투고 받은 낭독본을 홈페이지 배경 음악 대신 재생하는 기획으로, 다양한 지면
[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 김보관 기자] 문예지는 문단 문학 생태계의 중추라고 할 수 있다. 문예지는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리뉴얼 문예지, 독립 문예지 붐과 함께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뉴스페이퍼가 만나볼 문학3은 창비가 운영하고 있는 문예지이다. 하지만 단순히 문예지라는 이름보다는 웹진과 오프라인 행사 그리고 종이 지면을 포함한 하나의 플랫폼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욱 가깝다. 문학3은 문학과 삶이라 읽히길 바란다는 창간사에서 알 수 있듯 문학이 우리의 삶과 맞닿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창비는 계간지 “창작과비
독창적인 추상회화를 선보이는 데이비드 오스트로스키(David Ostrowski)는 원래 구상화를 주로 그리던 작가였다. 2000년대 초기작은 표현주의적이며 스타일리시한 화법이 돋보였다. 그러던 그가 2014년 유화 작업을 멈추고 추상화로의 변화를 추구한다. “유화는 수정을 거듭하면서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오스트로스키는 ‘오류, 실수, 우발적인 것, 불완전하고 미숙한 것’을 회화적 모티프로 선택해 추상화를 선보였다. 오스트로스키의 첫 개인전 ‘Menschen, Bilder, Emotionen(사람,
한국작가회의가 2020년을 맞이해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했다. 새 이사장에는 이상국 시인이, 사무총장에는 신현수 시인이 선출됐다. 이번 사무총장 선거는 한국작가회의 사상 첫 직선제 선거로 기호 1번 김희정 후보와 기호 2번 신현수 후보의 접전이 펼쳐졌다. 김희정 시인은 362표로 전체 투표자의 48.2%, 신현수 시인은 389표로 전체 투표자의 51.8%를 득표하며 간소한 차로 신현수 후보가 당선됐다.김희정 후보는 2002년 충청일보 시 부문으로 데뷔해 대전작가회의 지회장, 사무국장, 한국작가회의 감사 등으로 역임했다. 대표작으로는
2000년을 맞은 사람들은 변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설렘과 함께 두려움도 많았다. 미술계도 변화를 꾀했다. 관습을 허물며 다양화를 통해 반경을 확장하고자 했다. 21세기의 출발점에서 20년이 또 흘렀다. ‘학고재 소장품: 21.2세기’는 21세기의 두번째 장을 넘기며 저마다의 내일을 향해 도약하는 예술가들의 세계를 조명한다. 백남준을 비롯한 11인 작가들의 조각ㆍ회화ㆍ영상ㆍ드로잉ㆍ콜라주ㆍ판화 등 26점이 소개된다.가장 먼저 백남준의 ‘로봇(라디오 맨, 요셉 보이스)’이 관람객을 맞는다. 로봇의 상단 모니터에는 ‘굿모닝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2020년에도 신춘문예를 향한 문학청년들의 열망은 식지 않았다. 총 4천652편이 응모된 매일신문을 비롯한 몇몇 신문사에서는 역대 최다의 응모작이 접수되며 문학에 대한 여전한 열정과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뉴스페이퍼에서는 2020년 1월 9일 기준 주요 신문사에 발표된 신춘문예 당선작과 당선자, 당선소감, 심사평을 정리했다. *언론사 명은 가나다순 정렬이며 당선작이 공식 업로드되어있는 경우에 한해 작품명에 링크를 걸어두었다.
자신만의 추상언어로 ‘동서양이 융화된 세계’를 표현했던 남관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린다. 그는 1990년, 생을 마칠 때까지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창작 활동에 매진했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 영역을 선보이며 국제적으로도 크게 성공을 거뒀다.‘남관의 추상회화 1955-1990’전이 개최된다. 전시는 작가가 파리로 건너간 1955년부터 세상을 떠난 1990년까지 제작한 주요 작품을 망라해 선보인다. 남관은 1955년 44세의 나이로 프랑스로 떠났다. 국제 미술의 중심지 파리 몽파르나스에 화실을 마련한 그는 세계 각지에서 모인
1990년대 신경희의 등장은 화단의 관심을 모았다.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그는 일약 미술계의 ‘스타’가 됐다. 이후 한국 미술계에서 여성작가로 뛰어난 활동을 보였던 그는 2010년부터 병마에 시달리다 2017년에 세상을 떠났다.요절한 여성작가 고故 신경희(1964~2017년)의 개인전 ‘Memory-땅따먹기’가 개최된다. 작가의 작고 2주기를 기리는 전시로 400여점의 유작 중 대표작 40여점을 선보인다. 그가 활발히 활동했던 1990년대 작업과 마지막으로 국내 개인전을 열었던 2003년 이후 미발표 유작을 소개한다.신경희는
[뉴스페이퍼 = 남유연 객원칼럼니스트] 투명하게 반짝이는 물빛, 물 밑에서 수영하고 있는 사람과 그 사람을 쳐다보는 듯 아닌 듯 물을 응시하는 사람. 밝고 화사한 색채들이 조화롭게 어울리지만 어딘가 쓸쓸하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이다. ‘데이비드 호크니’라는 이름은 최근에 특히 자주 언급되는 이름이 되어가고 있다. 작년 겨울 그의 대표작 이 매우 비싼 가격에 팔렸다는 기사가 많이 떴다. 또, 서울 시립 미술관에서 3월 22일부터 호크니 전시가 예정되어 있어 각종 홍보 광고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