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s infographic
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국제곡물 하락 후 안정세
3·4분기에도 하락세 전망
하지만 사룟값은 요지부동
우윳값 인상 요인으로 작용

서울유유는 10월에 흰우유 가격을 인상한다.[사진=연합뉴스]
서울유유는 10월에 흰우유 가격을 인상한다.[사진=연합뉴스]

국제곡물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치솟았던 곡물가격지수가 지난해 10월 이후 하향세로 돌아섰고, 최근까지도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3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이 전분기 대비 7.9%, 전년 동기 대비 16.4% 하락할 것”이라며 “미국 옥수수·콩 생육 개선, 밀 재고량 증가 등으로 공급량 부족 우려가 완화했다”고 설명했다(표➊). 

사료원료 가격지수도 하락하고 있다. krei에 따르면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는 지난해 3분기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타고 있다. 8월엔 사료용 옥수수·밀·콩(대두박) 등 수입사료원료 가격지수가 166.7(2015=100)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5.3% 떨어졌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사료용 밀 수입단가는 t(톤)당 343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1.7% 하락했고, 옥수수와 대두박은 각각 18.6%, 6.4% 내려갔다(표➋). krei는 이런 흐름이 유지되며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가 3분기엔 155.6, 4분기에는 131.6으로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곡물 가격이 안정화하면 업체들이 가격인상 명분으로 내세웠던 요인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 업체들은 국제곡물 가격이 꿈틀대면 발빠르게 제품 가격을 끌어올려왔다. 지난해 하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대로 치솟았던 것도 국제곡물 가격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엔 우유도 있다. 

낙농진흥회는 ‘생산비 증가’를 이유로 원유 기본가격을 해마다 인상해왔다. 지난해 10월 947원(음용유 기준·L당)에서 996원에서 인상했고, 오는 10월부터는 여기서 다시 88원 끌어올린 1084원을 적용한다(표➌). 물론 생산비 증가가 틀린 말은 아니다.

낙농가의 주장대로 우유 생산비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젖소 1마리를 키우는 데 필요한 사육비는 2021년 828만7088원에서 지난해 913만4469원으로 10.2% 늘었고, 그중 사료비는 457만4130원에서 528만4567원으로 15.5% 치솟았다(표➍). 배합사료업체들이 ‘국제곡물 가격 상승’이란 명분을 내세워 가격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같은 ‘가격인상’ 고리는 ‘낙농가 생산비 증가→원유 기본가격 인상→우윳값 인상’ 수순으로 이어졌다. 이번에도 서울우유가 10월에 흰우유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편의점 기준 1L 흰우유 가격은 3050원에서 3200원으로 4.9% 오르고, 200mL 제품은 9.1% 인상된다. 다른 업체들은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인상 시기와 폭을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표➎).

그렇다면 국제곡물 가격과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연말까지 이어질 거란 전망이 우세한데 사료업체들부터 다시 가격을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국제곡물 가격이 올랐을 때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던 사료업체들은 이번에도 입을 꾹 닫고 있다. 국제곡물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가격을 내리지 않겠다는 무언의 시그널이다. 국제곡물 가격이 오르든 그렇지 않든 피해는 또 농가와 소비자만 입게 생겼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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