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산 위스키는 한때 ‘힘 있는 자’들만 먹는 술이었다. 묵을수록 비싸고 묵을수록 가치가 높은 술, 위스키의 위상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자 비싼 위스키는 시장에서 밀려나고, 그 자리를 연산을 표기하지 않은 값싼 위스키가 꿰찼다. 미연산 위스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달라진 위스키 시장을 취재했다. 12년, 17년, 21년, 더 나아가서는 30년…. 사람이 아닌 술(위스키)에 매겨지는 연륜이다. 사람에게 연륜이 쌓이듯 얼마나 오랫동안 원액을 숙성했느냐에 따
빚을 내 주식 매입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한반도 훈풍에 힘입어 남북경협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최고치를 찍는데, 급한 마음에 일단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서라도 투자에 나선 셈이다. 남북 경제활성화의 높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면 몇배의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는 비극이다. 원금을 모두 잃는 소위 ‘깡통계좌’가 속출할 공산이 크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신용거래융자의 늪을 취재했다. 12조5639억원. 4일 기준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서 빌린 신용융자 잔액의 수치다. 올해 1월 2일(
지난 4월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세금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다주택자들의 양도세를 높여 투기세력을 잡겠다는 건데, 과연 실효성은 있을까. 그렇지 않을 공산이 크다. 양도세 중과를 빠져나갈 구멍이 많아서다.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보유세 강화안 역시 마찬가지다. 구멍을 메울 보완책이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세금 규제다. 이는 여러 부동산 규제 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이어서 강력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 시행된 정부의 세금 규제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부동산 세금은 크게 취득세ㆍ보유세ㆍ양도세로 나뉜다
25억6200만명. 연평균 서울 지하철 이용객수다. 한때 지하철이 주요 상권으로 각광받았던 것도 막대한 유동인구 덕이었다. 하지만 이제 지하철을 비롯한 지하상가에서 지갑을 여는 이는 드물다. 복합쇼핑몰, 아웃렛 등이 대중화한 데다 온라인쇼핑이 활성화했기 때문이다. 상인들의 한숨은 깊어지는데 치솟은 임대료와 불법전대가 만든 막대한 권리금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하상가를 둘러싼 문제점을 그래프로 살펴봤다.고준영ㆍ이지원ㆍ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지하철 상권에서 곡소리가 흘러나온다. 높은 임대료, 저조한 매출, 권리금 등 이유는 다양하다. 지하철ㆍ지하도상가를 운영 중인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가 개선안을 꺼내들었지만 상인들의 울분은 여전하다.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엉뚱한 방향의 개선책이 나왔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지하철 상권의 고질적 문제를 취재했다. “손님은 줄고, 임대료는 오르고, 문 닫으려니 위약금 물어야하고, 삼중고가 따로 없었다.” 지하철상가 위주로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의류업체의 얘기다. 이 업체는 최근 몇년 새 가파르게 줄어든 매출과 훌쩍 오른
지하상가가 사지死地가 되고 있다. 모바일로도 쇼핑하는 세상에서 굳이 지하에서 쇼핑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지하에 머물지 않는다. 스치는 사람들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이는 지하상가 상인들이다. 전문가들은 “지상에서 벌어지는 젠트리피케이션뿐만 아니라 지하에서 소상공인들이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들여다볼 때다”고 지적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지하상가의 슬픈 경제학을 풀어봤다. “불황도 비켜가는 지하철상가.” “화장 고치고 살아난 지하철상가.” “지하철역 대전大戰.” 2000년대 초반 지하철상가는 황금알을
지난해 여름, 한 소년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자신이 사는 제주도 자연이 건물 건설, 버스 전용차로 공사 등으로 파괴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소년의 말을 새겨들어 나라의 환경 정책을 만들어가겠다’는 답장을 받았다. 소년은 자신의 보물상자 속에 대통령의 편지를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그 주인공은 전이수. 올해 10살의 동화 작가다. 순수하고 따뜻한 글과 그림으로 사람들을 위로한다. 생명력 넘치는 제주의 자연 속에서 재미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부모님과 동생들 생각을 먼저 하는 기특한 맏이지만, 또래 아
커다란 프라이팬에 참굴을 껍데기째 올려 화이트와인으로 찐다. 껍데기가 벌어지면 레몬즙을 뿌린 다음 먹으면 정말 맛이 좋다. 맛도 맛이지만 건강에도 좋아 입맛이 없을 때면 종종 요리해서 먹는다. 한의학에서는 식용종인 참굴을 ‘모려牡蠣’라고 한다.보혈補血 작용이 있는 모려는 알맹이뿐만 아니라 껍데기도 훌륭한 약재로 쓰이는데, 신경 안정에 효과가 좋다. 좀처럼 안정되지 못하고, 잘 놀라고, 초조감이나 불면증이 있고, 꿈을 자주 꾸고, 심장이 두근거릴 때 모려를 용골龍骨(고대 포유동물의 화석), 산조인酸棗仁(멧대추의 씨를 한방에서 이르는
옛 베어스턴스ㆍJP모건ㆍ씨티그룹 등에서 채권과 퀀트투자 전문가로, 또는 포트폴리오 매니저 겸 트레이더로, 뉴욕 헤지펀드 퀀타비움에서는 최고투자책임자(CIO)로 활동한 월스트리트의 투자전문가. 바로 영주 닐슨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다. 그가 최근 「그들이 알려주지 않는 투자의 법칙」을 펴냈다. 실전 투자전문가가 주장하는 투자의 법칙은 뭘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영주 닐슨 교수를 만났다. ✚ 책에서 투자전략을 게임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있나요?“게임을 하는 환경과 투자시장의 환경은 공통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어떤 점
스마트폰 업계에서 ‘혁신’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참신한 기능’보다는 ‘화면 크기’에 소비자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서다. 화면 비중 97%, 99%의 스마트폰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는 이유다. 속을 뜯어보면 이 경쟁은 흥미롭다. 스마트폰 크기는 그대로 둔 채 ‘화면’만 키우는 경쟁이라서다.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베젤 줄이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베젤은 스마트폰·TV 등을 정면에서 봤을 때 영상이 출력되는 화면 이외의 모든 부분을 의미한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위츠뷰는 전체 스마트폰 중 풀스크린(베젤 대비 화면 비율 98% 이상
엷은 비가 오락가락하는 오후 도쿄역에 도착했다. 연필선 몇개로는 표현할 수 없는 웅장함, 고스란히 남은 세월의 흔적에 넋을 잃었다. 아름다운 그 역은 예술이었다. 김희민 일러스트레이터 annie3249@gmail.com | 더스쿠프
우주시대가 활짝 열렸다. 2011년 일반인에게도 우주여행(체험형) 길이 열린 데 이어 2022년에는 우주호텔이 완성된다고 한다. 2023년쯤이면 우리들 중 누군가는 우주복을 입고 우주호텔을 방문하고 있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물론 비용은 엄청나겠지만….우주 환경과 지구 환경은 다른 점이 많다. 산소, 기압(중력)의 차이뿐만이 아니다.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우주먼지, 단시간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극고온과 극저온의 온도차(-148도~120도)는 우주 환경의 특징이다. 우리 인체는 오랜 시간 중력이 있는 지구에 적응해 생존해왔기 때문에
가격 인상 움직임이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식품물가, 외식물가에 이어 배달 서비스 요금을 따로 받는 업체들이 하나둘 늘어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생필품과 공산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 이쯤 되면 “뭐가 올랐나” 보다 안 오른 걸 찾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른다. 서민들의 가계가 갈수록 힘겨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물가의 난을 취재했다. 주부 김경은(가명ㆍ43)씨는 최근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몇번을 흠칫흠칫 놀랐다. 지난번 장을 볼 때와 또 달라진 가격 때문이었다. 이날 김씨가 구입한 건
소비자들은 클릭 몇번으로 쇼핑을 하는 데 익숙해졌다. 하지만 연출된 모습만 볼 뿐, 실제 내가 그 옷을 입거나, 그 제품으로 화장했을 때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어 최종 단계에서 머뭇거리게 된다. 그때 소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쇼핑 하울이다. 방금 배달된 택배상자를 열고 주문한 물건을 개봉한다. 부품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설명서대로 조립하는 과정을 차례차례 보여준다. 조립이 끝난 제품을 작동시켜 보고 어디에 어떻게 설치하고 사용할지 설명한다. 이 모든 행위는 카메라 앞에서 이뤄진다. 2000년대 초반쯤 시작됐던 ‘쇼핑
지난해 6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명이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소비자가 보험사의 손해사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해 독립손해사정사를 선임하면 그 비용을 보험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그런데 보험사들은 보험사기가 쉽게 발생하고, 보험료가 올라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과연 그럴까. 더스쿠프(The SCOOP) 가 보험사들이 이른바 박용진案을 비판하는 이유를 취재했다. 자기손해사정. 보험사가 자회사나 직접 고용한 손해사정사에 손해사정업무를 맡기는 행위를 말한다. 특성상 자기손해사정 행위는 논란을 낳을 수밖
지난 칼럼(289호)에서 설명한 식욕억제 호르몬 ‘렙틴’을 좀 더 알아보자. 1990년대 살찐 쥐를 실험할 때 렙틴 호르몬을 발견한 과학자들의 흥분이 금세 가라앉은 건 렙틴과 비만의 상관관계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여기엔 더 중요한 사실도 있다.비만의 원인을 밝히고 싶어하는 과학계가 지나칠 정도로 성급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비만 호르몬을 활용한 획기적인 치료법은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다. 과학자들이 수십년 동안 그리도 바쁘게 움직였는데도 말이다. 이는 현재 시장에 출시된 비만약의 불편한 진실과 연결된다. 대부분의 비만치료제는
“나는 평생 보안관 일을 했다. 아버지도 보안관이었고, 나도 보안관이었다. 아버지와 함께 보안관 일을 하기도 했다. 그 당시 보안관은 총을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도입부, 황량한 텍사스 사막의 풍광을 배경으로 벨의 독백이 내레이션처럼 흐른다. 그는 그렇게 ‘좋았던 옛 시절’을 회상한다.옛사람들은 태평성대의 상징을 ‘무기를 녹여 농기구를 만드는 세상’으로 이상화했다. 영국 더블린에 위치한 웰링턴 장군을 기념하는 거대한 오벨리스크의 부조물은 워털루전쟁에서 노획한 병기를 녹여 만들었다고 한다. 대당對
지방선거에서 ‘액티브X 제거’ 문제가 또다시 이슈를 끌고 있다. 일부 정당이 “인터넷 유저를 불편하게 만드는 액티브X를 반드시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놨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공약을 현실화할 수 있느냐다. 액티브X는 2013년 ‘천송이 코트’ 문제로 도마에 올랐음에도 지금까지 남아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액티브X’ 퇴출을 약속했지만 체감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액티브X 퇴출 공약의 허와 실을 살펴봤다.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이 공약을 내놓고 민심 잡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상승세를 타는데, 고용지표는 최악이다. 건설 및 설비투자는 증가했지만 업계 활력은 떨어졌다. 당연히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극단이다. 한편에선 소득주도성장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다른 한편에선 단기성과에 집착하면 더 큰 실수를 할 수 있다고 꼬집는다. 대체 지금은 어떤 상황일까. 정부는 어떤 정책을 펴야 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장벽에 부닥친 소득주도성장론의 갈길을 내다봤다. “지난해 3%대 성장 회복, 올해 1분기도 1.1% 성장률을 기록해 3%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을 보면 새벽 안개 속에 길을 잃은 느낌이 든다. 여주인공 해미는 아프리카 여행 중 만난 부시맨들이 사용하는 ‘리틀 헝거’와 ‘그레이트 헝거’를 얘기한다. 각자 다른 길을 가는 청춘의 두 얼굴을 그리는 메타포가 아닐지 싶다. ‘리틀 헝거’는 육체적인 굶주림에 직면한 말 그대로 먹을 것이 필요한 사람을 지칭한다. ‘그레이트 헝거’는 음식만으로 허기를 달래는 차원을 넘어 ‘삶의 의미’라는 정신적인 차원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다. 배우 유아인이 연기하는 종수는 해체된 가정과 비인격적인 사업장에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