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렇지만, 중세에도 사회를 지배한 중심축 하나는 ‘상인 집단’이었다. 이를 유럽 사람들은 ‘길드(Guild)’라고 불렀는데, 이 모임은 지역의 상거래를 독점하고 시장을 통제했다. 하지만 길드가 ‘권력집단’ 노릇을 한 건 아니다. 그들은 교회를 짓고 지역을 성장시키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수익에만 집착하는 오늘날 기업이 벤치마킹할 부분이다. ‘상인조합 길드의 탄생’ 첫번째 기사에서 봤듯, 길드의 기원은 고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로마 시대, 동업자들이 일정 구역에 모여 ‘콜레기아(Collegia)’란 이름의
이 글은 AI(코파일럿ㆍ챗GPT4)를 통해 쓰였다. 수전 손택의 「아르토에 다가가기」 와 기자의 글, 그리고 「도쿄도 동정탑」 관련 글을 AI 학습에 이용했다. 글은 최소한의 퇴고만을 했다. 구조나 어색한 문장들을 그대로 살리기로 했다. 글을 직접 쓰는 것보다 오래 걸렸다.일본 문학계에서 인공지능(AI)으로 작성한 작품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논란의 중심에 선 소설은 제170회 아쿠타가와상에 뽑힌 소설가 구단 리에의 작품 「도쿄도 동정탑」이다.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은 일부 내용을 생성형 AI를 이용해 작성했다는 점이다.아쿠타가와상은
흔히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무리를 해서라도 외제차를 끌고 다니고, 좋은 옷을 입으려 한다. 영업은 얕보이면 끝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적당한 수준이라면 괜찮겠지만 과시욕은 결국 문제를 낳기 마련이다. 과도한 지출이 가계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어서다. 4년 전 인테리어 업체를 창업한 박은지(가명‧36)씨도 과시욕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냉정한 창업세계에 뛰어든 사람에겐 힘겨운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3고高(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곳이 창업시장이라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창업기업은 64만50
전북 전주시에는 ‘특별한 독립서점’이 있습니다. 내 서재를 옮겨놓고, 나만의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경원동#’입니다. 지역의 도심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이 독특한 서점을 두고 ‘돈을 만들 수 없어 사라지는 지역 독립서점에 의미 있는 해법을 제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옵니다. 그럴 수 있을까요? ‘Lab. 리터러시가 간다’ 첫번째 편 경원동#입니다. 2023년 12월 15일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에 들렀습니다. 경원동은 한옥마을에서 10여분 떨어져 있는 곳입니다. 관광지로서의 전주가 아닌 옛 시가지의 모습을 담고 있
지난 19일, 서울특별시 마포구에 소재한 서강도서관 3층 세미나실에서 소설가 정명섭 작가의 강연이 열렸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의 강연에서는 서울 서순라길, 피맛골, 동묘 일대, 경의선 책거리 등 서울 구석구석 깔린 골목길과 그 역사, 이름의 유래 등이 2시간여에 걸쳐 소개되었다. 미스터리 소설가이면서도 역사와 인문학에 관심을 가져온 정명섭 작가는, 「오래된 서울을 그리다」(2020), 「골목의 시간을 그리다」(2021)라는 책을 집필하는 등 골목길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골목의
「페미니즘 한계에서 시작하다」우에노 지즈코·스즈키 스즈미 지음, 조승미 옮김 | 문학수첩 펴냄페미니스트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와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른 작가 ‘스즈키 스즈미’가 주고받은 편지글을 엮은 「페미니즘 한계에서 시작하다」를 출판사 문학수첩이 출간했다. 익숙하지만 먼 나라인 일본에서 페미니즘 운동을 어떻게 전개하고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직설적 화법으로 고민을 돌려 말하지 않는 이 책은 한국 독자들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다. 「별국」공광규 지음‧연수 그림 | 바우솔 펴냄 공광규 시인의 시와 연수 작가의 그림을 만나 볼
3월 25일,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마루아트센터. 이곳 2층에 위치한 「아지트 갤러리」에는 특이한 전시회가 열렸다.얼핏 보기엔 흔한 미술 전시회였지만, 캔버스에 걸린 그림들은 하나같이 혼란스러웠다. 어떤 그림은 경악을, 어떤 그림은 공포를, 어떤 그림은 우울과 미소를 담아냈다. 혼란함을 과감하리만치 거친 펜터치로, 우울감이라는 무거운 기분을 강렬한 색채로 담아낸 작품들이 제각각의 크기로 캔버스 위에 펼쳐져 있었다.마치 카오스(Chaos:혼돈) 같으면서도 어딘지 모를 기괴한 화풍이 펼쳐진 이곳. 신인 미술작가 ‘NOX(본명 성현주)’
파리의 에펠탑,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호주의 하버브리지와 오페라하우스, 런던의 대영박물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계의 랜드마크다. 어느 지역을 설명할 때, 세계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랜드마크는 시대를 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구조물들이 주를 이룬다. 랜드마크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인류와 함께 숨 쉬듯 존재하는 구조물들도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과 관련된 정수장과 하수처리장, 매일 출퇴근에 이용하는 지하철, 장거리 이동을 돕는 고속도로와 KTX, 많은 이가 거주하는 아파트나 빌
라이프스타일 숍과 결합된 서점 ‘아크앤북’, 스몰브랜드 백화점 ‘띵굴스토어’, 먹고 마시고 즐기는 복합문화공간 ‘성수연방’, 맛집 새벽 배달 플랫폼 ‘띵굴마켓’. 이 모든 게 한 사람의 기획으로 탄생했다. 공간 크리에이터 손창현. 그는 모두가 온라인 사업에 몰두하던 때 오프라인 공간에 주목했고 아무도 찾지 않던 공간을 ‘돈이 되는’ 매장으로 탈바꿈시켰다. 「OTD코퍼레이션 손창현의 당신의 취향을 삽니다」는 서점, 백화점, 문화공간의 성공에 이어 맛집 배달 플랫폼까지 도전한 손창현의 이야기다. 디지털 시대 오프라인 공간이 살아남는 법
시간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감성을 자극한다. 그 감성은 창조적인 예술로 탄생한다. 건축가 조승봉[알립니다]「정치호의 얼굴」은 독자와 함께 합니다. 촬영을 희망하시는 독자께선 간단한 사연과 함께 연락처를 chan4877@thescoop.co.kr(더스쿠프)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정치호 작가 사진보기 | portraits.kr
코로나19가 시작된 2019년을 되돌아보면, 극단적인 변화의 시기는 이미 한참 전에 시작된 것 같다. 치명적 전염병이 도는가 하면, 전세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전쟁이 터지기도 하며, 전에 없던 기술이 나타나 세상을 변화시키기도 해서다. 전에 없던 기술 중엔 메타버스(Metaverse)도 있다. “아직은 설익은 기술일 뿐이다”는 부정적 평가와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기대감이 맞서 있긴 하지만 탁월한 엔지니어들이 언젠간 ‘설익었다’는 편견을 깨고 새로운 세계를 열어젖힐 것이란 전망엔 이견이 없다.이런 필자의 기대를 입증해주는 전시회가
1.2㎞에 달하는 거리에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아름다운 노상카페, 펍, 레스토랑 등도 소비자를 유혹한다. 흥미롭게도 현대식 상점들만 둥지를 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거리를 가다보면 어느샌가 전통시장으로 접어든다. 현대식 쇼핑몰과 전통시장이 알듯 모를 듯 상생하는 이곳,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 스트리트(Lambla Street)’를 가봤다. 쇼핑몰은 단순히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다. 깐깐해진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선 그곳엔 상품뿐만 아니라 문화·가치 등이 함께 녹아들어 있어야 한다. 국내외 많은 쇼핑몰이 어
창신동 마을 속 한옥 해체공사 현장, 벽에 박제된 듯 박혀있는 ‘커피자판기’를 발견했다. 마지막으로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마셨던 게 언제였는지 생각해본다. 아마도 꽤 오랜 시간 자판기 커피를 잊고 살아온 것 같다. 반가운 마음에 자판기와 그 주변을 살펴본다. 길걷수다, 길에서 만난 커피자판기 첫번째 편이다.길에서 만난 커피자판기. 자판기 하나 들어갈 벽과 벽 사이에 기가 막히게 자리를 잡고 있다. 옆의 문과 대칭돼 하나의 세트인 양 자연스럽다. 한옥의 돌벽, 붉은 벽돌, 목재와 배수홈통, 시멘트 바닥과 자판기까지…. 재료와 크기,
낙원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물과 산이 일렁이는 곳, 구름과 돌이 서로 다정한 곳. 하늘은 높은 곳에서 흐르고 웃음소리는 낮게 깔린다. 바람과 햇살이 번갈아 피부를 어루만진다. 낙원에 가까운 미술관, ‘뮤지엄 산’에 다녀왔다. 미술관까지 가는 길이 험난하다. 강원도 원주에 도착해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30분, 산 위에 있는 뮤지엄 산에 도착했다. 입장료를 보고는 마음 속도 험난했다. 전시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되어 있는데, 기본관과 명상관, 설치 미술가 제임스 터렐의 전시까지 모두 관람하면 일반 성인이 39,000원. 그럼에도 외
우리는 언제부터 한옥을 한옥이라 불렀을까. 서양문화가 들어오기 전까지 모든 집은 기와집, 초가집 등등이었을 텐데 말이다. 기록을 찾아보니, 1907년 대한제국 시절의 한 문헌에서 한옥이란 단어가 처음 나온다.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등재된 건 1975년의 일이다. 한옥이란 말을 사용한 게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다는 얘기다.그런 한옥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숱한 지자체가 한옥체험관을 만들었거나 조성하고 있는 걸 보니, 언젠가 한옥이 없어질 것 같다는 걱정도 든다. 얼마 전 난 그런 한옥 한채를 철거하고 왔다. 묘한 감정이 스쳤다. ■일
아버지의 부름에 아들은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와 가업家業을 이어받았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을 다닌 지 1년 반 되던 때였다. 그 아들의 아들은 의사가 되겠다던 목표를 접고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회사를 만들겠다며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있다. 1대 율림가구, 2대 쉐우드가구, 3대 더포렛…. 한 집안이 3대째 가구업業을 이어가고 있다. 명함에 새겨진 회사명은 다르지만 가업을 잇는다는 사명감과 책임감만은 꼭 닮은 이희경(63·쉐우드가구 대표)·이민석(33·더포렛 대표) 부자父子를 더스쿠프(The SCOOP)가 만났다.보루네오
어떤 조직이든 어떤 경영자든 비즈니스에 근본적인 변화와 위기가 닥쳐올 때가 있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인 개인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언젠가 맞이하게 될,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는 비즈니스의 갈림길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까. 앤드루 그로브 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 순간을 ‘변곡점’이라고 말한다.“사업에 전면적 변화가 일어나 기존의 어떤 방법도 소용이 없어지는 때가 온다. 사업에서 모든 근본적인 것들이 변하기 시작하는 시점, 사소한 변화가 아닌 엄청난 변화, 그 순간이 ‘전략적 변곡점’이다.” 다시 말해 전략적 변곡점이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는 한국건축가협회(회장 박제유)와 함께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국제 설계 공모 당선작으로 디엔비건축사사무소의 ‘문학 빌리지(Munhak Village)’를 선정했다.문체부는 「문학진흥법」에 따라 한국문학 자료의 수집·보존·연구·전시·교육 등을 위한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 2024년 개관을 목표로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서울시 은평구 진관동)을 추진하고 있다. 문체부는 2021년 하반기부터 설계를 시행하여 2022년 하반기부터 착공 예정이라 밝혔다. 지난 5월 31일까지 진행한 공모에는 국내외
문학스튜디오 무시가 올-라운드 문예지 ‘TOYBOX’의 6호로 텀블벅 후원을 진행 중이다. 이번 호의 주제는 ‘집 : 하우스 콤플렉스’이다.토이박스는 문학의 경계를 확장하는 문학 실험실을 표방하며 매년 색다른 주제로 독자들을 찾아오는 연간 문예지다. 코로나로 멀어진 서로 간의 거리를 좁히는 편지라는 2020년의 테마에 이어 올해 토이박스의 테마는 집이다. 하루는 집에서 시작해서 집에서 끝난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QR 코드로 출입해야 하는 외부와 다르게 집에서는 마스크도, QR 코드도, 그 어떤 보호막과 가림막이 없다. 최
그 옛날 그 대문을 창신동에서 다시 본다. 두꺼운 지붕에 명패, 우편함, 초인종 등 군더더기가 참 많다. 하지만 그 옛날 그 시절엔 뭐 하나 하찮은 게 없었을 게다. 명패는 내 집의 상징물이었을 테고, 우편함은 새 소식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을 것이다. 하물며 초인종이 없으면 철문을 쾅쾅 두드리거나 소리를 질러야 했을 것이다. 지금은 하찮아진 그것들을 보면서 나는 낭만을 소환해 본다.■대문의 형태 = 주택의 대문엔 으레 지붕이 있다. 지붕이 없어도 대문 역할을 능히 할 수 있는데 굳이 무겁고 두꺼운 콘크리트 지붕을 머리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