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 왕 이야기는 운명 앞에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가를 보여준다. 테베의 왕이 오이디푸스를 낳자 신전은 “그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동침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놀란 왕은 양치기에게 아들을 죽이라 지시하지만 이뤄지지 않는다. 갓난아이인 오이디푸스는 이웃 나라 코린토스의 왕이 키우게 된다.훗날 성인이 된 오이디푸스는 신전에서 앞선 예언을 듣는다. 코린토스 왕을 아버지로 생각한 그는 운명에 저항하고자 코린토스를 떠나고 그 와중에 시비가 붙어 친부인 테베 왕을 살해한다. 이후 스핑크스를 무찔러 친모인 테베 여왕을
역지사지易地思之.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라는 말은 오랜 금언金言이지만 현실에서 실천하는 건 쉽지 않다. 이 순간에도 같은 공간에서 살지만 다른 곳을 바라보는 이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다. 깎아내릴 의도 없이 무심코 뱉은 말이 누군가에겐 마음을 긁는 칼이 되기도 한다. 상대를 이해하고 싶다는 희망은 오래된 테마인 만큼 이를 다룬 작품도 많다. 마법이나 초자연현상이 등장하는 창작물은 더 직관적인 방식으로 상대를 이해하려 한다. 마음을 읽는다거나 몸이 뒤바뀐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보라 작가의 웹소설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도
저렴한 가격으로 예식을 올릴 수 있다는 공공 예식장.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예비부부의 수요가 적다. 2016년 여성가족부가 ‘으뜸’이라면서 선정했던 공공 예식장 15곳 중 8곳은 운영을 중단했다. 예식장을 대관 중인 나머지 7곳의 이용률은 저조하다. 왜일까. 더스쿠프가 공공 예식장의 허점을 살펴봤다.1390만원. 결혼 준비 회사 ‘듀오’가 조사한 2023년 평균 결혼식 비용이다. 예비부부가 수개월치 월급을 쏟아부어도 감당하기가 힘든 수준이다. 값비싼 결혼식 비용은 젊은 세대의 결혼 기피를 부추기는 데 한몫하고 있다.합리적인 비용
우리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많은 것을 잊는다. 기억은 불안정하고 우리는 이 불안한 기억을 취사 선택한다. 하지만 불편하고 수치스러운 과거를 응시하는 자만이 용서를 바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2차 세계대전 때 생체실험을 진행한 규슈대학 의학부가 2015년 그 자료를 전시하기로 결정한 건 함의가 크다.1945년 6월, 미군의 B-29 폭격기 한대가 일본 규슈(九州) 상공에서 격추돼 승무원 12명이 포로로 잡혔다. 미군의 공습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인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일본 군부는 재판도 없이 미군 8명의 처형
이번 상담 부부는 과거 재테크를 하면서 큰돈을 잃었다. 주식·펀드에 이어 부동산에서도 번번이 쓴맛을 봤다. 이 때문에 그간 재테크와는 담을 쌓고 살았지만, 다시 마주해야 할 때가 왔다. 목돈이나 긴급자금을 만들려면 재테크가 필수여서다. 부부는 트라우마를 벗어던질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이 부부의 재테크 재도전을 도왔다.재테크에 번번이 실패해 목돈을 마련하는 데 실패한 김양훈(가명·47)씨와 아내 이은희(가명·43)씨. 남편 김씨는 주식·펀드·부동산 등 여러 곳에 손을 댔지만 그때마다 적자를 봤고,
직장인 입장에서 경조사비를 통제하는 건 쉽지 않다. 상대방과의 관계가 얽혀 있어 마음대로 액수를 줄일 수 없어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소득 수준보다 많은 경조사비를 낼 때도 있다. 하지만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지출을 확실하게 통제해야 목돈을 모을 수 있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이 경조사비를 비롯한 비정기지출 관리법을 소개한다.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경조사에 참여하는 경우가 잦다. 직장인 824명 중 60.4%는 ‘최근 1년간 경조 행사에 간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여기 신혼 3개월차 부부가 있다. 첫 만남부터 결혼까지 6개월 만에 진행해서일까. 부부는 고민이 많다. 30대 중 반에 결혼해 자녀를 빨리 가져야 하는데, 모아 놓은 돈이 거의 없어서다. 주식에 빠져 있는 남편은 돈을 모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 부부는 성공적인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 제교육원㈜이 부부의 사연을 들어봤다.“올해 안엔 아이 꼭 갖자.”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박은영(가명·36)씨는 남편 이재호(가명·34)씨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다. 노산(고령 임신
여기 8000만원만으로 신혼생활을 시작한 부부가 있다. 부족한 자본을 메우기 위해 전세대출금에 마이너스 통장, 보험약관대출 등 여러 대출을 받았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출의 조건이 하나같이 ‘변동금리’였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이 부부의 사연을 들어봤다.양영희(가명·35)씨는 요즘 집 문제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지금 살고 있는 전세 아파트 계약이 끝났는데,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다음 계약 때는 전셋값을 좀 많이 올려 받아야 할 것 같다”는 말을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동료 직원을 위한 적정 축의금 액수는 얼마일까.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성인 1177명을 대상으로 적정 축의금을 묻자, 친분에 따라 액수에 차이가 있었다. ‘같은 팀이지만 덜 친하고, 협업할 때 마주치는 직장 동료’인 경우에는 10명 중 6명(65.1%)이 ‘5만원을 내겠다’고 밝혔다. ‘10만원을 내겠다’는 직장인은 21.3%였다.반면 ‘사적으로 자주 소통하는 직장 동료(전 직장 포함)’를 대상으로 하자, 직장인 63.6%가 ‘축의금 10만원이 적정하다’고 말했다. ‘거의 매일 연락하고 만남이 잦은 친구나 지
「삶이 나에게」봉순이 지음 | 천년의 시작 펴냄봉순이 시인은 2003년 북한을 나온 지 2년 만인 2005년에야 한국에 입국했다. 이런 시인의 삶이 그대로 담은 시집 「삶이 나에게」가 출간됐다. 추천사를 쓴 이승하 시인은 봉순이 시인의 시를 “간절한 민향의 시요, 애절한 향수의 시”라고 평한다. ‘탈북민’이라는 타인으로 한국에 왔지만 시집을 통해 봉순이 시인은 ‘탈북민’을 ‘우리’로 만든다. 시인의 고백과 호소로 탈북민이 우리와 함께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필 수 있다. 「외등은 외로워서 환할까」서하 지음 | 걷는 사람 펴냄출판사 ‘걷
누군가는 자영업자를 향해 이렇게 묻는다. “당신들은 우리보다 더 많은 보상금을 받지 않았습니까?” 사실 이 질문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자영업자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보상금을 받은 건 아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변이 또는 신종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이 문제는 또다시 화두로 떠오를 공산이 크고, 그렇다면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될 거다. 더스쿠프가 ‘자영업자 143주 통한의 보고서’를 작성한 이유다. 2년여 넘게 세상을 옥죄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렸다. 때 이른 추위 속에서도 몇몇 상권엔 봄기운이 일렁인다. 모두
오페라 ‘착한 딸, 체키나’는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 니콜로 피치니의 작품이다. 원작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코미디 극작가 카를로 골도니의 작품이다. 1760년 이 작품을 만든 피치니는 18일 만에 오페라를 작곡했다고 한다. 짧은 시간에 만든 작품이지만 오페라는 큰 성공을 거뒀다. 1760년 2월 로마에서의 초연에 성공한 이후 여러 도시에서 공연했다. 오페라 ‘착한 딸, 체키나’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작품이 단순한 코미디 오페라에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을 섬세하게 묘사한 것은 물론, 코믹 요소에 드라마틱한 서정성
콜로세움에 모인 로마 시민은 ‘찝찝한’ 새 황제 코모두스의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기획한 ‘자마 전투’의 재연에서 ‘한니발의 야만군대’를 이끌고 스키피오의 로마군단을 쳐부순 우두머리가 다름 아닌 로마의 위대한 장군이었던 막시무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로마 시민은 막시무스에게 열광한다. 스키피오 로마군단의 전멸이라는 ‘라이브 콘서트’의 ‘공연 참사’에도 아랑곳 않는다.그날로부터 로마에 ‘막시무스 열풍’이 몰아친다. 노예검투사 막시무스가 검투경기에서 그들의 황제 코모두스를 조롱하고 무참하게 죽여버리는 꼭두각시 놀음까지 거리에서 벌어진
세계 오페라 역사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작곡가가 있다. 이탈리아의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다. 베르디는 고국 이탈리아의 통일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오페라를 작곡할 당시만 해도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의 속국이었다. 지방 소도시들은 화합은커녕 분열하기 일쑤여서 통일은 이탈리아의 먼 꿈이나 다름없었다. 베르디는 갈라져 있는 민족이 하나로 뭉치도록 만들기 위해 이탈리아의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는 오페라 소재를 끊임없이 탐색했다. 오페라 ‘아틸라’는 그중 하나다. 베르디는 예술가였지만 이탈리아의 대표
설거지남과 이혼물 웹소설, 세태를 반영한 웹소설웹소설 전문 플랫폼 ‘문피아’가 최근, 새로운 트렌드가 유행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이혼물이다.이혼물이란, 아내에게 배신당한 주인공이 이혼을 한 후, 행운을 거머쥠과 동시에 자유를 만끽하며 성공을 하는 플롯으로써, 유료연재 베스트 목록에 랭킹될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연재 화수가 50회차가 넘지 않았음에도 5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작품들이 많다. 크게 히트한 작품의 조회수는 100만에 이를 정도로, 지금 문피아는 ‘이혼물’의 흥행이 크다.대표적으로 ‘왕십리글쟁이’
미국 14개주 70여곳에 있는 H마트는 아시아 식재료를 파는 대형 식료품 할인점이다. H마트에서 H는 ‘두 팔로 감싸 안을 만큼의 크기’라는 의미인 ‘한 아름’의 줄임말이다. 그곳엔 만두피, 김, 뻥튀기, 죠리퐁, 갖가지 밑반찬 등 한국 먹거리가 풍성하다. H마트는 한국계 미국인에게 ‘고향의 맛’을 떠올리게 해주는 보물창고와도 같다. 식당가에는 뚝배기에 찌개가 담겨 나오고 떡볶이를 파는 한국 음식 전문점과 탕수육, 짜장면을 파는 한국식 중국 음식점도 있다.많은 한국인이 저마다의 추억과 사연을 안고 이곳을 찾는다. 「H마트에서 울다」
여기 자녀의 결혼자금을 마련할 방법을 고민 중인 부부가 있다. 부부는 자녀의 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연금을 해지하는 등 ‘미래’까지 끌어다 쓴 상태다. 최소한 전셋값이라도 마련해주고 싶은데, 부부의 수중엔 그만한 돈이 없다. 지금으로선 부부가 더 작은 집으로 이사해 돈을 마련하는 게 최선책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이 부부의 사연을 들었다.얼마 전, 회사 상사의 자녀 결혼식을 다녀온 한희나(가명·45)씨는 결혼식장을 나오면서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행진하는 신랑에게서 언젠가 결혼할 외아들의 모습이 겹쳐
봄볕이 따사하니 여유로운 날입니다. 문득, 봄날 같은 인연들이 햇살처럼 떠오르네요. 시인보호구역에서 이루어진 인연, 각자 다른 날짜였지만 세 사람이 우연히 같은 무대에 선 적이 있습니다. ‘내일은 국민가수’의 박창근과 이솔로몬, 그리고 또 한 명은 야구선수 구자욱입니다. 오늘은 그 인연의 시간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십 년을 훨씬 거슬러 2008년 늦가을 경북 김천에서 ‘그날들’의 박창근을 만났다. 지인의 결혼식 축가를 위해 대구에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왔다. 그의 노래는 잔잔하면서도 울림이 있어, 단숨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
오페라 ‘세르세(Serse)’는 당대의 작곡가 헨델이 국왕극장(The King’s Theatre)을 위해 작곡한 마지막 오페라다. 1738년 국왕극장에서 초연한 이 작품의 소재는 고대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 왕과 그의 그리스 원정이다. 코미디의 요소를 활용한 풍자, 드라마틱한 스토리텔링 등 익살극과 비극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는 점에서 오페라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오페라 ‘세르세’는 먼저 오라토리오(oratorio · 동작이나 무대장치 없이 가수와 합창단이 함께 공연하는 형식)로 연주되다가 헨델이 전곡을 다시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