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 전 등산을 좋아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이유는 두개였던 것 같습니다. 아빠와 단둘이 시간을 보낸다는 것, 산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다는 것. 그때만 해도 산에서 취사가 가능했던 시절이었죠. # 막 10살이 됐을 때로 기억됩니다. 등산을 가는 날인데 아빠는 가방에 코펠과 버너를 챙기지 않으셨습니다. 고개를 갸웃하는 저에게 아빠는 “이젠 라면을 끓여먹을 수 없다는구나”라면서 기사 한토막을 읽어줬습니다. 전국의 국립공원들이 계곡이나 정상부 가리지 않는 취사 인파로 인해 몸살을 앓았다…(중략)…이어 1990년 11월 15일
# 최근 인기몰이 중인 무인 헬스장은 불법이다. 현행법상 영리 목적의 헬스장엔 반드시 체육지도자가 상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구운동으로 인한 부상과 뜻하지 않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기구를 활용하는 무인 필라테스는 합법이다. 나홀로 기구를 사용하다간 부상이나 사고 우려가 있는데도 별다른 규제가 없다. 왜일까. 두 업종의 합법과 불법을 가른 요인은 뭘까. 혹시 여기에도 행정편의주의가 숨어 있는 건 아닐까. 더스쿠프가 이 질문에 펜을 집어넣었다. ‘무인無人’ 콘셉트를 내세운 체육시설이 전국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다. 포털
설이 지나고 봄이 오는데 서민 살림살이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먹거리를 중심으로 물가의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아서다. 물가 오름세는 2년 연속 서민 가계를 위협했다.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도 3.5%로 높았다. 정부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2%대 중반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2월 들어 물가안정을 위협하는 3대 변수가 들썩이고 있다. 국제유가와 먹거리 가격, 대중교통 요금이 그것이다. 국제유가는 물가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먹거리 가격과 교통요금은 서민생활
식품업계에 나도는 ‘증설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어떤 제품이 인기를 끌어 기업이 공장을 증설하고 생산량을 늘리면 되레 인기가 싸늘하게 식는다는 거다. 대표적인 사례가 감자칩 ‘허니버터칩(해태제과)’과 맥주 ‘클라우드(롯데칠성음료)’다. 모두 초기 인기에 취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가 수익성 악화란 부메랑을 맞았다.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스피디한 의사결정이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다. 기업 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빠른 의사결정이 늘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건 아니다.
5인 가족이 핫도그를 1개씩 먹었다. 그런데 어느 날 봉지를 뜯어보니, 핫도그 하나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범인이 누굴까. 사라진 핫도그의 행방을 찾다 보니, 범인은 어이없게도 핫도그다. 5개였던 핫도그가 4개로 줄어든 거였다. 가격은 그대로인데, 개수와 용량이 줄어든 슈링크플레이션의 그림자다.# 매년 75억개가 팔리는 쿠키가 있다. 1912년 첫선을 보인 ‘오레오’다. 그동안 팔린 오레오를 나란히 늘어놓으면 지구를 381바퀴 돌 수 있을 정도로 많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110여년 동안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 오레오가
“수정이네는 기초생활수급 가정이었다. 어릴 때부터 떨어져 지낸 아버지에게는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했고, 어머니는 공황장애를 앓은 장애인이어서 생계를 꾸려갈 수 없었다. 수정이는 열심히 공부했고 유치원 교사가 됐다. 하지만 살림은 여전히 가난했다. 어머니 간병에 돈을 치르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었다. 그렇게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가난한 청년이 됐다.”「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에 담긴 ‘수정의 이야기’다. 빈곤을 물려받은 이들은 대학에 합격하고 어렵게 졸업한 후 안정된 일자리를
민주당이 횡재세를 부과한다며 ‘일시적’이란 기한을 두지 않고, 정부는 독과점기업의 동조적 가격 인상 가능성을 공정거래법이 아닌 ‘○○사무관'으로 통제하려 한다. 횡재세를 횡재가 발생한 부분에만 일회성으로 부과하고, 독과점기업들의 동조적 가격 인상이 의심되면 공정거래법으로 처리해 바로잡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정부는 11월 초 빵·우유·과자·커피·라면·아이스크림·설탕·식용유·밀가루 등 9개 품목의 담당자를 지정해 물가를 관리하겠다고 발표했고, 곧이어 28개 품목으로 개수를 늘렸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금융소비자보호법과 부담금관
정부가 7개 품목의 가격을 집중 관리하고, 공매도를 6개월간 전면 금지했다. 그런데 물가를 관리하겠다는 대상이 대부분 반독점법상 시장지배적 지위의 기업들이다. 공매도는 세밀한 조율과 구조적 개편이 아닌 전면 금지라는 강수를 택해 주가 부양책을 의심케 한다. 경제정책의 목적과 방법이 일치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모순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1편에선 물가 관리, 2편에선 공매도를 다룬다. 목적이 같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상관없을까. 적어도 경제정책에서 방법은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
국제 설탕 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설탕 생산국들의 생산량이 가파르게 감소한 데다 수출까지 제한하고 있어서다. 한편에선 ‘슈거플레이션(Sugarplation)’을 우려한다. 하지만 정부는 “국내 설탕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가 뭘까.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국제 설탕 가격은 1톤(t)당 727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단 35.0%, 평년보단 76.4% 올랐다. 국제 설탕 가격이 이렇게 치솟은 건 세계 최대 생산국 중 하나인 인도의 작황이 예년만 못해서다.가뭄으로
# ‘고高물가’다. 물가 관련 지표들이 모조리 먹고살기 힘든 현실을 가리키고 있다. 잠시 2%대로 내려앉았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다시 3%대로 올라섰고,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 물가는 그보다 더한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물가를 버티기 위해 서민들이 텅 빈 지갑을 짜고 또 짜지만 이젠 나올 것도 없다.# 힘든 건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다. 끝도 없이 오르는 원재료 가격이며, 공공요금에 한숨이 깊어진다. 하루가 다르게 말라가는 잔고에 함께 울며 웃던 직원들을 내보내야만 했다. 그래도 뾰족한 수가 없어 은행에 손을 빌렸다. 타들어가는 속도
# 지난 9월 15일 SK디앤디가 부동산·에너지 사업을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SK디앤디 측은 "이번 분할을 통해 각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온전히 인정받고 기업가치, 나아가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8월 16일엔 STX가 물류·해운사업을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인적분할 소식 후 두 기업의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인적분할이 주주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 반면 물적분할에 나선 기업들의 분위기는 좀 다르다. 최근 물적분할을 예고한 HLB생명과학과 반도체 기업 알에프세미 등은 물적
# 비싼 디지털카메라에 선뜻 지갑을 여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에선 MZ세대가 디지털카메라의 복고 감성에 끌렸기 때문이라 분석하지만, 그 이유만은 아닌 듯합니다. MZ세대가 카메라의 성능을 꼼꼼히 따져 구매한다는 게 설문조사·보고서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스쿠프 원초적 질문 MZ는 ‘왜 디카를 픽했나’ 두번째 편에서 MZ세대의 소비성향을 꼼꼼히 살펴봤습니다.더스쿠프 원초적 질문 MZ는 ‘왜 디카를 픽했나’ 1편에서 우리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디지털카메라 산업이 최근 어떻게 반등
# 인플레이션이 한풀 꺾였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0%(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9.1%로 정점을 찍은 후 12개월째 하락세다. 한국도 마찬가지다.한국의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7%에 머물렀다. 2021년 9월 2.4%를 기록한 후 1년 9개월 만에 2%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라면·과자 등 가공식품 중심의 생활물가는 지금도 민생을 강하게 짓누르고 있다. # 이를 두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긴 게 무엇이냐는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한쪽에선 전통적 경제학을 근거로 ‘비용
# 정부의 압박에 식품업체들이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면서 “밀 가격은 떨어지는데 치솟은 라면값은 왜 안 내리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시시때때로 ‘가격을 내리라 마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가격 결정은 식품업체의 의지에 달려있다. 그럼 지난 10년간 대표 서민식품인 라면과 소주 가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식품업체들에 가격 인상은 ‘히든카드’다. 제품 가격을 올리면 정체 중인 매출이 증가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데다, 경우에 따라선 주가까지 끌어올릴
# 물가는 늘 속절없이 치솟았고, 그때마다 민생은 괴로웠다. 가벼워진 지갑으로 할 수 있는 건 점점 줄어들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식료품ㆍ가공식품 가격을 비롯해 외식비ㆍ교통요금 등 서민들의 삶과 밀접한 50개 품목의 물가를 분석한 결과를 보자. 현재의 물가를 2010년과 비교해보니, 13년 새 50개 품목의 물가는 46.2% 상승했다. 체감물가와 밀접한 가공식품은 61.7%나 치솟았다. 물가지수 상승률 28.7%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물가를 치솟게 만든 원인이 무엇이냐는 거다. 전통적 경제학을 그대로 따르면
황종권 시인의 첫 에세이집인 『방울 슈퍼 이야기』가 '걷는사람 에세이'의 21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시인이 유년기를 보낸 여수의 작은 마을 국동에 위치한 유일한 구멍가게인 방울 슈퍼에 대한 헌사이다.황종권은 이 작은 슈퍼의 아들로서 성장했고, 그의 어린 시절은 과자를 훔쳐 친구들과 나누는 활동과 비비탄 사탕 '짝궁'을 즐기는 것이 주를 이뤘다. 현재는 고양예고에서 시를 가르치며, 메일링 서비스 '슈퍼맨'을 운영하며 아이들의 과잣값을 벌고 있다.에세이는 인생의 다양한 순간들을 담
문화예술의 진도에서 시낭송 문화 운동을 하고 있는 '시에그린 한국시화박물관'이 제2회 진도사랑 시에그린 전국 시낭송 대회를 개최한다. 이 대회는 시낭송 문화의 저변 확대를 목표로, 전국에서 역량 있는 시낭송가를 발굴하고, 시낭송을 통해 문학의 꽃을 피우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이번 대회에는 대한민국 일반 남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각 전국 시낭송대회 대상 수상자도 참가 가능하다. 참가 신청기간은 2023년 6월 19일부터 7월 19일 오후 12시까지로, 본 대회에서는 자유시 1편을 낭송한다. 자작시 및 외국시는 제
#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공허한 구호만 같던 이 문장이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 전세계인이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고, 서울은 가장 방문하고 싶은 도시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종로 한복판에 위치한 ‘광장시장’은 글로벌 명소로 떠올랐다. 2019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길 위의 셰프들’이 광장시장을 콘텐츠로 다루면서다. 매일 새벽같이 광장시장으로 출근해 직접 밀가루 반죽을 칼로 썰어 손칼국수를 만드는 주인장의 모습은 세계인을 매료시켰다. 코로나19가 어느덧 끝을 고하고, 여행길이 다시 열리자 숱한 외국인이 광
국제 설탕 가격이 3개월 연속 폭등하자 정부가 국내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5월 30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통해 연말까지 관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기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설탕 할당관세 잔여 물량 적용세율은 현 5%에서 0%로 낮추고, 원당 기본세율은 현 3%에서 0%로 인하한다. 아울러 정부는 제당업계에 소비자가격의 인상을 자제해 줄 것을 부탁했다.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국내 대표 제당 업체들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 슈거플레이션 엄습 = 설탕 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상승 조짐을 보이다 올해 들
소비자들의 식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성인 1000명에게 ‘월평균 생활비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물었다. 그 결과, 2015년 41.3%였던 식비 비중은 2023년 61.3%로 20%포인트 증가하면서 생활비의 절반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커지는 식비 부담에 대용량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전체의 86.8%가 ‘대용량 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 62.2%가 ‘양이 많고 가격이 저렴한 대용량 식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대용량 식품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용량 대비 가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