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용사면에 나섰다.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1100조원이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기존 신용회복 제도를 건너뛰고, 신규 대출이 가능한 신용사면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한편에서 ‘한국형 서브프라임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은 또 뭘까. 정부의 신용사면은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서민·소상공인을 위해서’라는 게 명분이다. 그런데 정말 이 방법밖에는 없을까.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서 단계적으로 빚을 덜어주고, 최대한 신속하게 신용평점을 올려줄 수도 있다. 취약차주를 금융 시스템 안에 두려는 게 목적이라면
우리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며 26일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인 기업지배구조 문제를 빼놓았고, 공시 의무도 기업의 자율에 맡기면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허와 실을 살펴봤다. 일본과 미국 증시가 최고치에 다다른 이유도 알아봤다.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월 넷째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도 같은 기간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나라 증시의 선전은 명확한 이유가 있다
고금리가 문제라는 데 가계‧기업 대출은 증가한다. 주가 하락을 막는 해법이 대주주의 상속세 면제라는 경제학적으론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 나온다. 횡재세는 안 되면서 법적 근거조차 없는 상생 금융은 또 환영한다.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한국 경제 3대 모순을 알아봤다. ■ 모순➊ 긴축과 완화=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1일에도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8회 연속 동결했다. 우리는 기준금리를 지난해 1월 0.50%포인트 인상한 후 1년 동안 유지하고 있다. 과거와는 다른 고금리 상태가 지속하면서 고통받는 이들이 늘고
2조원. 지난 11월 20일 금융당국이 8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가진 간담회를 통해 제시한 자영업자ㆍ소상공인 상생금융 지원 규모다. 금융권은 상생금융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를 두고 고민 중이다. 하지만 상생금융이 과연 자영업자들의 대출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상생금융의 규모는 작고, 지원 방법도 적절하지 않아서다.우리나라엔 자영업자가 참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무급 가족 종사자 포함) 비율은 23.5%였다. 취업자 10명 중 2~3명은 자영
정부의 공매도 전면 금지를 두고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공매도 금지를 환영했던 개인투자자조차 그 효과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공매도 금지의 긍정적인 효과가 오래가지 않은 데다, 민관정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면서 내놓은 공매도 개선책마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공매도 금지가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정책이란 의구심이 걷히지 않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11월 6일 오전 9시 57분, 코스닥 시장에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이 5분간 멈췄다. 장 시작과 함께 코스닥지수가 급등했기 때문
자영업 다중채무자들의 채무변제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경기 부진까지는 ‘대출 돌려막기’를 해서라도 버텨왔던 자영업자들이지만 고금리까지 닥치면서 이젠 한계를 맞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2일 한국은행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시도별 자영업 다중채무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6월) 기준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743조9000억원이었다. 지난해 2분기(700조6000억원) 대비 6.2% 더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한은은
정부가 공매도를 6개월간 전면 금지했다. 표면적으론 시스템 개선을 목적으로 내세웠지만, ‘전면 금지’란 강수를 던졌다는 점에서 주가 부양책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부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책의 목적과 방법 다를 때’ 두번째 편 공매도다. 미국 인디애나주 노트르담대학 교수들은 2012년 8월 ‘시장 하락: 공매도 금지로 얻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보고서에서 “2008~2009년 금융위기로 금융주 주가 하락을 제한하기 위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금융주의 공매도를 금지했지만, 14일 동
최근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늘면서 적발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불법 공매도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무차입 공매도 거래를 적발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근절할 수 있을까. 지난 9월 미국에서 무차입 공매도의 종결을 알리는 판결이 나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은) 기술적으로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외국인 투자자가 중요한 나라에서 외국에서도 하지 않는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어
부동산은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가장 큰 기둥이다. 그렇기에 급등도 급락도 난감하다. 2022년부터 한껏 달아올랐던 부동산 시장이 식기 시작하자 정부는 ‘급락’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제한을 풀고 사업자의 부도를 막기 위한 지원책도 대거 내놨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에는 ‘약한 고리’가 생겼다.“부동산 연착륙이 필요하다.” 올해 초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평가한 말이다. 건설사 등 부동산 사업자가 받은 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분양시장의 열기가 식을 때였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은 땅을
#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은행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정유회사들도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에 이어 다시 상당한 이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횡재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 횡재세가 유럽에서 일반적인 이유는 세금이 아닌 부담금이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최근 부담금 부과에 관한 보고서를 내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 유럽 보수의 ‘횡재세’=한국은행이 고금리 기조를 이어가면서 올해 상반기 국내 5대 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이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11조원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지난해
여기 흥미로운 현상이 하나 있다. 한국과 미국에선 공히 투자자들이 은행에 넣어왔던 ‘예금’이 머니마켓펀드(MMF)로 이동하고 있다. 이럴 경우 시중은행은 통상 예금이 더 이상 빠지지 않도록 금리를 끌어올린다. 실제로 미국 은행들은 스스로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시중은행은 되레 금리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유가 뭘까. 답은 구두개입에서 찾을 수 있다. ■ 금리인하 효과 논쟁=한국은행이 지난 11일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면서, 정작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할 시기에 그 효과가 실물경제에 긍정적으로 미칠
4월 셋째주 유럽연합(EU) 의회가 암호화폐 규제안 표결에 들어가고, KT의 태스크포스 참여자 명단이 발표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오면서 정부의 구두개입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정부의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의 비공식 모임인 이른바 ‘F4 회의’를 언급하는 목소리도 많아지고 있다. 4월 셋째주 마켓예보다. ■ F4 회의서 무슨 일이=윤석열 정부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의 비공개‧비공식 회의인 이른바 ‘F4 회의’에서 한국은행장과 금융감독원장이 금리 인하 구두개입과 관련해 이견을 보였다는 요지의
# 미국발 은행 위기가 점차 잡혀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다음 주인 4월 첫째주 나스닥 지수, 투자은행 찰스 슈왑과 도이체방크 주가 등에 주목하고 있다.# 공매도 전면 해제를 주장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다음주 대구를 찾는다. 이 자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또다시 공매도 관련 발언을 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31일(미 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결정에 참조하는 핵심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 통계도 발표된다. 4월 첫주 마켓예보다. ■ 美 은행 위기 끝날까=지난 3주 동안 실리콘밸리은
KT, 포스코 등 이른바 ‘주인 없는 기업’은 2010년대 초반까지 관치와 외풍, 낙하산의 희생양이었다. 권력자들은 툭하면 이들 기업에 입김을 불어넣거나 낙하산을 투하했다. 이런 고질병을 없애기 위해 ‘주인 없는 기업’은 나름대로 시스템을 혁신했다. 하지만 권력자들은 그 시스템 위에서 입김을 불어넣고 있다. 더스쿠프의 視리즈, 소유분산기업과 권력 그 첫번째 편이다. 주총 시즌을 맞아 사령탑을 교체하는 기업이 부쩍 늘어났다. 주총 때 경영진 교체는 흔한 일인데도 이번엔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더 많이 받는다.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이 교
유안타증권이 때아닌 매각설이 홍역을 앓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인수하길 원하는 증권사 기준에 맞아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유안타증권의 최대주주가 지난해 6월부터 지분 매입에 나섰다는 사실도 매각설을 키우는 요인다. 두 금융회사의 M&A 가능성을 양쪽 입장에서 각각 살펴봤다. 두 지붕서 피어오르는 군불의 의미는 무엇일까. ■ 우리은행의 행보 =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인수·합병(M&A)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금융그룹이 움직이면서다. 대표적인 곳은 증권사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미술품·부동산·채권 등 어떤 자산이든 쪼개서 팔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금융당국이 증권형 토큰(STOㆍ이하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허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시장의 기대감에 관련주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문제는 토큰증권이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때문인지 토큰증권 관련주의 뜨거운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토큰증권 관련주를 통해 시장의 반응을 살폈다. # 지난해 조각투자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이 11월 29일 조각투자에 증권성性이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당
최근 은행권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은행이 배당 확대, 성과급 지급 등에 나서면서 ‘돈 잔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은행은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주식회사인 은행을 향한 정부와 사회의 비판이 지나치다는 거다. 그들은 정말 억울한 지경에 몰린 걸까. 시중은행 돈 잔치 논란, 그 첫번째 편이다. “은행의 돈 잔치가 국민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다.” 국내 시중은행이 때아닌 ‘돈 잔치’ 논란에 휩싸였다. 역대 최대 이익을 올린 은행이 배당과 성과급 지급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건데, 무엇이 문
“관련법이 없어 관리·감독할 권한이 없었다.” 2018년 금융당국은 루나 코인을 발행한 테라폼랩스의 문제점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권한 밖의 일이란 이유에서였다. 그렇다면 지난 10월 발의된 ‘디지털 자산기본법’이 제정되면 제2, 제3의 루나 사태를 막을 수 있을까. 이 또한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개발자의 도덕적 해이와 가상자산 투자 열풍을 좇아 움직인 투자자의 본능.” 올해 5월 28만명의 투자자를 경악하게 만든 ‘루나 사태’의 원인이다. 하지만 루나 사태를 키운 건 이뿐만이 아니다. 금융당국의 방치도 한몫했다
레고랜드 사태가 마비시킨 국내 회사채 시장이 기능을 회복하기도 전에 흥국생명 사태가 해외 채권시장에서 한국 금융회사와 기업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었다. 불과 한달여 사이 국내 채권 발행과 외자 조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 잇따라 터지며 금융시장에 혼란을 야기했다. 이쯤 되면 한국 정부의 금융감독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생보업계 8위 흥국생명이 5억 달러어치 신종자본증권(달러 표시 영구채)의 조기 상환을 연기했다가 상환하겠다고 번복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흥국생명의 상환 연기 발표로 한국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이번에도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선택했다. 그 결과, 한미 금리차는 1.0%포인트로 벌어졌다. 한은도 11월 금리를 인상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12월 연준은 금리를 인상할 수 있지만, 우리에겐 더이상의 기회가 없다. 시장이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유출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보폭은 이번에도 넓었다. 미 연준은 지난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