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천의 유방 어머니 어머니라고어린 마음으로 가만히 부르고 싶은푸른 하늘에따스한 봄이 흐르고또 흰 볕을 놓으며불룩한 유방이 달려 있어이슬 맺힌 포도송이보다 더 아름다워라탐스러운 유방을 볼지어다.아아 유방으로서 달콤한 젖이 방울지려 하누나이때야말로 애구哀求의 정이 눈물겹고주린 식욕이 입을 벌리도다이 무심한 식욕이 복스러운 유방……쓸쓸한 심령이여 쏜살같이 날라지이다푸른 하늘에 날라지이다「금성」 제3호(1924)「봄은 고양이로다」를 쓴 고월古月 이장희 시인은 1900년에 태어나 1929년에 죽은 시인이다. 한겨울에 방에 틀어박혀 어항 속
“피곤한데 잠을 잘 수 없어요. 매사에 의욕이 없고 흥도 나질 않아요.” 40대 직장인 김건강씨는 얼마 전 병원을 찾았다. 우울한 감정이 두달 넘게 지속됐기 때문이다. 얼마 전엔 ‘기분 전환이라도 해보자’는 동료의 말을 듣고 골프장에 나갔지만, 우울감만 더 심해져서 돌아왔다. 건강씨는 그래서 걱정이다. “그는 혹시 우울증에 걸린 걸까.”일상에서 우울한 기분은 누구나 느낀다. 하지만 이런 감정이 꼭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예를 들어보자.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기거나, 소중한 반려동물과 이별했거나, 일이나 시험에서 실패했을 때 슬
‘승화昇華’란 물질을 녹이고 기체로 만들어 그 물질의 정수만을 뽑아내는 과정입니다. ‘탈승화脫昇華’란 거꾸로 그 물질의 정수는 날려버리고 찌꺼기만을 남기는 과정과 같습니다. 철학자 헤르베르트 마르쿠제(Herbert Marcuse)는 승화와 탈승화로 현대산업사회의 민낯을 비판했습니다. “고도산업사회에는 ‘탈승화’가 일어나 인간성의 고귀함이나 숭고함은 날아가고 인간성의 찌꺼기인 식욕, 색욕, 물욕만 남고 만다.” 지금 우리는 마르쿠제의 힐난에서 자유로울까요? 글=김상회 정치학 박사sahngwhekim5353@gmail.com | 더스쿠
영화 속 V의 캐릭터는 대단히 독특하다. 어두운 뒷골목에서 비밀경찰로부터 이비(Evey)를 구출하는 등장부터 남다르다. 16세기 복장으로 나타나 검 하나로 3명의 비밀경찰들의 총을 제압한다. V에게 구출된 이비가 깨어난 곳은 위치를 알 수 없는 V의 아지트다. 사방에는 온통 빛바랜 고전 서적들이 쌓여있다. 인사동 고서점 창고 같다. V는 슈틀러 일당을 때려잡는 업무 외 시간은 오직 그 고서를 읽으면서 보낸다. 벽에도 모두 고전 회화들이 걸려 있다. 중세 기사의 갑옷도 있다.V는 중세 기사의 갑옷을 상대로 검술을 연마하는 한편 흑백
코로나19에 확진된 당신. 혹시 우울하거나 불안 증세가 나타나진 않았는가. 몇몇은 ‘맞다’며 무릎을 칠 것이다. 특히 젊은층과 여성 중에 그런 증상이 나타난 이들이 많을 게다. 많은 이들이 이를 ‘코로나 블루(corona blue)’쯤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현상을 콕 집어 ‘코로나 우울’이라고 명명했다.40대 직장인 김건강씨는 얼마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에 먼저 감염됐던 이들 중 몇몇은 ‘독감보다 더 아팠다’면서 혀를 찼지만, 건강씨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열이 조금 오르는
곧 새학기가 시작한다. 누구에게나 새로운 출발은 ‘기대 반 두려움 반’이다. 특히 코로나19 속에서 새학기를 맞는 아이들은 적잖은 스트레스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비대면 수업 등으로 친구를 사귀지 못한 데다, 달라진 학교 환경이 낯설기 때문이다. 이른바 ‘새학기 증후군’을 겪는 내 아이에게 부모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아이들의 ‘교육’을 이어가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이어졌다. 온라인 수업, 부분등교 등 코로나19 위험과 교육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학력격차 심화, 사교육비 증가 등
천국 -양수리 감성돈 또는 최은주 월요일은 분식집 쉬는 날화요일은 중국집 쉬는 날수요일은 떡&커피집 쉬는 날목요일은 밥집 쉬는 날그리고...일요일은 떡볶이집 쉬는 날도심에서 살 때는 그날그날 먹고 싶은 메뉴를 사서 먹었다. 아, 오늘 이 가게가 쉬는 날이구나, 그럼 다른 데 가서 사 먹으면 되지.먹고 싶은 메뉴에 따라 퇴근길 내 발걸음과 어플로 배달 주문을 했다.지금 사는 마을은 요일에 따라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에 제한이 있다. 어떤 메뉴를 먹고 싶을 때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확인하고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운영하는지 검색한 후
2021년 10월 9일 토요일 1시 인천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해시’에서 7명의 문인들이 ‘지금, 이 순간 동물을 생각한다는 것에 대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좌담은 세부적으로 1부 동물과의 만남, 2부 반려문화와 자본, 중성화수술, 안락사, 3부 동물에 대한 자유로운 발언으로 나누어진다. 뉴스페이퍼에는 1부 만을 수록한다. 2부와 3부는 ≪인천문화현장≫ 45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잡지는 2021년 12월 31일에 발행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김정현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분에서 황인찬 시인에 대한
‘괴짜’ ‘천재’라 불리며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는 CEO들이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나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이 대표적이다. 국내에도 이들과 비견되는 인물이 있다.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이다. 개인 SNS를 직접 관리하며 대중과 격 없이 소통하는 그는 최근 자신의 ‘부캐’를 활용한 브랜드까지 론칭했다. 브랜드가 된 정 부회장, 그는 신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화성에서 온 ‘고릴라(제이릴라)’가 우주의 레시피로 베이커리를 열었다.” 이 흥미로운 스토리는 신세계푸드가 지난 11일 선보인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UNIVE
윤여경 한낙원 과학소설상, 타임리프 공모전 우수상 금속의 관능 I–에로스–그는 금속이다. 차갑고 아름다운. ‘그가 둘 중 하나만이라도 해당되지 않았으면 좋을 텐데.’라고 처음에 나는 생각했다. 차갑지 않거나, 또는 아름답지 않거나.2104년, 봄.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한 은하계 귀퉁이에 배치된 구호선에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여느 때와 같이 평범한 날이었다. 나를 지구로 복귀시킬 우주선이 구호선에 도착하기 이 주일이 남은 시점이었다.“아이언, 만약 내가 널 사랑한다고 하면 ‘꺼져.’라고 해줘.”“언제든지.”아이언은 그렇게 말하고
전 지구적 팬데믹과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공유지(commons)’를 둘러싼 공감은 기본소득 공감 분위기와 함께 더욱 커지고 있다. 공유지는 우리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자연적·물리적 환경을 포함하는 공적 부富를 일컫는다. 현대에 와서는 특허와 저작권, 사회기반시설, 인터넷과 방송 전파 같은 무형의 문화적·공적 자원까지 개념의 폭이 넓어졌다. 코로나19와 기후 위기, 4차 산업혁명 등 한 치 앞 미래가 불확실한 지금, ‘공유지의 회복’이 우리 삶을 지켜줄 수 있을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공유지
구직자 10명 중 8명 “저 왜 떨어졌나요?”구직자 10명 중 8명은 면접에서 탈락했을 때 이유를 알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구직자 15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면접 후 피드백을 원하는 구직자는 83.3%였다.이들(1313명)이 피드백을 받고 싶은 이유로는 ‘탈락 원인 보완해 다음 면접 대비(83.4%·복수응답)’가 1위에 올랐다. 그밖에 ‘원인 모를 탈락으로 인한 답답함 해소(41.9%)’ ‘탈락 이유 알 권리 있어서(39.6%)’ ‘원인 알아야 공정해서(27.9%)’ 등의 이유도 있었
추석이 다가왔다. 하지만 올 추석엔 예년 같은 분위기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고향 방문은 물론 여행도 쉽지 않아서다. 이참에 조용히 나만의 독서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아이와 함께 볼 수 있는 그림책부터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에세이까지 14권의 책을 준비했다. 창문 틈 사이로 솔솔 들어오는 가을향기 맡으며 첫 장을 넘겨보자.「길」 박노해│느린걸음│136쪽│에세이코로나19 사태로 세상이 멈췄다. 78억 지구 인간은 길을 잃었다. 만나고 모이고 나누며 해
결혼하고 나서 17년을 알뜰하게 살았다. 명품은 쳐다도 안 보고, 돈이 들어가는 취미도 자제했다. 그런데도 통장 잔고는 여전히 ‘제로’다.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는 자식들 교육비에, 매월 내야 하는 대출금까지 숨이 막힌다. 며칠 전엔 남편에게 잔소리도 들었다. 집에 있는 두루마리 휴지를 또 샀다는 게 이유였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한 40대 부부의 하소연을 들어봤다.얼마 전 남편 김한명(가명·48)씨와 심한 말다툼을 한 민희정(가명·44)씨. 부부가 서로를 향해 언성을 높인 이유는 다
지난 칼럼(더스쿠프 362호 식욕감퇴제와 부메랑)에 이어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의 속성 다이어트 얘기를 이어가보자. 인륜지대사인 결혼을 앞두고 날씬하고 멋진 몸매를 만들고 싶은 거야 누구든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는 넘치는 의욕에 있다. 식욕감퇴제를 택한 예비부부의 문제 역시 방법에 있었다.여기서 잠깐, 에너지 균형 방정식을 살펴보자. 인간이 1년 동안 섭취하는 음식의 양은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900㎏에 육박한다. 1일 열량 섭취량과 소비량이 균형적으로 조절됐다면 체중은 별 변화가 없다. 반면 유입
눈부신 드레스를 입어야 할 신부라면 다이어트를 결심할 것이다. 잘록한 허리로 하객 앞에 서야 한다는 절박함 탓에 굶는 것쯤은 두렵지 않다. 신랑은 어려운 결단을 내린 여자친구를 보면서 흐뭇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사실 주말 맛집 탐방으로 얼룩진 두 사람의 2년여 데이트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안겼다. 낭만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따질 수 있겠냐마는, 분명한 건 이들이 먹는 데 지출한 돈이 바로 ‘뱃살’에 안착했다는 점이다.실제로 신부만큼이나 신랑도 상황이 썩 좋지 않다. 폴더폰처럼 착착 접히던 허리는 녹슨 듯 뻑뻑하게 느껴진다. 복강
다이어트의 개념을 체중 감량에 국한해 보자. 이 경우 대다수가 굳건한 신념처럼 가지고 있는 생각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인다는 거다. 식욕을 참는 어려움과 인위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귀차니즘이 수반되겠지만 거의 맞는 얘기다. 문제는 우리가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고 싶다는 거다.건강을 염두에 둔다면 소식다동小食多動이 맞을 텐데 말이다. 몸이 내 바람과 상반된 요구를 하므로 다이어트는 우리를 지치게 만든다. 상처를 긁어 당장 가려움을 면하듯 우리 주위엔 욕구를 대신해 줄 조력자나 조력물이 널렸다. 인터넷 등엔 기다렸다
지난 칼럼(더스쿠프 351호 비에 녹지 않는 풀)에서 필자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살이 빠질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그전에 중국인의 식습관과 거기서 비롯된 오해를 살펴보자.혹시 이런 말을 들어본 적 있을까 싶다. “중국인이 기름진 음식을 먹고도 날씬한 이유는 차茶, 양파 등을 많이 먹어서다.” 맞는 말일까. 기름진 음식을 무한정 먹은 후 양파를 먹거나 녹차를 마시면 살찔 우려를 확 덜 수 있을까.이 답을 풀기 위해선 따져야 할 경우의 수가 많다. 평균적으로 중국인이 날씬한지, 그들의 음식에 얼마나 많은 기름이 끼어있
보스턴의 여름은 짧다. 6~7개월의 기나긴 겨울을 견뎌내고 두 달 남짓 잠깐 즐길 수 있는 여름. 이제 그 여름이 저물고 있다. 9월의 첫날이다. 어느새 성큼 가을이 찿아온 듯하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공기가 느껴진다. 보스턴의 가을 문턱에서 평양에서의 여름을 다시 추억한다.지난여름은 추억은 각별하다. 이 각별한 추억을 주변 이웃들, 친구들과 매일매일 나누고 있다. 옆집에 사는 제니와 켄이 우리 집에 놀러 왔다. 나의 방북을 미리 알렸던 이웃 친구들이다. 걱정했다고 한다. 공화당 지지자인 그들은 나의 한반도평화를 위한 노력을 지지하
직장인 선호 1위복지 좋은 회사 직장인 절반은 회사에 만족하지 못한 채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2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50.2%가 ‘불만족’이라고 답했다. 이들(1013명)은 직장이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로 ‘낮은 연봉(63.8%·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부실한 복리후생(53.9%)’ ‘불통·꼰대 경영진(51.6%)’ ‘과중한 업무(38.2%)’ ‘마음 맞는 동료 부재(19.7%)’등의 이유도 있었다. 그렇다면 일하고 싶은 회사는 어떤 곳인지 묻자 ‘복지제도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