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후 북적거려야 할 대학가 주변 상권에 적막감이 돌고 있다. 공실 때문이다. 대학가 상권 곳곳에선 임대 현수막을 내건 상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예컨대, 신촌역에서 연세대 앞까지 이어지는 명물거리, 카페들이 즐비한 신촌과 이화여대 앞은 생기를 잃은 지 오래다. 홍익대와 고려대, 건국대 주변 상권도 활력을 잃은 분위기다.대학가 상권이 무너졌다는 건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5.8%. 하지만 신촌ㆍ이대 지역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그보다 3배 이상 높은 18.3%에 달했다.
시대를 떠오르게 하는 공간이 있다. 홍대입구역 맥도날드, 신촌역 잠망경처럼…. 2002년 전에는 종로서적이 그랬다. 가장 긴 출판 역사를 품었던 서점은 이제 명맥이 끊겼지만, 그곳에서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었던 사람들의 기억은 여전히 선명하다. 같은 이름의 서점들이 줄줄이 생겼지만, 그 무엇도 종로서적을 대신할 수 없다. 공유할 추억이 없어서다. 홍대에서 약속을 잡으면 으레 홍대입구역 9번 출구 맥도날드 앞을 ‘만남의 장소’로 삼곤 했습니다. 이동통신기술이 몰라보게 발전한 지금은 ‘만남의 장소’가 과거보다 덜 중요해졌지만 아직도 어
백의종군의 길에서도 이순신은 민중의 존경을 받았다. 헛된 대접을 받지 않았고, 자신을 받드는 이들에게도 ‘청렴을 지킬 것’을 주문했다. 이순신을 돕는 이들이 다른 사람의 대접을 받고 왔을 땐 엄하게 ‘회초리’를 들기도 했다. 심지어 한 스님의 ‘짚신’ 선물까지 값을 치르고 받았다. 이순신은 모름지기 지도자가 어때야 함을 몸으로 보여준다. 4·10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금배지들이 배워야 할 덕목이다.이순신이 백의종군에 나서는 길에는 둘째 아들 울과 조카, 그리고 심부름 등을 해주는 몇명의 종들이 동행했다. 여기에 호송임무를 맡
# 아내랑 제가 처녀 총각이라 불리던 시절, 롯데월드를 함께 갔습니다. 스릴을 즐기는 저와 그렇지 않은 아내. 저는 아내와 꼭 자이로스윙을 타고 싶었습니다. 솔직한 마음으론 아내를 꼭 태워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기 때문이죠.# 배려심이라곤 1도 없는 구 남친인 남편. 안 탄다는 구 여친 아내를 조르고 졸라 자이로스윙에 함께 탔습니다. 불안해하는 아내에게 웃으며 이런 식의 농담을 던졌던 것 같습니다. “괜찮아. 안 죽어!” 다시 생각해 봐도 나란 녀석, 정말 한심한 놈이었네요.# 아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이로스윙
서울에서 혼자 살아야 하는 청년에게 가장 큰 부담은 주거비다. 특히 올해 서울 원룸 평균 월세는 69만원으로 50만원대에 머물던 지난 9년간의 흐름을 완전히 벗어났다. 일부 대학가의 원룸 평균 월세는 서울 평균치를 벗어나 더 급등하기도 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층을 위한 주거 대책을 여러 차례 내놨지만 민간임대주택의 월세 급등까지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서울에 사는 1인 가구가 ‘숨만 쉬는’ 데 필요한 금액은 얼마일까. ‘숨만 쉬는’ 비용이기 때문에 먹는 것(식비)과 움직이는(교통비) 비용은 제외한다. 쉽게 말해, ‘숨만 쉬는 비용
대형마트 3사 중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이마트는 4개 매장을 제외한 전국의 점포에서, 홈플러스는 24개 지점에서 시범 운영한다. 이런 결정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오간다. 마트 측은 바뀐 소비패턴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하고, 한쪽에선 악화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고육지책 아니냐고 한다. 영업시간을 한시간 줄인 대형마트엔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30초 후에 주문 마감합니다.” 한 손님이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점원이 소리쳤다. 손님은 빠르게 눈으로 메뉴판을 훑은 후 버거 세트를 주문했다. 주문을 접수한 점원이 주방을
차 없던 거리에 다시 차가 다닌다. 상권을 살리겠다는 구청장의 공약이 한몫했고, 상인들의 실낱같은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차가 다닌다고 상권이 살아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사람들은 직진하느라 주위를 둘러보지 않았고, 차들은 바퀴를 바쁘게 굴렸다. 다시 차가 달리는 그곳, 신촌 연세로를 더스쿠프(The SCOOP)가 가봤다.연세로는 신촌오거리에서 연세대까지 뻗어있는 약 550m 길이의 도로다. 2014년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된 이곳에선 시내버스, 구급차, 자전거 등만 통행할 수 있었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일요일 오후 10시
청년주거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2020년.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쓸모가 줄어든 호텔이나 빈 건물을 리모델링해 청년에게 제공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맹그로브는 그 발상을 실현한 곳 중 하나였다. 맹그로브는 다세대 주택이던 숭인 지점, 호텔이던 동대문과 신설 지점을 거쳐 ‘신촌’에 새 지점을 열었다. 3개 지점의 노하우를 담아 설계와 시공도 직접 관리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코리빙 하우스가 ‘공동주택’이 됐다는 거다.올해로 4년째다. 2020년 종로구 숭인동에서 30여명의 입주민과 함께 시작한 ‘맹그로브’ 코리빙(Co-living
앱을 켠다. 지도를 본다. 현재 내 위치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아이콘을 누른다. 정보를 확인한다. 지도의 위치를 찾아간다. 목표물 획득. 게임이 아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붕세권’ 앱이다. 붕어빵 파는 곳을 찾기가 예전처럼 쉽지 않아서 등장한 앱인데, 그 배경에 고물가와 그로 인해 신음하는 노점 상인들의 눈물과 한탄이 있다. 매서운 추위가 옷자락을 파고들던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랑구의 한 전통시장 앞에 섰다. 맛있는 먹거리가 많기로 소문난 이곳 우림시장 입구에 도착하자 한 분식집 앞에 어묵과 튀김을 먹는 사람들이 눈에
# “100년 가게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영업을 종료합니다.” 지난 6월 7일 76년 역사의 중국집이 문을 닫았다. 1946년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터를 잡았던 ‘대성관’이다. 대성관을 2대째 이어오던 주인장이 지난해 작고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두달 앞선 4월엔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골목 터줏대감인 ‘을지OB베어’가 강제 철거됐다. 1980년 문을 연 을지OB베어는 노가리골목의 시초로 불렸다. 하지만 임대인이 2018년 제기한 명도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철거 수순을 밟게 됐다.[※참고: 1980년
2020년 서울 도심의 호텔을 리모델링해 공급한 ‘역세권 청년주택(일명 호텔형 임대주택)’은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호텔 리모델링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바닥 난방도 안 되고 주차도 어려운 곳에 누가 들어오겠느냐”며 “개발 이익이 없으니 공공公共이 아니면 하지 못할 일”이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민간업체가 호텔 리모델링으로 300실이 넘는 ‘코리빙’ 공간을 선보였다. 부동산 개발업체 맹그로브(MGRV) 이야기다.2020년 공공公共은 도심 호텔을 리모델링한 ‘코리빙’ 주택을 청년 주거난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개별 주방을 빼고
문재인 정부의 공급 대책은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2018년 7월 국토부의 수도권 공공택지 공급계획, 2018~2020년 총 세차례에 걸쳐 진행된 수도권 30만호 공급계획(3기 신도시 포함), 2020년 8월 8ㆍ4 대책으로 발표한 수도권 127만호(서울 36만호 포함) 공급계획이다. 100만호가 훌쩍 넘는 규모의 공급 대책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 이 대규모 공급 계획의 진척 수준은 어떨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단계별로 분석해봤다. 2018년 7월 국토교통부는 14개의 수도권 공공택지를 발
전국의 자영업자는 558만명이다. 전체 취업자 중 20%에 해당한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사람 5명 중 1명은 자영업자란 거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 반 넘게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는 고사할 위기에 처했다. 반복되는 영업제한과 집합금지 조치로 정상적으로 영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다양한 업종의 자영업자 4인을 만나 속마음을 들었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1년이 훌쩍 흐른 지금까지 마스크를 쓰고 다닐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휴가철을 앞두고 들뜬 마음에 방역이
편의점 미니스톱이 패스트푸드 전문점 ‘수퍼바이츠’ 3호점을 개점했다. 지난해 12월 1호점을 연 지 7개월여 만이다. 미니스톱은 향후 수퍼바이츠 가맹사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미니스톱이 이렇게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건 편의점 사업이 녹록지 않아서다. 그렇다면 수퍼바이츠는 미니스톱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까. 기대만큼 우려도 많다. 한물간 줄 알았던 햄버거가 대세로 떠올랐다. ‘맘스터치’가 매장을 1300여개로 확대하면서 ‘전통의 강자(맥도날드·롯데리아·버거킹)’를 따라잡은 데 이어 이마트 계열의 ‘노브랜드버거(신세계푸드)
KT는 2010년 ‘탈脫통신’을 외쳤다. 그 일환으로 기지국을 위해 확보했던 전국 지사 건물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 업무를 위해 KT에스테이트가 탄생했다. 2011년 설립된 KT에스테이트는 자회사를 통해 10년간 KT 28개 지사의 자산 유동화를 추진했다. 그로부터 10년, 임무는 끝났고 새로운 과제가 남았다. KT에스테이트의 부동산 2.0 시대를 취재했다.2010년 KT는 방향 전환을 시도했다. ‘탈脫통신’이라는 구호 아래 새롭게 시작할 사업으로 KT는 부동산을 택했다. 완전히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KT는 이미 부동산 개발업에
20대의 성지에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메카로 끊임없이 변해온 이대 상권. 올해 들어선 그 모습까지 바뀌고 있다. 저층 상가가 둥지를 틀고 있던 자리에 높다란 오피스텔이 속속 준공되면서다. 상권이 죽자 건물주들이 대학생, 직장인의 ‘임차 수요’를 노린 결과다. 이대 골목길의 새로운 변화는 옳은 방향으로 진행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이대 상권을 걸어봤다.도시는 보통 돈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쇠락하는 상권도 마찬가지다. 이대 상권이 딱 그런 모양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브랜드 옷가게나 헤어숍ㆍ타로카페 등이
국내 슈즈멀티숍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ABC마트가 위기를 맞았다. 2002년 8월 국내시장에 진출한 후 줄곧 성장세를 타던 매출이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2019년 5510억원을 기록했던 ABC마트코리아의 매출은 지난해 4554억원으로 17.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더 아프다. 2019년 391억원이던 ABC마트코리아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5억원으로 무려 88.5%나 주저앉았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영향이라고 밝혔지만 ABC마트의 역성장엔 한가지로 정리할 수 없는 복합적인 상황이 얽혀있다. ABC마트 매장 수는 지난해 기준 297
청년주택정책의 중심축은 역세권 청년주택과 사회주택이다. 2016년 서울시에서 구상한 역세권 청년주택은 지하철역에서 반경 350m 안에 있는 민간 부지에 민간 사업자가 주택을 짓는 방식이다. 용적률 완화 등 큰 혜택을 주는 대신 주택의 10~20%를 공공임대주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회주택은 사회적경제주체가 공급하는 주택을 일컫는다. 이 때문에 민간업체보다 낮은 임대료로 청년 입주자를 받는다. 주택을 직접 만들거나 리모델링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두 주택은 청년의 심각한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대안적 정책’이지만 풀어야 할
현대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과 함께 백화점 ‘톱3’로 꼽힌다. 하지만 매출 규모 면에서 두 업체에 밀려 ‘3위’에 머물러 왔다. 그런 현대백화점이 최근 ‘야심작’ 발표를 앞두고 있다. 서울 시내 최대 규모로 문을 여는 ‘더현대 서울’이다. 명칭에서 아예 ‘백화점’을 떼버린 더현대 서울은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서울 시내 최대 규모 백화점, 종전에 없던 미래형 백화점…. 숱한 수식어와 함께 유통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 있다. 현대백화점이 2월 26일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여는 ‘더현대 서울’이다. 2016년 정지선 현대백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몽골까지… 1만5000점 달성 지난 1990년 처음 문을 연 편의점 CU(BGF리테일)가 1만5000번째 점포를 개점했다. 연평균 500여개 매장을 새로 열어온 결과다. BGF리테일은 지난 11월 30일 1만5000번째 매장인 ‘CU야탑선경점’을 열고 현판식을 개최했다.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건준(57) BGF리테일 대표는 “30년간 고객과 가맹점주를 위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내실과 외형적 성장을 모두 거뒀다”면서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로 뻗어가는 수출 브랜드로 발돋움할 것이다”고 말했다.실제로 BGF리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