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심층취재 [추적+]
GS건설 시공한 LH 인천 검단
안단테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GS건설 “모든 현장 안전 점검”
셀프 점검에 불과하단 비판 숱해
검단 안단테 입주민 “못 믿겠다”
국토부 재검증 하겠다는 입장

GS건설이 공사 중인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이 무너졌다. 원인은 철근 부족이었다. 예비입주자들은 보강 조치에서 그칠 게 아니라 아예 재시공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했기 때문인지 GS건설은 전국에 있는 모든 현장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과정이 ‘셀프 점검’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는 GS건설의 83개 현장을 별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사진=뉴시스]
국토교통부는 GS건설의 83개 현장을 별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사진=뉴시스]

지난 3월 서울역 인근에 있는 아파트의 기둥에 금이 갔다. 부서져 내린 파편도 있었다. 2017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GS건설이 시공한 서울역센트럴자이였다. 당시 GS건설은 “기둥이 장식용인 데다 무게를 떠받치지 않기 때문에 중대한 구조 결함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선 정밀안전점검이 필요했다.

곧바로 안전점검을 시작한 이 회사는 최근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GS건설이 예상했던 대로 기둥은 파손만 됐을 뿐 중대한 결함은 없었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일단락된 건 아니다. 부서졌던 건 서울센트럴자이의 기둥만이 아니다. 

GS건설이 인천 검단에 만들고 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안단테) 지하 주차장은 아예 무너져 내렸다. 설계도와 달리 철근이 부족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붕괴 이유도 명확해졌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5월부터 10주간 전국에 있는 83개 현장을 모두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점검 주체는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다. 작은 의심도 없애기 위해 점검 시엔 예비 입주자와 동행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지난 21일 기준으로 GS건설은 모든 현장의 점검을 끝마쳤다. 남은 건 최종 보고서다. 83개 현장의 운명도 이 보고서의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그럼 1개 현장에서라도 문제가 발견됐을 경우 GS건설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건설진흥기본법에 따르면, 건설사업자(GS건설)가 시방서나 관계 서류 내용에 맞지 않게 시공한 것을 공사감독자(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가 발견했을 경우 재시공이나 공사 중지 명령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다.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건설사업자는 이를 따라야 한다. 건설사업자는 공사감독자가 내린 조치를 모두 발주처(LH)에 보고해야 한다. 공공공사라면 정부에, 민간공사라면 시행사나 도시정비사업 조합 등에 알려야 한다는 거다. GS건설의 최종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예비입주자들이다. 검단 안단테의 발주처는 LH이지만, 예비 입주자들은 벌써부터 재시공을 요구하고 있다. 주차장뿐만 아니라 다른 곳의 시공 과정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GS건설의 점검을 신뢰하지 않는 건 예비 입주자만이 아니다. 정부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8일 “후진국형 부실 공사를 진행한 GS건설의 셀프 점검 결과는 사회적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국토안전관리원이 전체 조사 과정의 적정 여부 등을 다시 한번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만큼 명확한 점검 기준에 따라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GS건설은 이번 점검의 주체가 자신들이 아닌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에 용역을 주고 진행하는 것”이라며 “시정 조치, 재시공 여부 등도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가 7월 중 작성하는 최종 보고서에 따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숱한 논란에 휩싸여 있는 GS건설의 이번 점검은 예비입주자뿐만 아니라 정부에 신뢰를 줄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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