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신선식품 구매가 어려운 지역을 ‘음식 사막’이라고 부른다. 미국인의 12% 이상이 ‘음식 사막’에 산다. 신선식품이 빈곤층을 나누는 잣대가 된 셈이다. 우리나라 소득 하위 20%도 물가 상승으로 식료품에 쓰는 지출이 늘면서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 대신 가공식품 소비를 늘리고 있다. 신선식품의 경제학을 알아봤다. 채소, 과일, 신선한 수산물과 육류를 먹는 것이 언제부터 고소득자의 특권이 됐을까. 「1984」의 작가 조지 오웰은 1936년 영국 북부 탄광촌에서 겪은 체험을 담은 르포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서 이렇게 쓰고
551만명. 올 2월 기준 한국의 자영업자 수다. 전체 근로자의 20%가량을 차지한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예비 금배지들이 시장을 찾아다니며 고개를 숙이는 이유다. 거대야당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들 역시 자영업자를 살리겠다며 그럴듯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과연 지킬 만한 약속을 내놓고 있는 걸까. 민주당 계열(통합민주당·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정당이 18~21대 총선 당시 내놨던 자영업자의 성적표를 따져봤다.[※ 참고: 22대 4ㆍ10 총선에서 가장 어린 유권자는 2006년 4월 11일생이다. 의회 권력을 사실상 독점해온
“아침 사과는 금金사과”라는 말이 현실이 된 지 오래다. 지난해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30%가량 감소하면서 치솟은 사과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매일 아침 사과를 먹는 건 사치라는 소비자도 숱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27일 기준 사과(후지·상품) 소매가격은 10개에 2만4890원으로 한달 전(2만9280원)보다 14.9% 하락했지만, 평년(2만3513원) 대비 5.8%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다른 과일 가격이 만만한 것도 아니다. 단감이나 배 가격도 평년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다. 같은 기간
식품발 인플레가 2월 우리나라 물가를 다시 끌어올렸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G7 수준으로 안정적이었지만, OECD 평균에 불과한 식품 물가가 복병으로 작용했다. 지난 2월 OECD가 홍해 문제로 수입 물가 급등을 경고했지만, 우리 정부가 낙관적 물가‧성장률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 2월 물가가 다시 상승하면서 한국 경제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로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
홈플러스가 미래형 마트를 콘셉트로 선보인 ‘메가푸드마켓’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 론칭 2주년을 맞은 메가푸드마켓은 ‘식품 매출 확대’와 ‘2030 고객 유입’이란 성과를 일궜다. 문제는 이런 성과가 홈플러스의 전체 실적까지 끌어올렸는지는 의문이란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홈플러스는 실적 개선을 위해 새 CEO를 임명했다. 함의는 무엇일까.2022년 홈플러스는 인천 간석점을 ‘미래형 마트’란 콘셉트를 내세워 리뉴얼했다. 이름하여 메가푸드마켓 프로젝트. 대형마트의 강점으로 꼽히는 신선식품과 즉석식품, 간편식 등 먹거리를 대폭 강화한
보수적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원자잿값, 자본조달비 등 비용적 측면에서 찾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찾아온 고물가 국면을 ‘비용 인플레’라 일컫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엔 비용이 아닌 다른 변수가 작동한 결과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름 아닌 기업의 탐욕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는 거다. 스텔스플레이션(Stealthflation), 번들플레이션(Bundleflation)은 이를 잘 보여주는 신조어다.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각국은 ‘인플레이션의 덫’에 빠져들었다. 공급망 마비, 지정학적 위기, 넘치는 유동성
전통시장은 민심과 바닥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최적의 척도다. 서민층이 주로 찾고, 영세상인도 꽤나 많아서다. 정치인들이 철만 되면 시장을 찾아 떡볶이를 먹는 등 이상한 쇼잉을 해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설 명절을 앞둔 시장의 분위기는 어떨까. 모처럼 찾아온 대목에 숨죽였던 활력이 움트고 있을까. 더스쿠프 취재팀이 지난 1월 30일 영등포시장을 찾아가봤다. 1956년 문을 연 서울 서남권 최대 규모의 시장. 영등포전통시장(이하 영등포시장)이다. 한때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물건을 사러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영등포시장은 예전
#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가 12년 만에 사라질 듯합니다. 정부가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공휴일에서 평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죠.# 찬성하는 여론도, 반대하는 여론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제도의 당사자 격인 소상공인이 ‘의무휴업’ 폐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됐다는 점입니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정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사실상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22일 다섯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단말기유통법’ ‘도서정가제’와 함께 대형마트 영업
# 윤석열 정부가 ‘3대 생활 규제 폐지’를 공언했다. 1월 22일 다섯번째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➊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 폐지➋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폐지 ➌ 도서정가제에서 웹 콘텐츠 제외 # 윤 정부는 세가지 모두 민생을 가로막던 전봇대를 빼는 것이라면서 홍보하고 있다. 여러 미디어도 ‘폐지소식’을 실시간으로 알리고 있다. 하지만 세가지 모두 따져볼 게 숱하다. 각각의 규제가 만들어진 배경이 있는 데다, 폐지가 상책上策인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규제 폐지를 둘러싸고 찬반양론도 뚜렷하다. #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고치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가 4인 가족 설 차례상 비용(1월 9일 기준)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28만1500원, 대형마트는 38만580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최고치다. 특히 대형마트 물가가 전통시장보다 35.2%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물가 차이는 전년(41.3%) 대비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격차가 크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통계는 정부가 지난 1월 22일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계획을 밝힌 상황에
지난 1월 국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3.0%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1년 후 물가를 지금보다 ‘낮게 점쳤다’는 건데,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2%대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데 의의가 있다. 더스쿠프가 임금·상품가격·물가·중앙은행장의 발언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1년 후 물가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아졌다. 소비자들은 금리도 6개월 후에 지금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가 현재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
# 기후 위기가 확산하면서 기업들이 ‘친환경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ESG 경영은 ‘친환경 마케팅’의 선봉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문제는 기업들의 이런 활동이 ‘진심’이냐는 거다. 실제로 친환경적이지 않으면서 친환경적인 척하는 기업들의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환경주의)은 또 다른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다.# 더스쿠프가 가톨릭대와 함께 기획한 클래스 ‘ESG와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통해 그린워싱에 숨은 기업들의 탐욕을 찾아봤다. 視리즈 제2막 「기업의 탐욕, 그린워싱의 세계」다.더스쿠프 취재진은 2023년
[흔들리는 中 그림자금융]‘그림자금융’ 대명사 끝내 파산중국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의 대명사인 자산운용사 중즈中植그룹이 결국 파산을 신청했다. 중국 정취안왕과 차이신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일 베이징시 제1중급인민법원은 중즈그룹이 제출한 파산 신청을 수리했다. 법원은 “중즈그룹의 자산 규모는 부채 대비 부족하다”며 “이 회사는 만기가 도래한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그림자금융은 은행과 유사한 기능을 하지만, 유동성 지원이나 예금자 보호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금융상품과 영역을 일컫는 말이다.
‘유병장수’ 시대, 보험은 이제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 됐다. 큰돈이 드는 각종 치료비나 수술비를 대비하는 데 보험만큼 좋은 게 없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그 대비가 과할 때다. 불필요하거나 중복된 보장은 보험료를 높이는 첫번째 요인으로 작용한다. 110세까지 보장하는 보험상품이 대표적인 사례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장씨 부부의 보험료를 살펴봤다.“노후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노후 준비를 얘기할 때 누구나 강조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가구는 노후를 일찍 준비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KB금융연구소가 80
올해 3분기 가계빚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올해 1월 시작한 부동산 연착륙 정책, 시중 금리 인하 유도 정책의 결과다. 세계적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며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등 긴축에 한창인데, 우리는 왜 거꾸로 가는 걸까. 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통위의 올해 회의록을 토대로 긴축 효과가 실종된 이유와 그 영향을 알아봤다. ■ 가계 빚의 명암=한국은행이 지난 21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가계신용 잔액은 1875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에 카드대출 등 판매신용을 합친 게 가
“지난해보다 김장비용 부담을 낮춰 드립니다!” 고물가 국면에 정부가 김장 물가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본격적인 김장철에 앞서 지난 2일 정부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2023년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을 마련했다. 14개 김장재료(배추ㆍ무ㆍ고춧가루ㆍ마늘ㆍ대파ㆍ쪽파ㆍ양파ㆍ생강ㆍ갓ㆍ미나리ㆍ배ㆍ천일염ㆍ새우젓ㆍ멸치액젓)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농수산물 할인행사 등을 통해 김장 부담을 지난해보다 낮춘다는 게 골자다.이를 위해 정부는 정부 비축 물량을 최대한 방출하고, 1만톤(t)에 이르는 역대 최고
대형마트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쿠팡 등 이커머스에 밀리고, 이젠 편의점에도 밀리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통계를 보자. 올 상반기 유통업체의 업태별 매출 비중에서 대형마트는 13.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절반에 가까운 49.8%는 온라인, 그다음은 백화점(17.6%) 차지였다. 3위는 빠르게 성장세를 이어온 편의점으로, 매출 비중은 16.6%였다(표➊). 대형마트는 매출 증감률에서도 부진했다. 편의점과 온라인 매출이 각각 9.5%, 7.2% 증가할 때 대형마트는 겨우 1.0% 성장했다. 유통채널 업태 중 가장 낮
# 너른 공터에 하얀 천막 수십개를 세우고, 귀가 떨어져나갈 듯 커다란 음악을 튼다. 흥을 돋우는 사회자의 목소리, 군침 도는 음식 냄새, 지나가는 발걸음을 멈춰 세우는 호객…. ‘OO축제’라고 이름 붙는 곳에서 늘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한해 수백, 수천개의 축제가 열린다.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도 수천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정체성 없이 난립하고 있는 축제들이 대부분이다. 전시성 행사로 전락하고 마는 우리동네 축제, 이대로 괜찮을까. 더스쿠프 視리즈 동네축제 텅 빈 보고서 첫번째 편이다. 오색찬란한 단풍과 한해 농사 수확이 한창
# 우리는 심층취재 추적+ ‘대형마트-소상공인 11년 논쟁’ 첫번째 편에서 대형마트 주말 의무휴업을 둘러싼 무용론을 분석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어느덧 시행 11년차를 맞았지만 여전히 뜨거운 논란 속에 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대기업 유통업체들은 “골목상권을 살리는 실효성은 떨어지고, 대형마트만 옥죄는 규제”라고 주장하는 반면, 소상공인들은 “대기업으로부터 골목상권을 보호할 최소한의 규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개혁’을 기조로 삼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기업의 유통업체들
# 올해로 시행 11년차를 맞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오랜 시간만큼 소비자는 제도에 적응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전에 미리 장을 보거나, 동네슈퍼나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 그런데도 이 제도는 끊임없이 논란에 시달려 왔다. 이해당사자인 대기업 유통업체와 소상공인의 생각이 너무나 다른 게 나쁜 영향을 미쳤다. 대기업 유통업체는 의무휴업을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반면 소상공인들은 ‘울타리’로 여겼다. # 이런 상황에서 대구시가 뜨거운 이슈에 불을 붙였다. 지난 2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바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