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렌트’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과 삶을 다룬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한 작품이다. 극작가이자 작곡가인 조나단 라슨이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 1990년대 뉴욕 맨해튼 이스트 빌리지를 배경으로 사회적으로 터부시됐던 동성애·에이즈·마약 등의 소재를 수면 위로 드러냈다. 다양한 음악 장르가 혼합된 오페레타로 록· R&B·탱고·발라드·가스펠 등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1996년 오프브로드웨이 150석 규모의 작은 공연장에서 처음 관객을 맞았던 뮤지컬 ‘렌트’는 브로드웨이 비주류층이었던 젊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전 세계 4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선구자 고故 임응식(1912~2001년) 작가를 만나는 자리가 오랜만에 마련된다. 앞선 세번의 회고전에서 채 담아내지 못했던 작가의 1940~1960대 사진에 초점을 맞춘 네번째 회고전이다. 작가의 사진세계를 정리한 사진집 출판과 함께 열리는 사진전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임응식은 생전 ‘한국 사진의 대부’ ‘사진계의 살아있는 역사’라는 칭송을 받아온 인물이다. 사진가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진단체를 결성해 사단寫壇 형성에 힘써온 행정가이자 평론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진제도의 기틀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해
475년, 백제는 고구려 장수왕의 압박과 오랜 흉년으로 서서히 기울어간다. 백제왕 ‘개로’는 매일 밤 저주의 꿈에 시달린다. 장군 ‘도미’는 그런 왕을 위해 국경으로 시찰을 떠난다. 개로의 꿈 말미엔 언제나 그를 구하는 여인이 나타난다. 개로는 국사 ‘도림’에게 여인이 나오는 꿈에서 평온함을 느낀다고 털어놓는다. 도림은 사실 고구려의 첩자다. 도림은 꿈속 여인을 찾아내 개로의 혼을 빼놓고 고구려와 백제 간 전쟁을 일으킬 계략을 세운다.이 무렵, 도미는 왕을 위해 국경으로 떠나기 전 사랑하는 아내인 ‘아랑’에게 불안한 마음을 전한다.
사회적 교류가 활발하던 2019년 프랑스 출신 작가 클레어 타부레는 신작 인물화를 시작했다. 10년 동안 그려온 인물화지만 이번엔 달랐다. 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이 가로막혔고, 우리의 생활은 많은 변화를 맞았다.광범위한 장르를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던 그는 최근 실재하는 사람들을 그린다. 내면을 탐험하던 그는 이제 ‘밖’을 보게 됐다. ‘가족’이라는 인간관계로 묶인 형제자매들이 최고 관심사다.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고 분리되는가’란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 친오빠를 그려보기도 했다.그의 작품들은 오래된 사진들에서 시작한다. 사진
불혹不惑. 마흔이 되면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기는 일이 없게 된다는 뜻이다. 작가들에게 불혹은 동시에 화풍을 정립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갤러리 조은은 3년 전부터 40대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불혹, 미혹하다’전을 기획 전시하고 있다. 3회째를 맞은 올해 전시에는 국내외 많은 미술 애호가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우국원·윤상윤·변웅필·서상익·탕크(Tanc) 작가가 참여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우국원은 최근 국내외 아트페어에서 솔드아웃을 기록하고 있는 작가다. 일본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 주식회사(CCC)의 창업주인 츠타야 마스다
완전무결한 동네 ‘병목안’에 사는 11살 영지는 병목안 어른들의 경계 대상 1위다. 엉뚱한 행동 탓에 영지가 등장하면 어른들은 긴장한다. 어느 날 학원을 땡땡이친 모범생 소희와 촬영 일정을 펑크 낸 병목안의 스타 효정이 우연히 영지의 아지트에 들어간다. 어른들이 ‘이상한 아이’ ‘무서운 마녀’라고 부르는 영지에게 두려움을 느낀 것도 잠시, 두 아이는 영지와 이야기하고 춤추고 노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한창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중 사라진 아이들을 찾으러 나선 어른들이 등장한다.엉뚱발랄 청소년극 ‘영지’가 돌아왔다. 영지는 20
“그림 속에 있지 않으면 나는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김환기·이중섭 등과 함께 신사실파 동인으로 활동했던 백영수 작가(1922~2018년)의 작품들이 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 2020년 첫 기획전으로 소개된다. 작가의 작품이 탄생한 아틀리에는 물론, 연대기별로 전시된 그의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100년여 붓질을 멈추지 않았던 그의 삶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작가의 아틀리에와 아카이브로 구성된 1부 ‘백영수의 삶을 거닐다’에선 그간 참여했던 개인전과 단체전의 브로슈어와 도록·포스터 등을 만날 수 있다. 작가가 실제로 사용했
갤러리 아뜰리에 아키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특별 기획전을 연다.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유망작가를 소개하는 1부와 한국미술계 중추인 중진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2부로 나뉜다. 6월 18일까지 열리는 1부 전시의 주제는 ‘Brave New Gaze: 시각, 시선, 그리고 시작’이다.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가는 30~40대 8명의 작가들의 가능성과 역량을 들여다보는 특별전으로 마련됐다. 그들은 독창적인 표현법으로 현대미술을 고민하고 어떤 담론을 담을 것인가 논의한다.권능은 우리의 일상에 교과서에나 볼 수 있었던 예술가들을 등장시켜
“시험지를 보관한 금고 열쇠가 학생들의 손에 들어갔다.”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시험지 금고 열쇠의 획득과 그에 따른 성적 정정 요청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1980년대 옛 소련의 체제 붕괴를 배경으로 한 단순한 극의 구조엔 선생님 ‘엘레나’와 ‘학생들’의 첨예한 갈등이 숨어있다. 아울러 네 학생 사이의 권력구조와 이해관계, 거기서 비롯되는 모순, 파멸 등이 담겨있다. 철학적인 언어가 돋보이는 이 극은 인간 내면의 선과 악, 욕망과 정의, 도덕과 부도덕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을 보여주며 변화하는 다섯 인물의 관계 속에서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기도가 곧 삶이었던 고故 김수환(1922~2009년) 추기경. 그의 어린 시절을 소재로 한 영화 ‘저 산 너머’가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극장가에 작은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영화는 1928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랑하는 엄마와 아픈 아버지를 위해 신부보다 인삼장수가 되고 싶은 7살 소년 수환을 따라간다. 영혼이 맑은 수환이 믿음을 키워가는 성장기 속에 고향의 그리움과 훌륭한 어머니의 참된 교육, 서로에게 힘이 되는 가족 사랑
“누가 진짜 이 그림을 그렸는지 아무도 모르겠지.”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빅 아이즈(2014년)’는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서 남편 뒤에 숨어 그림을 그리던 주인공 마가렛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의 그림을 팔아 부와 명예를 누리는 남편이 진짜 화가 행세를 하는 것을 보고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한다는 내용이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빅 아이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팀 버튼 감독이 작품 여러 점을 소장할 정도로 흠모하는 화가의 실제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겼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영화 속 등장인물의 이름이기도 한 마가렛 킨(Mar
“우리는 좋은 사람일까?” 한 커플이 아기를 갖는 문제로 깊은 고민에 빠진다. 쇼핑하다가 문득 ‘아기를 갖자’고 말하는 남자 때문에 여자는 크게 당황한다. 아기를 낳는 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서다. 여자는 아이 한명의 탄소발자국이 무려 이산화탄소 1만톤(t)이라는 사실을 상기한다. 에펠탑 무게만큼의 탄소발자국을 발생시킬 아이를 낳을 정도로 두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고민한다. 연극열전이 8번째 시즌의 막을 올렸다. 첫번째 작품으로 연극 ‘렁스(Lungs)’를 선보인다. 영국 작가 던킨 맥밀란의 대표작 렁스는 2011년 워싱턴 초연 이
전쟁터에서 집으로 출퇴근을 할 수 있다면 군인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미국 극작가 조지 브랜트의 대표작인 모노극 ‘그라운디드(GROUNDED)’가 5월 한국에서 초연된다. 에이스급 전투기 조종사가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라스베이거스 크리치 공군기지에서 군용 드론을 조종하는 임무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스크린으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전장을 감시하고 적을 공격하지만 퇴근 후에는 가족과 함께 평범한 시간을 보내는 일상의 괴리에 점점 혼란을 느낀다.그라운디드는 2013년 초연 이후 전 세계 19개국, 12개 언어, 140개
시를 쓰고, 노래를 부르고, 사진을 찍는다. 영국 채텀 출신의 빌리 차일디시(Billy Childish)는 5권의 소설책을 집필하고, 40여편의 시를 썼으며, 150장이 넘는 LP를 녹음했다. 문학과 음악 등 분야를 넘나드는 그의 본업은 화가다. 두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는 그는 런던 세인트마틴 예술학교(Saint Martin’s School of Art)에서 공부했다. 뉴욕·런던·영국·독일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고 단체전에도 참여했다. 2012년엔 직접 방한해 소설가 이광수와 이상의 삶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선보여 주목을 받기
전세계 39개국 1억4000만명을 매혹한 불멸의 명작, 30년 이상 웨스트엔드·브로드웨이에서 유일하게 연속 공연되는 작품,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기네스북 기록…. 매년 화려한 수식어가 더해지고 있는 명작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긴 기다림 끝에 찾아왔다. 2012년 25주년 기념 내한 공연 이후 7년여 만의 오리지널 공연이다. 19세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음악가 유령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러브 스토리를 담고 있다
오페라 ‘팔려간 신부’는 체코의 베드르지흐 스메타나가 작곡한 오페라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이 작품은 체코의 가장 대중적인 민족 오페라이기도 하다. 스메타나는 ‘팔려간 신부’를 작곡을 시작한 지 3년 만인 1866년에 완성해 초연을 직접 지휘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스메타나는 이후에도 새로운 아리아를 도입하는 등 많은 수정을 거쳐 1870년 3막의 작품으로 완성했다.♬ 1막 = 체코의 한 마을. 마을에서 열린 축제에 모두가 흥겨워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여인 마렌카는 고민에 빠져 있다. 그녀가 사랑하는 젊은 청년 때문이다.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오랫동안 공연한 블랙코미디 스릴러.’ 기막힌 반전, 조여 오는 긴장감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연극 ‘데스트랩’이 2014~2017년 세번의 공연에 이어 또 한번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죽음의 덫’이라는 뜻의 연극 데스트랩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기막힌 반전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이번 시즌 새롭게 제작을 맡은 공연제작사 랑 측은 “초연 당시 신선하고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공연이 계속 이어지질 못해 매우 아쉬웠다”면서 “관객들과 다시 한번 이 작품을 즐기고 싶어 제작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한때 잘
이종건은 한국과 미국에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건축물에서 시간과 공간을 발견해 왔다. 사적인 공간에서 보편적인 건축 형태를 찾아낸 것이다. 그는 이상화한 자연을 실내 공간에 넣으려 했던 문화 양식을 탐구해 왔다. 지리ㆍ문화와 관계없이 다른 문화권의 건축양식을 적용한 주택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는 이런 작업을 통해 고정되고 변하지 않는 공간이 아니라 점유하는 사람에 따라 움직이고 변화하는 장소를 탐구한다.이종건의 두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벽’과 ‘기둥’이라는 건축 기본요소에 초점을 맞춘다. 갤러리 안 벽 기둥, 아치 기둥, 원
독창적인 추상회화를 선보이는 데이비드 오스트로스키(David Ostrowski)는 원래 구상화를 주로 그리던 작가였다. 2000년대 초기작은 표현주의적이며 스타일리시한 화법이 돋보였다. 그러던 그가 2014년 유화 작업을 멈추고 추상화로의 변화를 추구한다. “유화는 수정을 거듭하면서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오스트로스키는 ‘오류, 실수, 우발적인 것, 불완전하고 미숙한 것’을 회화적 모티프로 선택해 추상화를 선보였다. 오스트로스키의 첫 개인전 ‘Menschen, Bilder, Emotionen(사람,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 「데미안(1919년)」은 출간된 지 100년이 넘도록 사랑받는 소설이다. 싱클레어와 데미안 두 인물을 통해 선과 악, 음과 양 등 다양한 특성이 충돌하는 인간의 내면을 통찰한다. 정체성 찾기에 몰두하는 이 시대 모든 이들에게 인간의 양면성을 고뇌하고 자아를 찾아가려는 헤세의 철학은 여전히 위로를 주고 있다. 전세계 청년들의 애독서 「데미안」이 창작 뮤지컬로 공연된다. 이번 무대는 고정 배역이 없는 독특한 구성의 2인극으로 펼쳐진다. 배우들은 때에 따라 싱클레어가 되고 데미안이 돼 무대에 오른다. 2인극인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