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기관지인 『내일을 여는 작가』 2023년 봄호(82호)가 최근 출간되었다. 이번 호의 기획 특집은 '기후 재난과 참사'로, 기후와 재난의 관계에 대한 신승철의 진단, 문종필의 「방구석 시인 유튜버」를 통한 현실 인식 등 다양한 시각을 담았다. 또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지한 어머니와 태안화력발전소 희생자 김용균 어머니와의 대담을 실어 사회적 문제를 짚어냈다.‘나의 문학론’에서는 권서각 원로 시인과 도재경 젊은 소설가의 단상이 소개되었다. 권서각 시인은 시 쓰기와 농부의 생존의 관계를 이야기하며, 도재경 소
지난 1월 28일 오후, 서울 마포 중앙도서관에서 한국작가회의 연대활동위원회가 「여기 자식을 잃은 두 어머니가 있습니다」라는 이름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본 간담회는 이태원 압사사고의 사망자 故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와, 일명 ‘컨베이어 벨트 사고’ 라고 불리는 태안 화력 발전소에서 사망한 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초청되었고, 작가회의에 소속된 40명의 작가들이 참석하였다.이날 조미은 씨는 이지한 씨가 사망하던 순간을 회고하며, 극단적인 선택도 두 번이나 하였음을 밝혔다. 또한 이번 사고를 통해 정부와
역사적 순간엔 올바른 선택이 필요하다. 전쟁이라는 참담한 사건 속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어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민간인 희생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겠단 애초의 약속을 어긴 것이 과연 ‘승리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말할 수 있는 걸까. 어느 때보다 올바른 선택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요즘이다.1945년 3월 9일, 도쿄는 불바다가 됐다. 하룻밤에 10만명의 사망자와 1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 사건이 더 많은 목숨을 살리기 위한 희망에서 비롯됐다
“경제정책은 일자리로 시작해 일자리로 완성하겠다.” 후보 시절부터 “일자리 상황판을 걸고 매일매일 직접 점검하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24일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면서 했던 말이다. 성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2017년 66.6%였던 고용률은 제자리걸음을 거듭하다가 지난해엔 코로나19와 함께 65.9%로 떨어졌다. 올해 경기회복과 함께 고용률이 조금씩 상승하고는 있지만 10월까지 평균 고용률은 66.4%에 불과하다. 올 연말까지 가도 2017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런
2년 전 우리 곁을 떠난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김용균 씨를 추모하는 시낭송회 모습입니다. ‘김용균 2주기 추모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작가회의, 노래극단 기다림 등 문화예술단체가 주관한 이 행사는 12월 12일 오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야외공연장에서 2시간가량 진행됐습니다.“일하다 죽지 않게!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하라!” 이 같은 슬로건 아래 치러진 이날 행사는 양순모 문학평론가의 사회 아래 송경동 자유실천위원회 위원장과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의 인사말, 한국작가회의 소속 시인들의 추모시 낭송, 노래극단 기다림의 낭독노래극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 사건 등 국민을 공분케 한 산업재해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때문인지 최근 국회에서도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법안’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21대 국회가 재계의 반발을 뚫고 법 제정에 성공할 수 있느냐다. 19대 국회 이후 발의된 관련 법안 30개 중 국회를 통과한 법은 2개밖에 없었다. 법안통과율은 6.6%에 불과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중대재해법 뒤에 숨은 이야기를 취재했다. # 2016년 5월 28일, 스
[뉴스페이퍼 = 배용진 기자] 2020년 문학계는 상을 둘러싼 다양한 일들이 벌어졌다. 김금희 작가는 불공정 계약을 요구한 이상문학상을 거부했고, ‘재현의 윤리’ 논란을 빚은 김봉곤 소설가는 젊은작가상을 반납했으며, 김숨 작가는 동인문학상을 받고 비난받았다. 백희나 작가는 구름빵 사건에서 패소 하고, 한국인 최초로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는 린드그렌 문학상을 받았다. 이기리 시인은 등단제도를 거치지 않고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코로나로 문학인들 역시 어려웠던 2020년 뉴스페이퍼가 올 한 해 문학계 주요 사건을 정리했다. 김금희
서울 종로구청이 ‘김용균 추모문화제’가 ‘정치적’이라며 공연장 대관을 거절한 일을 사과하고 다시 대관을 허가했다.지난달 18일 종로구청은 김용균재단이 주최하는 ‘김용균 추모문화제’가 ‘정치적 행사’라는 이유로 마로니에공원 야외 공연장 대관을 허가하지 않았다. 주관 단체 중 하나인 한국작가회의가 대관을 불허한 판단 근거를 묻고 재검토를 요구했지만, 종로구청은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이에 11월 25일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와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청년비정규직노동자 고 김용균 2주기 추모위원회’ 등 3개 단체는
1960년대 한국 문단은 ‘순수참여논쟁’으로 치열했다. 1963년 김우종·이병걸·이형기의 논쟁부터 1968년 김수영·이어령의 논쟁까지 “문학이 특정 사상과 정치적 입장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순수예술론과 예술은 “현실 사회에 호흥해야 한다”는 참여예술론은 서로 대립했다.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예술만을 위한 예술’을 주장하는 일은 문학계에서 자연스럽게 줄었다. 순수예술론이 검열 담론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특히 2015년, 블랙리스트 사태와 더불어 당시 박근혜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순수문학”만을 우수문학도서(세
비정규직은 ‘자본의 탐욕’과 맞닿아 있다. 노동비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싼값의 노동자’를 양산한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폭력’에 가까운 행위였지만, ‘노동의 유연화’란 대전제 앞에 희석됐다. 문제는 꼬일 대로 꼬여버린 ‘비정규직 이슈’를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해결할 수 있느냐다. 냉정하게 말하면 쉽지 않다. CEO의 인식,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간극 등 난제가 숱하게 많아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본질이 사라진 비정규직 문제를 진단했다. “정규직이 되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우리와 달리 비교적 손쉽게 정규직이 되는 건 사실
매번 똑같았다. 재난이나 극악 범죄가 터지면 세상은 난리를 떨었지만 이내 잊었다. 재발 대책을 논의할라치면 스포트라이트가 꺼지기 일쑤였고, 그 순간을 틈타 범죄의 싹이 다시 텄다.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n번방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수법만 다를 뿐 디지털 성범죄가 도마에 오른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린 대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 걸까. 더스쿠프(The SCOOP)가 n번방 사태에 숨은 사회적 병폐를 취재했다. 미성년자를 협박했다. 스미싱 파일을 보내거나 아르바이트를 미끼 삼아 개인정보를 확보했고, 성 착취 영상을 촬영했다.
고경쟁 저매출치킨집의 위기국내 치킨전문점의 시장 규모는 4조원대(전체 매출 기준)에 달하지만, 가맹점당 매출은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업종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의 ‘2018년 프랜차이즈 가맹점 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치킨집 가맹점당 1년 매출액은 1억6900만원으로 12개 주요 프랜차이즈 업종 중 최하위였다.생맥주ㆍ기타 주점이 1억7400만원으로 11위, 김밥ㆍ간이 음식점이 1억8800만원으로 10위였다. 연간 매출이 가장 높은 프랜차이즈 업종은 자격증이 필요한 약국이었다. 약국 가맹점 1년 매출액은 10억450
지난 9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동생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9살 김민식군이 과속차량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이후 어린이 안전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민식이법’이 발의됐다. 이 법은 지난 11월 29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었는데, 야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으로 발이 묶였다. 국회 정쟁에 아이들의 안전이 볼모로 잡혔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여야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금배지들의 정쟁에, 게으름에, 무관심에 사그라진 법안이 숱하다. 그중엔 민식이법처럼 세상을 떠난 이들의 이름을 딴 법안도 적지 않다. 더스쿠프(The SCOOP
● 일시 : 2019년 10월● 참석자사회 : 김지윤(시인, 문학평론가)참석자 : 문종필(문학평론가), 김사이(시인), 신지영(소설가), 하명희(소설가) 김지윤: 안녕하세요? 웹진 는 매년 창간 기념일에 맞추어 좌담을 마련해왔는데요. 7주년을 맞은 올해는 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올해 웹진 『문화 다』는 ‘이 시대의 리얼리스트’ 특집을 진행 중인데요. 현 시점에서 새롭게 요청되는 리얼리즘에 대한 논의를 열어보려고 한 것입니다. 동시대 타자들을 향해 가고 있는 ‘요즘 문학’의 흐름이
일시 : 2019년 3월 25일참석자 : 이성혁(인터뷰어, 문학평론가), 박일환(시인) 이성혁 : 박일환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성혁입니다. 전엔 자주 뵈었는데 요즘은 자주 뵙지 못하네요. 웹진 에서 4월부터 ‘우리 시대의 리얼리스트들’이란 제목으로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다달이 연재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순서로 선생님께 부탁드리게 되었습니다. 마침 『등 뒤의 시간』(반걸음 출간)이라는 시집을 막 출간하셨기 때문에 시집 출
힘겨운 하루를 보낸 노동자들은 독한 소주로 애환을 삭였다. 박카스는 연탄가스로 두통에 시달리는 서민을 달래주는 ‘강장제’로 통했다. ‘노량진 컵밥’은 꽁꽁 얼어붙은 고용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청년들에게, ‘컵라면’은 끼니를 때울 시간조차 없는 약자들에게 ‘든든함’을 선물했다. 누군가는 건강에 좋지 않다고 거들떠도 보지 않는 이 서민식품은 우리네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국민소주의 등장 = 참이슬의 원조 브랜드인 진로소주는 1924년 평안남도 용강군에 설립된 ‘진천양조상회’에서 시작됐다. 당시 진로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35도였다.
‘고용 절벽’ ‘주거 절벽’ ‘대출 절벽’ 한국 청년들이 각종 절벽에 몰려 있다. 컵라면으로 겨우 끼니를 때우며, 취업을 위해 잠을 줄이고, 쪽방에 갇혀 스스로를 무너뜨려가는 이들이다. 고용난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청년과 컵라면 사이에 ‘슬픈 방정식’이 흐르고 있다는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통계를 통해 한국 청년층의 삶을 엿봤다.2016년 5월 ‘스크린도어가 고장 났다’는 신고를 받고 구의역으로 출동한 용역수리업체 직원 김군은 지하철과 부딪쳐 세상을 떠났다. 그의 가방에선 컵라면이 발견됐다. 지난해 12월 충남
컵라면의 인기가 뜨겁다. 장점이 많아서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3분 만에 익고, 설거지를 할 필요도 없다. 가격까지 저렴하니 금상첨화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1000원대에 끼니를 때울 수 있다. 인기가 높아지니 맛도 좋아졌다. 하지만 컵라면의 인기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컵라면으로 식사를 할 수밖에 없는 청년, 비정규직이 숱하게 많아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컵라면 인기 뒤에 숨은 애환을 취재했다.“물만 부으면 되니까 편리하고, 한끼 때우기에 가장 저렴하니까.” 직장인 한영근(29)씨의 퇴근길 가방에는 컵
‘외주화’ 똑같은데 … 김용균법 통할까 정부(산업통상자원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5일 ‘김용균법 후속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열고 ‘발전분야 근로자 처우 및 작업현장 안전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고 이후 두달여만이다. 지난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한국서부발전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던 고故 김용균씨가 안전사고로 숨진 이후 같은달 국회는 산업안전기본법(김용균법)을 개정했다. 하지만 개정법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정부와 여당이 후속대책을 내놓은 거다.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석탄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 세상을 뜬 고 김용균 씨의 49재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유가족과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으며, 27일 6차 추모제가 예정된 가운데 26일 오후에는 시인, 소설가 등 작가들이 함께하는 추모 시 낭송회가 광화문광장 시민분향소에서 이뤄졌다.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와 젊은작가포럼이 공동으로 연 추모 시낭송회에는 10여 명의 작가들과 3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해 비정규직 노동의 참혹함과 나아지지 않는 사회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