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의 일종인 ‘코리빙(Co-living)’을 운영하는 기업에 임대료 상한선은 수익을 방해하는 걸림돌이다. 반대로 청년 세입자들에게는 월 임대료의 급격한 상승을 막을 수 있는 방어장치다. 최근 코리빙 업계가 국토교통부에 ‘임대료 상한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국토부는 이 요청을 검토 중인데, 수용한다면 세입자 부담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던 8일, 서울 마포구의 한 코리빙(Co-living) 건물. 진현환 국토교통부 1차관이 코리빙 업계 사람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코리빙 종사사들은 두가지를
‘파이트 클럽’의 지도자 타일러 더든(브래드 피트)은 술집 지하실을 무단으로 점거해 파이트 클럽을 연다. 물론 간판을 내건 것도 아니다. 신입 회원들은 클럽 이름 그대로 그곳에서 회원들과 웃통을 벗어젖히고 맨주먹으로 1대1 ‘맞짱’을 뜬다. 상대가 항복을 선언하지 않는 한 서로 딱 죽지 않을 만큼 두들겨 팬다. 입술과 코가 터지고 눈두덩이 찢어지는 것은 기본이다.‘록키’의 챔피언 경기만큼이나 처절하다. 사회와 가정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소외돼 그곳을 찾아온 회원들은 마음속에 켜켜이 쌓인 응어리를 폭발시킨다. 한쪽의 항복으로 난투극이
「일종의 마음」이제야 지음 | 시인동네 펴냄MZ세대와 서정을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다는 시인의 시집은 사랑과 그 이후 이별의 시간을 담는다. 출판사는 시인의 시집을 “어쩌면 나에게만 슬픔일 수 있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너무나 보편적인 매일의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시인은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2012년 ‘애지’로 데뷔했다. 산문집 「조각의 유통기한」으로 에세이가 더 널리 알려진 작가는 ‘시’라는 새로운 언어로 우리를 찾아왔다.「어느 노동자의 모험: 프롤레타리아 장르 단편선」배명은·은림·이서영·구
광시곡의 밤구름 한 장 담은 백지와 한없는 길을 돌돌 말아 내는 만년필로 방안이 어두웠다 밝아진다. 집과 집 사이 방안 천장까지 비가 뭉쳤다. 뾰족하고 높다란 탑이 없더라도 종을 울려 저녁을 선포할 시간이 왔다. 우는 사람을 잠재우고 웃음을 저만치 멈춰놓는다. 시간의 무늬를 따라 구름이 정확히 회전한다. 대낮의 열기도 가만히 숨죽이고 방안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젖은 심장에 낚싯줄 달아 출렁이는 바닥 아래로 내려 보내면, 심해어들이 환멸 깊은 곳에서 죽어가는 자의 가죽을 뚫고 방안 가득 솟아오른다. 갱도를 빠져나온 번쩍이는 그림자의
인공지능(AI)이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다. 많은 이들이 ‘창조성’도 이젠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AI의 글이든 그림이든 결과적으론 인간의 작품을 학습한 결과물이다. 일종의 모방행위라는 건데, AI가 모방을 넘어 ‘창조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더스쿠프의 새 연재물 ‘공병훈의 맥락’ 1편에서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가는 기점을 뜻하는 ‘싱귤래리티’를 논해봤다.강렬하면서도 마음을 사로잡는 색채, 거친 붓의 터치, 뚜렷하면서도 애매하기도 한 인상적 윤곽의 그림을 통해 위대한 창조성의 화가로
도시의 작은 공장들이 사라지고 있다. 주택도 부족한 시기에 공장을 없애고 고층 공동주택으로 개발하는 건 어쩌면 탁월한 선택일지 모른다. 문제는 작은 공장들이 이렇게 뿔뿔이 흩어지면 제조업의 ‘밑단’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더스쿠프의 새 視리즈 ‘아무도 말하지 않는 작은 공장’, 그 첫번째 편이다.혼자서 일하거나 소규모 인원으로 일하는 개인사업자를 우리는 자영업자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역대 정부는 정권의 이념이나 색채를 가리지 않고 자영업자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현 정부도 마찬가지다. 취업자 5명 중 1명이 자영업자(19.
몇년 전만 해도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홍대 앞 거리에 이국적인 갤러리나 스튜디오가 많았다. 최근엔 성수동, 한남동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전에 ‘아트총각’이란 기획을 통해 소개한 갤러리 중에도 성수동이나 한남동에 둥지를 튼 곳들이 적지 않다. 이 지역의 문화 트렌드가 어느 정도 개성을 찾은 것 같다. 최근 기업체들도 성수동이나 한남동의 전시공간에서 미디어아트 전시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컬렉터들과 미술애호가들도 이곳을 찾는다. 이번에 소개하는 히피한남갤러리도 젊은 갤러리 그룹에 속할 듯하다. 특히 이 갤러리가 지난 5월
[일론 머스크의 기행]여기저기 소장 날리는 ‘괴짜’일론 머스크가 여기저기 소장을 날리고 있다. 과거 트위터 인수를 두고 벌였던 법정공방 비용이 부당하다며 유명 로펌에 “소송 비용을 돌려달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경쟁사 메타엔 “트위터의 기밀정보 사용을 중단하라”며 소송을 예고했다.지난해 3월 트위터를 440억 달러(57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던 머스크는 7월에 돌연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트위터는 약속대로 인수하라고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머스크는 결국 트위터를 품에 안았다. 당시 트위터 쪽 변호를 담당했던 ‘워첼, 립톤,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의 한국어판이 문학동네 출판사를 통해 독자들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문학동네는 6일, 저작권자측으로부터 "다수의 출판사들의 제안을 신중히 고려한 결과, 문학동네를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결정은 금액만이 아니라, 출판사의 전체적인 가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판권은 그의 전작 '상실의 시대'의 성공 이후로 매번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노르웨이의 숲'은 그의 작품 중에서도 특
「얼굴 없는 중개자들」하비에르 블라스‧잭 파시 지음|알키 펴냄 2000~2011년 세계 최대 원자재 중개업체 3곳의 순이익은 총 763억 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기업 애플이나 코카콜라의 누적 이익을 뛰어넘는 액수다. 이 책은 원자재 중개 업체와 중개자들의 세계를 다뤘다. 기후변화의 원인인 석유와 석탄을 거래해 큰돈을 벌고, 독재와 아동 착취로 만들어낸 면화와 원두를 거래하는 이들의 실상을 밝힌다. 우리 삶을 진짜로 조종하는 ‘얼굴 없는 이들’의 이야기다.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박상영 지음|인플루엔셜 펴냄 전작 소설
도서출판 도훈은 2023년 5월 23일, 제주4·3사건의 슬픔과 아픔을 독특한 방식으로 그린 역사 만화책인 『4·3표류기』를 발간했다. 시인, 소설가, 화가, 명창이 함께한 작품으로 아름다운 색채와 상징적인 그림을 통해 제주4·3사건을 어린이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출간을 기념해 5월 23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만화 원화 전시회와 작가와의 대화인 ‘북토크’가 열렸다. 이날 전시회에는 본문 만화, 본문 시화 등 총 50점의 작품과 아크릴릭으로 그린 만화 주인공 캐릭터 이미지 등이 전시되었다. 『4·3표류
3월 25일,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마루아트센터. 이곳 2층에 위치한 「아지트 갤러리」에는 특이한 전시회가 열렸다.얼핏 보기엔 흔한 미술 전시회였지만, 캔버스에 걸린 그림들은 하나같이 혼란스러웠다. 어떤 그림은 경악을, 어떤 그림은 공포를, 어떤 그림은 우울과 미소를 담아냈다. 혼란함을 과감하리만치 거친 펜터치로, 우울감이라는 무거운 기분을 강렬한 색채로 담아낸 작품들이 제각각의 크기로 캔버스 위에 펼쳐져 있었다.마치 카오스(Chaos:혼돈) 같으면서도 어딘지 모를 기괴한 화풍이 펼쳐진 이곳. 신인 미술작가 ‘NOX(본명 성현주)’
지난 3월 1일. 해가 저물어 갈 오후 5시쯤,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E&L 갤러리에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그림을 감상하기 시작했고, 어떤 이들은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얼핏 보기엔 흔한 갤러리의 풍경 같지만, 전시관에 놓여진 그림들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유채화나 수채화, 조각 등이 아니었다. 어떤 캔버스에는 만화가, 어떤 캔버스에는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그린 일러스트가, 어떤 캔버스에는 적들을 베어 넘기는 무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웹툰, 만화, 일러스트, 유채화... 각종 장르를 넘나드는 그림들이 전시된 곳.그렇
삼일절을 맞아 우리 문학의 반성과 분발을 촉구한다ㅡ한국과 일본의 문학을 비교하며 이승하 한국 현대문학은 태생이 아주 불행하였다. 고전문학에서 근대문학으로, 근대문학에서 현대문학으로 이행이 되는 과정에 일본의 식민지 지배 시대가 관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외교권이 빼앗긴 것은 1905년이었고 조선총독부에 의한 식민지 지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10년부터였지만 이미 갑신정변(1884)과 갑오경장(1894)과 을미사변(1895) 때부터 일본의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즉, 60년 동안 우리는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고
자원민족주의가 전 세계에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멕시코는 19일 리튬을 국유화하는 법안을 공포하고, 시행에 나섰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전날 소노라주의 리튬 매장 지역의 탐사 및 채굴 권한을 국가가 독점한다는 내용의 채굴보호구역 선언 법안에 서명했다. 멕시코 데일리 포스트에 따르면,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8일 법안 서명을 마치고 “(멕시코의) 석유와 리튬은 멕시코 국민의 것”이라며 “미국은 물론이고 러시아와 중국도 우리 리튬을 채취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 희토류 꺼내든 중국= 지난 16일
뷰티 영역은 인플루언서나 인기 블로거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특히 메이크업은 차고 넘칠 만큼 관련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화장 전문가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그들의 비법을 배우거나 공유하고 있다.최근엔 성별이나 연령대와 무관하게 화장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메이크업을 여성의 영역, 젊은 층만의 관심사라고 한정하는 사람도 드물어졌다. 어디서든 손쉽게 제품을 구매하고 누구나 원하는 스타일의 화장으로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넘치는 정보에 비해 화장의 근원적 스토리를 찾
다소 보수적인 미술계에선 갤러리 간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다. A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연 작가와 B갤러에서 작품전을 진행한 작가를 두고 이런저런 상반된 말이 나도는 식이다. 물론 이런 유형의 뒷말은 작가들이 아닌 기획자 사이에서 많이 흘러나온다. 최소한 작가들은 통찰의 깊이를 논할지언정 예술을 만들어내는 영혼을 부인하진 않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PKM갤러리는 필자에게 신선함을 줬다. 어떤 의견이든 자유롭게 소통할 만한 공간적 배경을 제공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PKM갤러리는 아이디어가 좋다. 특정 작가의 소개를 그림뿐만 아니
일본의 근대소설은 한국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지만, “한국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작가는 누구인가?”를 묻는다면 심심찮게 나오는 이름이 있다.바로 다자이 오사무(太宰治, 1909~1948)다.「달려라 메로스」, 「사양」, 「유다의 고백」등 그의 모든 저서들이 한국어로 번역, 출판되었지만, 뭐니뭐니해도 유명한 작품은 바로 1948년에 출간된 「인간실격(人間失格)」이다.인간실격이라는 작품을 여는 도입부는, 일본 문학사뿐 아니라 세계 문학사에 길이 남을 명문장으로 시작한다.「恥の多い生涯を送ってきました。自分には、人間の生活というものが、見当つかな
최근 다양한 장르와 테마를 추구하는 갤러리가 속속 생기고 있다. 지금이 경기침체기란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흐름이다. 필자는 이런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신생 갤러리가 개관한다는 건 나름의 비전을 갖고 있는 컬렉터들이 많다는 방증이어서다. 흥미로운 점은 또 있다. 신생 갤러리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곳은 대한민국이 성장가도를 내달린 1980~1990년대 흔적을 품고 있는 지역이다. 문래동, 성수동 등이 대표적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문래동은 예술과 무관한 곳이었다. 크고 작은 공장이 많았다. 사
1980년대만 해도 인사동에 나가야 미술계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갤러리들이 그곳에 둥지를 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르다. 교통체계가 발달하면서 전시회가 열리는 곳이 다양해졌다. 디지털 문화가 진화를 거듭한 덕분에 온라인이나 SNS까지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부엔 MZ로 대표되는 젊은 컬렉터가 있다. SNS나 NFT(대체불가능한 토큰·Non Fungible Token)로 무장한 이들은 다소 보수적인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전하고 있다. 이런 MZ 컬렉터가 관심을 보이는 갤러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