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자신들의 곳간을 채우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 가장 고약한 건 ‘세금稅金’이다. 때만 되면 국민들의 돈을 거둬가면서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세금은 인류 역사에 선재先在하는 개념이 아니다. 국가 성립과 필요에 따라 후천적으로 생성된 개념에 불과하다. 당연히 국가는 국민에게 세금을 요구할 때 자세를 낮춰야 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정부의 간섭을 최소한으로 하고 경제의 운영을 시장에 맡기는 시장경제체제가 발달하면 할수록, 시장의 특성상,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슨 일도 망설이지 않는 ‘맘모니즘(mammo
상황5금전 몇 푼을 위한 출근길수백 일 벽을 마주해야 오도송을 읊을까오전 9시 15분 전, 2호선 전철 속손끝 하나 제대로 움직이기 힘든타인의 숨결이 뒷덜미로 느껴지는초여름 초만원 전철 속에서코피가 터진다황급히 고개를 쳐든다턱을 타고 줄줄 흘러내리는 피를닦을 수 없다피는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적시지만닦을 수 없다피는 왈칵 밀려드는 사람의 파도 속에서타인의 등에도 묻지만닦아줄 수 없다내 피가 당신의 등을 더럽혔노라고사과할 수도 없다밟고 밟히는 발사과의 말 대신소리 죽인 신음, 기어드는 비명이 많은, 많고 많은 사람 가운데양옆의 두 사람
# 우리나라 출산율이 점점 더 하락하고 있다. 반면 국내 육아용품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아이를 위한 투자와 놀이 문화 지출은 되레 늘고 있다는 거다. # 키즈산업이 블루오션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건 꽤 오래전의 일이다. 그 때문인지 수많은 브랜드와 자본이 시장에 몰려들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규모가 크지도 않고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유아용 세탁세제’로 조용히 입지를 다지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저자극ㆍ친환경 생활용품 브랜드 ‘베베버블’이다. # 더스쿠프 소셜기록
# 외국인 친구에게 선물할 때, 당신은 무엇을 고르겠는가. 단박에 떠오르는 게 있다면 좋겠지만, 대개는 몇번 고민을 한다. 한국의 정서와 문화를 담고 있으면서도 외국인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고르는 건 그만큼 쉽지 않는 일이다.# 정지수 랜포랄(34) 대표는 중국 유학시절 외국인 친구들에게 손수 그려 만든 엽서를 선물했다. 한국의 언어인 ‘한글’과 만국의 언어인 ‘꽃’을 결합해 건넨 그 선물에 친구들은 환호했다. 그렇게 한명 두명, 마음을 움직이던 그 한 장의 엽서는 이후 ‘훈민정화(花)’라는 브랜드로 꽃피웠다. # ‘훈민정화’를 들
[미 출산율 감소 이유]‘AI 여친’ 만드는 美 청년들 미국의 남성 청년들 사이에 ‘외로움’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이를 달래기 위해 가상의 인공지능(AI) 여자친구를 두고 있는데, 이것이 결과적으로 미국 사회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 더힐(The Hill)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18~30세 남성 중 60% 이상이 미혼이다. 같은 연령대 여성의 미혼 비중이 30%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또한 남성 5명 중 1명은 친한 친구가 한명도 없다. 외로운 남성 청년들은 진짜 여자친구 대신 AI 여자친구를
세종대왕의 탄생지인 경복궁 서촌의 경복궁나무평생교육원에서 한글의 날을 기념하여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글플리마켓'을 개최한다. 이 행사는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목적으로 10월 7일(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이번 플리마켓에서는 다양한 한글 체험활동과 관련 상품 판매가 예정되어 있다. 체험 활동 중에는 최명범 한글디자이너의 '나만의 한글서명 만들기', 금해랑 시인의 '한시간 만에 한글 배우기', 수제 한글 도장 제작 및 한글 달고나 만들기 등이 포함되
슈퍼스타급 축구 선수들의 영입을 위해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쏟아붓고 있는 사우디리그가 ‘최대어’ 리오넬 메시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빼앗겼다. 전통적 경영이론에선 최고 선수는 최고 연봉을 따르게 마련이다. 하지만 메시는 뜻밖에도 MLS를 택했다. 왜일까. 이 질문의 답을 찾으려면 전통적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깨뜨리는 새로운 매니지먼트 전략을 살펴봐야 한다. 視리즈 메시 경제학, 두번째 편이다.매년 여름이면 전세계 축구 시장은 선수들의 이적 사가(sagaㆍ일련의 사건에 관한 보도)로 들썩인다. 올 여름엔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
네이버 라인프렌즈가 연예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2017년 BTS와 협업한 데 이어 최근엔 뉴진스와 컬래버한 팝업스토어와 캐릭터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국내 인지도를 쌓겠다는 게 라인프렌즈의 전략이다. 성공할까.네이버의 캐릭터 브랜드 ‘라인프렌즈’가 인기 아이돌그룹 ‘뉴진스’와 손을 잡았다. 지난 11일 오프라인 판매점 ‘라인프렌즈 스토어’ 강남점·홍대점에서 관련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뉴진스의 인기 덕분인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오픈 전부터 입장객들이 몇 블록에 걸쳐 장사진을 펼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 초등학교 시절 장래 희망은 과학자였습니다. 입으면 무릎까지 내려오는 아버지 와이셔츠를 입고 과학자 가운(아마도 실험복)이라고 했습니다. 도서관에 가선 과학잡지 뉴턴과 과학동아에 심취하곤 했습니다. 특히 우주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자동차를 한시간만 타도 멀미를 하던 꼬맹이는 그렇게 우주선을 타는 꿈을 가졌습니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을 주문처럼 외우곤 했죠. ‘블랙홀이 태양계로 오면 큰일일 텐데’라고 걱정하고 ‘화이트홀을 찾아서 도망가야겠다’는 공상도 품었습니다. # 음… 머리가 조금 크고 나서 알아차린 듯합니다. 우주인이 되
같은 신용카드인데, A와 B에게 제공하는 혜택이 다르다. 여행을 좋아하는 A는 혜택을 항공사 마일리지로 적립하고, 커피 애호가인 B는 애용하는 커피숍 할인 혜택을 더 받는다. 이런 ‘다름’이 가능한 건 개개인이 자신의 니즈와 취향을 고려해 혜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카드뿐만이 아니다. 각종 서비스가 개인 맞춤형으로 변화하고 있다.과거엔 개개인의 취향보단 하나의 거대한 유행에 따라 소비 패턴이 이동했다. 이런 경향은 지금도 마찬가지긴 하다. ‘레트로’ ‘복고’는 여전히 MZ세대 소비의 중심을 관통하고 있다. 다만, 그 안에서도 개인의
영화 ‘다우트’ 속에서 감독은 2개의 상반된 식사 장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나는 ‘진보적’인 플린 신부가 사제관에서 다른 신부들과 식사하는 장면이다. 또 하나는 ‘보수적’인 알로이시우스 수녀원장이 수녀원에서 수녀들과 식사하는 장면이다.플린 신부는 피가 철철 흐르는 고깃덩어리를 가운데 두고 신부들과 술을 마셔가면서 ‘너절한’ 수다를 떨고 킬킬대면서 식사를 한다. 사제복을 입은 건달들의 회식장면 같다. 반면에 알로이시우스 수녀원장과 수녀들은 사관생도들처럼 경직된 자세로 완전한 침묵 속에서 엄숙하게 ‘깨작’거린다. 사형수들의 마지막
중요한 회의 때문에 준비한 흰색 셔츠, 첫 면접 때 입었던 정장, 소개팅을 위해 산 원피스, 집에서 입는 늘어진 티셔츠…. 한 사람의 옷장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성격, 취향, 행동 양식, 일 등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드러난다. 옷장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통해 그 사람의 삶을 추론할 수 있다는 얘기다.신간 「옷의 말들」은 한 개인의 역사와 시대 흐름을 보여주는 옷에 관한 이야기다. 영국 ‘보그’ 잡지의 최장기 편집장으로서 시대를 이끌었던 알렉산드라 슐먼이 화려함 그 이면의 솔직한 삶과 옷에 대한 철학을 풀어놓는다. 방 한구석에 놓
부주의한 언어는 누군가에게 폭력이 된다. ‘바보’, ‘결정장애’, ‘-린이’ 등 우리 일상에서는 물론 TV 프로그램이나 뉴스 기사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표현들은, 단어 사용자가 실제로 장애인이나 어린이 등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나 차별 의식을 가지고 그러한 언어를 사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소수자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부주의한’ 언어다.이렇듯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인식은 언어를 통해 우리 일상 속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이런 표현들을 사용하면서 그저 ‘차별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하는 것
작가의 전시회를 계획하거나 준비할 때면 많은 생각이 머리에 스치곤 한다. 전시회를 1년에 단 한번 준비하더라도 고민할 게 정말 많아서다. 전시회를 준비하는 사람이 이 정도이니, 작가의 고민은 상상을 넘어설 것이다. 필자가 아는 작가 중 한명은 “내 일생을 한번의 전시로 표현하겠다”면서 전시회를 지금까지 미루고 있는데, 어쩔 땐 그 마음이 이해되기도 한다. 그만큼 전시회는 작가의 삶이자 철학을 치열하게 투영한 공간적·정신적 배경이다. 여기 20여년간 ‘재료 실험’이란 주제로 작업을 해온 작가가 있다. 씨킴(CI KIM)이다. 그의 1
여기 두 기업이 있다. 매출이 공히 늘었다. 하지만 한 기업은 고객 신뢰 회복이란 과제를 떠안았고, 한 기업은 고객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전자는 ‘명품 가품 논란’에 휩싸인 무신사다. 무신사는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고객신뢰’란 가장 중요한 요소를 잃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앞세운 ‘찐팬 전략’이 바람을 일으키면서 매출까지 늘어나는 효과를 누렸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 무신사가 지난해 매출액 466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3319억원) 대비 40.6% 늘어난 액수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9.1%(
# 주말입니다.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부스스한 모습으로 정신을 차려봅니다. 딸아이 손잡고 동네나 한바퀴 돌아볼까 나왔던 산책길이 돌연 한강행이 되었습니다. 종일 찌푸렸던 날은 해가 지면서 개었습니다. # 차에 싣고 다니던 헬멧을 쓰고, 딸아이와 함께 2인용 자전거에 올라탑니다. 노을이 지는 서쪽으로 핸들을 돌립니다. 티셔츠가 젖는지도 모르고 페달을 밟습니다. 붉게, 또 보랏빛으로 색을 바꿔 가는 하늘을 보며 달립니다. 휴대전화에선 딸아이가 좋아하는 아이유의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맞이합니다. 뒤에서 조잘거리는
2019년 SNS에선 ‘프리미엄 에그 샌드위치’가 핫한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부드러운 갈색 식빵 사이에 에그 스크럼블이 흘러내릴 듯 올라간 샌드위치는 먹음직스러운 비주얼로 ‘인증샷’ 열풍을 이끌었다. 그 중심에는 ‘에그드랍’이 있었다, 그러나 열풍은 오래가지 않았다. 원조(에그슬럿)의 국내 진출에도 한풀 꺾였고, 코로나19 타격도 피할 수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맹점과 갈등까지 빚었다. 2019년 국내에서 독특한 비주얼의 ‘프리미엄 에그 샌드위치’ 붐이 일었다. 2017년 탄생한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드랍(운영사 골든하인드
2019년 한일무역분쟁에서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컸다. 유니클로·무인양품처럼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일본 브랜드마저 한국 소비자의 분노를 피할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2020년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사태가 일어나면서 유니클로·무인양품의 실적은 2년째 부진을 겪었다. 그러자 두 업체는 정가의 50%까지 할인하는 등 파격적 ‘할인카드’를 빼들고 나왔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일본제품 불매운동 이후 일본 브랜드의 달라진 행보를 취재했다.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無印良品(무지·MUJI)과 일본
누군가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사는 삶’을 꿈꾼다. 누군가는 ‘좋아하는 일도 직업이 되면 싫어지기 마련’이라고 훈수를 둔다. 정답은 뭘까. 뜨개실 제조업체 더패브릭랩의 강진주(33) 대표는 취미(뜨개실)가 업業이 된 그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고 있다. “뜨개실을 만드는 게 취미였기 때문인지 지금도 재미있어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뜨개실을 제조하는 게 꿈이에요.” 더스쿠프(The SCOOP)가 강 대표를 만났다. 그는 훈수보단 꿈을 이야기했다. “길을 가다 눈에 띄는 물건이 있을 때 사람들은 ‘갖고 싶다’거나 ‘사고 싶
지난 2~3년간 유통업계선 이색 콜라보레이션 트렌드가 이어졌다. MZ세대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어서다. 대한제분의 곰표 밀가루는 효과를 톡톡히 본 대표적인 사례다. 곰표를 단 제품은 완판 행진을 이었다. 그러자 ‘천마표 시멘트’ ‘말표 구두약’ 등 더욱 격렬한 콜라보 제품이 나왔다. 하지만 이들은 곰표만큼의 효과를 내진 못했다. ‘선 넘었다’며 논란까지 터졌다. 콜라보 제품이 세지자 되레 약해졌다는 얘기다. 콜라보의 역설이다. 유통업계의 이종異種·이색 콜라보레이션 트렌드는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 2월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편의점 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