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물가 때문에 가계살림이 버거운데, 나라살림도 못지않게 심각하다. 올해 세금이 정부가 예산을 짜며 예측한 것보다 큰 폭으로 덜 걷히기 때문이다. 나라살림 밑천인 국민 세금이 부족하면 국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빚을 내거나 외환시장의 수급 안정을 위해 마련한 외국환평형기금 등 다른 데서 돌려써야 한다. 올 1~7월 국세 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조4000억원 적다. 예산을 편성할 때 설정한 국세 수입 목표(400조5000억원) 대비 얼마나 걷혔는지 보여주는 세수 진도율은 54.3%. 이 또한 지난해보
정부가 656조9000억원 규모로 편성한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올해보다 18조2000억원 많다. 증가율이 2.8%로 재정통계를 정비한 2005년 이후 가장 낮다. 직전 문재인 정부 시절 증가율(8.7%)은 물론 이명박·박근혜 정부 평균치(5% 중반)에도 못 미친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 정부가 푹 빠졌던 ‘재정 만능주의’를 단호하게 배격했다”고 밝혔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선거의 해에 긴축예산을 편성한 것은 쉽지 않은 결단이다. 2017년 660조원이던 국가채무는 2022년 100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올 상반기 국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매해 평가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64개국 중 28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평가에서 네 계단 하락한 데 이어 올해 한 계단 더 내려앉았다. 2년 연속 뒷걸음질했다. 반도체산업 주도권을 놓고 우리나라와 경쟁하는 대만은 6위, 한국의 중간재 수출기지인 중국은 21위였다. 같은 아시아권이자 경쟁 관계인 이들보다 우리 국가역량이 처진다는 방증이다. 말레이시아(27위)에도 순위가 밀려 충격을 더한다. IMD 평가에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다. 163개 통계지표와 함께 기업인들이 대상인 94개 설문지표를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이 2년 연속 악화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하는 ‘2023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지난해보다 1단계 하락한 28위를 차지했다.IMD는 매년 국가와 기업이 그들의 부를 증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평가해서 발표한다. 평가 대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신흥국 등 총 64개국이다. 지난해 63개국에서 쿠웨이트가 새롭게 추가됐다. 한국은 2020년과 2021년에 23위를 기록한 뒤 지난해 27위로 4단계 낮아졌다가 올해 다시 1단계
허투루 쓰면 안 되는 돈이 있다. 국민의 혈세로 만든 예산이다. 특히 큰 예산이 투입되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할 땐 더 신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1999년 도입한 것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다. 문제는 국회가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예타 면제 사업 기준을 높이려고 한다는 점이다.“초등학교를 설립하고, 지방도로를 넓히겠다” “농촌 마을 진입로를 개선하고 소방도로를 확장하겠다” “지하철을 연장하고, 새로운 지하철역을 건설하겠다” “KTX 역을 만들고, GTX 연계 철도망을
지난해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어섰다. 국가채무는 국채와 차입금 등을 포함한 직접적인 빚이다. 중앙·지방정부가 상환 일정과 규모를 확정한 게 특징이다. 정부가 코로나19 위기를 넘기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린 게 국가채무 증가로 이어졌다. 정부가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22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가채무는 1067조7000억원이었다. 2021년(970조7000억원)보다 97조원 늘었다.국민 1인당 갚아야 할 나랏빚(주민등록인구로 나눈 값)도 지난해 1873만원에서 2060만원으로 늘어났
‘정년 2년 연장’을 골자로 삼은 프랑스의 연금 개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노동자들은 연금 개혁을 반대하는 시위를 연일 개최하면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그런데 프랑스 노동자들이 반대하는 이유가 사뭇 흥미롭다. ‘정년 2년 연장’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거다. 대부분의 노동자가 정년 연장을 바라는 우리나라로선 납득하기 힘든 이유다. 프랑스 노동자들은 왜 정년 연장을 거부하는 걸까. 프랑스 정부는 지난 1월 24일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삼은 ‘연금개혁 법안’을 발표했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
2022년 재정적자가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관리재정수지는 98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12월 적자가 2조원만 기록해도 100조원을 넘어선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정을 확대했던 2020년 112조원 이후 최대치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지표로, 실제 정부의 살림살이를 가늠할 수 있다.이런 상황에서도 여야 정치권은 재정준칙을 도입하기 위한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13일
국가채무, 재정적자 등 나라의 재정건전성을 좌우하는 지표들이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규범을 ‘재정준칙’이라고 한다. 현재 재정준칙을 수립한 국가는 105개국에 이른다. 가령, 독일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듬해인 2009년 헌법 개정을 통해 재정준칙을 확립했다. 이후 2016년부터 재정적자 수준을 국내총생산(GDP)의 0.35% 이내로 유지하기로 규정했다. 프랑스는 2012년 ‘재정조직법’에 재정준칙을 반영했다. 이를 통해 재정적자가 GDP의 0.5%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재정
2060년 1인당 나랏빚 1억원 훌쩍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재정준칙을 도입하지 않으면 2060년엔 국민 1인당 부담해야 할 나랏빚이 1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난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상훈(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해 추계한 ‘2022~2070년간 국가채무 장기전망’ 결과다.이 전망에 따르면 재정준칙을 도입하지 않으면 국가채무는 2040년 2939조1000억원으로 연간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넘어선다. 이후 국가채무는 2050년 4215조1000억원, 2060년 5624조7000억원, 2070년
낙수효과든 분수효과든 모두 검증되지 않은 이론이다. 기업의 세금을 깎아줬더니 투자는 하지 않은채 현금만 잔뜩 쟁여놓은 사례는 흔히 볼 수 있다.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서 탈출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도正道’다. 재정 확장 정책을 통해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을진 모르지만, 이내 악순환만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재정의 시각에서 우리나라를 보면 실로 위태롭기 그지없다. 올해 나라빚은 1068조8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9.7%에 달한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 투입을 확대한 결과라고 하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5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차이는 0.00〜0.25%포인트로 좁혀졌다. 미국이 7월에 빅스텝(0.5%포인트 인상)만 해도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다. 한미간 금리 역전이 현실화하면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과 원화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품 가격이 올라 국내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미국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기 전에 한국은행도 올려 금리차를 벌려야 한다. 시장에서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이 거론되는
선거 때만 되면 각종 개발공약이 난무한다.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대형 토목공사가 빠지지 않는다. 공항을 비롯해 철도·고속도로 건설이 대표적이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공항이 하나씩 생긴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가 예외일 리 없다.4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계획을 의결했다. 숱한 논란이 일었던 거대한 토목사업을 밀어붙일 요량으로 지난해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손잡고 특별법을 제정하더니만,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엔 정부 차원에서 ‘대못’을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후 19일 만에 회동한 3월 28일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국고채 2년·3년·5년물이 일제히 20bp(1bp=0.01%포인트) 넘게 치솟았다. 미국발 금리인상 및 통화긴축이라는 외부 요인에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적자국채가 대거 시장에 쏟아질 것이라는 내부 우려가 가세한 결과다.윤석열 당선인은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한 50조원 규모의 2차 추경 편성 방침을 공식화했다. 당선인 측은 본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지만, 지금까지 세출 구조조정으로 수십조 재원을 마련한 역사는 없다.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OECD 회원국과 비교할 때 나쁘진 않다. 하지만 국가부채 증가 속도는 가장 빠르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2020년 2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국가부채 증가 속도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재정건전성을 지킨다는 약속을 못 지키면 신용등급 하락 위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교롭게도 이 우려는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추경을 통해 현실화하고 있다.경제는 종종 생태학에서 그 원리와 해법을 찾는다.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Com mons)’ 이론도 그러하다.
국회서 낮잠 자는재정준칙 통과할까우리나라 국가채무를 둘러싸곤 두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하나는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30%)을 크게 밑도는 50% 수준에 불과하다는 거다. 정부 지출을 더 늘려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관점이다. 다른 하나는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을 우려하는 시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2026년 국가채무비율(2021년 대비)은 15.4%로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35개국 평균(-3.0%)을 훌쩍
축배를 들기엔 과제가 숱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로 인한 원자재 가격의 급등,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이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불황 속 물가상승) 리스크,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국면….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앞에 놓인 대외환경은 썩 긍정적이지 않다. 위험 요인이 가득한 대외변수가 한국 경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민생 역시 좋지 않은 상황이다. 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인플레이션은 장바구니 물가를 한껏 끌어올렸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소상공인은 벼랑 끝에 내몰렸다.그렇다고 윤석열 당선인이 눈에 띌 만한 정책을 곧바로
대출도 돈 있어야멀어진 내집 마련정부가 발표한 ‘10ㆍ26 가계대출 관리 강화방안’이 서민의 한숨만 키웠다. 저소득자의 대출 문턱을 더 높여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 더욱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가계대출 관리 강화방안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대목은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ㆍ3단계 시행 시기를 앞당겼다는 점이다. 당초 2단계는 2022년 7월, 3단계는 2023년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각각 2022년 1월, 2022년 7월로 앞당겼다. 차주단위 DSR 2ㆍ3단계가 조기 도입되면 그만큼 대출 문턱이 높아진다. 현
이륜차 사망자 급증배달산업 어두운 이면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배달산업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났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이 11월 25일 발표한 교통사고 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이륜차로 인한 교통사고 누적 사망자는 446명으로 전년 동기(409명) 대비 9.0%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소비가 늘고, 배달산업이 성장한 데 따른 부작용으로 풀이된다.반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2587명으로 전년 동기(2739명) 대비 5.5% 줄었다. 이 역
정부가 국가채무 등 재정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하는 재정준칙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름하여 ‘한국형 재정준칙’. 그런데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곳곳에 구멍이 뚫려있다. 그나마 5년 뒤, 2025년부터 시행하겠다니 현 정권은 해당되지도 않는다.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하는 세계적 신용평가사들은 한국의 적정 국가채무 비율을 40%대 초반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복지예산이 늘어나면서 국가채무가 급증했다. 특히 올해는 추가경정예산이 네차례나 편성되면서 국가채무가 100조원 넘게 불어났다. 코로나19 사태로 확장재정이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