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만들어진 서울역 고가도로는 2017년에 새 이름을 얻었다. 서울로7017이다. 차만 다니던 고가도로가 사람이 걷는 그렇게 ‘선형線型 공원’으로 변했다. 그로부터 7년이 흐른 지금, 이곳을 찾던 사람들은 반토막이 난 반면, “흉물이니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서울역 일대를 바꾸겠다”는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로7017의 가치는 이어질 수 있을까.서울역을 정면에 두고 오른쪽을 보면 서울역 서쪽 만리ㆍ청파ㆍ서계동과 서울역 동쪽 숭례문을 잇는 ‘서울로7017’이 보입니다.
# 90초. 누군가에겐 턱없이 짧은 시간이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겐 ‘삶’을 결정짓는 시간이다. 피자가 대표적이다. 피자의 원형인 나폴리피자는 400도가 넘는 화덕에서 단 90초 동안 구워서 만든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잘 익힌 나폴리피자를 만드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여기 90초에 좌우되는 나폴리피자에 인생을 건 인물이 있다. 한국인 최초 ‘나폴리피자 세계 챔피언십(클라시코)’ 우승자이자 ‘나폴리피자 장인협회’ 한국지부 회장인 이영우(45) 셰프다. 전세계인이 즐기는 음식 ‘피자’. 우리는 프랜차이즈화한 미국식 피자에 익숙하지만,
“사람들은 팬데믹 이전보다 지금, 여행을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팬데믹은 익숙한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했다. 여행도 그중 하나다. 글로벌 여행 전문기업 익스피디아 그룹이 발표한 ‘2023 여행객 가치 인덱스’에 따르면, 응답자의 46.0%가 코로나19 이후 여행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꼈다. 이뿐만이 아니라 여행의 방식과 가치도 크게 달라졌다. 그렇다면 미래의 여행은 어떤 모습일까. ‘존 지젤만’ 익스피디아 그룹 브랜드 대표에게 물었다.존 지젤만(Jon Gieselman) 대표가 몸담고 있는 익스피디아 그룹은 ‘익스피디아’ ‘호텔
“난 철창 싸움(cage fight)을 할 준비가 돼 있다. 그도 그렇다면.” 지난 6월 21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사 SNS인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머스크가 언급한 ‘그’는 메타 창업주 마크 저커버그다.그러자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 “싸울 장소를 보내라”고 답했고, 이것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전세계가 둘의 기싸움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두 사람이 격투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있긴 하다. 모두 격투기 ‘주짓수’를 취미로 배우고 있어서다.다만, 이 설전을 그저 웃어 넘기기엔 주목해야 할 게
[일론 머스크의 기행]여기저기 소장 날리는 ‘괴짜’일론 머스크가 여기저기 소장을 날리고 있다. 과거 트위터 인수를 두고 벌였던 법정공방 비용이 부당하다며 유명 로펌에 “소송 비용을 돌려달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경쟁사 메타엔 “트위터의 기밀정보 사용을 중단하라”며 소송을 예고했다.지난해 3월 트위터를 440억 달러(57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던 머스크는 7월에 돌연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트위터는 약속대로 인수하라고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머스크는 결국 트위터를 품에 안았다. 당시 트위터 쪽 변호를 담당했던 ‘워첼, 립톤,
최근 자살·폭력·마약 등 유해한 내용을 담은 콘텐츠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SNS에서 실시간으로 방송하거나, 유해 콘텐츠를 담은 동영상을 메신저로 공유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서다.관련 통계가 이를 잘 보여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유발 정보와 관련해 시정 요청을 받은 횟수가 1046건으로 전년(713건) 대비 46.7% 증가했다(표❶). 온라인에서 비대면으로 마약을 거래한 범죄자들의 검거 수도 같은 기간 1072명에서 1495명으로 39.5% 증가했다. 소셜미디어에 자살·마약 투여 등을 부추기
운동으로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 건 힘들고 고통스럽다. 반복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과정을 참고 견뎌야 한다. 개인의 신체 건강을 넘어 사회적인 기대에 맞는 보기 좋은 몸매를 가지려면 그 과정은 더 지난해진다. 그런데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즐겁게 건강관리를 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가 확산하고 있다. 그들은 운동을 게임처럼, 패션쇼처럼 즐긴다.#오운완 #어다행다…. 기성세대에겐 의미를 가늠하기 어려운 말이지만 MZ세대에겐 익숙한 해시태그다. ‘오운완’은 ‘오늘의 운동을 완료했다’, ‘어다행다’는 ‘어차피 다이
「‘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기욤 피트롱 지음|갈라파고스 펴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스타’의 SNS에 ‘좋아요’를 눌렀다. 눈 깜짝할 사이에 전달되는 ‘좋아요’는 어떤 경로를 통하는 걸까. 가상현실처럼 느껴지는 디지털 세계는 사실 육중한 물리적 실체를 갖고 있다. 이 책은 ‘좋아요’가 전달되는 경로를 추적하고, 디지털 세계를 구성하는 인프라를 탐사한다. 이 인프라를 갖기 위해 강대국들이 어떻게 ‘영유권 전쟁’을 벌이는지, 그 경쟁 속에서 지구가 어떻게 파괴되는지 짚는다. 「들숨에 긍정 날숨에 용기」지나영 지음|자음과모음
국내 문화산업에서 매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출판산업은 역설적으로 끊임없이 줄고 있다. 2021년 기준 출판산업은 연평균 매출액 21조원을 기록했다. 출판산업은 우리나라 문화산업 사업체 수의 24.2%, 매출액으로는 16.8%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건 독서량 감소에서 기인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실시한 ‘2021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교과서, 학습서, 수험서, 잡지, 만화를 제외한 일반도서를 1권 이상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은 2019년보다 8.2%포인트 감
‘규제’와 ‘보호’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어느 입장에 서느냐에 따라 규제가 될 수도, 보호가 될 수도 있어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유통업체 입장에선 ‘규제책’이지만 골목상권 입장에선 ‘보호책’이다. 윤석열 정부는 아마도 기업의 입장에 선 듯하다. 대형마트 규제 완화를 밀어붙이고 있어서다. 윤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 정말 괜찮을까. ‘예비 대통령 후보’와 ‘골목길 경제학자’가 만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 직전이던 2021년 6월 서울 연희동을 찾았다. 그곳에서 골목길 경제학자라 불리는 모종린 연
12월 12일은 도쿄여행의 마지막 날이었다. 그리고 미리 약속되어 있던 인터뷰를 하는 날이기도 했다. 필자는 캐리어를 이끌고 신주쿠로 향했다.한국 문화원을 지나 도착한 어느 빌딩. 고지받은대로 7층을 누르고 사무실로 들어가자, 푸근한 인상의 사내가 필자를 맞아 주었다.“어휴, 어서 오십시오. 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인기리에 연재되었던 웹소설 「도굴왕」, 「전지적 독자 시점」, 「나노 마신」등 의 웹툰화를 주도한 웹툰 제작사, 주식회사 레드세븐의 이현석 대표였다.■ 대학 시절부터 시작한 만화업계 입문일본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이
11월 9일 저녁 7시경. 8명의 남녀들이 이태원 경리단길의 어느 카페에 모였다. 이들은 두 테이블을 두고 둘러앉아 어떤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 더러는 지나쳐가며 이러한 침묵에 의아한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이들은 공동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회의를 하는 것도 아니다. 이들은 그저 무릎 위의 노트북을 바라보며 열심히 타이핑을 할 뿐이다. 그들이 둘러앉은 테이블 위에는 팻말 하나가 놓여 있었다.「Shut up & Write」닥치고 글 쓰라는 뜻이다.■ “무엇이든 쓰러 오세요!”“밋업(Meetup)”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이 있다. 이곳에
‘차려 먹긴 귀찮고, 나가긴 더 귀찮고…. 어느새 손가락은 배달앱을 스크롤하고 있다.’ ‘안읽씹(메시지를 확인하지 않고 무시하는 것)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거나 수십개 쌓인 단톡방 메시지에 지친 적이 있다.’ ‘틈만 나면 인스타그램을 열고 좋아요가 얼마나 늘었나 확인한다.’ ‘집에 있는 물건을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려 되판 경험이 있다.’ ‘만성적 불안을 이유로 종종 사주 유튜브를 찾아본다.’ 많은 이가 공감할 ‘요즘 청년들의 모습’ 중 일부다. 칼럼니스트 도우리는 그의 저서 「우리는 중독을 사랑해」에서 이런 삶을 ‘중독’이라고 표현
‘좋아요(Like)’를 누르는 데서부터 구매가 시작된다는 ‘라이크 커머스(like commerce)’가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SNS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가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온라인에서 쏟아지는 광고에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보다는 인플루언서나 취향을 공유하는 친구들의 추천에 더 영향을 받는다. 커뮤니티가 돈이 되는 세상이 온 것이다.커뮤니티 시대에 고객의 마음을 여는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는 당연히 ‘진심 어린 소통’이다. 신뢰 기반의 커뮤니티는 경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충분한 경제적 효율
# ‘대형마트 의무휴업’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대통령실이 지난 7월 이 문제를 ‘국민제안’ 투표에 부친 데 이어, 8월에는 국무조정실이 ‘규제심판 제도’의 첫 안건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테이블에 올렸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완화는 대형마트의 ‘숙원사업’이다. 2018년 ‘의무휴업은 위헌’이란 내용을 골자로 헌법소원을 내면서까지 이 규제를 무력화하려 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렸는데도 끊임없이 규제 철폐를 요구해왔다. # 그런데 정권이 바뀐 지금, 대형마트 업계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 홍지연(23) 학생은 공연기획자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런 꿈을 꾸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축제 때였습니다. 무대가 없어 공연을 못 한 ‘춤 동아리’를 위해 지연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손수 무대를 제작했는데, 그때 받은 벅찬 감정이 공연기획자란 꿈으로 이어졌습니다.그렇지만 지연 학생은 공연기획자의 꿈을 잠시 접었습니다. “공연기획은 나중에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부모님의 조언을 따라 취업 성공률이 높다는 경영학과에 입학했습니다. 꿈을 무작정 좇기보단 현실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는 건 지연 학생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등
지금 대한민국은 ‘작은 목소리’의 시대를 맞고 있다. 다양한 창구를 통해 사람들이 제 목소리와 소신을 밝히기 시작했고, 이를 마주한 세상도 아주 조금씩 변화의 길을 걷고 있다. 5월 10일 돛을 올린 윤석열 정부는 작은 목소리를 세심하게 담아낼 수 있는 ‘큰 그릇’이 될 수 있을까. 더스쿠프가 ‘작은 목소리의 시대’를 새롭게 조명해봤다. # 사례-달라진 주총= “소액주주의 반란이 시작됐다.” 올해 기업들의 주주총회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기업들이 소액주주들의 눈치를 보기 시작한 건 가장 큰 변화다. 지난 3월 31일 열린 KT 주
평일 오후 시간, 멋진 배경에서 근사한 옷차림의 그녀가 음식을 먹으며 사진을 업로드한다. 집에 돌아온 후엔 새로 출시된 화장품을 직접 써본 후기와 효능에 대한 게시물을 올린다. 언뜻 평범한 일상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그녀의 팔로워 수는 50만명을 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녀를 ‘인플루언서’라고 부른다. 인기 스타들이 차지했던 광고 모델 자리가 인플루언서들에게 넘어오고 있다. 이들은 웬만한 셀럽보다 더 영향력을 발휘한다. 홍보하는 상품의 스펙트럼도 매우 다양하다. 의류부터 운동 기구, 화장품, 심지어 금융상품에 이르기까지 안
홈쇼핑 채널을 보다가 전화를 걸어 주문을 한다. 앱으로 쇼핑몰을 구경하다 큰맘 먹고 결제 버튼을 누른다. 모든 쇼핑이 성공적일 수는 없다. 주문취소, 배송문의 등 고객서비스 센터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 여정은 쉽지 않다. “담당자 좀 바꿔주시겠어요?” 수없이 외쳐도 돌아오는 건 긴 대기시간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해답은 바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 있다. 이 분야에서 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 인포빕(infobip)의 성경식(42) 한국지사장을 만나 그 비밀을 자세히 파헤쳐봤다.✚ 코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 문화충돌의 모습을 흥미롭게 보여주는 듯하다. 1960년대 미국사회의 혼란기에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미국사회의 주류문화와 ‘히피’로 대표되는 미국사회의 비주류문화가 충돌한다. 그렇다면 히피의 반대주의(antism)는 1960년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패권을 장악한 미국 사회는 자본주의 원칙이 우악스럽게 장악했다. 그 아래에서 과학기술 제일주의, 경쟁에 따른 성과주의와 업적주의, 금전만능주의, 문명을 향한 맹신에 가까운 찬양이 주류문화로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