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파고들고 있다. 거대 공장을 운영하는 AI 솔루션부터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생성형 AI’까지 쓰이지 않는 곳이 이젠 드물다. 기업에 AI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란 얘기다.# 정작 국내 기업들은 이런 AI를 쉽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더 그렇다. 시장에서 버티는 것도 벅찬데 AI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에 적용할 여력이 있을 리 없어서다. 이런 기업들을 위한 AI 솔루션을 개발해 차근차근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AI 머신 비전 전문기업 ‘하이퍼놀로지’다.# 더스
# 90초. 누군가에겐 턱없이 짧은 시간이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겐 ‘삶’을 결정짓는 시간이다. 피자가 대표적이다. 피자의 원형인 나폴리피자는 400도가 넘는 화덕에서 단 90초 동안 구워서 만든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잘 익힌 나폴리피자를 만드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여기 90초에 좌우되는 나폴리피자에 인생을 건 인물이 있다. 한국인 최초 ‘나폴리피자 세계 챔피언십(클라시코)’ 우승자이자 ‘나폴리피자 장인협회’ 한국지부 회장인 이영우(45) 셰프다. 전세계인이 즐기는 음식 ‘피자’. 우리는 프랜차이즈화한 미국식 피자에 익숙하지만,
# 식사 후나 일하는 중간에 간단하게 즐기는 스낵 등 디저트 문화는 이제 일상이 됐다. 이런 디저트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예전엔 자극적인 맛을 강조했다면 지금은 자연스럽고, 건강한 맛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디저트에도 웰빙이 중요한 화두가 된 셈이다.# 디저트 시장의 변화를 읽고,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진 스타트업이 있다. 프리미엄 웰빙간식을 만드는 쏭푸드시스템이다. 이 회사는 신선하고 품질 좋은 재료로 만든 ‘웰빙 디저트’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쏭푸드시스템의 대표 디저트는 프리미엄 초콜릿이다. 재료만 신경 쓴 것이
# 회사 구내식당에서, 대형병원에서 한번쯤 식사를 운반하는 배식차를 본 적이 있을 거다. 언뜻 배식차는 거기서 거기인 듯하다. 식판이 잘 고정되기만 하면 별다른 기능은 필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음식의 신선도와 위생을 유지하기 위해선 보온ㆍ보랭 성능부터 단열 기능까지 세심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운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배식차가 전동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모터 기술도 탑재해야 한다. # 놀랍게도 배식차에 필요한 이 기술들을 전부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스타트업이 있다. 2017년 설립한 제조업체 화선엠텍
# 2019년에 터진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일상은 수없이 많다. 특히 ‘집콕 문화’가 확산하면서 가전 시장에도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대표적인 게 공기청정기다. 하지만 갇혀 있는 공기를 ‘청정기’ 하나로 완전히 정화하는 덴 한계가 있었다. # 2019년 스타트업 벤투스에어를 창업한 최보경(45) 대표는 공기청정기의 한계를 간파했고, 거기에서 필연적으로 기인한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2년 넘게 연구·개발(R&D)에 매진했다. 그렇게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 론칭한 게 창문형 환기청정기 ‘후하(HOOHA)’다. # 혹자는 ‘공기청정기가
# ‘플래시 오버(Flash Over)’. 실내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가연성 가스가 일시에 폭발해 공간 전체가 불이 붙는 현상을 일컫는다. 재난 영화에서나 등장하는 장면이 아니다. 건축 내장재에 우레탄폼·스티로폼 등 가연성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만큼 누구나 플래시 오버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 때문인지 화재의 확산을 막아주거나 늦춰주는 ‘난연難燃 소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성균관대 바이오·나노 소재 연구실에서 출발한 ‘뉴클레오엑스(NucleoEX)’는 생물 유래 친환경 난연 소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뉴클레오엑스의 난
소비자에게 중고차 시장은 악명이 높다. 허위ㆍ미끼 매물이 판을 치는 데다 신뢰도 낮은 판매상들이 난립해서다. 이는 중고차 직거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직거래로 쓸 만한 중고차를 구입한다고 해도 난관은 남아 있다. ‘이 차가 내 차’라고 증명하는 이전등록 절차가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앱을 론칭한 업체가 있다. 카방이다.판매상을 거치지 않은 채 중고차를 ‘직접 거래’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자동차 등록이니 취ㆍ등록세 납부니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귀찮은 절차는 또 있다. 중
2021년 3월 걸그룹 ‘이터니티(ETERNITY)’가 세상에 공개됐다. 한해 60~70팀의 아이돌이 데뷔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이터니티의 데뷔는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AI) 기술로 탄생한 아이돌, 이를테면 가상인간 아이돌이었기 때문이다. 이터니티를 만든 박지은(40) 펄스나인(PULSE9) 대표는 가상인간 아이돌로 어떤 세상을 꿈꾸는 걸까.펄스나인은 AI 그래픽 전문 회사다. 2017년 이 회사를 창업한 이는 평범한 직장인이던 박지은 대표다. 9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대학원
2017년 12월 15일, 국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직원들이 대주주인 기업이 등장했다. 한국종합기술이다. 당시 한진중공업홀딩스가 유동성 위기로 인해 매물로 내놨는데, “다른 데 팔려가느니 직접 주인이 되자”며 직원들이 힘을 합해 매입한 거다. 이후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던 이 회사는 잘 굴러가고 있을까. 직원들이 직접 뽑은 제3대 사장, 김치헌(60) 한국종합기술 사장을 만나봤다.기업 오너와 그 직원들은 같은 곳을 바라보기 힘들다. 생각이 달라서다. 현실에서 오너가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을 찾거나 직원들이 자신들의 고충을
클라우드 시스템을 채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어디서든 접속이 가능해 자체 서버를 두는 것보다 편의성이 높다는 장점 때문이다. 다만, 외부 공격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어 내부 기밀 유출을 극도로 꺼리는 기업들은 여전히 클라우드 사용을 망설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아카마이는 미래가 기대되는 클라우드 후발주자다. 이경준(58) 아카마이코리아 CEO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CDN이란 용어가 다소 생소합니다.“CDN(Content Delivery Network)은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여러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해 제공하
청년주거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2020년.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쓸모가 줄어든 호텔이나 빈 건물을 리모델링해 청년에게 제공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맹그로브는 그 발상을 실현한 곳 중 하나였다. 맹그로브는 다세대 주택이던 숭인 지점, 호텔이던 동대문과 신설 지점을 거쳐 ‘신촌’에 새 지점을 열었다. 3개 지점의 노하우를 담아 설계와 시공도 직접 관리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코리빙 하우스가 ‘공동주택’이 됐다는 거다.올해로 4년째다. 2020년 종로구 숭인동에서 30여명의 입주민과 함께 시작한 ‘맹그로브’ 코리빙(Co-living
인공지능, 메타버스 등 최첨단기술이 우리 사회의 모습을 하나둘 바꿔가고 있다.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교과서로 공부하는 것을 넘어 이젠 다양한 IT 기기가 수업에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정책 목표와 속도에 비해 학교 현장은 혁신의 속도가 더디다. 전종현(27) ㈜팀모노리스 대표가 공교육 정보 교육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몇 년 전부터 코딩 교육이 열풍입니다. “2018년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의무화했습니다. 선택 교과였던 ‘정보’ 과목을 필수 교과로 개편한 거죠
반려견을 키우는 견주들이라면 누구나 예쁜 옷을 입히고 싶을 거다. 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사람처럼 일일이 입어본 뒤 살 수도 없고, 사이즈를 정확하게 재기도 어렵다. 사이즈를 안다고 한들, 옷마다 기준이 달라서 실패하기 일쑤다. 그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홍주영(24) ㈜시고르자브종 대표가 AI로 사이즈를 측정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관련 스타트업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고요.“쑥쑥 성장하는 시장이지만 아직은 사료나 간식 시장이 가장 큽니다. 최근엔 펫드라이룸, 반려견용 CCTV 등 프
에코(Eco) 트렌드가 확산하고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며 산업 전반에 ‘친환경’이 필수요건이 됐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인 ‘탄소중립’까지 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권기현(22) 에코텍트 대표는 탄소중립으로 가는 시작으로 자연물을 소재로 한 해양 부표를 꺼내 들었다. “해양오염의 주범인 스티로폼 부표를 없애겠다”는 예비창업가의 당찬 포부를 들어보자.아직은 예비창업팀이지만 아이템이 독특하다. 버섯균사와 커피찌꺼기를 활용해 바다에 띄우는 친환경 부표浮漂를 개발했다. 이를 알리기 위해 얼마 전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
의료진의 수술연습은 카데바(해부용 시체ㆍCadaver)나 돼지로 한다. 하지만 여기엔 윤리적ㆍ경제적 문제가 늘 뒤따른다. 실리콘을 활용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촉감이 완전히 다르다. 이런 한계를 파고들어 ‘로봇 피부’ 기술을 활용해 인공장기를 만드는 곳이 있다. 카이스트 실험실 창업기업 알데바다. 김진오(32) ㈜알데바 대표를 만나 의료교육의 현주소와 그가 개척해가고 있는 길을 들어봤다.✚ 신소재공학을 전공하셨죠? 낯선 분야입니다. 주로 어떤 연구를 해오셨나요?“2018년부터 차세대 로봇 피부를 연구해왔습니다.”✚ 로봇 피
기술은 뛰어나지만 그 기술을 실현할 장비는 경제적 장벽이 높다. 반도체 증착(Deposition·웨이퍼 위에 박막을 입히는 공정) 시장의 현실이다. 이러니 작은 실험실에선 실험 하나 하려고 해도 골치가 아프다. 조성은(28) 에스포랩㈜ 대표가 실험용 연구장비를 개발해 창업 시장에 뛰어든 이유다.✚ 반도체 증착이란 말이 낯섭니다. “증착은 반도체 공정 중 하나인데요. 쉽게 설명하면, 웨이퍼 위에 얇은 박막을 입히는 공정을 증착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증착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정도로 뛰어납니다.”✚ 그렇군요. 놀라운 성과네요.
창업경진대회 수상 실적만 16건이다. 2022년엔 예비창업자 패키지와 디딤돌 창업성장 기술 개발 사업에 선정됐다. 불과 7개월여 전에 설립한 ㈜뉴톤즈가 이뤄낸 성과지만, 안지환(31) 대표는 그 물밑에서 숱한 실패를 맛봤다. 그럼에도 언젠간 성공할 거란 확신으로 포기하지 않고 질주해온 그가 하나둘 내디디고 있는 걸음을 따라가봤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2020년에 중량원판 없는 운동기구를 구상하셨다고요. 그땐 국내 헬스산업이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을 때 아니었던가요?“맞습니다. 국민 창업 오디션이라는 공모
김진옥(40)·김민정(40) ㈜유써블 대표는 30대 후반에 ‘한약사’라는 새로운 진로를 택했다. 지난해엔 창업시장에 뛰어들며 또 한번의 도전에 나섰다. 한약사란 직업을 걸고 제품 만드는 것만은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는다는 두 사람. 그런 의지를 입증하기 위해 연구부터 판매까지 직접 하고 있다는 두 공동대표의 창업기와 그 의미를 들어봤다.✚ 두분께서 현재 약국을 운영하신다고 알고 있습니다.김민정 대표 :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서 한약국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기 전에 이것저것 많은 경험을 했는데, 나이 들어서도 꾸
반도체 공정에서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정작 업계에선 아직 응답이 없다. 매출 실적이 없고 회사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유임수(39) ㈜더블유지에스(WGS) 대표는 언젠가 이 기술이 반도체 공정에 반드시 필요할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아직은 외로운 메아리에 그치고 있는 그의 포부를 들어봤다.✚ 최근 좋은 소식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팁스(TIPSㆍ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운용사인 한국과학기술지주로부터 사업성을 인정받아 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내년에는 팁스에 지원하려고요.”✚
# 1983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태평양을 건넜다. 형제의 나이 열일곱, 스물이었다. 한인 1.5세대인 이들은 6년 후 뉴욕 맨해튼에 49.5㎡(약 15평)의 작은 샌드위치 가게를 열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부모님이 운영하던 작은 가게가 몇번이나 둥지를 옮긴 후였다. 20대 젊은 형제는 일곱 가족의 삶을 어깨에 멨다. 아메리칸 드림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형제가 만든 샌드위치 전문점 ‘렌위치(LENWICH)’는 올해 론칭(1989년) 33주년을 맞았다. 미국 뉴욕 내 20여개 점포에서 연매출 5000만 달러를 올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