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 노스’는 올해 초 “한반도 상황은 1950년 6월 초 이래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는 기고문을 실었다. 우리나라와 북한의 상황은 냉전시대만큼이나 위태롭다. 이응준 작가의 「국가의 사생활」과 장강명 작가의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흡수통일을 가정하며 우리가 전쟁의 비극을 막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일깨운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했다. 이듬해 독일이 통일에 성공했고, 소비에트연방이 해체했다. 서독의 헬무트 콜(1930~2017년) 총리는 붕괴 직전인 소비에트연방의 혼란을 놓치지 않고 고
# 정치적 선동은 쉽다. 그게 거짓이라도 논리적으로 반박하려면 몇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반박에 설득력이 있어도 선동을 부추긴 쪽은 불리하지 않다. 반박과 재반박이 거듭할수록 ‘거짓 이미지’만 남기 때문이다.# 이런 선동은 나치 선전장관인 요제프 괴벨스가 주로 썼던 전략이다. 그런데 적대적 사고와 언어가 판치는 대한민국 총선 정국에서 여야 정치권이 ‘괴벨스의 선동 전략’을 꺼내 들고 있다.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4년. 독일 라인란트 출신의 한 청년은 애국심에 불타 군대에 자원했지만 참전할 수 없었다. 어린 시절 골수염을 앓아
체코의 작가 카렐 차페크의 작품들은 지금 읽어도 낡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가 최초로 사용한 단어인 ‘로봇’과 인간 같은 곤충들, 인간에 의해 강제로 대량 증식된 도롱뇽, 전염병을 권력 수단으로 이용하는 독재자는 세계대전 당시의 세계와 지금 우리의 세계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터미네이터(1984년)’는 인류의 암울한 미래를 그린 대표적인 영화다. 자원을 낭비하고 서로 갈등만 일삼는 인간들이 쓸모없다고 판단한 ‘지능을 가진 기계’들이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디스토피아 영화의 고전이
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웃음이다. 권력자들은 웃음거리로 전락할 바에는 차라리 공포의 대상이 되길 바란다. 세계대전 당시 아돌프 히틀러도 마찬가지였다. ‘광기’에 휩싸인 그에게 스크린 안에서 독재자를 조롱하고 웃음거리로 만드는 찰리 채플린은 ‘공포’였다. 속 시원한 ‘풍자’마저 어려워진 우리나라에서 권력자들을 공포에 떨게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희극배우 찰리 채플린과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 채플린은 1889년 4월 16일에 태어났고 히틀러는 나흘 후에 태어났다. 두 사람은 비슷한 콧수염을 길렀고 예술가를 꿈꿨다.
브랜드를 만들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고유한 가치와 강점, 차별성일 거다. 그래야 다른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선택받을 수 있어서다. 예전엔 ‘브랜드’라 하면 기업의 제품 브랜드를 떠올렸지만, 이젠 기업ㆍ도시ㆍ국가, 심지어 개인도 브랜딩을 하는 시대가 됐다. 기업도 도시도, 국가나 개인도 선택의 대상이 됐다는 의미기도 하다.「도시×리브랜딩」은 지역소멸 시대, ‘도시다움’을 만드는 새로운 변화와 트렌드를 이야기한다. 브랜드 전문가로 현장을 경험해온 박상희 교수, 이광호 PR 컨설턴트, 이한기 기자가 ‘도시’와 ‘브랜드’를
요즘 들어 한국 드라마들이 세계 무대에서 잇달아 쓴잔을 마시고 있습니다. 수백억원을 투자하고, 명배우들이 열연을 펼쳤는데도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독전2, 스위트홈 시즌2도 전작의 명성에 흠집만 냈습니다. ‘K-드라마’가 이젠 세계 무대에 통하지 않는 걸까요?최근 OTT를 통해 방영 중인 이른바 ‘K-드라마’의 흥행 성적에 먹구름이 끼고 있습니다. 2023년 국내 넷플릭스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주목을 받았던 작품 드라마 ‘경성크리처’가 대표적입니다. 경성크리처는 톱스타 박서준·한소희 출연에 일제강점기란 배경과 ‘
소릉조少陵調ㅡ70년 추석에천상병아버지 어머니는고향 산소에 있고외톨배기 나는서울에 있고형과 누이들은부산에 있는데,여비가 없으니가지 못한다.저승 가는데도여비가 든다면나는 영영가지도 못하나?생각느니, 아,인생은 얼마나 깊은 것인가.ㅡ『월간문학』(1971년 2월호) 천상병 시인(1930~1993)이 1967년에 일어난 동베를린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동독의 초청으로 베를린 한복판에 있는 장벽을 넘어 동베를린에 가서 국제회의나 예술제에 몇 사람이 비공식적으로 참여했을 뿐이지만 중앙정보부는 “문화예술계의 윤이상과 이
작품을 준비하는 작가는 통상 ‘사진’을 찍는다.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함이다. 이는 호상근 작가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영감의 순간을 붙잡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다만, 방법이 다르다. 그는 영감이 떠오르면 종종 종이와 색연필을 꺼내든다. 사소한 찰나부터 의미 있는 순간까지 섬세하게 담기 위해서다.그만큼 그에게 ‘그림’은 세상과 통하는 문이다. 호 작가는 그림이란 ‘회화적 언어’를 동원해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호 작가의 작품이 유별난 건 이런 성향 때문일 거다. 그런 그가 5년 만에
주한독일문화원이 9월 30일, ‘국제 번역의 날’을 맞이하여 번역가 김진아 씨를 초청하여 토크쇼를 개최한다고 밝혔다.1991년부터 ‘국제 번역의 날’로 제정된 9월 30일은 가톨릭의 성인 히에로니무스(성 예로니모)의 축일이다. 히에로니무스는 70인역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함으로써 번역가, 저술가, 학생, 학자 등의 수호성인으로 꼽힌다.주한독일문화원은 이번 국제 번역의 날을 맞아, 번역가의 삶과 고민을 주제로 본원 도서관에서 행사를 개최하여, 번역가와 대중의 상호 소통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토크쇼는 ‘원문을 옮길 때 번역가에게
영화와 전시를 아우르는 대안영화제,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이하 '네마프 2022')이 올해 8월 18일, 스물두 번째 개최를 한다. 대안영화란 기존의 영상예술이 갖추지 못했던 대안적인 시각과 장르를 벗어난 소통을 중시하는 영화를 뜻한다. 네마프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 된 대안영화제로,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과 한국대안영상예술협회에서 주관한다. 네마프에서는 대안영화뿐 아니라 디지털 영화, 실험영화, 비디오아트 등 뉴 미디어아트(New Media Art)의 영상과 전시를 한 자리에서 마련한다.올해
코로나19와 이에 따른 규제로 소상공인들이 숱한 피해를 봤습니다. 당연히 정부는 소상공인들이 입은 손실을 보상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여야 정치권은 보상을 해줄지 말지, 누구에게 얼마를 보상할지 등을 놓고 툭하면 갑론을박을 벌입니다. 기준이 없다는 방증인데, 그러다 보니 손실보상은 정치적으로 결정되기 일쑤입니다. 이거 괜찮은 걸까요. 더스쿠프의 ‘같이탐구생활-행복한 복지’에서 짚어볼 첫번째 이슈입니다.소상공인들의 눈이 온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쏠려 있습니다. 윤 당선인이 “50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코로나19 규제로 피해를 입은
코모두스는 게르만족과 대치 중인 전선의 군막軍幕에서 아버지 아우렐리우스 황제를 교살하고 황제 자리에 올라 로마에 입성한다. 아버지를 죽인 코모두스의 로마 입성 행진은 화려하고 장엄하기 그지없다. 유럽정복에 나선 히틀러가 베를린 개선행진 행사의 모델로 사용했다는 그 유명한 장면을 천재 감독 리들리 스콧이 재현해준다. 아버지를 죽이고 황제 자리를 찬탈한 코모두스는 로마에 장엄하게 들어온다. 그 장엄함은 아버지를 죽이고 돌아온 코모두스가 지구 끝까지 정복하고 돌아온 개선행진인 줄 착각할 정도다. 하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이다. 로마
일본의 한 젊은 사업가는 어느날 기분을 전환할 겸 혼자 모로코로 사냥여행을 떠난다. 아이를 잃은 미국 부부 리차드도 상심을 달래려 모로코로 여행을 떠난다. 미국에서 일하는 멕시코 가사도우미 아멜리아는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멕시코로 간다. 모두들 참으로 간단하고 쉽게 ‘국경’을 넘나든다. 하지만 국경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다. 리차드 부부는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모로코 사막지대를 지나다 난데없는 총격을 당한다. 그리고 이 소식은 거의 실시간으로 CNN을 통해 전세계로 발신된다. 일본 카페에서 노닥거리던 농아 여고생 린코도 무심하
자동차 공장 멈추는 이유車 반도체 어디 없소세계시장에서 발생한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올해 3분기까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과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이 지연되면서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폭스바겐은 올해 1분기 중국 공장에서 5만대를 감산할 예정이다.다른 공장까지 포함하면 올해 약 10만대를 감산한다. 도요타 역시 자국과 미국, 중국 공장의 생산량을 조정했다. GM은 미국ㆍ캐나다ㆍ멕시코ㆍ한국의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스가 지지율 급락]방역 실패 탓에 정권 흔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18일 요미우리 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1월 15~17일 조사)에 따르면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39.0%에 그쳤다. 직전 조사(2020년 12월 26~27일 조사) 당시의 45.0% 대비 6.0%포인트나 하락했다. 특히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직전 조사의 43.0%에서 6.0%포인트 늘어난 49.0%를 기록했다. 스가 내각의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가 내각은 지난해 9월 출범 당시 70%대의
문재인 정부도 2021년 5월이면 집권한 지 만 4년이 된다. 집권 초기엔 한반도 평화가 무르익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남북은 아직도 멀고, 통일은 여전히 먼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필자는 최근 들어 답답함을 느낀다. 기계적인 남북통일 방법론과 거기서 수반하는 조급증을 이젠 떨칠 때가 됐기 때문이다. 1980년대 서독에 유학갔을 때 겪었던 ‘낯선 경험’ 때문에 더 답답한 건지도 모르겠다. 지금으로부터 33년 전인 1987년. 필자는 갓 결혼한 아내와 함께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독일은 동서로 갈라진, 한국과 같은 분단국가였다
올해 9회째를 맞이하는 “서울 국제 작가 축제” 는 “내일을 쓰다”를 주제로 전세계 12개국 작가들이 모였다. 매해 작가들이 이곳 서울에 모여 직접 독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었다. 안타깝게도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모든 행사가 온라인으로 개최하게 되었다. 이날 문학평론가 강동호씨의 진행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문명의 변화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라는 물음과 아울러 이 시대의 문학. 즉, 글쓰기란 어떤 쓸모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자유로이 질의응답시간을 가져보
# 일본군 위안부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습니다. 위안부 운동을 ‘정쟁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응원 대신 혐오와 기피가 무섭게 번지고 있습니다. 그사이 일본의 ‘우클릭’ 행보는 더욱 격해졌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정권이 일본학술회의(SCJ)의 신규회원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아베 정권의 우경화 정책에 반기를 들었던 진보 성향 지식인 6명을 제외한 건 대표적 사례입니다. # 어디 그뿐인가요. 스가 정권은 독일 베를린 소녀상을 철거하기 위해 ‘역사적 진실’까지 왜곡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외무성은 자신들의 홈페이
[고수아 플라이런웨이 대표]베를린 소녀상 시민이 지킨 것처럼 …고수아(39) 플라이런웨이 대표가 ‘들리나요 캠페인’의 디자인 홍보대사로 선정됐다. 들리나요 캠페인은 ‘위안부의 아픈 역사, 이젠 시민이 기록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12명의 목소리가 담긴 정부 최초 위안부 구술집 「들리나요? 열두소녀의 이야기」를 ‘펜슬드로잉’으로 제작해 시민에게 전달하는 게 첫번째 목표다. 더스쿠프와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부천사회적기업협의회, 한국사회공헌협회 등이 주도하고 있다.고수아 대표는 한국전통 문화를 상징하는 저고리와 하회탈
아파트 주민들은 매주 정해진 요일마다 재활용품을 들고 나와 분리배출을 한다. 이렇게 분리된 폐기물이 재활용되면 좋겠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분리수거 생태계에선 ‘돈이 될 만한 폐기물’만 재활용 절차를 밟는다. 이처럼 ‘쩐錢의 논리’가 지배하는 폐기물 시장의 해법을 찾는 게 가톨릭대 ‘사회혁신 캡스톤디자인: 소셜리빙랩’의 ‘더블사이클팀(김동한ㆍ조소연 학생)’의 과제였다. 두 청년은 어떤 솔루션을 모색했을까. ✚ 왜 재활용 문제를 들여다보게 됐나요. 조소연 학생(이하 조소연) : “자취를 하다 보니 먹고 사고 쓴 것의 흔적이 그대로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