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그림손은 비교적 젊은 갤러리다. 2008년에 개관했으니 ‘젊다’는 평가를 받지만, 깊이가 얕은 건 아니다. 한국화랑협회의 회원인 만큼 전시의 내용적 퀄리티는 대내외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필자는 2010년대 초부터 ‘그림손’의 전시를 꾸준히 관람해 왔다. 다른 갤러리보다 아카데미컬한 작품을 많이 소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아카데미컬한 작품은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작가의 결과물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되레 오랫동안 작품 공부를 하고, 대학 강단에 설 정도로 실력
총 3막으로 이뤄진 오페라 ‘조반나 다르코’는 제목이 말해주듯 프랑스의 실존 인물 ‘잔 다르크’의 생을 다룬다. 이탈리아의 스타 오페라 작곡가인 주세페 베르디가 ‘포스카리가의 두 사람’에 이어 완성한 7번째 작품으로, 1845년 2월 15일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됐다.[※참고: 조반나 다르코는 잔 다르크의 이탈리아어식 표기다.]이 작품을 쓸 당시 베르디는 건강 악화로 그의 일생 중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래서인지 그는 조반나 다르코의 대본을 쓴 데미스토클레 솔레라에게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요구를 수차례 했고, 이것이 작품에
“청년의 꿈, 응원하는 희망의 사다리를 놓겠다.” 지난 5월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약속이다. 실제로 20대 청년들에겐 희망의 사다리가 절실하다. 유례없는 팬데믹 속에 20대를 시작한 이들은 미래가 불안하고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할 수 있을까. 정부가 내놓은 정책 속에서 그 가능성을 찾아봤다.올해 상반기 개인 파산을 신청한 20대는 330명, 채무조정을 신청한 20대는 7594명에 달했다. 모두 역대 최대치다. 꽃을 피우기도 전에 ‘낙오자’란 낙인이 찍히는 20대가 가파르게 늘어났다는
독일의 작곡가 크리스토프 윌리발트 글룩의 오페라 ‘파리드와 엘레나’는 세간에 널리 알려진 트로이 전쟁의 주인공 파리스와 헬렌의 서사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파리스와 헬렌은 서양 역사상 가장 유명한 문화유산인 대서사시 ‘일리아드(Iliad)’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참고: 제목의 파리드와 엘레나는 각각 파리스와 헬렌을 이탈리아식으로 발음한 표기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칭송받던 헬렌은 어느날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의 아들 파리스에게 납치된다. 헬렌의 남편 메네라오스와 오빠 아가멤논은 헬렌을 구하기 위해 군대(그리스연합군)
오페라 ‘착한 딸, 체키나’는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 니콜로 피치니의 작품이다. 원작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코미디 극작가 카를로 골도니의 작품이다. 1760년 이 작품을 만든 피치니는 18일 만에 오페라를 작곡했다고 한다. 짧은 시간에 만든 작품이지만 오페라는 큰 성공을 거뒀다. 1760년 2월 로마에서의 초연에 성공한 이후 여러 도시에서 공연했다. 오페라 ‘착한 딸, 체키나’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작품이 단순한 코미디 오페라에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을 섬세하게 묘사한 것은 물론, 코믹 요소에 드라마틱한 서정성
세계 오페라 역사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작곡가가 있다. 이탈리아의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다. 베르디는 고국 이탈리아의 통일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오페라를 작곡할 당시만 해도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의 속국이었다. 지방 소도시들은 화합은커녕 분열하기 일쑤여서 통일은 이탈리아의 먼 꿈이나 다름없었다. 베르디는 갈라져 있는 민족이 하나로 뭉치도록 만들기 위해 이탈리아의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는 오페라 소재를 끊임없이 탐색했다. 오페라 ‘아틸라’는 그중 하나다. 베르디는 예술가였지만 이탈리아의 대표
오페라 ‘세르세(Serse)’는 당대의 작곡가 헨델이 국왕극장(The King’s Theatre)을 위해 작곡한 마지막 오페라다. 1738년 국왕극장에서 초연한 이 작품의 소재는 고대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 왕과 그의 그리스 원정이다. 코미디의 요소를 활용한 풍자, 드라마틱한 스토리텔링 등 익살극과 비극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는 점에서 오페라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오페라 ‘세르세’는 먼저 오라토리오(oratorio · 동작이나 무대장치 없이 가수와 합창단이 함께 공연하는 형식)로 연주되다가 헨델이 전곡을 다시 작
애자일(Agile). 단순하게 번역하면 ‘기민한’ ‘민첩한’이란 뜻이다. 조직에 적용하면 ‘기민한 조직’이란 뜻이고, 개발에 빗대면 ‘빠르면서도 유연한 방법론’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기민하고 민첩하며 유연하다는 걸까. 이는 애자일 소프트웨어의 개발 선언에 등장하는 키워드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공정과 도구보단 개인과 상호작용” “포괄적 문서보다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협상보다 고객과의 협력” “계획을 따르기보단 변화에 대응하기”…….이쯤에서 ‘섈 위 아트’의 독자들은 의문을 품을 것이다. “아트 이야기를
오페라 ‘사랑에 미친 니나’는 18세기 프랑스에서 유행했던 코미디 장르(Comédie Larmoyante)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이다. Comédie Larmoyante는 ‘눈물이 나는 코미디’라는 의미다. 감상적 코미디라는 말로도 불린다. 이 장르는 18세기 귀족의 비극과 서민의 희극을 바탕으로 탄생한 새로운 장르다. 여기엔 1789년 프랑스 대혁명도 영향을 미쳤다. 코미디 장르는 귀족의 비극으로 시작해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는 형식을 취한다. 작품에 도덕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오페라 ‘사랑에 미친 니나’는 18세
오페라 ‘알체스테’의 작곡가 장 바티스타 륄리는 제대로 된 음악교육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악기는 물론 발레에서도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륄리는 프랑스로 이주해 궁궐의 주방 도우미로 일했다.이후 그는 타고난 처세술과 재능으로 당시 프랑스의 국왕이었던 루이 14세의 총애를 받았고, 프랑스 왕궁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오른다. 이후 륄리는 발레를 좋아하는 루이 14세를 위해 이탈리아 오페라와는 차별화한 발레 오페라를 만들어냈다.발레 무용수이기도 했던 륄리는 발레를 연출할 정도로 즐긴 루이 14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는 영국의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의 작품이다. 그는 영국 시인 조지 크래브의 시 ‘자치구(The borough)’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만들었다. 1945년 6월 7일 영국 런던 새들러스 웰스(Sadler’s Wells) 극장에서 초연했다. 벤자민 브리튼은 ‘피터 그라임스’의 성공으로 큰 명성을 얻었다.♬ 프롤로그 = 시청에 있는 회의장. 어부 소년의 죽음에 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용의자는 피터 그라임스다. 소년은 그와 함께 먼바다로 고기를 잡으러 나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피터를
오페라 ‘연대의 아가씨’는 이탈리아 작곡가 게타노 도니체티가 쓴 첫번째 프랑스 오페라다. 이 작품은 1840년 초연 당시 큰 인기를 누려 600회 연속 공연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연대의 아가씨는 남자 주인공 토니오의 독창곡 ‘아, 나의 친구(Ah, Mes amis)’로 유명하다. 매우 높은 하이 C를 9번이나 내야 하는 최고 난도의 기교가 필요한 곡이기 때문이다. 오페라 역사상 가장 부르기 어려운 테너 아리아로 오페라 관객에게 스릴을 선사하는 아리아다.♬ 1막 = 스위스 산골짜기 마을에 프랑스 제21연대가 주둔하고 있다. 막사에서
가장 낭만적인 비극이라는 평가를 받는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작품이다. 그는 스위스의 거부巨富 오토 베젠통크의 아내와 해서는 안 될 사랑에 빠졌던 1857~1858년께 이 작품을 작곡했다. 염세주의 철학자로 불리는 쇼펜하우어의 영향도 받았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으로 상처를 받았던 바그너가 위안으로 삼은 게 ‘사랑이란 없다’고 단언한 쇼펜하우어의 철학이었다.♬ 1막 = 아일랜드에서 콘월로 향하는 트리스탄의 배가 보인다. 배에는 아일랜드의 공주 이졸데와 그녀의 하녀 브랑게네가 타고 있다. 이졸데가 콘월
오페라 ‘로엔그린’은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작품으로 3막으로 이뤄져 있다. 3막 전주곡으로 연주하는 ‘결혼 합창곡’은 가장 유명하다. 이 음악이 지금도 결혼식에서 들을 수 있는 ‘결혼행진곡’이다.♬ 1막 = 무대는 10세기 헝가리의 안트베르펜. 프레데릭 백작과 그의 아내 오르투르트는 엘자 브라반트가 자신의 남동생 코프리트 브라반트 후작을 죽였다고 의심한다. 엘자가 두 사람의 아버지 브라반트 백작이 남긴 재산과 작위를 독차지하려고 동생을 해쳤다는 것이다.프레데릭 백작은 이를 빌미로 엘자를 고발한다. 엘자만 사라지면 브라반
코미디 오페라의 창시자 장 바티스타 륄리가 작곡한 오페라 ‘서민귀족(1670년 초연)’은 신분상승을 꿈꾸는 주인공 주르댕의 허영과 어리석음을 비웃고 있다.♬ 4막 = 주르댕의 자택. 연회장에서 성대한 파티가 시작된다. 그때 갑자기 주르댕 부인이 파티장에 나타난다. ‘남편이 도리멘 후작부인을 꼬시기 위해 파티를 열었다’는 주르댕과 도란트 백작의 계획을 엿들은 주르댕 부인은 남편을 비난하기 시작한다.하지만 도란트 백작이 나서 주르댕을 변호하고 파티가 계속되도록 유도한다. 사실 파티를 연 이유는 도란트 백작이 도리멘 후작부인을 유혹하기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는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발레를 활용했다. 오페라 ‘서민귀족’에는 이런 루이 14세를 비판하는 풍자가 숨어 있다. 주인공의 우스꽝스러움에 빗대 왕을 비판하고 있어서다.귀족이 되길 갈망하는 ‘졸부’ 주르댕은 귀족 문화를 배우기 위해 열을 올린다. 그가 귀족이 되려는 건 도리멘 후작 부인 때문이다. 그에게 환심을 사고 싶은 주르댕은 자신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도리멘 후작 부인에게 접근할 방법을 고민한다.♬ 3막 = 주르댕 부인은 남편과 도란트 백작이 자신을 집에서 내보내기 위해 계략을
오페라 ‘서민귀족’이 ‘오페라 발레’로 만들어질 수 있었던 건 당시 프랑스 국왕이었던 루이 14세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발레 마니아였던 루이 14세는 발레 작품을 연출하고 출연할 정도로 발레를 즐겼다고 한다. ‘졸부’ 주르댕은 귀족이 되길 갈망하는 인물이다. 그는 귀족의 삶을 배우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를 고용한다. 하지만 무식한 그가 귀족 문화를 익히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2막 = 진정한 예술을 두고 벌인 음악‧무용‧검술(펜싱)‧철학선생의 싸움이 일단락된다. 이윽고 주르댕과 철학선생의 수업이 시작된다. 철학선
오페라 ‘서민귀족’은 ‘태양왕’으로 불리는 프랑스 루이 14세의 총애를 받은 작곡가 장 바티스타 륄리가 만든 작품이다. 그는 17세기 프랑스에서 인기를 끌었던 ‘코미디 발레’의 창시자다. 코미디 발레는 희극과 발레를 결합한 형식으로 ‘오페라 발레’라고도 불린다.♬ 1막 = 프랑스 주르댕의 집. 주르댕은 돈이 매우 많지만 귀족이 아니다. 귀족이 되고 싶어 안달이 난 주르댕은 음악·무용·검술(펜싱)·철학 등 귀족 문화의 전문가를 고용해 귀족처럼 되려고 노력한다. 주르댕의 음악선생과 무용선생이 등장한다. 귀족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주르댕
오페라 ‘포기와 베스’는 1930년대 미국 흑인의 삶을 다루고 있다. 하반신 장애가 있는 ‘걸인’ 포기(Porgy)와 ‘아름다운 여인’ 베스(Bess)는 도박판에서 만났다. 베스의 남편인 크라운은 도박으로 돈을 잃자 잔뜩 화가 난 나머지 함께 도박을 하던 로빈슨을 죽이고 도망친다. 졸지에 갈 곳을 잃은 베스에게 포기가 손을 내밀어 자신의 집에 함께 지내자고 한다.♬ 2막 = 포기와 베스가 한집에서 지낸 지 한달쯤 지난 어느 날, ‘어부’ 잭이 일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의 아내 클라라는 잭에게 일터에 가는 대신 마을 사람들과 피크닉
‘포기와 베스’는 오페라의 본거지인 유럽이 아닌 미국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3막 9장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미국의 작곡가이자 재즈 음악의 거장인 조지 거슈윈이 작곡했다. 이는 조지 거슈윈이 작곡한 최초의 오페라 작품이기도하다. 오페라의 원작은 뒤보스 헤이워드의 소설 「포기」로, 1930년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시 캐트피시 로우(가상의 지역)에 거주하는 흑인의 삶을 다뤘다.이 때문인지 모든 출연자가 흑인이다. 한때 인종차별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미국의 국민 오페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재즈와 클래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