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장 가는 길 김유조마음 답답한 날은심우장 오르던 길을되새긴다저 기억의 꼬불꼬불 힘든 언덕길선종 깨달음의 경로처럼소를 찾아 떠나는 험로삶이 그렇듯 어찌 넓고 곧기만 하랴옛 총독부를 뒤로 하고 앉은팔작지붕 민도리 일자 집은만해 대선승(大禪僧)의 항일 독립의지의 표상일진데거기 닿는 비좁고 가파른 길을 예지한 데에는수행의 깊은 뜻 서려삼 년 기거의 마지막 흔적은오도송(悟道頌) 친필에 담아 벽에 걸고손수 심은 마당의 향나무도이제 백년을 헤아리는데모진 속세의 인연이런가일본 대사관이 저 아래 건너편에다시 따라와 앉아 있고부자 동네가 된 성북
코마바 공원을 나온 뒤, 다음 행선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분쿄 구에 위치한 모리 오가이 기념관을 가기 위해서였다.모리 오가이(森鷗外, 1862~1922)는 소설가이자 평론가, 의사로서, 동시대에 살았던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그는 츠와노(津和野, 현재 시네마 현의 지망)번주의 전속 의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의사였지만 하급 무사라는 사회적 계급에 콤플렉스를 안고 있었던 모리의 아버지는, 아들 모리의 교육을 철저히 시키는 데 집중했다.네덜란드어, 영어, 독일어를 배우는 등 고등 교육을 받은
지난 23일 경남 의령군 천강문학상 운영위원회는 3월 7일 발표됐던 제12회 천강문학상 수상 결과를 다시 발표하면서 “시조 부문 대상 수상 당선을 취소하고, 상금을 전액 회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당초 시조 부문 대상으로 선정됐던 작품은 김수형의 ‘피 혹은 꽃 피는 속도’다. 그러나 이 작품이 2019년 건설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황보림 시인의 ‘꽃 피는 레미콘’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가 되는 문장은 다음과 같다.“출산이 임박해온 암소가 / 달동네 무더위 속을 오른다” -‘꽃 피는 레미콘’“레미콘이 뒤뚱거리며
자동차 시장을 휘감은 전기차 열풍이 이륜차 시장에도 불어 오고 있다. 기존 이륜차에 모터를 장착한 전기이륜차로 대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거다. 친환경 이동수단이 글로벌 트렌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맞는 말이다. 다만 전기이륜차의 대중화를 위해선 배터리 기술부터 개발해야 하는데, 그 여정이 험난하다. 그렇다고 대안이 없는 건 아니다. 전기이륜차 전용 변속기가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2021년은 21세기 자동차 역사의 분기점이 된 해였다.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이 일제히
책을 가득 실은 작은 버스가 아파트 단지에 조용히 멈춰 선다. 이동도서관이다. 아파트 복판에 자리를 잡은 이동도서관은 언제나 슈베르트의 ‘송어’를 틀었다. 아파트 단지 사람들에게 ‘도서관이 왔어요’라고 알려주는 신호였다. 그럴 때면 가방에 책을 잔뜩 넣어온 할아버지나 아이의 책을 대신 빌리러 온 아주머니, 같은 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모두 책을 빌리러 온 사람이었는데, 어렸을 때 기자도 거기에 있었다. 그래서 기자는 슈베르트의 송어가 흘러나오면 이동도서관이 오버랩되곤 한다. 하지만 많은 이에게 이동도서관은 생
코로나19 국면에서 배달 시장이 성장하자, 이륜차 시장도 부쩍 커졌다. 이륜차가 빠른 배달에 적합해서다. 문제는 지금의 내연기관 이륜차는 환경규제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다. 원하든 그렇지 않든 전기이륜차의 성장이 필요하다는 건데, 생각만큼 쉬운 과제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2030년 최초의 페라리 전기차를 출시할 것이다.” 지난 2월 존 엘칸 페라리 CEO가 2020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수개월 전만 해도 “전기차는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페라리였다. 지난 4일엔 서울 반포동 페라리 전시장에 ‘S
여기 주목할 만한 통계가 있다. 명동 임대료다. 올 3분기 서울 중구 명동의 1층 상가 3.3㎡(약 1평)의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더 올랐다. 추정컨대 이유는 간단하다. 코로나19 국면에서도 개업할 사람들은 창업했고, 그 틈을 타고 임대료는 더 올라갔다는 거다. 그럼 명동에서 개업한 자영업자들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코로나19 국면에서 명동에서 개업한 상인 3명을 만나봤다. 25만5052원. 서울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다는 서울 중구 명동 1층 상가 3.3㎡(약 1평)의 3분기 평균 임대료다.
날씨가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면서 교통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겨울철에는 눈길·빙판길 등 노면 상태가 좋지 않아 다른 계절보다 미끄러짐 사고 확률이 급격하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겨울철엔 타이어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겨울철 운전이 위험한 원인은 타이어와 지면 사이의 마찰력에 있다. 이는 온도와 노면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데, 낮은 기온에선 고무가 딱딱해지기 때문에 타이어 본연의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겨울용 타이어를 구비하는 것이다. 겨울용 타이어는 사계절용 타이어와
높은 곳의 장점은 ‘기막힌 전망’이다. 탁 트인 전망을 본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높은 곳’은 피하고 싶은 삶의 공간이자 잊고 싶은 삶의 불편함이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높은 곳’에 사는 사람들은 콧노래를 부르며 ‘높은 곳’을 찾은 이들에게 삶의 한구석을 침범당했다고 느낄지 모른다.나는 풍경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지하철보다 버스를 타고 기차, 비행기를 예약할 때도 창가 자리를 선택하곤 한다. 카페를 가거나, 도서관에 자리를 잡을 때에도 전망이 가장 좋은 창가 자리에 앉는다. 결혼을
코로나19에도 부동산 시장은 꿈틀거렸다. 경기는 침체하는데 부동산 가격만 올랐다. 모든 예상을 뒤엎은 셈이었다. 경기 침체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까지 떨어지자 부동산 가격은 통제를 벗어난 것처럼 움직였다. 부동산 대책의 약발도 오래가지 않았다. 그렇다면 야당의 주장처럼 공급이 상책上策일까. 그래서 더스쿠프(The SCOOP)가 걸어봤다. 서울에서 신축 빌라 거래가 가장 잘되는 곳 중 하나라는 은평구다. 은평구 중에서도 가장 부동산 거래가 많은 응암동을 찾아가 봤다. 주택 재개발이 이뤄진 은평로와 백련산로, 2.6㎞다.7월 10일 또다
비영어권 영화가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 서울시는 빠르게 영화의 배경이 됐던 촬영지를 공개했다. 주인공 가족의 동네로 묘사된 골목길과 가게ㆍ계단 등이다. 그러자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골목길 관광이 주민에게 고통을 준 게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올해까지 이를 보완할 기준이 나온다지만, 관광객들이 강제성 없는 기준에 나름의 ‘선線’을 지킬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골목관광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들춰봤다. 2020년 오스카는 역설적으로 ‘로컬(지역적ㆍLocal)’이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영화 기생충이
서울 후암동. N타워가 보이는 언덕길을 올라갔다. 작은 서점들이 나타났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갔다. 새책 냄새로 가득한 아담한 공간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그들처럼 눈에 들어오는 책을 집어들었다. 추운 겨울, 오래된 동네의 책방 한편에서 책을 읽는 것. 이런 게 낭만인가 보다. 김희민 일러스트레이터 annie3249@gmail.com | 더스쿠프
오랜만에 부암동에 왔다. 동네를 둘러보려면 언덕길을 오르내려야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골목 사이로 보이는 오래된 집들…. 좁은 길을 힘겹게 오르는 차 소리만 아니었다면 어릴적 외가 마을 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 같다. 기분 좋았던 오후를 스케치북에 꾹꾹 눌러 담았다. 김희민 일러스트레이터 annie3249@gmail.com | 더스쿠프
도시는 길로 연결되고, 길은 변화를 품는다. 낡은 건물이 해체되면 도시의 새로운 상像이 형성된다. 서대문구·중구·마포구의 끄트머리와 닿아있는 아현동은 경계에 있는만큼 다양한 변화가 서로 부대끼고 있다. 웨딩거리는 웨딩거리대로, 가구거리는 가구거리대로 시대흐름에 발을 맞추거나 몸을 낮추고 있다. 국내 최고령 고가가 해체되면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우린 아현동에서 어떤 변화를 볼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그곳을 걸어봤다. 도로가 서대문구와 마포구를 나눴다. 여기는 신촌로. 지하철 2호선 이대역
서울역 뒤편 ‘서울로 7017’의 끝자락에서 출발해 만리동 언덕길을 오른다. 새로 생긴 상점과 이국적인 레스토랑을 지난다. 오른쪽은 재개발된 고층아파트, 왼쪽은 옛날 만리동 그대로다. 옛 만리동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서울미래유산 ‘성우이용원’이 보인다. 90년된 옛날 이발소, 쓰러질 듯 말 듯한 모습이 애틋하다. 김희민 일러스트레이터 annie3249@gm
[뉴스페이퍼 = 정근우 기자] 완연한 가을정취가 깊어가는 요즘.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지방 곳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나들이객이 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빼어난 자연경관과 이국적인 분위기를 간직한 섬 제주도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아오는 우리나라 대표 관광명소로 꼽힌다. 가는 곳마다 먹거리와 볼거리가 넘치는 제주도지만, 한정된 일정 속 알찬 여행을 원한다면 각종 관광코스와 숙박시설, 음식점 등이 조화롭게 자리잡고 있는 서귀포 ‘중문관광단지’를 추천한다.이 곳은 제주도를 국제적인 휴양지로 개발하고자 19
30년 넘게 이어져온 아현동 포차거리가 새로운 입주민이 들어온 지 3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새로 세워진 아파트 근처에 있는 포장마차가 동네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상한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동네 주민의 발 ‘마을버스’는 이 아파트 단지를 관통하지 못한다. 신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길이 마포구청의 땅이라는 점이다
인생이란 잘 깔린 아스팔트를 달리는 것처럼 평탄할 때도 있다. 하지만 자갈길, 언덕길, 진흙탕길 같은 힘든 고비도 겪어야 한다. 영화 ‘인생면허시험’은 자동차를 운전하기 위해 면허시험이 필요하듯 인생을 살아가는데도 면허가 필요하다는 신선한 발상에서 시작한다.미국 뉴욕에 살고 있는 문학평론가 ‘웬디(퍼트리샤 클라크슨)’는 7년마다 외도를 반복하던 남편이 마침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 중계동 ‘백사마을’, 인천시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등은 옛 생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마을이다. 유명해지면서 마을을 찾는 외부인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빈티지여행’이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빈貧을 판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그곳을 다녀왔다.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 이곳은 ‘개미마
신사동 가로수길, 이태원 경리단길, 서교동 카페거리 등은 최근 골목상권이 뜨고 있다. 특색 있는 골목상권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급등해 섣불리 투자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골목상권 투자에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서울 곳곳에 숨어 있던 골목상권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형 상권에 가려 주목받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