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법인카드 불법 사용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23년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공공기관이 법인카드 문제로 질타를 받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관리가 허술해도 너무 허술해서다. 어떤 공공기관이 법인카드로 얼마를 쓰는지 확실치 않고, 불법 사용을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視리즈 ‘법인카드: 부당한 사용내역과 구멍’ 두번째 편이다. 나랏돈은 ‘공돈’이란 우스갯소리가 있다. 관리가 허술하니 마음대로 써도 걸리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의미다. 요즘 같은 시대에 가당키나 한 말이냐고 여기면 오산이다. 이를 몸소 보여주
윤석열 정부는 2022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전기요금을 ㎾h당 40.4원 올렸다. 올해 4분기에는 산업용(을) 전기요금만 10.6원 더 인상했다. 문제는 윤 정부가 내년에도 전기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 예산안 세부사업설명서’를 분석하면 그런 예측이 가능하다. 문제는 인상한 전기요금 중 일부를 어디에 쓸 계획이냐다. 예산서는 어떤 사업에 얼마만큼의 예산을 투입할지를 기록해놓은 일종의 계획이다. 예산서를 보면 정부가 뭘 하려고 하는지 유추할 수
[美 작가 파업 종료]멈춰섰던 할리우드 움직일까100일 넘게 진행됐던 미국작가조합(WGA)의 파업이 27일(이하 현지시간) 종료됐다. 지난 5월 2일(이하 현지시간) 파업을 시작한 지 148일 만이다. 9월 24일 WGA가 제작사 측인 영화·TV제작자연맹(AMPTP)과 극적인 잠정 합의에 도달하면서 파업 종료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잠정 합의는 5일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이뤄졌다. 협상에는 데이비드 자슬라프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대표, 밥 아이거 디즈니 대표,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 도나 랭글리 NBC유니버설스튜디
전기가 넘치는 지역에서 부족한 지역으로 ‘전기’를 보낼 수 있는 고속도로를 깔겠다고 하면서,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직접 소비하는 분산형 전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중앙집중형인 전기고속도로와 분산형 전력체계는 정책 근간도 다르고 목표도 다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이 두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능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비판하고 있다.#사례➊ 전기고속도로 = “태양광발전소의 전기가 과다 생산돼 값싼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를 못 쓰고 있다.” 올해 들어 태양광발전소가 밀집한 호남지역에서 전기가 과
망 사용료를 두고 통신사와 빅테크 기업 간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망 사용료는 쉽게 말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CP)가 트래픽(데이터)만큼 통신사에 내는 요금이다. 통신사는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그만큼의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빅테크 기업은 이중 과금이란 이유를 들면서 납부를 반대하고 있다.잠잠해진 듯했던 망 사용료 논란이 재점화한 건 최근 넷플릭스가 공식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다. 지난 3월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3’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그렉 피
산업통상자원부가 15일 당정협의회를 거쳐 전기‧가스요금 인상안을 내놨다. 전기요금은 ㎾h당 8원,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올린다. 정부가 전기‧가스요금을 인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재무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어서다. 한전은 지난해 32조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가스공사의 경우, 적자나 마찬가지인 미수금이 지난해 8조6000억원이나 됐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2022년에 가스요금을 MJ당 5.5원, 전기요금을 올해 1월 1일부터 ㎾h당 13.1원 인상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
“무역수지 적자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고, 하반기에 가면 무역수지가 흑자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일 한 종합편성채널 뉴스에 출연해 이런 전망을 내놨다. 이날 산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4월 수출은 496억2000만 달러(약 67조원), 수입은 522억3000만 달러(약 70조원)였다. 지난해보다 각각 14.2%, 13.3% 감소한 수치다.무역수지는 26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7개월째, 무역수지 적자는 14개월째 감소했다. 1~4월 누적 무역적자액은
“남아도는 태양광발전 설비 탓에 대정전(블랙아웃)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정전 우려는 송ㆍ배전망에 문제가 생기거나 전력공급이 모자라는 여름이나 겨울에 나타난다. 그런데 봄에, 그것도 태양광발전 설비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이런 우려가 나온다. 과연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지난 3월 2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봄철 전력수급 특별대책’을 내놨다.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이나 겨울이 아닌 ‘봄철 대책’이라니 이례적이다. 산자부가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이렇다. “재생에너지 발전은 전력수급 균형을 맞추기 어렵다.
전기차가 대중화하면서 충전 인프라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전기차 충전기 보급 대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충전 시설엔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안전 설비가 충분히 설치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전기차 충전 시설을 설치할 때 적용할 수 있는 ‘안전 법규’도 전혀 없다. 충전기 시장은 어쩌다 안전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을까. 안전 없는 전기차 충전기 시장, 첫번째 편이다.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 3년간 하이브리드차를 제외한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4만
“에너지 고물가 국면에서 정부의 지원책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석유부과금’으로 논쟁의 관점을 돌렸다. 횡재세를 부과하는 법률을 만들지 않아도 현행 법테두리 안에서 정유업계에 횡재세와 비슷한 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듯하다. 어쨌거나 정유업계에 ‘석유부과금’을 부과하자는 건데, 정부와 정유업계는 ‘설득력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반박 논리는 타당한 걸까. “국민이 난방비 폭탄을 맞고 있다. 횡재세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25일 열린 최고위
#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줄 알았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은 이제 시대적 사명이 됐다.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의 생존전략으로 ESG 경영을 선택하면서다. 이 말은 앞으로 세계 경제 곳곳에 ESG 경영이 깊숙이 침투할 것이란 뜻이기도 하다. # 유럽에선 이미 ESG 경영을 법제화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유럽연합(EU)은 기업이 그들의 공급망에서 ESG 경영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의무적으로 실사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이제 기업은 상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하는 요인은 없는지, 인권을 침해하는
‘미국에서 전기차를 만들어야 보조금을 준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의 요지다. 갑자기 나타난 장벽을 허물기 위해 세계 각국 정부가 발 벗고 나선 지금, 우리나라 윤석열 정부는 어떤 행보를 보이고 있을까.2022년 8월 16일, 자동차 시장에 거대한 파도가 덮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ㆍInflation Reduction Actㆍ이하 IRA)’이 정식 발효하면서다. 미 정부가 IRA에 새로운 전기차 보급 대책을 포함하면서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은 사업 운
활황이던 반도체 시장이 다시 혹한기에 진입했다. 2023년은 2022년보다 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혹한기를 슬기롭게 보내야 하는 게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라면, 한국 반도체 산업엔 숙제가 하나 더 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자립이다. 2021년 공급은 부족하고 수요가 폭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던 수많은 산업들과 달리 반도체는 활황이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규모는 그해 6000억 달러(약 760조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24.2%나 성장한 규모였다. 반
정부가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h당 13.1원 올리기로 했다. 4인 가구(월평균 전기사용량 307㎾h·2022년 9월 기준 4만6100원)를 기준으로 하면 월 4022원이 오르는 셈이다. 4인 가구 평균치대로 전기를 사용하면 월 5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전년 대비 9.5% 오른 것으로 분기별로는 역대 최대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2년 12월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1분기 전기·가스요금 조정안’을 발표했다. 전기요금 인상의 주요 배경은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적자다. 그동안 정부는 국민적 반발을 우려해 전
# 2023년 경제 전망은 암울하다. 주요 경제기관은 물론 정부까지 1%대 성장을 전망했다. 전망이 현실화하면 1960년대 이후 역대 다섯번째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공산이 크다.# 문제는 침체의 강도다. 짧고 얕은 침체에 그칠지, 길고 깊은 침체에 빠질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 경기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많아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 2023년 한국경제의 방향성을 물었다. 2023년 경기 전망 두번째 편이다.주요 경제학자들은 2023년 한국경제를 침체라고 진단했다. 가계부채, 한계기업, 소
새해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전력은 21일에 발표할 예정이던 2023년 1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공개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그러자 정부와 한전이 적정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률을 찾는 과정에서 일정이 연기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실제로 올해 3월과 6월, 9월에도 한전은 연료비 조정단가 공개 일정을 연기했는데, 그 이후 인 4월과 7월, 10월 총 세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이 ㎾h당 19.3원 올랐다.올해 한전의 전체 적자 규모가 3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삼성전자가 광물 하나에 흔들릴 수 있을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희유금속 중 하나인 규소(반도체용 실리콘)의 수급이 조금만 꼬여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갈 길을 잃을지 모른다. 한국이 자랑하는 ‘K-배터리 산업’ 역시 니켈ㆍ리튬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스텝이 꼬일 우려가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희유금속의 경제학을 풀어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니켈, 팔라듐, 규소, 플래티늄(백금), 리튬, 로듐, 크로뮴, 몰리브덴…. 이게 다 뭘까. 우리나라가 2021년 가장 많이 수입(수입액 기준)한
2017년 8월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첫 화재사고가 났다. 2018년에는 화재사고가 급격히 늘었다. ESS 시장은 위축됐다. 정부와 배터리 업계는 부랴부랴 안전성 강화 방안을 내놨지만, ESS 업계엔 활력이 전달되지 않았다. 이를테면 화재사고가 ESS 시장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거다. 글로벌 ESS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에겐 반전 카드가 있을까.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규모가 2019년 11.1GWh에서 2025년 94.2GWh로 커질 것이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시행을 앞둔 2018년 3월,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과의 막판 협상을 통해 ‘쿼터(수출 할당량)’ 합의를 이끌어냈다. 강경 대응 대신 원만한 합의를 선택한 결과였다. 일부에선 “쿼터가 관세보다 나을 거란 보장이 없다”는 우려를 쏟아냈지만 정부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자신했다. 그로부터 3년여, 미국과의 규제 완화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정부의 첫 대응이 문제였다”는 지적이 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이유가 뭘까. “영국과 일본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이다. 유럽연합(EU)과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협상하겠다.” 지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시행했던 철강 수입품 규제 조치를 잇따라 완화하고 있다. 지난 10월엔 EU산 철강 수입품에 부과했던 규제를 완화했고, 최근엔 일본에도 협상안을 전했다. 영국과도 규제 완화를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안에 끼지 못했다.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의사 표명에도 미국은 요지부동이다. 왜일까. 2018년 5월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꺼내든 ‘무역확장법 232조’는 3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특정 제품의